김영호 “복합건물 소방관리 주체 명확히 설정해야”

신도림 디큐브시티 실체도 없이 점검 보고서 작성ㆍ보고

최영 기자 | 입력 : 2018/11/02 [10:21]

▲ 더불어민주당 김영호 의원(서울 서대문구을)이 질의를 하고 있다.    © 배석원 기자

 

[FPN 최영, 최누리 기자] = 구로 신도림 디큐브시티 건물이 지난해 말 700건의 소방시설 점검 지적사항을 68건으로 축소 보고한 사실과 관련해 복합건축물의 관리 주체를 명확히 설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김영호 의원(서울 서대문구을)은 지난달 29일 행정안전위원회 종합국감에서 디큐브시티의 불량 소방시설 문제를 지적하며 관리 주체에 대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날 김영호 의원은 디큐브시티 건물의 종합정밀점검을 수행한 소방시설관리업체 대표와 디큐브시티 건물 관리단 등 관계자 3명을 증인으로 요청해 국감장으로 불렀다.

 

▲ 명신화이어이엔지 김일규 대표가 질문에 답하고 있다.     © 배석원 기자

 

김 의원은 “디큐브시티 소방시설 자체점검 결과 700건의 문제가 발견됐지만 소방청에는 제대로 된 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았다”며 증인으로 나온 명신화이어이엔지 김일규 대표에게 “이번 사건과 관련해 소방청에서도 성실점검 보고서를 제출한 것으로 인정돼 미조치한 것으로 안다”고 말하자 김 대표는 “문제점을 찾아냈고 점검 기간이 길었다”고 말했다.

 

김영호 의원은 디큐브시티의 소방점검 계약한 곳이 어디인지 묻자 업체 대표는 “HDC아이서비스”라고 밝혔다.

 

김영호 의원 조사 자료에 따르면 디큐브시티 건물은 소방시설에 대한 관리체계가 복잡하게 이뤄져 있어 법규 위반 시 처벌 주체가 모호한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디큐브시티 건물의 경우 현대백화점과 쉐라톤호텔, 오피스, 아트센터 등이 들어서 있지만 구분별 소유자의 집합체인 관리단이 사무 업무를 위탁받아 도급계약이나 발주, 관리, 감동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건물에 실제적인 투자자는 GIC사라는 기업이고 투자운용사이자 건물주는 JR AMC이라는 곳이다. 백화점과 호텔, 오피스 등은 임대차 계약을 맺어 현대백화점과 대성산업, 대성산업가스 등이 임차인으로 있으나 각 시설에 대한 소방시설의 문제를 보수 또는 수리하는 것은 각각의 영역에서 담당한다.

 

현대백화점 구역에서 나타난 문제는 현대백화점이 보수하고 호텔과 아트센터는 대성산업, 오피스는 대성산업가스 등 시설별 책임 소재가 나눠지는 셈이다. 하지만 실제 문제가 된 소방시설 종합정밀점검 보고서를 소방서에 제출한 주체는 ‘디큐브시티 관리단’으로 대표 명의가 적시돼 있다.

 

▲ 디큐브시티 임현규 전 대표가가 질문에 답하고 있다.     © 배석원 기자

 

이와 관련해 김영호 의원은 당시(현재 퇴직) 디큐브시티 관리단 대표였던 임현규씨를 증인으로 불러 실제 관리 업무 수행 여부를 따져 물었다.

 

그러자 임 전 대표는 “현재 디큐브시티에 재직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고 명신화이어이엔지와의 소방자체점검 계약 여부에 대해서는 “관리단 이름으로 계약했다”고 인정했다.

 

이어 김 의원은 “명신화이어이엔지가 소방시설 자체점검에서 700건에 달하는 문제를 발견했지만 소방에는 68건으로 축소해 보고했다”며 “임현규 증인의 이름이 등재됐고 본인이 축소 보고한 게 맞느냐”고 물었다.

 

하지만 임 전 대표는 “내용을 알지 못한다”며 “부동산 관리에 대한 사항은 전문관리업체인 HDC아이서비스에 위탁했다. 형식적인 대표자로 등재됐을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HDC아이서비스가 축소 보고를 명령했는지에 대한 여부에 대해서도 “알지 못한다”고 일축했다.

