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조명] 소방청 수립한 ‘119구급서비스 미래비전 2030’ 초읽기

대응ㆍ지원 강화 등 5대 전략 21개 과제 추진키로
첨단기술 입는 구급서비스… AI 기술로 지능화 추진
다수사상자 수송 가능한 특수 구급차도 연차적 도입
장비 구매ㆍ관리까지 담당하는 ‘119중앙공급실 신설’
구급대원 안전 확보ㆍ전문성 확보 위한 대책도 담겨

최누리 기자 | 입력 : 2019/08/09 [14:19]

▲ ‘119구급서비스 미래비전 2030’ 비전맵     © 소방청 제공

 

[FPN 최누리 기자] = 앞으로 정보통신기술(ICT)과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응급의료서비스가 구축된다. 효율적인 구급 물품ㆍ장비의 보관과 재고 관리를 위한 119중앙공급실도 설치한다.

 

소방청은 지난달 말 이 같은 내용이 담긴 ‘119구급서비스 미래비전 2030’을 공개했다. 

 

이 비전에는 향후 10년간의 구급 정책 발전 방향이 설정돼 있다. ‘국민 건강과 행복을 지키는 든든한 119’라는 비전을 삼고 언제 어디서든 모든 국민이 질 높은 응급의료 서비스를 받도록 하겠다는 게 목표다. 세부 내용으로는 5대 전략과 21개 과제를 추진한다. 

 

5대 전략은 ▲현장 중심 구급 대응 체계 강화 ▲119구급서비스 지원기반 확충 ▲구급서비스 질 향상 관리체계 구축 ▲생활밀착형 구급서비스 확대 ▲현장안전과 사기 진작 등이다.

 

소방청 관계자는 “구급 현장에서는 예측이 어려운 상황이 발생해 체계적인 의료지도와 교육ㆍ훈련, 품질관리가 중요하다”며 “구급서비스 역량을 한 차원 높여 경쟁력 있는 조직ㆍ관리 체계를 구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FPN/소방방재신문>이 구급서비스 발전을 위해 소방청이 구상한 ‘구급서비스 미래비전 2030’의 내용을 조명한다.

 

■전문 교육ㆍ훈련 통한 구급 대응 체계 강화

▲ ‘119구급서비스 2030’ 비전 체계     ©소방청 제공

 

먼저 소방청은 미래 재난환경과 증가하는 구급 수요를 고려해 대응ㆍ대비 체계를 구축하는 한편 신속ㆍ정확한 대국민 119구급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이에 구급 업무 인식변화를 위한 구급정책관리자 과정을 신설하고 특별구급대 교육과정과 병원임상수련과정도 확대ㆍ운영한다. 구급대원 미국실습 과정을 실무중심으로 개편하고 국내ㆍ외 응급구조학과와 협의해 계약학과 운영도 추진할 계획이다.

 

그간 재난 시 현장응급의료소 설치와 중증도 분류, 현장 관리 등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문제 해소를 위해 전 소방서를 대상으로 3월부터 11월까지 ‘실질적 대형재난과 다수사상 구급 대응훈련’을 진행한다. 이 훈련은 환자별 사례를 부여하고 실제 상황을 가정한 시뮬레이션 방식으로 이뤄진다. 실질적인 대응 역량 평가를 위해 전담평가관도 꾸려 관련 기준을 마련하기로 했다.

 

또 현장응급의료소 설치와 중증도 분류, 응급처치 임무 수행을 평가하는 ‘다수사상자 구급대응 능력강화 시뮬레이션’을 소방학교 교육과정에 개설한다. 보건복지부ㆍ중앙응급의료센터ㆍ병원 등과 협력해 동원자원관리시스템을 구축하고 ‘재난의료와 구급행정 세미나’도 개최할 계획이다.

 

국내 체류 중인 외국인과 다문화가족을 위해 다누리포털, 사회통합정보망, 소방청 홈페이지 등에 대국민 구급서비스를 연계하고 다국어 서비스도 제공한다. 외국인 학생ㆍ근로자ㆍ다문화 가족에 맞춘 안전교육도 추진할 방침이다.

 

■ 첨단기술 활용 구급시스템 등 지원기반 구축

▲ 구급대원이 뇌졸중 환자를 이송하고 있다.     ©소방청 제공

 

첨단과학기술 등을 통한 구급서비스의 지원 기반도 늘린다. 소방청은 신고자의 음성을 분석해 AI가 환자를 상담하고 프로토콜을 통해 자동탐색을 지원하는 ‘소방상황실 구급상황관리 지원 AI 시스템’을 만들기로 했다. 실제로 덴마크와 프랑스에서는 이를 이용해 구급 신고 접수와 상담 등을 시범 운영 중이다.

