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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드론 이야기] 다양한 기체를 활용하는 ‘소방드론’Ⅰ

재난 현장에서 소방드론으로 활용하는 기체의 종류와 특성

서울 서대문소방서 허창식 | 기사입력 2020/02/28 [17:40]

[소방드론 이야기] 다양한 기체를 활용하는 ‘소방드론’Ⅰ

재난 현장에서 소방드론으로 활용하는 기체의 종류와 특성

서울 서대문소방서 허창식 | 입력 : 2020/02/28 [17:40]

소방드론 운용자는 재난 현장이나 소방 관련 업무에서 소방드론 기체의 성능을 최대한 활용하고 안전하게 운용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기체와 임무 장비의 규격, 성능, 현재 운용하고 있는 기체에 설정된 기능을 비롯해 그 기능이 현장에서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미리 알고 있어야 한다.
만약 앞서 설명한 것을 모르거나 확인하지 않으면 언제 발생할지 모를 위기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것이 어려워진다. 실제로 운용자가 기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현장에서의 미숙한 대응으로 이어져 사고가 발생한 경우가 있었다. 우리는 과거 경험을 통해 앞으로는 운용자가 소방드론 기체나 임무 장비에 대해 학습하고 연구해야 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사고 예방을 위한 필수 요소로 봐야 한다.
이와 관련해 이번 연재에서는 앞으로 활용사례를 이해하기 위해 알아야 할 소방드론 기체 종류와 기체들이 재난 현장에서 어떤 특성을 갖는지에 대해 다룬다.

 


 

소방드론은 다양한 기체 종류를 활용한다

현재까지 전국에서 소방드론으로 운용하는 기체는 대표적으로 D사의 팬텀, 인스파이어, 매빅, 스파크, 매트릭스(M200/M600), Z사의 익스플로러, N사의 아리스비틀119 등이 있다.


소방드론 기체의 종류가 이렇게 다양한 것은 이미 많은 종류의 제품이 시판되거나 개발돼 선택의 폭이 넓어져서다. 소방 대응전술 측면에서 보면 재난 현장의 환경이 매우 다양해 한 가지 종류의 기체만으로는 운용하기 어려운 이유도 있다.

 

재난 현장에서 활용하는 소방드론의 종류별 특성은?
소방드론의 종류나 특성을 다루기 앞서 기본적인 기체 성능은 제조사 홈페이지와 기타 웹사이트, 블로그에 자세히 나와 있으니 그곳을 참조하면 된다.

 

여기에서는 일반적으로 다루지 않는 소방드론 기체의 규격과 성능이 소방 재난 현장 운용 간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관해서만 논하겠다. 다만 성능 향상을 위해 개조한 기체(소프트웨어 포함)는 A/S 문제나 시판된 제품과 차이가 있을 수 있어 꼭 필요하지 않다면 다루지 않겠다.

 

팬텀 시리즈

D사 제품으로 크기가 너무 작거나 크지 않은 적당한 350mm급(모터 대각선 축간거리) 기체다. 배터리와 프로펠러만 결합해 바로 띄울 수 있어 재난 현장에서 가장 많이 사용한다. 특히 도심 재난 운용 시 좁은 골목에서 전선을 피해 띄울 수 있을 정도로 뛰어난 기동성을 보여준다.

 

▲ 1. 현장에서 맨손으로 회수하는 팬텀4 2. 도심 화재 현장을 팬텀4에서 바라본 모습, 전선 등 장애물을 피해 띄우는 것이 비교적 용이하다.3. 고도 3500m 영하 20℃에서 촬영한 사진(당시 돌풍은 15m/s를 훨씬 상회했다) 


팬텀 시리즈는 기체 크기에 비해 내풍성이 강하다. 부착된 모터(2312s/800KV 기준)는 매뉴얼 상 10m/s의 풍속까지 비행이 가능하지만 각종 재난 현장이나 해외 비행경험에서 태풍 기준 직전인 15m/s까지 운용이 가능할 정도로 안정적인 위치와 자세 제어를 보여줬다(2017년 2월 해외에서 고도 3500m, 풍속 15m/s 이상, 영하 20도 이하에서 영상 촬영을 위해 띄웠는데 큰 이상 없이 비행을 마쳐 재난 현장 운용에서도 자신감을 얻는 계기가 됐다).


