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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관이 개발한 소방장비] 덕트 화재 전용 소화기

첫 번째 이야기

경기 용인소방서 황선우 | 기사입력 2020/03/26 [10:10]

[소방관이 개발한 소방장비] 덕트 화재 전용 소화기

첫 번째 이야기

경기 용인소방서 황선우 | 입력 : 2020/03/26 [10:10]

2010년 7월, 경기 용인의 서천택지지구 지하 전력구에서 배수 작업 중이던 작업자가 인기척이 없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현장에 도착해 보니 맨홀이 매우 협소해 공기호흡기를 착용하고는 진입할 수 없었다. 결국 함께 출동했던 동료 소방관은 공기호흡기를 착용하지 못한 채 진입했고 일산화탄소에 중독돼 순직하고 말았다.

 

그 소방관은 나의 후배, 고 이승언 소방위다. 나는 그 후배 소방관을, 그리고 그 사건을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다.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마음 한쪽이 저려온다. ‘더는 이같이 불행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소방장비 개발을 시작했고 어느덧 9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매년 국정감사에서 거론돼왔듯이 우리나라 소방산업은 이미 외국기업에 잠식당해 버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소방관이라면, 소방장비업종에 종사하는 기업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하는 부분일 것이다.

 

다들 문제가 있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이런 상황을 바꾸려는 노력은 터무니없이 부족하다. 나는 그것이 너무 안타까웠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가만히 손 놓고 있을 수 없었다.

 

그래서 2015년 소방장비개발 동호회 ‘119에디슨’을 전남소방본부에서 시작했다. 그리고 올해에는 경기도 소방본부에서 ‘119에디슨’을 발대했다. 경북, 창원에서도 추가 발대를 준비 중이다. ‘119에디슨’은 서울과 부산 등 전국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뜻이 맞는 사람들끼리 모여 대형 재난사고를 논의하고 연구해 그에 걸맞은 소방장비를 개발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

 

지난 9년간 노력한 결과 공무원 제안 채택으로 국무총리표창, 소방청장상, 전남도지사표창(2회)을 수상했다. 제4기 지방행정의 달인 선정, 제6회 영예로운 제복상 수상(특별승진) 등도 지금까지 이룬 성과다. 

 

특히 자유 발명을 포함해 총 27건의 특허등록을 마쳤다. 특허받은 소방장비를 수출하면 국내 소방산업 보호는 물론 육성할 수 있고 더 나아가 국익을 창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야말로 애국이며 공무원의 본분이 아닐까 싶다.

 

이제 그동안 개발한 발명 특허 장비를 <119플러스>에서 공개해 볼까 한다. 이번 호에서는 덕트 화재 전용 소화기(장치 포함)에 대해 소개하겠다.

 

▲ 2018년 2월 신촌 세브란스 병원 내 푸드코트에서 발생한 화재는 덕트를 타고 60m 거리를 날아가 복도통로의 천장을 모두 태웠다.

 

덕트 화재 전용 소화기

지난해 전남 광양시 소재 숯불고기 식당에서 덕트 화재가 발생했다. 화재를 진압하고 귀소할 때 덕트 화재의 최근 발생 추이가 궁금해져 인터넷으로 검색해 봤다.

 

그 결과 매년 전국적으로 수많은 덕트 화재가 발생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덕트 화재에 대한 더욱 자세한 내용을 알아보기 위해 ‘119에디슨’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화재조사대원에게 물었다.

 

“대부분 덕트 화재는 덕트 내 집착된 기름이 불완전연소에 의한 불씨로 발생합니다. 전국적으로 덕트 화재가 발생하다 보니 소방청에서 개최하는 화재조사연찬대회에서도 거의 매년 덕트 화재와 관련된 연구 발표가 이뤄지고 있습니다”는 대답을 들을 수 있었다.

 

‘이렇게 지속해서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데 왜 덕트 화재는 매년 일어나는 걸까? 무엇이 문제인가?’와 같은 의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덕트 화재에 관심이 생긴 나는 개인적으로 덕트 화재와 관련된 몇 가지 문제점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덕트 화재 예방을 위해 해결방안이 마련됐는가? 

-덕트 설비가 설치된 음식점이 정기적으로 청소를 하도록 규정이 마련돼 있는가? 

-소방청에서 R&D 연구사업 과제에 덕트 화재 전용 소화 장비를 포함해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가? 

-관련된 법규가 제정됐는가? 

