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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DNY EMS 훈련과 우리가 얻은 것들…

<기획>구급 서비스 선진국이라 불리는 ‘뉴욕시 소방청’을 가다 II

미국EMS실습 국외연수단 | 기사입력 2020/03/20 [14:20]

FDNY EMS 훈련과 우리가 얻은 것들…

<기획>구급 서비스 선진국이라 불리는 ‘뉴욕시 소방청’을 가다 II

미국EMS실습 국외연수단 | 입력 : 2020/03/20 [14:20]


지난 5월 구급 서비스 선진국으로 불리는 미국 뉴욕시 소방청(New York City Fire Department, 이하 FDNY)의 협조를 받아 운영된 ‘EMS(응급의료서비스, Emergency Medical Service) 실습 과정’에서는 다양한 구급 관련 실습 교육을 경험할 수 있었다.

 

지난 호 <119플러스>에서 조명한 첫 번째 연수기에 이어 두 번째는 뉴욕시 소방청의 선진 구급 교육과 훈련, 서비스 현장에서 직접 살펴본 생생한 이야기다. 전국 시ㆍ도 소방본부 소속 14명의 119구급대원이 3주간의 일정 동안 보고, 겪고, 느낀 생생한 뉴욕시 소방청의 EMS 훈련 경험을 토대로 우리나라에 시사하는 점은 무엇인지 조명한다.

 

현장감 있는 카데바(cardaver) 실습교육

North Health(Center for Advanced Medicine)에서는 붕괴사고 등 사고 현장 속 환자의 사지 절단 상황을 가정한 이론교육 후 카데바(cardavor) 실습이 진행됐다. 카데바는 의학교육과 연구목적의 해부용 시체를 일컫는 말이다.

 

▲ 사지절단 장비

 

현장 사지 절단 이론교육(Field Limb Amputation Course)은 FDNY 소속 응급의학 전문의 Dr. Gonzales의 강의로 그 시작을 알렸다. 이 강의에는 우리나라 국외 연수팀을 포함해 뉴욕주, 플로리다주 등 다양한 구급대원이 참여했다. 강연은 현장 사지 절단의 목적과 적응증, 장비, 과정, 금기에 대해 순차적으로 이뤄졌다.

 

우선 보호장구를 착용하고 사진 촬영 금지 등 주의사항을 전달받은 뒤 약 6~8명씩 팀을 구성해 여러 섹션을 로테이션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각 섹션에선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2명씩 배치돼 교육을 전담했다. 사지 절단 섹션에선 톱이나 줄 등 준비된 장비를 이용해 실제 신체 절단 술기를 경험할 수 있었다.

 

이는 실제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중요 대처에 있어 구급대원의 환자 거부감을 줄이고 숙련도를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구급대원들에게도 카데바를 활용한 실습 교육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실제 현장 같은 응급처치 훈련

이틀 동안 뉴욕시 소방학교 교육훈련장에서 다양한 실습 훈련을 받았다. 그중 하나는 ‘자동차 테러 다수사상자 발생 처치훈련’이다. 지난 2017년 10월 미국 뉴욕 맨해튼 남부에서 소형 트럭이 자전거 도로로 돌진해 8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친 사건이 있었다. 이 훈련은 당시 상황을 그대로 재현한 교육이다.

 

6팀(각 팀 3명)이 20명의 환자를 분류하고 처치하는 이 훈련에는 사망이나 긴급, 응급, 지연 환자를 처치하는 교육이 진행됐다. 교육 전반의 과정에서는 모든 자동차가 실물로 배치됐고 짚을 이용해 실제로 불을 지펴 연기를 발생시켰다. 5명의 구급대원이 진행을 보조하고 평가했다. 사망자를 제외한 모든 환자는 응급구조학과 학생들이 참여해 각 상황에 맞는 연기를 했다. 말 그대로 실제 현장을 방불케 하는 교육 훈련과정이었다.

