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드론 이야기] 다양한 기체를 활용하는 ‘소방드론’Ⅰ재난 현장에서 소방드론으로 활용하는 기체의 종류와 특성
소방드론은 다양한 기체 종류를 활용한다 현재까지 전국에서 소방드론으로 운용하는 기체는 대표적으로 D사의 팬텀, 인스파이어, 매빅, 스파크, 매트릭스(M200/M600), Z사의 익스플로러, N사의 아리스비틀119 등이 있다.
재난 현장에서 활용하는 소방드론의 종류별 특성은?
여기에서는 일반적으로 다루지 않는 소방드론 기체의 규격과 성능이 소방 재난 현장 운용 간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관해서만 논하겠다. 다만 성능 향상을 위해 개조한 기체(소프트웨어 포함)는 A/S 문제나 시판된 제품과 차이가 있을 수 있어 꼭 필요하지 않다면 다루지 않겠다.
팬텀 시리즈 D사 제품으로 크기가 너무 작거나 크지 않은 적당한 350mm급(모터 대각선 축간거리) 기체다. 배터리와 프로펠러만 결합해 바로 띄울 수 있어 재난 현장에서 가장 많이 사용한다. 특히 도심 재난 운용 시 좁은 골목에서 전선을 피해 띄울 수 있을 정도로 뛰어난 기동성을 보여준다.
여러 부분을 종합해 볼 때 팬텀은 최적의 기동성과 안정성을 갖췄고 현재도 이 장점들을 활용해 많은 도심 재난 현장을 누비고 있다.
인스파이어 시리즈 인스파이어 시리즈는 D사의 플러그 십 모델인 만큼 상징성 있는 제품이다. 기체가 하늘을 나는 모습만 봐도 압도적인 크기와 멋을 자랑한다. 서울소방은 인스파이어1을 2015년 7월 최초 도입했다. 도입 초기에는 많은 재난 현장을 누볐지만 도입 1년 후 팬텀 시리즈까지 소방드론으로 사용하면서부터 재난 현장에서의 장점보다는 단점이 부각되기 시작했다.
특히 이동할 때 접어서 들고 다니는 개념인 트래블(travel) 모드와 비행을 위해 랜딩 스키드를 내리는 랜딩(langding) 모드의 변환은 일반 사용자들 사이에서 속어로 “간지난다”, “뽀대난다”고 할 만큼 인스파이어의 상징적인 기능이지만 긴급한 재난 현장에선 운용 준비 시간이 길어져 사용 빈도가 점차 줄었다(트래블 모드의 경우 짐벌 카메라까지 분리 보관하는 것을 생각한다면 신속하게 띄워야 할 재난 현장에 추가적으로 준비할 시간이 더 필요했다).
일부 운용자들은 이런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랜딩 모드 그대로 보관할 수 있는 케이스를 자체 제작했으나 소방드론 운용자 입장에서 이동에 부담이 될 만큼 케이스가 커져 차량 적재가 어렵고 기동성에 취약한 것은 여전한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인스파이어의 취약점은 이뿐만이 아니다. 기체에 배터리 결착 후에도 배터리의 많은 부분이 외부에 직접 노출돼 겨울철 운용이 까다롭다. 배터리는 영하 이하의 온도에서 전압이 쉽게 떨어짐과 동시에 비행시간이 줄어들어 보관이나 보온상태에 신경을 많이 써야하기 때문이다(차기 인스파이어2 모델에서는 배터리 자체 발열 시스템을 적용해 저전압에 의한 추락 발생확률은 낮췄지만 자체발열을 하기 위해 추가적으로 배터리가 소모돼 비행시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마찬가지다).
또 다른 취약점은 팬텀 시리즈와 다르게 맨손 회수가 어려워 이ㆍ착륙 장소를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장소 확보가 곤란한 긴급 상황 시 안전한 기체 회수를 위해서는 그물망으로 된 채가 추가로 필요할 수도 있다.
매빅, 스파크 매빅(330mm급)과 스파크(175mm급)는 휴대성이 강조된 모델로 손바닥 위에서 띄울 수 있을 정도로 작아 현장에서 대원들이 휴대하며 사용하기엔 더없이 좋다. 특히 산악 인명검색 시 절벽 접근이 어렵거나 장애물로 인한 확인 불가 지점을 신속히 검색할 수 있다. 도심에서는 옥상층이나 대원 접근이 힘든 곳을 검색하기에 편리하다.
