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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유지기의 발전

경기 수원남부소방서 박윤택 | 기사입력 2020/04/01 [13:45]

기도유지기의 발전

경기 수원남부소방서 박윤택 | 입력 : 2020/04/01 [13:45]

우리 구급대원은 일상적으로 호흡곤란 환자와 직면하곤 한다. 내과적으로는 가벼운 감기부터 생명을 위협하는 호흡부전증과 흉부외상에 의한 호흡부전까지 다양하다.

 

인체는 질병과 사고에 따른 호흡곤란이나 호흡 장애가 나타났을 때 항상성 기전(Homeostasis)에 의해 정상으로 되돌리기 위한 노력을 한다. 하지만 그 노력의 결과가 좋지 않을 때 저산소 혈증에 의한 뇌 손상이 발생하며 때로는 사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뇌 손상 초기 의식변화는 호흡 능력 소실과 혀의 처짐(이완)으로 이어지는데 처진 혀 근육은 [그림 1]과 같이 상기도를 막아 더욱 심한 저산소 혈증 상태를 만든다.

 

만약 구급대원이 이런 상황에 직면하면 기도 유지(개방)와 적극적인 산소요법이 제공돼야 하므로 호흡곤란의 원인을 찾음과 동시에 어떤 처치를 할 것인가를 빠르게 결정해야 한다.

 

▲ [그림 1] 의식변화에 따른 혀 근육 이완에 의한 기도의 협착

 

기도유지(Airway management)의 유래

호흡기계와 관련한 의학은 1946년 외과수술에서 마취제가 사용¹⁾된 이후 유럽 마취학자들에 의해 많은 발전을 이뤘다.

 

1856년 유럽의 마취의학자들은 클로로폼(Chloroform)²⁾에 의한 수술 중 인두(pharynx) 뒤로 혀가 처져 질식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해결책으로 엎드린 자세에 의한 기도폐쇄의 완화와 수술 중 혀를 집게로 물린 후 당기는 방법이 제시됐으나 해결책이 되기엔 부족했다.

 

이후 1874~1877년 사이 외과 의사 Heiberg와 F. Von Esmarch는 수술 중 아래턱을 당기는 법(Jaw thrust)을 소개해 널리 활용됐다. 지금도 많이 쓰이고 있는 방법이다. 특히 이 방법은 목을 뒤로 젖힐 필요가 없어 목 손상이 의심될 때 아주 유용하다.

 

이런 방법은 1950년대와 1960년대에 진행된 방사선 연구 때문에 기도개방의 원리에 대해 더욱 명확하게 설명된다.

 

▲ [그림 2] 기도개방 방법에 따른 기도확보의 형태


파리 마취의학자인 Gustave Faure에 따르면 기도 유지가 필요하지만 구역 반사가 남았을 때 사용하는 코인두 기도기(Nasopharyngeal Airway)는 1895년 Coleman이 고무 튜브를 코에 연결해 콜로로폼과 산소를 공급한 것에서 유래됐다.³⁾

 

 

▲ [그림 3] 입인두ㆍ코인두 기도기의 개발 당시 형태 

현대 기도유지기의 개발

1919년 영국 왕립병원에서 근무한 영국 마취의사인 w.magil(1888~1986)은 수술 중 기도확보를 더욱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인두 뒤까지 삽입하는 고무 튜브를 개발했다. 이것이 현대기도유지기의 초기 모델이다.

 

초기 모델은 고무관에 클립을 끼워 고무 튜브가 코 속 깊이 들어가는 것을 방지했다. 이후에는 고무 튜브 끝을 둥근 나팔모양으로 만들어 깊이를 조절할 수 있도록 발전시켰다.

 

입인두 기도기(OroPharyngeal Airway)는 영국의 마취의사 Frederick Hewitt(1857~1916)가 기존 기도기보다 많은 양의 마취 가스 흡입을 목적으로 1908년 개발해 ‘Hewitt Airway’로 명명했다.

 

현대의 기도기 모양을 갖추게 된 것은 1920년대 미국의 마취전문의 ‘Arthur Ernest Guedel’(1883-1956)이 입안의 해부학적 모양을 고려한 형태로 개발했다. 이는 혀가 후두개를 덮지 못하도록 해 기도를 확보하는 장치로 설명됐다.

 

초기 철재 재질로 제작된 기도기는 1933년 플라스틱 기술개발에 따라 지금의 모양으로 상용화됐다.