 

특히 환자 생체정보와 안면인식 시스템 등 ‘AI 기반 직접 의료 지원시스템’을 구축한다. 증강현실의 현실감과 가상현실의 몰입감을 융합해 사용자 경험을 극대화한 혼합 현실(Mixed Reality) 기반 심폐소생술(CRP) 교육 시뮬레이션을 시나리오별로 개발할 예정이다.

 

구급 장비와 소모품을 관리하는 119중앙공급실도 신설한다. 각 소방서가 분기별로 구급 관련 물품을 관리했던 현행 체계에서 필요한 물품을 배부하는 체계로 바뀐다. 

 

119중앙공급실에서는 전체 구급 소모품을 파악한 뒤 이를 구입한다. 구급 장비 수리에 대해서는 업체가 방문해 관련 장비를 점검ㆍ수리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지난 2월 19일 대구 중구 사우나에서 화재가 발생해 3명이 숨지고 2명 중상, 82명이 연기 흡입 등으로 병원 진료를 받았다. 소방청은 이런 대형화재에서 발생한 다수사상자를 이송할 수 있는 특수목적 구급차를 연차적으로 도입할 방침이다. 이 구급차에는 냉난방 의료용 음압살균과 전기수도가 설치된다. 또 전염환자의 격리수용과 현장 휴식 공간 기능도 갖출 계획이다.

 

■구급대원 응급처치 범위 확대 등 구급서비스 질 향상   

▲ 추진 전략 중 하나인 ‘구급서비스 질 향상 관리체계 구축’     ©소방청 제공

 

구급서비스 질을 높이기 위한 관리체계도 정립한다. 중앙119구급상황관리센터에 채용된 지도 의사에게 구급 상황을 총괄 조정ㆍ지원하는 등 컨트롤센터 역할을 맡긴다. 이들은 영상 의료지도 전담과 의료지도ㆍ적정 병원 안내를 총괄한다.

 

또 시ㆍ도 구급상황센터의 교육ㆍ분석ㆍ평가 기능을 통합하고 중앙관리체계를 구축한다. 구급활동 등에 따른 민ㆍ형사상 소송에서 피소 시 의학적인 견해 등도 지원해 나가기로 했다. 

 

해외여행객 등 재외국민을 위한 119응급의료상담서비스를 일본과 중국, 동남아, 유럽, 미주지역에서 전 세계로 확대할 방침이다. 이 서비스는 재외국민이 해외에서 질병이나 상처 등을 입고 전화ㆍ이메일ㆍ인터넷으로 상담을 요청하면 전문 의료상담을 제공하는 제도다.

 

의료지도 관리 강화에 대해서는 분산 운영되던 직접 의료지도를 중앙에서 통합ㆍ관리하고 의료진 간 연계를 강화한다. 이에 현장응급 표준지침 연구단과 구급품질 관리단 운영을 상설화하고 외부망을 활용해 구급지도의사와 구급대장(품질담당)의 구급활동을 공동으로 평가한다. 119ㆍ응급실 통합정보시스템도 구축해 환자 정보를 공유하기로 했다. 또 의료지도 사무를 위탁하는 등 대한응급의학회의 책임과 참여를 강화한다. 전담지도의사 체제도 단계적으로 전환(공중보건의(주)+인력풀제(야)→인력풀제(주ㆍ야)→소방전담의사+인력풀제)해 나갈 예정이다. 

 

특히 지난 6월 시범사업으로 진행한 119구급대원 업무 범위도 전국으로 확대한다. 이번 사업에서 확대된 응급처치 사항은 ▲심장질환 의심 환자에 대한 12유도 심전도 측정 ▲응급분만 시 탯줄 결찰ㆍ절단 ▲중증외상환자 진통제 투여 ▲아나필락시스(중증 알레르기 반응) 환자 약물(강심제) 투여 ▲심정지 환자 심폐소생술 시 약물(강심제) 투여 등이다. 2급 응급구조사의 경우 ▲산소포화도ㆍ호기말(날숨) 이산화탄소 측정 ▲간이측정기를 이용한 혈당 측정 등이 포함됐다.

 

또 119상황실의 중증 응급환자 출동ㆍ상담 등 업무가 담긴 표준지침 제정과 이송 환자별 최적의 병원 선정을 위한 ‘병원 전 중증도 분류체계’도 개발하기로 했다. 심정지ㆍ급성뇌졸중ㆍ중증외상환자 소생에 기여한 구급대원을 포상해 예방 가능 외상사망률을 줄여나갈 계획이다.

