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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119]‘만능 재주꾼, 소방 맥가이버’, 김지찬 소방위

항공기 정비하다 소방관 길 선택, 다양한 분야서 두각 나타내…

유은영 기자 | 입력 : 2018/12/10 [10:35]

▲ 경기도 부천소방서 김지찬 소방위    

[FPN 유은영 기자] = 소방장비 개발부터 활 쏘는 선수로도 활동하는 특이한 소방관이 있다. 소방조직 내에서는 그를 ‘만능 재주꾼’이라 칭한다. 그 주인공은 부천소방서에서 근무하는 김지찬 소방위다.


2003년 1월 경기소방 공채 27기로 소방에 입문한 그는 공군 부사관으로 9년간 항공기를 정비한 특이한 이력을 갖고 있다.


“비행 스케줄에 따라 대중없이 일하는 것에 익숙하다 보니 사실 지루함이 있었죠. 그러다 소방공무원인 친형의 영향으로 ‘소방관이 되고 싶다’고 마음먹었죠. 이왕이면 보람을 가질 수 있는 직업은 ‘소방관’ 밖에 없다고 생각했거든요”


오랜 기간 항공정비를 해온 김 소방위는 기계에 대한 이해가 남다르다. 그는 이러한 특기를 살려 소방장비 개발 분야에서 큰 두각을 나타냈다.


지난 2009년 개발한 공기호흡기 용기 폐기 장비로는 서장상을 받았고 2011년에는 다목적 소방피복 건조기를 고안해 경기도 대회 1위에 이어 전국 대회에선 소방방재청장상을 받기도 했다.


“2010년 개발했던 고가사다리 전개 지점 레이저 조준기도 열심히 개발했던 기술인데 아쉽게도 도 대회에는 진출하지 못했어요”


그는 소방장비 개발 능력을 인정받아 소방차량 규격심의위원으로도 활동했다. 당시 그는 소방차량 기어 형태를 오토매틱 차량으로 바꾸는 작업을 맡았다. 이를 계기로 현재는 대형 고가사다리차부터 구급차까지 모든 소방차량이 오토매틱 차량으로 바뀌었다.


“그 이후 6~7년이 지나니 이젠 체계화가 된 것 같아요. 오토매틱이 무조건 좋다는 것은 아니지만 신속하고 안전한 출동을 위해선 분명 필요한 조치였죠”

 

▲ 2014년 터키 야마시아 대회에 참가한 김 소방위


그의 또 다른 독특한 이력은 바로 ‘국궁’ 국가대표 선수라는 점이다. 2004년부터 집궁하기 시작한 그는 2007년 시작된 WTAF(World Traditional Archer Festival)에서 1등을 차지하며 국궁선수로서 인정받기 시작했다.


“활쏘기에는 이전부터 관심이 있었어요. ‘불멸의 이순신’이라는 드라마를 보고 ‘나도 한번 해보자’는 생각을 했죠. 대부분 스포츠가 경쟁을 해야 하지만 활은 나와 과녁과 싸움이기 때문에 참 좋은 운동이면서도 다른 운동에 비해 스트레스도 적죠”


그는 2007년부터 지금까지 아홉 번의 세계 경기에 참가했다. 그중 단 한 번을 제외하고 모든 경기에서 입상하는 성과를 거뒀다.


“외상 후 스트레스를 받는 소방공무원들에게도 분명 도움이 되는 운동이라고 생각해요. 향후 소방학교 등에서 힐링 프로그램 같은 과목으로 채택된다면 많은 동료, 선ㆍ후배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김 소방위는 화재진압 대원과 구급대원을 거쳐 현재 재난예방과 안전문화팀에서 교육 업무를 맡고 있다. 이곳에서도 특별한 직무를 수행하며 새로운 꿈을 꾼다. 바로 이동안전체험차량 운영을 통한 ‘안전지킴이’ 역할이다.

 

▲ 김 소방위가 이동안전체험차량에서 아이들을 대상으로 안전 교육을 하고 있다.     © 유은영 기자


지난해 3월 부천소방서를 포함한 4개 소방서에는 이동안전체험차량이 새롭게 배치됐다. 이동안전체험차량은 도서 산간벽지의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저학년을 대상으로 다양한 재난을 간접으로 체험시켜 어린이들의 대응 능력 높이는 등 안전문화 정착을 위해 운영된다.


여기서도 김지찬 소방위는 결코 단순하지 않은 교육 프로그램으로 참가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부모가 함께 참여해 소방관들에게 안전교육을 받은 뒤 아이들에게 교육을 지도하는 방식을 채택한 덕이다.


“아이들에게만 교육하는 게 아니라 부모를 참여시킴으로써 어른들도 안전교육을 하는 셈이 되는 거죠. 사실 교육을 받는 아이들은 많은데 교육을 담당하는 인원은 부족한 게 현실이죠. 그래서 시도한 부모와 함께하는 프로그램으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그가 안전교육을 담당한 지는 2년이 다 돼간다. 그간 유아부터 성인까지 다양한 시민과 소통하며 차별화된 교육을 진행해왔다.


“안전교육의 대상자는 대부분 어린이죠. 아이들은 불이 나면 소화기를 들어야 하는 게 아니고 무조건 대피해야 하는 것처럼 그 수준에 맞는 교육이 필요합니다. 현재 교육 프로그램은 용어부터 어렵기 때문에 아이들의 질문도 그치지 않죠”


그가 어린이들에게서 자주 듣는 질문은 ‘‘감지’가 뭐에요?’, ‘세균 감염’이 뭐에요?’ 등 주로 전문용어나 한자어였다. 그래서 체험을 통한 교육이 중요하다고 그는 강조한다.


“교육 프로그램을 발전해 나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동안전체험차량이나 소방서에서 하루에 할 수 있는 교육은 너무나 한정적이에요. 이를 소화할 수 있는 안전체험관이 전국적으로 확대돼 모든 국민이 교육을 받을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도전을 멈추지 않는 그는 또 새로운 꿈을 꾼다. ‘소방관’으로서 할 수 있는 많은 일들이 자부심이자 삶의 활력소가 되기 때문이다.


그때마다 그는 시 한 편을 떠올린다. 김 소방위는 “‘꼭 가야하는 길’이라는 시는 제가 소방관이 된 후 ‘소방관의 기도’보다 더 가슴에 와 닿았던 글이에요. 소방관도 사람인지라 화재 현장에 들어갈 때 많은 생각이 드는데 누구나 목숨은 하나이다 보니 겁이 나는 것도 사실이죠. 그럴 때 이 시를 보며 다시금 숭고한 제 직업에 대해 생각하곤 합니다”

 

꼭 가야 하는 길 - 정동묵

 

걸어가지 못하는 길을
나는 물이 되어 간다.

 

흐르지 못하는 길을
나는 새벽안개로 간다.

 

넘나들지 못하는 그 길을
나는 초록으로 간다.

 

막혀도, 막혀도
그래도 나는 간다.

 

혼이 되어
세월이 되어


유은영 기자 fineyoo@fpn119.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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