 

▲ [그림 4] 기도기가 삽입될 때 기도기와 입안 구조물의 위치도 

효과적인 사용법

호흡곤란 환자는 ‘산소마스크로 많은 양의 산소만 공급하며 신속히 병원으로 옮기면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의식장애를 동반한 호흡곤란 환자의 경우 처진 혀가 기도를 막아 산소마스크를 사용해도 충분한 산소가 공급되지 않는다. 그래서 도수조작 기도유지법이나 기도유지기를 사용해 기도를 확보해 줘야 한다.

 

기도확보에서 말하는 도수 조작은 기도기(Airway)를 적용하기 이전에 임시방편으로 사용하는 술기다. 산소공급은 기도를 확보한 상태에서 이차적인 처치로 진행돼야 한다.

 

 

 

 

 

 

 

 

 

 

 

코인두 기도기(Nasopharyngeal airway)는 실제로 약한 정도의 의식변화(Verbal Responsive)를 보이는 상황 이하에서 사용할 수 있다(일부 교과서에서는 ‘의식 없는’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한다). 이는 입인두 기도기보다 구역 반사가 비교적 약하고 입천장을 직접 자극하는 게 덜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개골기저부 출혈이 의심되거나 코 출혈(손상)이 있는 경우에는 적용하지 말아야 한다(실제로 코인두 기도기가 천막(Dura)을 뚫고 머리 안으로 들어갔다는 보고가 있다). 코인두 기도기는 삽입 끝 지점에서 약간의 구역 반사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 [그림 5] 코인두 기도기 적용 방법

 

입인두 기도기(OroPharyngeal airway)는 코인두 기도기와 달리 입천장 반사가 남아 있는 환자에게 적용은 불가하다. 즉 Pain Responsive(통증에 반응하는) 이하의 의식 상태를 보이는 환자에게만 적용해야 한다.

 

만약 이 원칙을 어긴다면 환자는 구토 반응을 나타내면서 구토물에 의한 기도흡인(Aspiration)을 일으켜 더욱 심각한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다.

 

입인두 기도기는 현재 두 가지 형태(Guedel형, Berman형)로 개발됐다.

 

▲ [그림 6] 입인두 기도기의 종류

 

두 가지 모델 모두 혀를 누르고 인두를 지나 기도를 확보하는 역할을 하도록 만들어졌다. 흡입(Suction)도 가능하다.

 

Guedel형은 기도기 중간에 흡입을 위한 통로가 있다. Berman형은 기도기 양옆으로 흡입을 위한 통로가 만들어져 있다.

 

입인두 기도기를 삽입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알려져 있으나 보편적인 사용법은 ‘혀턱들기법’이다. 충분히 훈련된 구급대원이라면 별도의 도구 없이 빠르게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혀턱들기 삽입법(tongue-jaw lift insertion method)

▲ [그림 7] 혀턱들기법에 의한 입인두 기도기 적용


설압자를 이용해 삽입하는 방법(tongue-blade insertion method)

▲ [그림 8] 설압자를 이용한 입인두 기도기 삽입법

*삽입과정을 직접 눈으로 확인해 입안 내 구조물이 삽입과정에서 손상되지 않도록 주의한다.

 

▲ [그림 9] 입인두 기도기와 코인두 기도기 비교

 

1980년대 미국에서는 ‘Back To The Basic’이라는 운동이 일었다. 현대는 많은 과학의 발전으로 인해 새로운 기기들이 개발 보급되면서 빠르게 변하고 있다. 기존의 장비들을 뛰어넘는 경우들도 많지만 이는 기본적인 것들에 대한 이해가 있는 경우 더욱 실효성 있는 대안이 된다.

 

호흡을 제공하는 새로운 장비들이 많이 개발되면서 여러 연구를 통해 효과가 입증되고 있다. 그러나 기본적인 술기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면 오히려 환자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1) 보스턴 종합병원에서 외과수술에 에틸에테르(ethyl ether)를 활용해 1946년 최초로 시행한 것으로 기록되고 있다.

2)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실험용 솔벤트다. 이전에는 마취약으로 사용됐으나 발암성이 의심돼 미국 내에선 사용이 금지됐다(출처 MeSH).

3) Chloroform : its Action and Administration, Arthur ernest sansom, M. B. Lond. 1865.


<도움 주신 분 : 수원남부소방서 119구급대 한태식(삽화), 오석(사진)>

 

 

경기 수원남부소방서_ 박윤택

(삽화)경기 수원남부소방서 119구급대_ 한태식

(사진)경기 수원남부소방서 119구급대_ 오석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19년 12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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