 

5G와 AI, 클라우드 등 기술을 활용한 지능형 응급의료체계도 구축한다. 이에 4대 응급질환을 대상으로 응급의료 단계(상황실 신고접수→구급차 내 응급처치→환자이송→응급실)별 적용이 가능한 ‘AI 구급활동 지원 서비스’ 등을 개발해 응급환자의 골든타임을 확보한다. 

 

■수요자 중심 생활밀착형 구급서비스  

▲ 추진 전략 중 하나인 ‘생활밀착형 구급서비스 확대’     ©소방청 제공

 

생활밀착형 119구급서비스를 확대한다. 병력자 등 일부에게만 제공됐던 119안심콜 서비스 범위를 65세 이상 노인까지 늘린다. 2021년까지 전국 424개 119지역대 중 구급차가 배치되지 않은 96곳은 단계적으로 보강할 예정이다.

 

재외국민이 언제 어디서나 응급의료상담을 받을 수 있는 공공서비스가 부재해 국가의 헌법적 보호 의무가 저해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119응급의료상담서비스를 분석해 필요 시 인력을 보강하기로 했다. 또 전국 소방서에 소방안전체험교실을 개설해 응급처치 등 교육을 확대하고 교육부와 협의해 초ㆍ중ㆍ고등학교 연간 의무교육을 추진한다.

 

일상생활에 자주 일어나는 응급상황을 분석한 표준매뉴얼도 제작ㆍ보급하기로 했다. 안전교육에 소외된 지역을 위한 이동안전체험차량을 운영하는 한편 안전문화운동을 통해 목격자에 의한 심폐소생술 시행률을 4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구급대원, 안전ㆍ사기진작ㆍ전문성 UP

▲ 구급대원들이 전문 응급처치 훈련을 하고 있다. © 소방방재신문

 

구급대원의 안전과 사기진작,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도 마련했다. 소방청에 따르면 구급대원을 대상으로 한 주취자 폭행과 구급 차량 안전사고가 지속되고 있다. 메르스, 인플루엔자 등 전염성 질환 감염관리와 직원 건강관리도 미흡한 실정이다.

 

이에 현장안전조사팀을 구성해 관련 사고를 조사하고 검토ㆍ평가를 거쳐 환류하는 체계를 만든다. 예를 들어 구급대원이 환자를 이송하던 중 교통사고가 발생하면 현장안전조사팀이 구체적인 이송기준을 마련하는 식의 방안이다.

 

전체 구급대원 폭행의 90%를 차지하는 주취자 대응을 위한 매뉴얼을 마련하고 한국소방산업기술원 정규과정에 구급차 교통사고 예방 교육과정을 편성키로 했다. 또 보건소ㆍ병원과 연계해 감염성 환자를 공유하고 감염 예방ㆍ대처ㆍ사후 관리, 감염 폐기물 관리 등의 지침ㆍ매뉴얼도 개발할 방침이다.

 

현장 구급대원의 사기 진작을 위해 ‘생명보호 응급의료대상’도 신설한다. 대상은 하트와 브레인, 트라우마 세이버 등 특수공적을 인정받은 구급대원 중 20명을 선발한다. 이들에게는 1계급 특진 혜택을 부여할 예정이다.

 

소방청에 따르면 1980년 구급대가 창설된 이후 50세 이상 장년 구급대원은 455명(2018년 12월 기준)으로 전체 구급대원의 4.3%를 차지한다. 이에 장년층 구급대원의 체력과 현장 전문성을 고려한 보직 관리를 추진한다.

 

장년 보직원은 구급대원의 현장 응급처리능력 향상을 위한 업무를 전담(품질관리)하고 구급 강사로 구급대에 배치돼 전문 교육ㆍ훈련을 가르친다. 구급상황센터의 경우 운영 지원과 지도ㆍ관리를, 119중앙공급실과 감염관리실에서는 구급 장비ㆍ물품과 감염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외에도 ▲구급대원 전문성 신장을 위한 학습연구년제 운영 ▲응급환자 헬기이송체계 일원화와 품질관리체계 확립 ▲응급의료기금 119쿼터제 도입 ▲구급수요 증가에 따른 조직 전문화와 법규 제ㆍ개정 등의 발전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강대훈 119구급과장은 “‘미래비전 2030’ 수립으로 구급 정책의 발전 방향이 설정됐다”며 “보건복지부 등 관계기관과 전문가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세부 실행계획을 수립해 나갈 예정이다”고 말했다.

 

최누리 기자 nuri@fpn119.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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