 

이 외에도 구급대원들에게 ‘테러 상황을 가정한 환자구출 및 처치 실습’, ‘화학 테러 시 사용 가능한 응급약품 사용 실습’, ‘붕괴사고에 끼임 사고 응급처치’, ‘E/V 추락환자 사지 관통 구조구급 절차 및 응급처치’, ‘기계에 의한 상지끼임 환자 응급처치’ 등 다양한 사고 상황을 대비한 시나리오 실습 훈련 모두 실제 상황을 가정해 이뤄졌다. 이는 구급대원이 실제 상황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임무를 수행할 수 있게 하는 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 자동차테러 다수사상자 발생 처치

 

▲ 붕괴사고에 끼임사고 응급처치

 

▲ 추락 사지관통 환자 구조구급 절차 및 응급처치

 

▲ 기계에 의한 상지끼임 환자 응급처치

 

▲ 다양한 자동차 전복사고에 협소공간 간 환자 응급처치

 

 

Terrorism Task Force Team(대테러연합팀) 훈련 참관

FDNY Fire Academy에서는 대테러 연합 훈련 과정을 참관할 수 있었다. 미국의 경우 테러로 인한 대량 사상자가 종종 발생하기 때문에 매년 이 같은 대테러 훈련을 시행한다. 훈련 과정은 이론교육 후 실습교육으로 구성되며 소방과 경찰이 함께 받는다.

 

이 과정 중 ‘IED(Improvised Explosive Device) & Secondary Device’라는 교육은 급조 폭발물에 대한 이해와 폭발에 따른 피해 대응 실현의 목적을 갖는다. 우선 소방학교 교관이 폭발물의 위험성과 다양한 상황에 따른 폭발물 테러 대응 방법에 대해 이론교육을 한다. 이후 폭발물이 존재하는 여러 상황을 시나리오를 통해 실습 교육을 받는다. 실습 교육을 모두 마친 뒤에는 훈련에 대한 토의가 이어진다.

 

실습은 이론으로 교육받은 내용의 폭발물이 다양한 상황에서 실제 폭발하는 상황을 시나리오로 부여하고 있다. 교육생들은 클럽이나 사무실, 아파트 등에서의 폭발물 사고 상황에 대처하고 환자의 중증도 분류를 거쳐 응급처치하는 방식으로 훈련을 받는다.

 

또 하나의 교육 과정인 ‘RTF팀 운용 교육’은 RTF(Rescue Task Force)팀의 탄생 배경, 운용 방법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 총기사고 등 위험 현장에서 경찰과 소방이 함께 종합 대응을 할 수 있도록 하는 훈련이다. 실제 현장에서 상호 간의 협력을 통해 환자를 구출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적이다.

 

1999년 4월 20일 미국 콜라라도 주에 위치한 컬럼바인 고등학교에서 총기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건으로 학생 12명과 교수 1명이 숨졌다. 당시 경찰의 단독 대응으로 현장의 부상자는 방치됐고 결국 더 많은 사상자가 발생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 사고를 계기로 총기사고 등의 상황에서 안전지대(cold zone)에서 활동하던 구급대원이 경찰과 함께 팀을 이뤄 위험가능지대(warm zone) 내 응급처치와 환자 이송 등의 역할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됐다. 이후부터 RTF가 결성됐고 무장 경찰 4명과 구급대원 7명이 1팀을 이뤄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FDNY EMS Academy를 가다

우리나라 소방학교 구급교육과의 비교를 위해 FDNY EMS Academy를 찾아 EMS 교육 훈련 과정을 둘러보고 뉴욕시 소방청의 구급 전문 교육기관의 시설을 살폈다.

 

FDNY EMS Academy에는 133명(1명–Deputy Assistant Chief, 2명–Division Chief, 2명-Deputy Chief, 5명Captains, 12명–Lieutenants, 36명–Paramedic Instructors, 70명–EMT Instructors, 5명–Full Time Civilians)의 직원들이 상주한다. 매해 FDNY 소속 직원 1만3천~1만5천명에게 기본에서부터 재교육 과정, 비상 차량 운영, 감독 준비, 지속적인 의학 교육과 품질 관리 등을 교육한다.

 

일 년에 2만5천명에 이르는 일반인에게도 교육을 시행한다. 일반인에게 제공되는 교육은 CPR이나  bleeding control etc 등이다. 4200명에 이르는 EMS와 1만1천명의 CFR(Certified First Responder)등은 3년에 한 번씩 교육과 재평가를 거쳐 나가야 한다는 게 FDNY 설명이다.