도심 재난 현장에서는 이륙(Take off) 위치 확보가 어려운 만큼 착륙(Landing) 위치 확보도 어려운데 팬텀의 경우 랜딩 스키드의 그립감이 좋아 복잡한 재난 현장에서 긴급할 경우 운용자가 손으로 잡아 회수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이륙 장소를 확보할 수 없거나 지면 또는 주변의 영향으로 시동 걸기가 어려울 때 손으로 기체를 들어 올려 띄울 수 있다는 의미다.

 

여러 부분을 종합해 볼 때 팬텀은 최적의 기동성과 안정성을 갖췄고 현재도 이 장점들을 활용해 많은 도심 재난 현장을 누비고 있다.

 

인스파이어 시리즈

인스파이어 시리즈는 D사의 플러그 십 모델인 만큼 상징성 있는 제품이다. 기체가 하늘을 나는 모습만 봐도 압도적인 크기와 멋을 자랑한다. 서울소방은 인스파이어1을 2015년 7월 최초 도입했다. 도입 초기에는 많은 재난 현장을 누볐지만 도입 1년 후 팬텀 시리즈까지 소방드론으로 사용하면서부터 재난 현장에서의 장점보다는 단점이 부각되기 시작했다.

 

특히 이동할 때 접어서 들고 다니는 개념인 트래블(travel) 모드와 비행을 위해 랜딩 스키드를 내리는 랜딩(langding) 모드의 변환은 일반 사용자들 사이에서 속어로 “간지난다”, “뽀대난다”고 할 만큼 인스파이어의 상징적인 기능이지만 긴급한 재난 현장에선 운용 준비 시간이 길어져 사용 빈도가 점차 줄었다(트래블 모드의 경우 짐벌 카메라까지 분리 보관하는 것을 생각한다면 신속하게 띄워야 할 재난 현장에 추가적으로 준비할 시간이 더 필요했다).

 

일부 운용자들은 이런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랜딩 모드 그대로 보관할 수 있는 케이스를 자체 제작했으나 소방드론 운용자 입장에서 이동에 부담이 될 만큼 케이스가 커져 차량 적재가 어렵고 기동성에 취약한 것은 여전한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인스파이어의 취약점은 이뿐만이 아니다. 기체에 배터리 결착 후에도 배터리의 많은 부분이 외부에 직접 노출돼 겨울철 운용이 까다롭다. 배터리는 영하 이하의 온도에서 전압이 쉽게 떨어짐과 동시에 비행시간이 줄어들어 보관이나 보온상태에 신경을 많이 써야하기 때문이다(차기 인스파이어2 모델에서는 배터리 자체 발열 시스템을 적용해 저전압에 의한 추락 발생확률은 낮췄지만 자체발열을 하기 위해 추가적으로 배터리가 소모돼 비행시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마찬가지다).

 

또 다른 취약점은 팬텀 시리즈와 다르게 맨손 회수가 어려워 이ㆍ착륙 장소를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장소 확보가 곤란한 긴급 상황 시 안전한 기체 회수를 위해서는 그물망으로 된 채가 추가로 필요할 수도 있다.

 

▲ 1. 인스파이어1 비행모습(젠뮤즈 Z3의 줌 카메라가 장착하고 있다) 2. 트래블모드의 인스파이어1 모습(짐벌 카메라와 기체를 분리 보관해야 한다) 


그렇다면 인스파이어는 재난 현장에서 사용하기가 어려운 것일까? 짐벌 분리형이므로 1분 1초가 아까운 도심 재난 현장에서는 기동성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부착할 수 있는 임무장비의 종류가 다른 기종보다 많아 이륙 장소가 확보된 개활지에서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대표적으로 인스파이어 시리즈에 착장이 가능한 젠뮤즈 Z3짐벌 카메라는 줌기능이 있어(광학 3.5배 × 디지털 2배) 팬텀시리즈에 비해 좀 더 정확한 확인이 가능하다. 열화상 카메라인 젠뮤즈 XT, XT2 카메라는 피사체의 열을 감지하고 온도를 측정할 수 있어 다양한 용도와 목적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


또 기체 크기가 커 눈에 쉽게 띄기 때문에 멀리 시계비행을 할 수 있는 점과 조난자 눈에도 쉽게 띄어 인명 검색이 수월한 점 등 기존 팬텀급 이하 크기의 기체로 목적 달성이 어려운 현장에서 2차 운용으로 대신할 땐 더없이 좋은 기체다.

