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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기고]‘불 나면 대피 먼저ㆍ문 닫고 대피하기’를 생활화하자

서울 용산소방서 김형철 서장 | 기사입력 2019/11/25 [18:02]

[119기고]‘불 나면 대피 먼저ㆍ문 닫고 대피하기’를 생활화하자

서울 용산소방서 김형철 서장 | 입력 : 2019/11/25 [18:02]

전 세계적으로 ‘Close Before You Doze’ 캠페인이 한창이다. 우리말로는 ‘잠들기 전에 문을 닫자’ 정도로 해석될 수 있을 것이다.


반드시 방문을 닫은 후 잠을 자자는 것이 이 캠페인의 주된 내용이다. 한 가지 덧붙여서 이 캠페인은 ‘가정이나 직장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때 반드시 방문이나 출입문을 닫은 후 신속하게 대피하자’는 주장도 함께 외친다.

 

미국의 경우 정부 각 기관에서 전국적인 규모로 캠페인이 실시되고 있다. 특히 메릴랜드주에 위치한 UL FSRI(UL 소방안전연구소, UL Firefighter Safety Research Institute)에서는 다양한 실험을 통해 ‘잠들기 전 문 닫기ㆍ문 닫고 대피하기’의 필요성에 대한 연구와 동영상 제작, 유튜브 업로드 등의 활동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UL FSRI의 연구와 다양한 실험 결과에 따르면 최근의 주택화재는 거주자의 안전성 측면에 있어서 오히려 예전보다 훨씬 더 위험하게 변하고 있다고 한다. 40년 전에는 주택에 불이 나더라도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는 시간이 무려 17분에 달했지만 현재는 불과 3분에 불과하다.

 

즉, 40년 전에는 주택에 화재가 발생해도 불에 타고 있는 건물에 들어가서 미처 대피하지 못한 가족을 구해 나오거나 중요한 세간살이를 챙겨 나오는 게 얼마든지 가능했지만 지금은 자신의 목숨 하나조차도 건지기 쉽지 않다. 그만큼 화재의 확산 속도가 빨라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처럼 빠르게 번지는 화재의 속도를 줄이고 가족의 생존 확률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 바로 ‘잠들기 전 문 닫기ㆍ문 닫고 대피하기’다. 사실 방문을 닫는 간단한 행동만으로도 화재가 발생한 방 안의 온도를 100℃ 미만으로, 일산화탄소의 발생을 100PPM 이하로 낮출 수 있다. 반면에 방문을 열고 대피하면 방 안의 온도가 1천℃ 이상, 일산화탄소 농도 역시 1만PPM 이상으로 급격하게 증가한다.

 

방문을 닫고 대피했을 땐 화재가 발생한 장소에 18% 정도의 산소가 존재하기 때문에 미처 대피하지 못한 요구조자가 있더라도 생존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하지만 방문을 열고 대피하면 방안 산소 농도가 8% 이하로 낮아지면서 내부 인원의 생존 가능성이 그만큼 낮아지게 된다.

 

문을 닫아야 화재 확대와 생존율을 높일 수 있지만 핵심은 ‘대피 먼저’다. 무엇보다 신속한 대피가 이뤄져야 한다. 이는 평상시 반복한 대피훈련을 통해 몸이 숙달돼야 가능하다.

 

과거 사례를 보면 작은 화재에도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하는 사례와 건물이 전소되는 큰 화재였지만 인명피해가 없는 경우가 있다.

 

밀양의 병원과 종로 고시원 화재는 발생 당시 거주자와 직원이 소화기로 불을 끄려다 오히려 대피가 지연돼 많은 인명피해가 나왔다는 분석이 대부분이다. 반면 인명피해가 없는 큰 화재는 발생 즉시 신속히 대피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소방청이 최근 3년간 화재 현황을 분석한 결과 발생 건수는 감소하는 추세지만 사상자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사망자가 발생하는 화재는 연간 300건 미만으로 전체 화재의 0.6% 정도이므로 집중 관리를 통해 인명피해를 더 줄일 수 있다고 분석된다.

 

일반 국민이 화재를 진화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기에 화재 발생 시 대피를 최우선으로 하는 ‘불 나면 대피 먼저’를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 또 ‘잠들기 전 문 닫기’와 ‘문 닫고 대피하기’를 생활화할 수 있도록 한다.

 

서울 용산소방서 김형철 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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