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 각계 전문가들 “비상방송설비 개선책 마련해야”

비상방송설비 성능향상 방안 토론회 열려… 소방 관계자 60여 명 참석

박준호 기자 | 입력 : 2019/08/30 [10:13]

▲ 비상방송설비 성능향상 방안 토론회에 참석한 패널과 소방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박준호 기자

 

[FPN 박준호 기자] = 화재 발생 시 안내ㆍ경보 방송을 해주는 비상방송설비의 문제점과 앞으로의 개선 방향을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지난 29일 서울 더케이 호텔에서 한국법안전포럼과 한국화재소방학회가 주최하고 한국소방시설관리협회와 한국소방시설협회, 한국소방기술사회가 후원한 비상방송설비 성능향상 방안 토론회가 진행됐다.


이날 자리에 참석한 분야 관계자들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비상방송설비의 단락과 단선 문제에 따라 나타나고 있는 문제점을 지적하며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토론회 패널로 참석한 김현우 경민대학교 소방안전관리학과 교수는 비상방송설비의 화재안전기준을 문제 삼았다. 김 교수는 “고층빌딩에서 불이 나면 직상 층에만 경보음이 울리게 돼 있어 아래층에 있는 사람은 방송을 듣지 못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위층에 방송을 내보내는 건 당연하고 방법을 연구해서라도 아래층에도 통보해 대피 방송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방시설점검업을 대표하는 남상욱 소방시설관리협회장은 건물 전체에 대피 방송을 하면 오히려 복도나 계단이 혼잡해져 피난하는 데 불리할 수 있다는 시각을 내놨다.


남 회장은 “구분경보, 즉 화재가 발생한 층 주변에만 방송하는 게 합리적”이라면서도 “만약 스피커 선이 단락이 됐을 경우 그 위층은 방송이 안 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비상방송설비의 유지관리에 있어 나타나고 있는 문제점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남 회장은 “현장에서 원시적인 방법으로 단락과 단선을 일일이 확인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단락과 단선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제어반을 설치하도록 법제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주승호 소방기술사회장은 “많은 사람들이 비상방송설비만 신경 쓰는데 그 전 단계인 감지기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주 회장은 또 “대부분 비상방송설비는 거실에 설치돼 있는데 문을 닫고 취침하고 있는 사람에게 제대로 전달이 될 것인지 의문”이라면서 “비상방송 스피커가 실질적으로 우리가 잠을 자는 침실에도 설치돼 있는지 눈여겨봐야 한다”고 말했다.


오랜 기간 비상방송설비가 제대로 설치되지 못한 배경에는 소방의 전문성이 미치지 못하고 통신 분야에 가깝게 운영돼 왔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최영 소방방재신문사 기자는 “비상방송설비는 소방에서 제도적인 문제가 끊임없이 반복되는 것 중 하나”라며 “지난해 국정감사 때 논란이 불거진 이후 관련 산업체가 다수 등장하는 등 관련 기술에 대한 발전방안과 대안들이 제시되고 있는 만큼 소방청과 한국소방산업기술원이 열린 마음으로 관련 정책에 반영해 발전 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신병철 한국소방시설협회 본부장은 “1990년대 지어진 건축물과 비교했을 때 지금의 건축 환경은 어마어마하게 바뀌었지만 음향장치 기준은 1993년 제정된 이후 달라진 게 없다”며 “음향장치 기준도 지금에 맞게 성능기준으로 변경하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모든 건물에 비상방송설비를 설치할 이유는 없다고 주장했다. 신 본부장은 “모든 건축 대상물에 고가의 비상방송설비를 설치하는 건 무리가 있다”며 “사이렌과 스프링클러 등 화재를 충분히 인지하는 곳은 비용 효율적 측면에서 구축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는 소방 관련 업체와 기관, 학계 관계자 등 60여 명이 참석했다. 토론회를 주최한 백동현 한국법안전포럼 상임대표는 “이번 토론회에서 나온 의견을 토대로 비상방송설비의 기술이 향상돼 국민이 안전한 나라가 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박준호 기자 parkjh@fpn119.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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