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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안전 인프라 감사] 소방시설 정상 아닌데… “부실 소방감리 원인은 보고서 제출 시점”

감사원 “건축주 부당한 요구로 문제 발생, 실효성 확보하라”

박준호 기자 | 기사입력 2020/04/02 [21:14]

[소방안전 인프라 감사] 소방시설 정상 아닌데… “부실 소방감리 원인은 보고서 제출 시점”

감사원 “건축주 부당한 요구로 문제 발생, 실효성 확보하라”

박준호 기자 | 입력 : 2020/04/02 [21:14]

▲ 소방시설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공사현장     ©FPN

 

[FPN 박준호 기자] = 건축물의 소방시설이 제대로 갖춰졌는지를 최종 확인하는 ‘소방시설공사 감리결과보고서’가 건축물의 사용승인일보다 먼저 작성ㆍ제출된 경우가 70% 이상인 것으로 감사원 감사 결과 드러났다.

 

감사원(원장 최재형)은 지난해 10월 10일부터 20일 동안 실시한 ‘소방안전인프라 구축 및 운영실태’ 감사 결과를 통해 소방공사 감리의 실효성을 확보하라고 소방청에 요구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감사원이 2018년 1월 1일부터 2019년 9월 30일 사이에 소방감리가 이뤄진 건축물 2만4097곳의 감리결과보고서 사용승인일자를 확인한 결과 건축물 사용승인일보다 평균 34.3일 전에 감리결과보고서가 작성ㆍ제출됐다.

 

특히 건축물 10곳 중 7곳에서는 감리결과보고서 작성일과 실제 사용승인일이 15일 이상 차이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총 2만4097곳 건축물 중 1만7286곳(71.7%)이 15일 넘게 차이 났고 90일 이상 차이 나는 곳도 1422곳(5.9%)에 달했다.

 

심지어 619일까지 차이가 나는 곳도 있었다. 건축물의 소방시설이 제대로 시공됐는지 확인이 되지도 않은 채 1년 8개월가량 먼저 소방시설의 준공을 내준 셈이다.

 

감사원은 감리보고서 작성 이후 진행되는 내부 공사로 인해 소방시설이 훼손되는 문제점도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소방감리는 진행됐지만 아직 사용승인을 받지 못한 서울과 경기, 부산 등의 건축물 각 5개를 감사원이 직접 조사한 결과 감리보고서가 제출된 이후에도 시공사가 내부 공사를 진행해 소방시설을 훼손한 곳이 적발됐다.

 

특히 서울 강남에 소재한 한 문화센터는 지난해 7월 25일 완공검사증명서를 교부받았지만 소방법에 따라 설치된 소화기를 준공청소를 이유로 별도 보관하고 있었고 스프링클러 헤드는 벽체 도색 과정에서 함께 도색이 이뤄져 있었다. 또 스프링클러 가동에 필요한 엔진펌프는 성능시험 과정에서 연료를 소진하고도 그대로 방치하고 있었다. 사실상 정상적인 소방시설이 운영되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감사원은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하는 원인이 건축주의 부당한 요구 때문으로 분석했다. 감사원이 한국소방시설협회에 의뢰해 소방시설공사감리업체 88곳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추후 소방시설공사를 완료하겠다는 약속을 믿고 감리결과보고서를 작성했다’라고 응답하는 등 건축주 등의 부당한 요구를 수용한 비율은 44.3%로 조사됐다.

 

건축물의 실제 사용승인일보다 한 달 이상 일찍 감리결과보고서 제출을 요구받고도 이의제기하기 어려운 사유에 대해서는 41.1%가 ‘시공사 등이 계약상 갑의 위치에 있으므로’라고 답했고 ‘시공사 등이 차후 보완 등을 하겠다고 했으므로’라는 응답도 18.9%로 나타났다.

 

감리업자가 소방시설이 완공되지 않은 상태에서 감리결과보고서 작성을 요구받거나 이러한 부당한 요구를 실제 수용하는 경우가 상당할 것이라는 게 감사원의 추정이다.

 

감사원은 “소방관서는 소방시설이 실제 완공된 후 감리결과보고서를 제출받도록 해 감리업무의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등 소방시설에 대한 감리제도 실효성을 담보할 수 있는 관리ㆍ감독을 마련하라”고 소방청에 요구했다.

 

이에 소방청은 소방시설공사 감리원의 배치 기간을 건축물 사용승인일까지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정당한 사유 없이 소방시설을 훼손한 자에 대한 제재 근거를 마련하기로 했다.

 

한편 이번 감사원을 통해 드러난 부실 소방감리 문제는 지난 2017년 11월 출범해 7개월 간 활동한 국회 재난안전특별위원회(위원장 변재일, 이하 재난특위)의 활동보고서에서 지적된 내용이다. 이 보고서에는 ‘화재확산방지’에 치중한 방호정책을 개선하고 규제만능주의와 징벌주의 등 조직역량의 ‘후진적 요소’를 보완하기 위한 방안이 담겼다.

 

당시 재난특위 각 분과별 자문위원으로는 ▲서울시립대 재난과학과 윤명오 교수(소방 분야) ▲강원대 소방방재학부 재난관리공학전공 백민호 교수(지진 분야) ▲정보통신정책연구원 강홍렬 박사(재난통신망 분야) ▲소방방재신문 최영 기자(소방 분야) ▲삼성화재 GLC센터 빈센트 디오지오(방재 분야) 등 5명이 활동해 보고서를 작성했다.

 

박준호 기자 parkjh@fpn119.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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