 

EMS 교육과정   

우리나라의 응급구조사 2급에 해당하는 자격인 EMT 교육과정은 기본 과정이 약 71일(약 8주)로 운영된다. 자격갱신은 3년에 한 번 8일 교육 과정을 거친 뒤 시험을 치르고 있다. 우리나라와 달리 프로토콜에 따라 Nasal Naloxone spray, NTG 등 기본적인 약물 투약이 가능하다.

 

Paramedic 과정은 34주 동안 기본 과목을 교육받는다. 매주 시험을 본 후 합격 여부가 결정된다. 보통 80명이 입교하면 40~50명 정도 합격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Paramedic 자격갱신은 3년에 한 번씩 10일간 교육 후 시험을 봐야 한다.

 

특히 모든 FDNY의 Paramedic은 무조건 자격갱신을 거쳐야 하며 이를 못 해 두 번 떨어지면 소방관 자격을 유지하지 못한다. 이는 FDNY EMS Chief에게도 적용된다. FDNY EMS Academy의 모든 커리큘럼에서는 미국 교통부, 미국 심장 협회, 뉴욕주 보건부, 뉴욕시 의학 자문위원회가 정한 지침보다 더 많은 것을 가르치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Instructor 자격의 경우 9개월간 교육을 이수해야 주어진다.

 

시뮬레이션 센터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은 신생아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애니를 갖고 어려운 환경에서의 삽입훈련(IV-Intubation)을 하며 상황 부여를 통해 강사 없이 학생들만으로 진행한다. 이를 모두 녹화시켜 디브리핑을 통해 수정과 보완 연습을 하는 게 특징이다.

 

시뮬레이션 프로그램 중에는 교육과정 후반기 실시하는 실제 상황 시뮬레이션이 있다. 이 과정에선 여러 상황을 재현하고 직접 처치한 후 디브리핑을 시행한다. 가정집에서 PEA로 CPR 처치를 하는 훈련의 경우 실제 가정집의 침대, 소파, TV, 액자 등을 세트장처럼 꾸며 놓은 상태에서 마이크와 카메라로 모니터링하며 여러 상황을 부여한다.

 

 

EVOC 프로그램

이론교육과 컴퓨터 시뮬레이션 훈련을 통과하면 실전 훈련을 위해 필드 훈련장으로 이동한다. FDNY에 따르면 교통사고가 난 구급차 운전자들은 이 훈련장에 직접 방문, 재교육을 통해 교통사고 비전 제로화를 추진하고 있다. 구급대원의 경우 이 EVOC(Emergency Vehicle Operators Course, 비상 차량 운영자 코스) 프로그램 훈련을 통과해야만 구급차를 운전할 수 있다.

 

 

OFFICER 프로그램

OFFICER 프로그램은 Chief들이 참여해 MCI(다수사상자 사고) 등에 대한 실질적인 리더 훈련과 과거 사례 교육 등을 실시하며 이를 통해 완벽한 구급 대응을 추구하고 있다.

 


FDNY 구급차 동승실습

나흘 동안 FDNY에서 운영하는 구급차에 실제 탑승해 보며 현장을 출동했다. EMS(Emergency Medical Service) 시스템을 이해하고 FDNY EMS와 한국의 병원 전 구급 의료서비스의 차이점 등을 벤치마킹하기 위해서다. Station 31과 Station 35에서 진행된 구급차 동승 실습에서는 흉통과 복통, 공사장 추락환자, 난동 사건, 구급대원 폭행과 심정지 사고까지 다양한 사고 대처 상황을 마주할 수 있었다([표 1] 실습 CASE 참조).

 

▲ [표 1] 실습 CASE

 

선진 구급서비스 ‘FDNY EMS’의 시사점

 

* 본 기사는 뉴욕시 소방청 국외연수에 참여한 구급대원들의 연수보고서를 토대로 작성됐습니다.