 

매빅, 스파크

매빅(330mm급)과 스파크(175mm급)는 휴대성이 강조된 모델로 손바닥 위에서 띄울 수 있을 정도로 작아 현장에서 대원들이 휴대하며 사용하기엔 더없이 좋다. 특히 산악 인명검색 시 절벽 접근이 어렵거나 장애물로 인한 확인 불가 지점을 신속히 검색할 수 있다. 도심에서는 옥상층이나 대원 접근이 힘든 곳을 검색하기에 편리하다.

 

실제 산악 인명검색 과정에서는 접근이 곤란하거나 장애물 등으로 수색 시간이 오래 걸리는 상황에서 진가를 발휘했다. 하지만 아쉬운 부분은 크기가 작아 복잡한 장소에서 다른 물체와 시야가 겹치거나 거리가 멀어질 경우 육안으로 확인이 쉽지 않아 노 시그널(영상신호 끊김) 발생 시 순간 대처가 어렵다는 점이다. 도심 운용의 경우 위치제어 에러 발생 시 대처에 필요한 자세(Atti) 모드를 수동으로 변경할 수 없다는 것도 단점으로 꼽을 수 있다.

 

▲ 1. 소방드론으로 사용하는 D사 매빅 2. 소방드론으로 사용하는 D사 스파크 


자세 모드란 전 지구 위성항법장치(GNSS)나 장애물 센서 등 위치제어 기능을 사용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현장 운용 중 위성 전파가 도심의 고층 건물 등에 반사돼 부정확한 다중 경로를 통해 기체에 수신되면 위성과 기체의 의사 거리(pseudo range)측정에 오차가 발생하고 정확한 위치제어가 어려워진다.

 

이때 오차가 발생한 위치제어 기능을 강제로 사용하지 않는 것이 바로 자세 모드다. 만약 자세 모드가 아닌 GNSS모드(GPS모드 또는 P모드와 동일)로 다중경로오차(multipath error) 발생과 전ㆍ후방 양쪽 센서에  장애물까지 감지될 경우 장애물 주변 방향으로 이동이 제한돼 사고 확률이 높아진다. 설상가상으로 지자계 에러까지 발생하면 기체가 흐르면서 충돌해 추락하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올 수 있다.

 

물론 자세 모드를 사용하게 되는 경우는 흔하지 않지만 상황에 따라 필요한 기능인데 특히 복잡한 도시 재난 상황에서 자세 모드를 수동전환할 수 없는 부분은 소방드론 운용자로서 조금 아쉽기도 하다.

 

만약 위와 같은 위기상황이 발생하면 측면 장애물 센서는 일반비행 모드에서 작동하지 않고 일부 자동비행 모드에서만 작동하므로 기체 방향 이동에 제한이 없는 측면 쪽으로 기체를 회전한 후 이동시켜 위험지역을 벗어나야 한다(이런 조작 스킬은 많은 도심운용 경험과 평상시 많은 훈련이 필요하다).


우리는 에러 발생 가능성이 높은 장소에는 되도록 접근하지 않고 적당히 이격된 높이에서 덜 무리하며 기체를 운용하는 게 가장 좋다는 걸 알고 있다. 하지만 복잡한 도심 재난 현장 자체가 이미 소방드론 운용에는 최악의 환경이기 때문에 운용자의 마음 같지 않은 상황에 자주 놓이게 된다는 것 또한 잘 알고 있을 거라 생각한다.

 

매트릭스 시리즈(M200)

D사에서 야심차게 내놓은 산업용 기체로 보통 산업안전 점검에 많이 사용된다. IP43(방수, 방진) 등급을 받아 비, 눈, 분진과 같은 환경에서의 기본적인 내구성까지 갖췄다. 또 기체의 전 방향에 장애물 감지 센서와 전방 FPV(1인칭 시점) 카메라가 기본 설치돼 운용자가 PIP 화면을 통해 전방 장애물을 비교적 쉽게 인식할 수 있다. 

 

▲ 1. M210 RTK 모델의 듀얼하향짐벌  2. M210모델의 싱글상향짐벌  © D사 홈페이지


매트릭스 200은 M200, M210, M210 RTK 등 세 가지 모델로 출시됐다. 교량 안전점검을 위해 짐벌을 상향 설치하거나 하향 듀얼 프런트를 이용해 30배 광학카메라(젠뮤즈 Z30)와 열화상 카메라(젠뮤즈 XT) 2개를 동시에 부착할 수 있다.

