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광고
광고
광고

별이 된 다섯 영웅 “당신들과 함께여서 행복했습니다” 독도 소방헬기 순직 소방관 합동 영결식

문 대통령 “소방관 안전, 행복은 국가 몫… 소방헬기 관리 운영 전국단위 통합”
고 김종필ㆍ이종후ㆍ서정용에 공로장, 배혁ㆍ박단비 1계급 특진
이종후 부기장, 서정용 검사관, 박단비 대원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

광고
최누리 기자 | 기사입력 2019/12/11 [23:58]

별이 된 다섯 영웅 “당신들과 함께여서 행복했습니다” 독도 소방헬기 순직 소방관 합동 영결식

문 대통령 “소방관 안전, 행복은 국가 몫… 소방헬기 관리 운영 전국단위 통합”
고 김종필ㆍ이종후ㆍ서정용에 공로장, 배혁ㆍ박단비 1계급 특진
이종후 부기장, 서정용 검사관, 박단비 대원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

최누리 기자 | 입력 : 2019/12/11 [23:58]

▲ 대구 계명대 성서캠퍼스에서 열린 독도 소방헬기 추락사고 순직 소방항공대원 합동 영결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묵례를 올리고 있다.  © 청와대 제공

 

[FPN 최누리 기자] = 독도 인근 해상에서 소방헬기가 추락해 순직한 중앙119구조본부 영남119특수구조대 소속 고 김종필 기장과 이종후 부기장, 서정용 항공 정비검사관, 배혁 구조대원, 박단비 구급대원의 합동 영결식이 10일 대구 계명대학교 성서캠퍼스 실내체육관에서 소방청장(葬)으로 거행됐다.

 

소방청 독립 이래 순직 소방공무원의 장례식을 소방청장으로 진행하고 대통령이 참석해 추도사를 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중앙119구조본부에서 노제를 마친 운구가 도착하자 유족들은 차마 고개를 들지 못하고 눈물을 삼켰다. 동료 소방공무원들은 가볍게 묵례를 하며 위로의 뜻을 전했다.

 

이 자리에는 정문호 소방청장을 비롯해 유족들과 동료 소방공무원 등 1800여 명이 참석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등도 참석해 고인들의 명복을 빌었다.

 

▲ 대구 계명대 성서캠퍼스에서 열린 독도 소방헬기 추락사고 순직 소방항공대원 합동 영결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추도사를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은 추도사에서 “용감했던 다섯 대원의 숭고한 정신을 국민과 함께 기리고 언제 겪을지 모를 위험을 안고 묵묵히 헌신하는 전국의 모든 소방관과 슬픔, 위로를 나누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존재하며 소방관들은 재난 현장에서 구조를 기다리는 국민에게 국가 그 자체”라면서 “국민은 119를 부를 수만 있다면 언제 어디서든 구조될 수 있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다섯 대원의 영정사진 앞에 선 문 대통령은 소방공무원의 건강과 안전, 자부심, 긍지를 지키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특히 “다섯 분의 헌신과 희생에 깊은 존경의 마음을 바치며 다급하고 간절한 국민의 부름에 가장 앞장섰던 고인들처럼 국민의 안전에 대해 대통령으로서 무한한 책임감을 갖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소방관들의 안전과 행복을 지키는 것 역시 국가의 몫임을 잊지 않겠다”며 “이번 사고의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소방헬기의 관리 운영을 전국단위로 통합해 소방의 질을 높이면서 소방관들의 안전도 더 굳게 다지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순직한 다섯 대원의 동료인 김성규 기장과 배유진 구급대원이 터져 나오는 울음을 참지 못하며 고별사를 전했다. 유족들과 동료 소방공무원들도 눈시울을 적셨다.

 

김성규 기장은 “잘 다녀오겠다고 하시더니 왜 아직도 돌아오지 않습니까. 아직도 왜 당신들을 영정 속 사진으로만 만나야 하는지 실감도 나지 않고 믿어지지도 않는다”며 “이게 현실이라면 우리 모두는 거부하고 싶다”고 했다.

 

배유진 구급대원은 “배혁 반장님, 항상 출동 나가면 ‘배유진! 사고 나면 내가 제일 먼저 너 구하고 나는 제일 마지막에 나올게’라고 하던 반장님”이라며 “반장님의 든든했던 뒷모습, 따뜻했던 말 한마디가 너무 그립다”고 말했다.