 

김 의원은 “본인 이름으로 소방시설 자체점검이 등재돼 있지만 책임은 HDC아이서비스에 있다고 한다면 700건의 지적 사항은 누구에게 보고받은 것인가”라고 물었지만 임 전 대표는 “보고받은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김 의원은 “소방에는 소방시설 자체점검을 디큐브시티 대표자 이명규란 이름으로 등재돼 있고 책임도 디큐브시티 관리자가 책임지게 돼 있는데 점검 결과 축소 보고에 대해서는 본인 책임이 없는가”라고 재차 물었다.

 

그러자 임 전 대표는 “디큐브시티 관리단은 법인 성격이 없는 사단법인이다”며 “관리단 소속 직원이 없고 자신도 상근으로 재직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관리단의 업무를 묻는 질문에는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의해 소유주를 대표해 자연 발생적으로 관리되도록 구성돼 있다”고 말했다.

 

김영호 의원은 “이 부분은 법을 잘 악용한 것”이라며 “모든 벌금 등은 관리단에 나오지만 집합건물 관련법에 의해 구성된 관리단에 책임소재를 떠넘기려는 합리적인 의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 HDC아이서비스의 김종수 대표가 질문에 답하고 있다.     © 배석원 기자

 

이어 김 의원은 관리단으로부터 업무를 위탁받아 수행한 HDC아이서비스의 김종수 대표를 세 번째 증인으로 불러 세웠다. 김 의원은 “디큐브시티 관리단은 실무를 보고 상주하는 직원도 없다”며 HDC아이서비스에서 소방관리를 총괄하는지를 따져 물었고 김종수 대표는 “HDC아이서비스는 건물관리 기업으로 관리단으로부터 수탁 계약을 맺고 관리를 대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의원은 “명신화이어이엔지 계약이나 소방 자체점검 보고서는 HDC아이서비스가 아닌 디큐브시티 관리단이 처리하는데 건물 화재 시에는 관리단과 아이서비스 중 누가 책임을 지는가”라고 묻자 김 대표는 “소유자는 관리단으로 돼 있기 때문에 최종 책임을 진다”면서 “원래 건물이 리스나 펀딩까지 있다 보면 건물 소유주가 허공에 뜨는 경우도 있고 실제 관리하는 업체는 따로 있다”고 밝혔다.

 

그러자 김영호 의원은 “700건을 68건으로 축소해 거짓 보고한 것은 누구의 지시였는지”를 따지자 김종수 대표는 “직원 중 한 명이 자술서도 쓰고 소방서에서 확인도 받아 과태료까지 납부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런 부분까지 보고를 받지 않는다”면서 책임을 회피했다.

 

김 의원은 “소방점검을 보고하고 수리하면 문제가 되지 않는데 결국 기업에서 수리비를 줄이기 위해 축소 보고한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며 “현대 같은 큰 기업이 수리비를 안내고 축소 보고를 하냐”며 추궁했다.

 

이에 김종수 대표는 “저희(HDC아이서비스)가 축소 보고를 하거나 지시를 하지 않았고 실제 2015년 건물을 수탁해서 관리를 시작했는데 2017년까지 문제 되는 부분은 시정하고 있다”며 “이 부분(점검 결과 축소 보고 사건)에 대해서는 저희도 도덕적 책임이 있고 책임에 대해서는 인정한다. 다만 직원이 진술서도 써서 냈다”고 했다.

 

김영호 의원은 “직원에게 모든 책임을 짊어지게 해서는 안 되는 것인데 화재 시 문제가 생기면 관리자에게 모든 책임을 지우는 걸 봤다”면서 “복합시설에 대해 책임소재를 확실하게 가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조종묵 청장에게 대책을 촉구했다.

 

그러자 조종묵 청장은 “복합건축물에 대한 관리 주체가 불명확할 경우 소유자에게 그 의무와 책무를 주도록 법률에 담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답변했다.

 

한편 김영호 의원은 이번 디큐브시티의 불량 소방시설 방치와 허위 보고 사건에 관한 조사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토대로 관련 제도 개선을 위한 ‘소방시설 자체점검 제도 거짓보고 및 부실점검의 실태 분석과 정상화를 위한 제언’이라는 제목의 정책자료집을 발간하기도 했다.

 

최영, 최누리 기자 young@fpn119.co.kr 

광고
포토뉴스
[집중취재] “이상하다 이상해” 의용소방대 복제 개선 논란
1/2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