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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러스 칼럼] 소방청 독립 2년… 국가직이라는 산 중턱에 선 소방

119플러스 | 기사입력 2020/03/04 [13:53]

[플러스 칼럼] 소방청 독립 2년… 국가직이라는 산 중턱에 선 소방

119플러스 | 입력 : 2020/03/04 [13:53]

올해 7월이면 소방청이 독립된 지 2년을 맞는다. 소방청 설립에 이어 소방의 염원으로 해석되는 것은 소방관 신분의 국가직화다. 그러나 지금 여야 국회의원들의 치열한 대립은 소방관의 국가직 전환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소방청 독립과 소방관의 국가직화는 지금의 문재인 정부가 대선 시절 내세운 공약이다. 야권 역시 대선 당시에는 소방청 독립과 소방관의 국가직화를 공약했다. 그러나 지금의 모습을 보자니 소방이 정치 전쟁에 의한 희생양이 돼 가는 것 같아 착잡하다.


강원도 산불 이후 소방관의 국가직화 여론은 청와대 국민청원이라는 결과물을 낳았다. 지난 5월 5일 마감한 이 청원에는 38만 명이 넘게 서명했다. 소방에서만큼은 실로 기록적인 일이다.


그럼에도 지금의 국회는 소방관 국가직 전환이라는 국민의 염원을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는 말처럼 국회의원이라는 고래들의 싸움에 낀 소방의 모습은 가엽기까지 하다.


지난 5월 14일 소방의 국가직화 법안심사를 위해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소위가 열렸지만 소방은 이 자리에 참석도 못 하고 눈치만 봐야 했다. 각 법률 심의에 소관 부처가 참석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회의 참석 거부와 무효를 주장하는 야당 탓에 발조차 못 붙였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야당은 국가직화를 하려면 제대로 하라는 논리를 편다. 자유한국당은 재정에 대한 확실한 조율 없이 추진되는 국가직화는 문제가 있다는 입장을 보인다. 바른미래당의 권은희 의원은 신분만 국가직으로 바꿀 게 아니라 소방의 사무를 국가로 이관하고 소방인력의 예산 확보방안도 명확히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틀린 말은 아니다. 소방에서 애초 원했던 방향은 이게 맞기 때문이다. 문제는 현실성이다. 각 정부 부처와 지차제장 간의 시각차가 큰 탓이다. 소방사무를 국가로 넘기는 건 지차제장과 정부 부처 간의 마찰을 부르는 일이다. 예산 역시 행정안전부와 기획재정부 등 다른 부처와의 협의 과정이 만만치가 않다.


따져보면 지금 정부와 여당이 추진하는 소방관 국가직의 형태는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수년간 진통을 겪으며 합의점을 찾은 대안이다. 그간 이 과정을 국회는 지켜봐 왔다. 만약 몰랐다고 말하거나 외면한다면 과연 국회의원이 할 책무를 다했는지를 묻지 않을 수가 없다.


각종 사고와 재난 현장에서의 일원화된 지휘체계를 확보하는 것. 그리고 국가 차원의 예산 투입과 함께 안정적이고도 독립적인 재정을 확보하는 것. 그것은 소방이 원하는 국가직화라는 사실을 부정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국가직화를 요구해 온 소방이 오죽하면 지금의 방향을 사수하려고 하겠는가. 그건 지금의 방안이라도 지켜내지 않는다면 두 번 다신 기회를 찾지 못할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이다.


자칫 올해를 넘겨 내년 국회의원 총선 시기를 맞는다면 소방관의 국가직화는 또다시 먼 세상 얘기가 될지도 모를 일이다. 아니면 내년 총선이 다가오면 입 모아 소방의 국가직화를 외치며 선거 카드로 내세우려는 꼼수인 걸까. 소방의 국가직화를 반대하지는 않는다는 야당 의원의 주장을 보자니 오히려 이게 정답에 더 가까워 보인다.


소방에서 국가직화를 원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국민 안전을 더 잘 지키기 위해 조직다운 모습을 갖추고 균일한 환경에서 국민에게 역시 균등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해 달라는 것이다. 그게 바로 소방이 국가직화를 원하는 진짜 이유다.


실현 가능성 없는 이상을 쫓는다면 앞을 향해 갈 수 없다. 지금 형국에 비춰 보면 야당의 주장은 이상을 쫓고 있기에 이해관계가 얽히고설킨 정부와 지자체 등이 수년 동안 협의를 거쳐 합의점을 찾은 소방의 국가직화 방안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라는 말과 다를 게 없다. 문제가 있다면 더 견고한 방향으로 보완해 나갈 수 있도록 의지를 쏟아야 한다. 소방의 구성원 또한 국가직화 방향에 다소 아쉬움이 남더라도 지금의 방향이 수년간 쌓아 올린 공든 탑이라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19년 6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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