 

또 “우리가 격납고 앞에서 하늘을 바라볼 때 반겨달라”면서 “당신들이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소방 항공대원이었음을 기억하겠다”고 작별 인사를 건넸다.

 

조사를 한 정문호 청장은 “우리는 다섯 분의 영웅들을 떠나보내지만 그분들이 남겨 주신 숭고한 희생정신은 영원히 우리 가슴속에 긍지로 살아남아 있을 것이다”면서 “대한민국은 님들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며 결코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정 청장은 김종필 기장과 이종후 부기장, 서정용 검사관에게 공로장을 봉정하고 배혁 구조대원과 박단비 구급대원에게는 1계급 특별승진 임명장을 추서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제단 중앙으로 이동해 묵례한 뒤 이들에게 녹조근정훈장과 옥조근정훈장을 각각 추서했다.

 

유족들과 문 대통령, 참석자 등의 헌화와 분향, 영현 운구를 끝으로 영결식은 마무리됐다. 이후 유족과 동료 소방공무원 등 150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화장식이 진행됐다.

 

▲ 대전국립현충원에서 열린 순직 독도 소방헬기 추락사고 순직 소방항공대원 합동 안장식에서 동료 소방공무원들의 경례를 받으며 고인의 영현이 봉송되고 있다.     ©최누리 기자

 

고인들의 유해를 태운 운구차량이 국립대전현충원 소방공무원 묘역에 도착하자 동료 소방공무원들은 거수경례를 하며 고인들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유족들은 이종후 부기장과 서정용 검사관, 박단비 대원의 유골함이 흙 아래로 묻히기 시작하자 참아온 울음을 터뜨렸다. 고인의 관이 조금씩 흙으로 덮이자 한 유족은 “아버지”를 외치며 오열했다. 이를 지켜보던 주변인들도 눈물을 훔쳤다.

 

어린 유족들은 고인들의 죽음을 실감하지 못하는 듯 가만히 영정사진을 지켜보며 천천히 국화를 제단 위에 올렸다. 김홍필 소방청 차장과 임성현 국립대전현충원장, 박창순 순직소방공무원추모기념회장 등도 헌화하며 다섯 대원의 희생정신을 기렸다.

 

▲ 대전국립현충원에서 독도 소방헬기 추락사고 순직 소방항공대원 합동 안장식이 거행됐다.     ©최누리 기자

 

김종필 기장은 4천 시간에 달하는 베타랑 항구 구조 전문가로 348차례, 540여 시간 출동하며 임무를 수행했다. 3천 시간 비행 기록을 가진 이종후 부기장도 154차례, 226여 시간 동안 구조 현장에 출동했다.

 

서정용 검사관은 “팀보다 나은 개인은 없다”라는 소신으로 솔선수범하며 항공 정비검사관 책무를 수행하는 등 중앙119구조본부 소방헬기 안전을 책임졌다.

 

배혁 대원은 해군 해난구조대 전역 후 소방공무원으로 임용돼 국내ㆍ외 각종 재난 현장에서 인명구조에 헌신했다. 헝가리 유람선 침몰사고 현장에 파견돼 구조활동에 임하는 등 최고의 구조대원이 목표였다.

 

응급구조학을 전공하고 병원에 근무하면서 구급대원 꿈을 키운 박단비 대원은 지난해 소방공무원으로 임용됐다. 쉬는 날에도 집에서 구급장비를 이용해 혼자 연습할 정도로 매사에 최선을 다하는 소방공무원이었다.

 

지난 10월 31일 중앙119구조본부 소방헬기(HL-9619호)가 응급환자를 이송하던 중 독도 인근 해상에서 추락해 소방항공대원 5명과 민간인 2명이 숨졌다. 수색 당국은 4명의 시신을 수습했지만 김종필 기장과 배혁 구조대원, 선원 등 3명의 행방은 끝내 찾지 못했다. 집중 수색은 유가족에 뜻에 따라 지난 8일 종료됐다.

 

한편 순직소방공무원추모기념회는 오는 15일까지 순직소방공무원묘역에서 헌화대를 운영한다.  

 

최누리 기자 nuri@fpn119.co.kr 

[인터뷰]
[인터뷰] “다양한 경험ㆍ조직 이해 바탕으로 새로운 변화 물결 만들겠다”
1/5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