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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러스 칼럼] 소방의 상(像), 이제는 변해야 한다

119플러스 | 기사입력 2020/03/20 [14:20]

[플러스 칼럼] 소방의 상(像), 이제는 변해야 한다

119플러스 | 입력 : 2020/03/20 [14:20]

“다른 공무원은 몰라도 소방공무원이라면 세금이 아깝지 않다”

 

소방에 대한 국민의 관심과 사랑을 보여주는 한 인터넷 댓글이다. 국민으로부터 소방이 받는 사랑은 무한대다. 이런 국민 인식은 어디서부터 시작됐을까. 그건 아마도 잊을만하면 이슈를 낳는 소방공무원의 안타까운 희생 때문이 아닐까 싶다.

 

소방청에 따르면 지난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최근 5년간 2509명의 소방공무원이 공무상 사상을 입었다. 이 중 위험직무순직자는 20명, 공상자는 2489명에 달한다.

 

연도별로는 ▲2014년 388명(순직 7, 공상 381) ▲2015년 414명(순직 2, 공상 412) ▲2016년 512명(순직 2, 공상 510) ▲2017년 460명(순직 2, 공상 458) ▲2018년 735명(순직 7, 공상 728)의 공ㆍ사상자가 발생했다. 한 해 평균 502명에 달하는 엄청난 숫자다. 올해 들어 집계된 공ㆍ사상 소방공무원도 벌써 200명을 넘어섰다.

 

최근 3개월 사이에는 세 명의 소방공무원이 세상을 등졌다. 8월 6일에는 경기도 안성시 종이박스 공장 폭발 사고 현장에 출동했던 석원호 소방장이 순직했다. 그는 화재 신고 직후 현장에 도착한 뒤 공장 건물에 진입을 시도하다 변을 당했다.

 

두 달 전인 6월 25일에는 충북 괴산에서 수난 구조 훈련을 하던 권영달 소방교가 목숨을 잃었다. 사고 현장도 아닌 훈련 상황에서 일어난 어처구니없는 사고였다.

 

8월 5일에는 울산 농소119안전센터에서 근무하던 정희국 소방장이 숨졌다. 그는 3년 전 태풍 '차바' 때 집중호우에 고립된 주민을 구조하러 출동했다가 불어난 물에 휩쓸려 순직한 고 강기봉 소방사와 함께 출동했던 동료였다. 사고 당시 고 강 소방사만 떠나보낸 슬픔을 견디다 못한 그는 결국 울산의 한 저수지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지난해에는 고 강연희 소방경(구급대원)이 취객으로부터 폭언과 폭행을 당한 뒤 생을 마감한 일도 있었다.

 

연이어 발생한 안타까운 소방공무원의 희생 소식에 국민은 어김없이 동정의 눈빛을 보낸다. 이는 우리나라의 많은 국민이 소방을 떠올릴 때 머릿속을 스치는 공통된 이미지이기도 하다. 사실 소방은 '안쓰럽다, 불쌍하다' 여기는 가여움의 존재이자 보살펴줘야만 하는 동정의 대상이 된 지 오래다.

 

이를 마냥 받아들이며 연민에 의지하는 소방의 모습을 언제까지 유지해야 할까. 올바른 소방의 이미지상을 만들기 위해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순직 사고가 발생하면 언제나 그렇듯 사회에선 기부 활동이 이어진다. 여러 대기업은 순수한 소방의 희생정신을 기리겠다며 지원금을 쾌척한다. 능력 있는 기관이나 단체는 소방을 돕겠다고 손길을 내민다. 소방은 이를 외면하지 않는다.

 

소방은 사람을 구하고 국민의 재산을 지키는 유일한 공조직이다. 재난 현장의 최 일선에서 불나방처럼 뛰어들어 사람을 살리는 전문가다. 위급상황이 발생하면 시간과 장소를 불문하고 달려가 국민의 안전을 지켜주는 가장 신뢰받는 조직이라는 얘기다. 

 

현장에서 흘리는 소방공무원의 피와 땀은 결코 국민으로부터 동정의 대상이 되고자 함이 아니다.

 

소방 내에서조차 자신들을 안타깝게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에 부담을 갖기도 한다. 이는 그간 쌓인 이미지가 옳지 않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런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한 노력은 스스로 마음가짐이 먼저다. 지금처럼 소방을 동정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현실을 당연하게 여겨선 안 된다는 의미다.

 

앞으로는 국민으로부터 ‘동정’ 아닌 ‘기대’를 받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소방이라는 조직 자체의 체질을 개선하고 현장 근무환경과 처우 개선을 위한 시스템 정립이 필요하다. 훈련 과정에서 소방공무원이 순직하거나 정신적 고통을 못 이겨 스스로 목숨을 끊는 황당한 악순환을 막아야 한다.

 

그리고 정체성을 찾기 위한 소방공무원 개개인의 인식 전환도 절실하다. 소방을 불쌍히 여기는 국민의 시선을 당연하게 여긴다면 우리 소방의 상(像)은 앞으로도 변할 수 없다.

 

과연 신분의 국가직 전환조차 이뤄내지 못하는 지금의 국가가 소방의 올바른 이미지상을 그려낼 수 있는 기반을 갖추고 있는지도 진중히 되돌아봐야 할 때다.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19년 9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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