 

질문에 대한 대답은 ‘전혀 없다’였다. 이게 바로 ‘119에디슨’ 발명 동호회에서 ‘덕트 화재 전용 소화기’를 개발하게 된 계기다.

 

‘덕트 화재 전용 소화기’는 화재가 주로 발생하는 부분(후드측과 배풍기 사이)에 설치하게끔 돼 있다. 화재가 발생하면 화재 발생 사실을 관계자에게 알람으로 알림과 동시에 소화약제가 방출해 소화되는 시스템이다. 소화약제가 방출될 때 배풍기는 자동으로 차단돼 질식 소화 효과를 낼 수 있도록 했다.

 

이외에 관계인이 수시로 점검할 수 있는 내부 점검창(부호 221)과 불연성 기름 찌꺼기 등을 정기적으로 청소를 할 수 있도록 청소 배출구(부호 220, 221)와 이물질 걸림망(부호 250)으로 구성됐다.

 

 

【부호의 설명】

200. 하우징   202. 제1 점검창   210. 본체   211. 제1 포트   211t. 제1 나사산   212. 제2 포트  

212t. 제2 나사산   213. 제3 포트   213t. 제3 나사산   220. 드레인통   221. 청소배출 공간

222. 제2 점검창   223. 점검 도어   230. 드레인 파이프   240. 드레인 밸브   250. 메쉬 그릴  

341b. 제1 노즐수용 블록   510. 소화통   511. 소화통(510) 상면   512. 소화통(510) 하면  

530. 마감블록   540. 압력계   550. 보호막   610. 제1 연결구   611. 제1 연결 슬리브 

612. 제2 연결 슬리브   613. 제1 연결 호퍼   620. 제2 연결구   621. 제3 연결 슬리브 

622. 제4 연결 슬리브   623. 제2 연결 호퍼   630. 장착통   630t. 제4 나사산   631. 과회전 방지편  

632. 걸림 리브  ℓ1. 제1 가상선

 

▲ 덕트 화재 전용 소화기 장치(설치 예시)

 

【부호의 설명】

100. 배기닥트  101. 제1 단부   102. 제2 단부   110. 후드부   120. 팬   200. 하우징

202. 제1 점검창   222. 제2 점검창   230. 드레인 파이프   240. 드레인 밸브   250. 메쉬 그릴  

300. 세척 유닛   341n. 제1 노즐   400. 발화원   500. 소화 유닛   510. 소화통   550. 보호막   

610. 제1 연결구   611. 제1 연결 슬리브   612. 제2 연결 슬리브   613. 제1 연결 호퍼

620. 제2 연결구   621. 제3 연결 슬리브   622. 제4 연결 슬리브   623. 제2 연결 호퍼    

 

※ 작동 및 소화 원리 

덕트 내부 기름 찌꺼기로 인해 화재 발생(대부분 배풍기 전방 부분에서 화재 발생) → 화재 → 일정한 온도가 올라가면 화재 경보 발령과 함께 화점에 소화약제 방사 → 소화

 

본 개발 장비는 덕트 설비가 설치된 음식점에 적용하면 화재를 예방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적용되기 위해선 반드시 아래 각호의 내용이 법제화돼야만 한다. 앞으로 소방청에서 이 장비에 대해 논의하고 조속한 시일 내에 ‘덕트 화재 전용 소화기’가 설치되길 희망해 본다.

 

1. 덕트 설비가 설치된 모든 음식점에 의무적으로 덕트 화재 전용 소화기 설치(법 규정 마련 필요)

2. 덕트 내부를 주 1회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청소해야 한다(법 규정 마련 필요).

3. 덕트 전용 소화기가 화재 발생 시 정상 소화될 수 있도록 유지ㆍ관리 규정 마련

- 소방안전관리자 업무에 점검 항목 추가 강구

- 특별소방점검 조사서 점검 항목에 추가 강구

- 소방시설 종합정밀점검ㆍ작동기능 점검 항목에 추가 강구

4. 화재 발생 사실을 관계인이나 다중 이용자가 즉시 인지하고 대피할 수 있도록 수신반과의 연동 의무화

5. 덕트 화재 전용 소화기 내용 연수 지정(10년)

6. 시공 방법 등에 대한 공사 시방서 마련 등

7. 전문 소방시설업자가 덕트 화재 전용 소화기(장치)를 시공하도록 규정 마련 등

 

본 발명은 현재 샘플만 제작된 상태로 제작업체를 선정할 예정이다.

 

경기 용인소방서_ 황선우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19년 11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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