 

Rescue paramedic

뉴욕시에서는 화재가 줄어들면서 소방관들이 구조 조정되는 등 조직 성장의 한계에 부딪혔다. 하지만 구급을 전략적으로 확대하며 현재는 미국에서 가장 큰 소방 조직으로 성장했다. FDNY의 특징 중 하나인 Rescue paramedic의 경우 여러 가지 상황에서 구급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훈련받은 구급대원이다. 구조 기술뿐 아니라 각종 약물이나 테러에 대한 훈련을 받는다. 예를 들어 붕괴한 현장에 사람이 끼어 있는 상태에서는 구조대와 Rescue paramedic이 붕괴 현장에 함께 들어가 구조될 때까지 응급처치한다. 필요 시 끼어 있는 신체 부위를 절단한 후 구조해서 데려 나오기도 한다. 구조 임무를 수행하는 동안 팀으로 함께 들어간 구조대의 부상 시에도 즉각적인 응급처치를 시행한다. 우리나라 역시 이러한 재난이나 테러 대응에 있어 구급의 역량을 확보하는 게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에 수상구조대, 화학구조대, 특수구조대 등 구조대에 구급대원 1명이 함께 팀으로 만들어 훈련한 후 미국 Rescue paramedic처럼 임무를 수행하는 방법도 좋을 것으로 판단된다.

 

적극적인 폭행사고 대응

동승 실습 과정에서 목격한 구급대원 폭행 사고는 우리나라와 많이 다르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뉴욕 경찰(NYPD)의 선제 대응이다. 구급대원 폭행을 코드로 입력 시 상황실에서 뉴욕 경찰차 12대를 현장으로 출동시켰다. 경찰과 소방의 협력이 잘 돼 인상적이었으며 FDNY에서도 10대의 구급차를 현장으로 출동시켜 압도적인 소방력으로 가해자를 무력화시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우리나라도 구급대원 폭행사고 발생 시 펌뷸런스와 인근 구급 차량, 지휘차 등을 출동시켜 압도적인 소방력으로 사건 현장을 장악한다면 폭행사고 방지와 대처에 도움이 될 것으로 사료된다.

 

실전 같은 시나리오 훈련

우리나라 구급대도 많은 교육 훈련이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실제 현장과는 많이 다른 게 사실이다. Intubation만 해도 단순히 애니에 술기 연습을 하다가 현장에서 다양한 상황 또는 협소한 공간을 마주할 경우 기관 삽관이 쉽지 않아 당황하는 일도 적지 않다. 이번 MSOC 훈련에서 본 시나리오 훈련은 상상을 초월했다. 차 사고에는 여러 대의 차량을 전복시켜 밑에 shoring한 상태에 끼어 있는 환자를 처치해야 했다. 대량 전상자 훈련의 경우 EMT 학교 학생을 배우로 고용해 소리 지르는 사람이나 옆에서 욕을 하는 사람, 자기 먼저 치료해달라고 매달리는 사람 등 현장과 동일한 상황을 만들어 훈련을 진행했다. 우리나라 시나리오 훈련과 큰 차이점을 보여준다.

 

현장응급처치 프로토콜

현재 우리나라 소방청은 구급대원 업무 확대를 위한 특수구급대를 시범 운행하고 있다. 확대된 현장 처치를 시행하는 FDNY 특수구급대는 우리 입장에서 좋은 벤치마킹 대상이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환자 증상에 따른 프로토콜이 잘 개발돼 있다는 점이다.

 

 현장에서는 자격과 환자 증상에 맞는 프로토콜에 따라 각종 약물 주입부터 흉강 감압을 위한 흉강 천자, 응급 기도 유지를 위한 기관절개까지 가능하도록 프로토콜이 다양하고 자세하게 개발돼 있다. 이런 프로토콜이 현장에 적용될 수 있는 배경은 연구와 교육이다.

 

 FDNY에서 진행되는 연구는 8~9명의 우수한 전속 소방서 응급전문의가 근무하면서 각종 조사와 통계 등을 확인해 다양하고 세밀한 프로토콜을 개발한다.

 

 교육 측면에선 paramedic을 수료하려면 1만4천 시간에 달하는 교육을 들어야 하며 3년에 한 번씩 자격 유지를 위한 교육을 받고 재시험을 거쳐 통과해야만 자격을 유지할 수 있다. 매년 소방서 전속 의사들이 이들 paramedic을 교육하고 테스트를 하면서 이들의 능력과 자격을 인정하기 때문에 현장에서 프로토콜에 의한 응급처치를 신뢰하고 인정한다. 우리도 연구와 교육을 전제로 한 다양하고 자세한 프로토콜을 개발하고 이를 수행할 수 있는 자격요건을 위한 교육시스템을 만들어 유지했을 때 성공적인 특수구급대 운행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미국EMS실습 국외연수단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19년 9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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