실제 산악 인명검색 과정에서는 접근이 곤란하거나 장애물 등으로 수색 시간이 오래 걸리는 상황에서 진가를 발휘했다. 하지만 아쉬운 부분은 크기가 작아 복잡한 장소에서 다른 물체와 시야가 겹치거나 거리가 멀어질 경우 육안으로 확인이 쉽지 않아 노 시그널(영상신호 끊김) 발생 시 순간 대처가 어렵다는 점이다. 도심 운용의 경우 위치제어 에러 발생 시 대처에 필요한 자세(Atti) 모드를 수동으로 변경할 수 없다는 것도 단점으로 꼽을 수 있다.
이때 오차가 발생한 위치제어 기능을 강제로 사용하지 않는 것이 바로 자세 모드다. 만약 자세 모드가 아닌 GNSS모드(GPS모드 또는 P모드와 동일)로 다중경로오차(multipath error) 발생과 전ㆍ후방 양쪽 센서에 장애물까지 감지될 경우 장애물 주변 방향으로 이동이 제한돼 사고 확률이 높아진다. 설상가상으로 지자계 에러까지 발생하면 기체가 흐르면서 충돌해 추락하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올 수 있다.
물론 자세 모드를 사용하게 되는 경우는 흔하지 않지만 상황에 따라 필요한 기능인데 특히 복잡한 도시 재난 상황에서 자세 모드를 수동전환할 수 없는 부분은 소방드론 운용자로서 조금 아쉽기도 하다.
만약 위와 같은 위기상황이 발생하면 측면 장애물 센서는 일반비행 모드에서 작동하지 않고 일부 자동비행 모드에서만 작동하므로 기체 방향 이동에 제한이 없는 측면 쪽으로 기체를 회전한 후 이동시켜 위험지역을 벗어나야 한다(이런 조작 스킬은 많은 도심운용 경험과 평상시 많은 훈련이 필요하다).
매트릭스 시리즈(M200) D사에서 야심차게 내놓은 산업용 기체로 보통 산업안전 점검에 많이 사용된다. IP43(방수, 방진) 등급을 받아 비, 눈, 분진과 같은 환경에서의 기본적인 내구성까지 갖췄다. 또 기체의 전 방향에 장애물 감지 센서와 전방 FPV(1인칭 시점) 카메라가 기본 설치돼 운용자가 PIP 화면을 통해 전방 장애물을 비교적 쉽게 인식할 수 있다.
특히 운용자가 M210 RTK 모델의 ADS-B(자동종속 감시시설 방송) 기능을 활용하면 주변 항공기의 위치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처럼 성능이 뛰어난 기체이기 때문에 모든 안전점검에서 완벽하다고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단지 기체와 카메라의 성능만으로 빈틈없이 안전점검을 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안전점검과 관련한 모든 부분을 열 감지 기능과 일반적인 촬영 결과물로만 판단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이 부분은 현재 소방드론으로 사용하는 모든 기체에 해당하며 추후 활용사례에서도 다루겠다).
아리스비틀119 소방 최초로 기성품이 아니라 운용 목적에 맞게 주문 제작한 국내 기체로 RC(무선모형) 경험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호불호가 확실히 갈리는 제품이다. 특히 가장 많이 사용하는 D사 제품의 비행 알고리즘, 사용자 인터페이스와 다르므로 원활하게 운용하려면 꾸준한 반복 숙달이 우선이다.
GNSS는 현재 시판 제품에서 많이 사용하는 Hybrid 수신기(GPS/GLONASS dual receiver) 이상의 성능으로 GPS(미국), GLONASS(러시아), Galileo(유럽), Beidou(중국)와 지역 위성항법 시스템(RNSS)의 QZSS(일본)까지 수신할 수 있다. 주문 제작인 만큼 짐벌에 부착할 수 있는 장비 또한 다양하게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다만 기타 유명 기성 제품보다 자세제어, 위치제어 등 비행 안정성과 짐벌(gimbal)의 성능이 조금 낮다는 것이 단점이다(도입 초기 젤로현상 발생으로 고퀄리티 영상 확보에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 주기적인 업데이트를 통해 비행 안정성과 짐벌 성능이 조금씩 향상되고 있어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높은 모델이다.
자체제작(레이싱) 또는 완구용 기체 자체제작 또는 완구용 기체를 추가한 것은 소방드론의 주체가 운용자라는 것을 더욱더 강조하기 위함이다.
특히 자체제작의 경우 비교적 가격이 저렴하고 세팅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직접 조립과 세팅을 해야 하고 유지관리하는 것에 시간이 많이 든다는 단점도 있다.
따라서 원래 보직과 겸직하고 있는 소방드론 운용자가 자체제작한 드론을 운용하는 것은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번 연재를 마무리 하며...
서울 서대문소방서_ 허창식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19년 6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FPN(소방방재신문사ㆍ119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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