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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119구급대원 업무 확대는 국민이 원하는 정부 정책”

이경원 대한응급의료지도의사협의회 이사장

신희섭 기자 | 입력 : 2019/12/26 [10:37]

▲ 이경원 대한응급의료지도의사협의회 이사장(강동경희대학교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소방청과 대한응급의료지도의사협의회가 협업해 지난 7월부터 시행하고 있는 ‘119구급대원 현장 응급처치 업무 범위 확대 시범사업’을 놓고 의료계에서는 설왕설래가 오간다.


현행법상 12유도 심전도 측정과 탯줄 결찰ㆍ절단 등의 의료행위는 의사 면허를 가진 의료인만이 할 수 있다. 논란이 되고 있는 건 1급 응급구조사 자격을 갖추고 특별 교육을 이수한 119구급대원에게 응급상황 시 이 같은 처치를 허용했기 때문이다.


소방청과 함께 이번 사업을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이경원 대한응급의료지도의사협의회 이사장(강동경희대학교병원 응급의학과 교수)은 “이번 사업을 바라보는 의료계의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119구급대원의 업무 범위를 확대하는 것에 대해 아직 잘 이해 못 하는 분들이 계신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119구급대원의 업무 범위를 확대한다고 해서 의사 지도 없이 그들이 독자적으로 의료행위를 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점을 특히 강조한 그는 “지도를 해야 하는 대상의 업무 범위가 늘어났다는 건 오히려 의사의 지도권이 더욱 강화됐다는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장에서 환자를 이송하는 119구급대원의 업무 범위 확대는 사실 몇 해 전부터 소방에서 지속적으로 요구하던 문제다. 하지만 의료계의 반대로 번번이 무산됐다.


이경원 이사장은 “소방청에서 운영하는 119구급차량에는 다양한 의료기기와 약물이 탑재돼 있고 이 역시 의사들의 자문을 통해 보유 규정이 마련됐을 것”이라며 “최소한 이를 활용해 병원 전 단계에서 환자의 소생률을 높일 수 있는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 시범사업이 바로 그 단초가 될 것”이라고 했다.


시범사업으로 확대된 119구급대원의 응급처치는 ▲심장질환 의심 환자에 대한 12유도 심전도 측정 ▲응급분만 시 탯줄 결찰ㆍ절단 ▲중증외상환자 진통제 투여 ▲아나필락시스(중증 알레르기 반응) 환자 에피네프린 (강심제) 자동식 주사 투여 ▲심정지 환자 심폐소생술 시 약물(강심제) 투여 등이다.


2급 응급구조사 자격을 갖춘 119구급대원은 ▲산소포화도ㆍ호기말(날숨) 이산화탄소 측정 ▲간이측정기를 이용한 혈당 측정 등을 할 수 있다. 119구급대원이라고 해도 무조건 이 같은 행위를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교육을 이수한 특별구급대만 가능하다.

 

이 이사장은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도 유례없이 도시 인구 밀집도가 높은 나라로 서울과 같은 대도시의 경우 병원이 많고 거리도 가깝기 때문에 출동 횟수는 많지만 환자의 소생률은 높다. 하지만 지방의 경우 사정이 다르다”며 “자칫 생명이 위급할 수도 있는 상황이 벌어지면 병원도 멀고 119구급대원의 업무 범위 한정으로 이를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시범사업을 통한 특별구급대 운영은 매우 시의적절하다”고 강조했다.


업무 범위 확대를 반대하는 이들은 책임소재를 가장 크게 문제 삼는다. 이에 대해 이경원 이사장은 “응급의료 분야가 발달한 선진국에서는 이미 예전부터 이 같은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며 “응급의료는 국민의 생명과도 직결되는 문제로 선진국 반열에 올라섰다는 평가를 받는 우리나라도 하루빨리 선진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원 이사장에 따르면 사실 아낙필락시스의 경우 에피네프린 약물을 직접 투여하는 방식을 주장하는 의사들도 있었다. 교육을 이수한 특별구급대원의 경우 영상통화 등을 통해 의사에게 직접적인 의료 지도를 받을 경우 환자에게 직접 투여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게 그들 의견이었다. 더욱이 자동주사기를 사용할 경우 기기 자체의 가격도 매우 비싸 보유에도 한계가 발생한다.


에피네프린은 교감 신경을 자극해 혈압을 상승시키고 심장 박동 수와 심장 박출량을 증가시키는 약물이다.


이 이사장은 “책임소재에 대해 우려하는 분들이 사실 에피네프린과 같이 환자에게 직접적으로 약물을 투여하는 등의 응급처치 때문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관련 단체 등을 설득해 의사의 직접 지도를 영상 통화로 시행하는 경우에 투여하는 것만 허용키로 하는 등 위험성에 대한 문제를 최대한 고려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12유도 심전도의 경우 의학적 근거가 뚜렷하다”며 “심장질환 환자의 경우 환자가 최대한 빨리 병원에 도착해 적절한 치료를 받도록 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데 12유도 심전도와 같은 정보를 이송단계에서부터 의사에게 미리 전달할 수 있으면 환자의 치료에 크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정책이 기술을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는데 이경원 이사장도 이번 시범사업을 추진하면서 이를 또 한 번 느꼈다고 했다.

 

현재 존재하는 제세동기 중에는 환자의 12유도 심전도를 메일로 전송할 수 있는 기술이 담겨 있는 기기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기기를 잘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 이사장은 “환자를 최초로 케어하는 구급대원의 역할은 매우 크다. 심장 리듬과 심박수, 혈압, 산소포화도 등 제세동기 화면에 나타나는 환자의 주요 정보를 실시간으로 의사와 공유하면서 효과적으로 응급처치를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지만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환자가 보다 빠르고 고품질의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이 하루빨리 마련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신희섭 기자 ssebi79@fpn119.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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