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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관 이은석의 개ㆍ소ㆍ리] 트렉스타 기동화 리뷰

소방관이 직접 쓰는 개인적인 소방장비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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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일산소방서 이은석 | 기사입력 2020/03/23 [13:00]

[소방관 이은석의 개ㆍ소ㆍ리] 트렉스타 기동화 리뷰

소방관이 직접 쓰는 개인적인 소방장비 리뷰

경기 일산소방서 이은석 | 입력 : 2020/03/23 [13:00]


시작하기 전 넋두리

(*일부 지자체에 국한된 내용입니다. 각 시ㆍ도 소방본부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기동화는 개인적으로 참 불만이 많았고 개선도 잘 안 되던 품목이었다. 경험에 비춰보면 지급품목 중 직원들이 사비를 들여 사제품을 구입해 쓰는 비율이 가장 높다. 이는 그만큼 지급된 제품 성능이 수준 이하라는 것을 방증하기도 한다. 

 

사이즈의 경우 시중에서 통용되는 사이즈와 전혀 다르게 제조사 별로 제멋대로 책정해 직원들의 혼란을 야기했다. 또 4~5개월 정도 사용하면 밑창이 벌어져 악어처럼 입을 벌리기 시작하는 극악의 내구성을 자랑했으며(이로 인해 방수성능도 자연스럽게 삭제됐다.) 착용감도 매우 불량해 발을 잡아주지 못하고 물렁거리기만 했다. 

 

이로 인해 필자를 비롯한 직원들은 기동화에 대한 불신이 매우 뿌리 깊다. 교통사고 등의 하드한 출동을 나갈 경우 바닥에 있는 날카로운 것을 밟거나 무거운 것이 발로 떨어지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저급한 성능의 기동화를 신을 경우 병가 일수가 남아나지 않을 것이기에 어쩔 수 없이 인터넷을 검색해서 자비로 사제품을 구입해야 했다. 이쯤 되면 괜히 이런 거 지급해주지 말고 알아서 사라고 돈을 주는 게 더 현명한 방법일지도….

 

이런 악순환이 반복되는 가운데 이제서야 기동화 규격이 바꼈다는 소식이 들렸고 군 전투화를 개발해 보급하기도 했던 트렉스타(드디어 어디서 좀 들어본 브랜드가…ㅜ)도 기동화를 만든다는 소식에 그나마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디자인


사실 디자인은 소방청에서 제시한 규격에 따라 납품하는 것이기에 기존 것과 비슷하다. 다만 일부분이 약간 군 전투화 같은 느낌으로 변경됐다. 신발 끈으로 묶는 방식과 다이얼 버튼 방식의 두 가지 버전이 있는데 다이얼 버튼의 경우 BOA 정품이 사용됐고(기존 기동화에는 BOA 정품이 아닌 저가형 국산 제품이 들어갔다.) 신발 중간 부분이 네이비 컬러로 디자인됐다. 전반적으로 심플하고 깔끔한 안전화 디자인.

 

 

 

착용감


착용감은 그냥 일반적인 경등산화 수준이다. 그래도 이전에 납품된 기동화보다는 훨씬 나아서 전반적으로 발을 잘 잡아준다. 또 하나 강조하고 싶은 것은 뒤꿈치 라인을 매우 잘 잡아준다는 것. 뒤꿈치부터 아킬레스건을 아주 편안하게 잡아줘 와이어를 세게 조이지 않았을 때 오는 철퍽거림을 방지해준다. 평소 출동이 없을 경우 BOA 와이어를 살짝 풀어놓고 다니는 필자 같은 사람들이 매우 좋아할 만한 부분.

 

다만 한 가지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은 군 전투화와 거의 비슷한 베이스로 만들어지다 보니 처음에 길들여지기 전까지 가죽이 물러지는 기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기간에 발등 쪽에 약간의 통증이 느껴질 정도로 착용감이 안 좋다. 그리고 필자의 경우 발볼이 그리 좁은 편이 아니다. 이 신발의 경우 상대적으로 발볼 부위가 좁아 발볼이 넓은 사람은 원래 사이즈보다 약간 큰 사이즈를 신어야 더 편안하게 신을 수 있다.

 


방수성능


군용 전투화 베이스에 고어텍스 소재가 들어간 만큼 방수 성능은 정말 수준급이다. 샤워기로 대놓고 물을 쏴도 절대 안 들어온다. 사실 방수성능은 신발의 내구성과도 깊은 연관이 있다. 신발의 내구성이 낮아 접착 부분이 떨어지거나 하면 아무리 방수를 잘해놓아도 그 틈으로 물이 새어 들어오기 때문이다. 허나 이 신발은 아직 그런 부분은 없어 보인다. 이제 소방차량 운전원분들 발이 젖어서 철퍽거리는 모습을 보지 않아도 되는 건가.

 


안전화 성능


일단 통상적인 안전화에 들어가는 스틸캡은 안 들어가 있다. 이게 없는 상태에서 최대한 안전화 성능을 확인해봤는데 첫 단계는 밟기, 두 번째는 장비로 내려치는 것이었다. 밟기의 경우 필자의 몸무게(90kg) 기준 뒤꿈치로 밟혔을 때 약간 밟히는 느낌은 났지만 그래도 앞부분의 결이 어느 정도 버텨줘 마구잡이로 밟히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다음은 장비로 내려 쳐봤는데 오히려 밟을 때보다 더 아무런 타격도 받지 않았다. 스틸캡이 들어가지 않았는데도 이 정도로 버텨준다면 하드한 교통사고 현장에서도 어느 정도 사용이 가능한 수준.

 

 

 

경기 일산소방서_ 이은석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19년 10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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