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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뒤집을 때입니다. ‘자살’이 아닌 ‘살자’로!

소방청 한 선 | 기사입력 2020/03/26 [10:10]

우리는 뒤집을 때입니다. ‘자살’이 아닌 ‘살자’로!

소방청 한 선 | 입력 : 2020/03/26 [10:10]

얼마 전 또 한 명의 동료가 스스로 우리 곁을 떠났다. 먼저 간 동료와 현장을 잊지 못한 그의 마음이 얼마나 아팠을지 감히 상상조차 되지 않는다. 이 사실을 알게 된 관내 모 기업 근로자들 3천여 명은 순직에 대한 탄원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대한민국은 13년째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이며 하루 평균 37명이 자살로 생을 마감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소방공무원은 국민이나 다른 공무원에 비해 자살률이 특히 높다. 연평균 9.6명, 올해만 해도 현재까지 14명이다. 한창나이인 30대에서 50대에 이르기까지 현직 소방공무원들의 자살률은 줄지 않고 있다. 

 

상명하복의 조직 문화,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강해야 한다는 직업적 부담감, 동료ㆍ국민의 시선, 민원인들과의 최접점에서 생사고락의 극단적 상황을 함께 나눠야 하는 현장의 애로 등 소방공무원은 육체뿐 아니라 마음의 상처를 입을 가능성이 크기 마련이다. 

 

따라서 우리는 동료들이 겪는 마음의 문제를 감추거나 회피하지 말아야 한다. 그들의 애로사항을 들어주고 치유할 수 있도록 전문가를 연결해 주는 사전 방지의 노력도 중요하다. <119플러스>를 통해 소방청이 추진 중인 자살 예방정책을 소개하고자 한다. 자살 예방은 전국 소방공무원들 모두의 관심과 동참이 바탕이 돼야 결실을 볼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소방청은 작년부터 중앙심리부검 센터와 연계해 심리부검으로 소방공무원 자살 원인을 분석하고 있다. 심리부검은 자살자의 유족, 동료의 심층 인터뷰를 통해 자살자의 심리 행동 양상과 변화 상태를 확인하고 자살의 구체적인 원인을 추정하는 체계적인 조사 방법(Korea-Psychological Autopsy Checklist, K-PAC)으로 임상경험과 자격을 갖춘 전문가가 시행한다. 

 

아직 유의미한 통계 결과가 나오진 않았지만 아마도 여러 복합적인 원인이 있지 않았을까 싶다. 소방업무 특성상 외상 후 스트레스나 심리 부하에 기인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게 아닐까 조심스럽게 추측해 본다.

 

소방청은 심리부검 결과를 토대로 소방맞춤형 자살예방정책을 수립ㆍ시행하기 위해 (사)한국자살예방협회와 연구용역을 추진하고 있다. 주요 내용은 고위험군의 지원정책 수립과 자살예방교육 동영상, 교육교재 개발 등이다. 전문연구에 따르면 자살자 중 93.4%는 주변에 경고 신호를 보낸다고 한다. 

 

즉 주변에서 인지하고 초기에 적절한 도움을 주거나 전문기관에 연계만 잘 해줘도 자살을 예방할 수 있다는 의미다. 자살 예방 교육은 선진국을 비롯한 많은 선례를 통해 연간 감소율이 무려 22~73%에 이르는 등 효용성 측면에서 이미 입증된 바 있다. 보건복지부에서 보고-듣고-말하기(일명 보-듣-말) 교육을 위한 100만명의 등 양성을 국가 전략으로 추진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소방청에서도 자살 위험군 조기 발견체계 구축의 일환으로 올해 3월 관련 전문자격증이나 학위 소지자 37명을 대상으로 중앙자살예방센터와 협업해 보-듣-말 교육 내부 강사를 양성했다. 내부 강사가 중심이 돼 각 시ㆍ도 119안전센터장과 구조대장 등 총 3098명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했다. 

 

게이트키퍼 교육은 주로 동료나 주변인 중 자살위험대상자를 발견할 수 있는 자살 위험신호에 대한 민감성을 키우고 자살 예방 전문가에게 연계해 주는 역할을 훈련한다. 

 

자살위험신호는 자살 예방에서 가장 중요한 키포인트가 된다. 자살자는 반드시 경고 신호를 주변에 남기기 때문이다. 즉 자살자의 경고 신호만 알아차려 도움을 줘도 자살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는 게 핵심이다. 주변 동료나 가족, 지인이 이전에 하지 않던 행동을 하면 유심히 살펴보고 대화로 원인을 파악해 대책을 찾아주는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 자살 위험신호의 언어ㆍ행동ㆍ상황적 신호는 다음 표와 같다.

 

※ 출처 : 한국자살예방협회 백종우 회장(교수) 연구자료 인용

소방청은 하반기에 자살 위험군 조기 발견체계 구축을 위해 소방 맞춤형 보-듣-말 교육 동영상을 제작ㆍ배포할 계획이다. 교육 동영상은 화재ㆍ진압대원용, 구급대원용, 관리ㆍ내근용 등 직무별로 구분해 3종 6편으로 구성된다. 소방업무와 조직의 특성을 반영해 예화를 만들어 자살 위험신호를 학습할 수 있도록 제작된다. 각 종류는 자살을 암시하는 자살 위험신호 대처 여부에 따른 좋은 결말과 나쁜 결말을 모두 보여준다. 

 

이 밖에도 소방청에서는 자살 위험군 관리체계 구축을 위해 찾아가는 상담실, 스트레스 회복력 강화 프로그램, 소방복합치유센터 건립, 정신건강 상담진료비 지원 등 각종 다양한 정신건강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향후 사후관리 강화를 통한 자살 확산 예방을 위해 사후 긴급 심리지원 프로그램 정례화와 유족 지원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도 자살 소방공무원 유족을 지원하고자 민간지원사업과 연계한 장학금, 양육비, 치료비 지원, 순직 입증지원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특히 공무 연관성 입증을 위해서는 한림대학교 성심병원과 국립소방연구원이 직업환경 의학적 지원을, 대한변호사협회와 법률구조공단이 법률적 자문을 지원한다.

 

소방공무원이 행복하고 안전해야 국민의 행복과 안녕이 보장된다. 국민을 지켜주는 소방공무원, 모두 다 같이 건강해지자. 그리고 서로가 서로를 지켜줄 수 있는 119 공동체로 자리매김할 수 있기를 소망해 본다.

  

소방청_ 한 선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19년 11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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