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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러스 칼럼] 소방 인사, 고민이 필요한 때다

119플러스 | 기사입력 2020/03/04 [13:45]

[플러스 칼럼] 소방 인사, 고민이 필요한 때다

119플러스 | 입력 : 2020/03/04 [13:45]

지난해 7월 30일 소방총감과 정감 등 고위직 소방공무원을 신분보장 대상에서 제외하는 내용의 법률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소방총감과 소방정감, 지방소방정감 등 고위직의 신분을 보장 예외 대상으로 규정하는 조항이 담겼다. 소방청장인 소방총감 1명, 소방청 차장과 서울, 경기, 부산 등 소방정감 4명이 해당한다.


1급 공무원을 신분보장 대상에서 제외하는 국가공무원법과 지방공무원법, 경찰공무원법의 규정처럼 소방공무원도 신분보장 대상에서 배제한 것이다.


그간 타 공무원과 다르게 고위 소방공무원은 형의 선고나 징계처분이 되기 전에는 60세의 나이 정년까지 자리를 지킬 수 있었다. 본인 의사에 반하는 신분조치가 원천 불가했던 셈이다. 이 때문에 소방조직 내에서도 바뀐 법은 타당성이 있다는 평이 많다.


그런데 사실 이 규정이 만들어진 이유는 따로 있다. 과거 소방정감 계급으로 4년이 넘도록 고위직에서 머물렀던 모 지역 소방본부장의 사례 때문이다. 소방조직 내에서는 개정 법률안을 두고 해당 본부장의 이름을 붙여 거론하는 이들까지 생겨났다. 부정청탁 금지법을 ‘김영란법’이라 칭하는 것처럼 말이다.


국회를 통과한 지 1년이 가까워지면서 이 법은 현실로 다가왔다. 소방정감 계급으로 지역 소방본부장을 맡고 있는 서울과 부산소방본부장은 벌써 명예퇴직을 결정했다. 이는 소방정감 계급의 자리 보존 기간이 2년 단위로 설정됐음을 알리는 신호탄이기도 하다. 딱히 규정에서 그 기간이 정해지진 않았지만 여기저기선 이를 현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조직 내에서는 고위 보직의 적정한 순환을 위해 반기는 모양새다. 윗자리를 오래 차지하고 있으면 밑에선 진급이 안 되니 그럴 만도 하다. 그러나 일각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능력을 갖춘 지휘관의 빠른 승진은 당연한 이치임에도 그 속도의 유연성을 맞추지 못하면 퇴직 시기가 비상식적으로 앞당겨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어느 조직에서도 능력을 갖춘 지휘관은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자칫하면 조직에 꼭 필요한 인재까지 빨리 떠나야만 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고민이 안될리 만무하다.


인사 적체 문제를 해소하고 보직 순환을 이뤄낼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능력을 두루 갖춘 인재까지 떠나보내야만 하는 양면성이 있기에 소방의 고민은 더 깊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지금은 소방조직의 미래를 위한 고민이 먼저다. 현재 보다는 미래를 걱정하고 대비해야 한다. 이제 소방조직은 독립 청 설립 2년에 이어 신분의 국가직화까지 눈 앞에 두고 있다. 더욱 치밀하게 미래를 설계하고 실현해내지 않는다면 발전은 더딜 수밖에 없다.


중요한 건 앞날을 위한 준비다. 고위직 신분 보장 보단 지금의 소방간부급 인사 제도의 개편을 고심해야 할 때다. 매해 30명 규모로 뽑는 간부후보생에 편중되는 지금의 인사체제에서 벗어나야 밝은 미래를 맞이할 수 있다.


간부 진입의 폭을 확대하고 비간부급 출신에게는 기회의 형평성을 보장해야 한다. 현장 경험과 행정 사무 능력을 두루 갖춘 간부 양성은 곧 소방의 미래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소방위 이상 간부급 채용제도를 우선 손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소방의 직무 특성을 고려한 입직 경로를 마련하고 미래 업무를 고려한 인재를 유입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지금의 소수 간부후보생 제도는 ‘고위직 보장성 보험’ 격의 안심을 줄 수는 있을지언정 경쟁을 통한 조직 발전을 실현하기엔 분명 무리가 있다는 게 중론이다.


현장과 행정 사무 능력을 갖춘 비간부 출신의 간부급 진출 경로를 대폭 확대하고 다양한 지식을 갖춘 인재 채용이 가능한 제도를 확립해야 한다. 늘어나는 구급업무를 고려한 응급의료와 건축 환경 변화에 대비한 예방 등 전문 분야는 물론 행정고시 등의 특채를 통한 인재의 다양성을 추구하는 인사 문호의 개방이 시급하다. 지금의 인사 정책은 20, 30년 후 소방의 미래를 결정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19년 7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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