 

특히 운용자가 M210 RTK 모델의 ADS-B(자동종속 감시시설 방송) 기능을 활용하면 주변 항공기의 위치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처럼 성능이 뛰어난 기체이기 때문에 모든 안전점검에서 완벽하다고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단지 기체와 카메라의 성능만으로 빈틈없이 안전점검을 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안전점검과 관련한 모든 부분을 열 감지 기능과 일반적인 촬영 결과물로만 판단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이 부분은 현재 소방드론으로 사용하는 모든 기체에 해당하며 추후 활용사례에서도 다루겠다).

 

아리스비틀119

소방 최초로 기성품이 아니라 운용 목적에 맞게 주문 제작한 국내 기체로 RC(무선모형) 경험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호불호가 확실히 갈리는 제품이다. 특히 가장 많이 사용하는 D사 제품의 비행 알고리즘, 사용자 인터페이스와 다르므로 원활하게 운용하려면 꾸준한 반복 숙달이 우선이다.

 

▲ 1. 업그레이드한 짐벌에 EO/IR 카메라가 부착돼 있다. 2. 산악인명검색 중인 아리스비틀119 


기체 외관의 가장 큰 특징은 X-octocopter 방식으로 하나의 암(Arm)대에 모터와 변속기(ESC)가 위아래로 2개씩 달려있어 하나의 모터나 변속기(ESC) 이상 시 바로 추락하지 않도록 설계됐다.

 

GNSS는 현재 시판 제품에서 많이 사용하는 Hybrid 수신기(GPS/GLONASS dual receiver) 이상의 성능으로 GPS(미국), GLONASS(러시아), Galileo(유럽), Beidou(중국)와 지역 위성항법 시스템(RNSS)의 QZSS(일본)까지 수신할 수 있다. 주문 제작인 만큼 짐벌에 부착할 수 있는 장비 또한 다양하게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다만 기타 유명 기성 제품보다 자세제어, 위치제어 등 비행 안정성과 짐벌(gimbal)의 성능이 조금 낮다는 것이 단점이다(도입 초기 젤로현상 발생으로 고퀄리티 영상 확보에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 주기적인 업데이트를 통해 비행 안정성과 짐벌 성능이 조금씩 향상되고 있어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높은 모델이다.

 

▲ 때론 완구용 드론도 레이싱 드론도 소방드론 운용자가 운용한다면 소방드론이 될 수 있다(드론이 정보의 매개체 역할 뿐만 아니라 로프구조 현장에서 로프발사총을 대신해 생명줄과 같은 견인줄을 전달할 수도 있는 것이다). 

자체제작(레이싱) 또는 완구용 기체

자체제작 또는 완구용 기체를 추가한 것은 소방드론의 주체가 운용자라는 것을 더욱더 강조하기 위함이다.

 

특히 자체제작의 경우 비교적 가격이 저렴하고 세팅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직접 조립과 세팅을 해야 하고 유지관리하는 것에 시간이 많이 든다는 단점도 있다.

 

따라서 원래 보직과 겸직하고 있는 소방드론 운용자가 자체제작한 드론을 운용하는 것은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앞으로 연재할 재난용 소방드론 다목적 활용사례에서 장점과 단점을 더욱 자세히 다루겠지만 일부 재난 현장에서는 레이싱드론과 같이 직접 제작한 기체 또는 완구용 기체로도 충분히 활용이 가능하다. 

  

이번 연재를 마무리 하며...
이번 연재에서는 재난 현장에서 전반적으로 가장 많이 활용하는 소방드론 각 기체에 대해 알아봤다. 분량의 한계가 있어 더 많은 내용을 담지 못한 것이 아쉽지만 이번에 다루지 못한 기체에 관한 내용은 추후 활용 사례와 함께 담아낼 예정이다.


다음 연재는 다양한 기체를 활용하는 ‘소방드론’ Ⅱ로 소방드론 도입 후 현재까지 기성품 기체와 주문 제작 기체의 장단점이 무엇인지, 서로의 차이점에 대한 부분을 알아보도록 하겠다.  

 

서울 서대문소방서_ 허창식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19년 6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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