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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니컬 다이빙’ 제대로 알고 활용하자!

서울 중부소방서 한정민 | 기사입력 2020/04/07 [10:30]

‘테크니컬 다이빙’ 제대로 알고 활용하자!

서울 중부소방서 한정민 | 입력 : 2020/04/07 [10:30]

 

언제부턴가 각 시ㆍ도 본부나 소방서에서 잠수용 수난 장비를 구매할 때 대부분 테크니컬 다이빙(Technical diving)용을 사기 시작했다. 교육을 받을 때도 자비로든 기관에서 보내주든 테크니컬 다이빙 교육을 선택하는 걸 보고 과연 어떤 생각 혹은 목표를 갖고 이리도 테크니컬 다이빙에 집착하는 걸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다.  

 

본격적인 얘기에 앞서 소방에서 기술하는 수난구조와 관련한 법률적인 용어를 정리해 보고자 한다. 

 

• ‘수상’이란 해수면과 내수면을 말하며 ‘해수면’이란 수상레저안전법에 따른 바다의 수류나 수면을 말한다. ‘내수면’이란 수상레저안전법에 따른 하천이나 댐, 호수, 늪, 저수지, 그 밖에 인공으로 조성된 담수나 기수(沂水)의 수류 또는 수면을 말한다(수상에서의 수색ㆍ구조 등에 관한 법률<약칭 수상구조법>).

• 소방청장, 소방본부장 및 소방서장(이하 ‘소방관서의 장’이라 한다)은 내수면에서의 수난구호를 위하여 구조대를 편성ㆍ운영하고 내수면에서 발생하는 응급환자를 응급처치하거나 의료기관에 긴급히 이송하기 위하여 구급대를 편성ㆍ운영하여야 한다(수상에서의 수색ㆍ구조 등에 관한 법률 ‘구조대 및 구급대의 편성ㆍ운영’ 2항).

• ‘수중’이란 수상레저안전법 제2조제6호에 따른 해수면(이하 ‘해수면’이라 한다) 및 같은 조 제7호에 따른 내수면(이하 ‘내수면’이라 한다)의 밑을 말한다(수중레저활동의 안전 및 활성화 등에 관한 법률<약칭 수중레저법>).

• ‘수난구호’란 해수면 또는 내수면에서 조난된 사람 및 선박, 항공기, 수상레저기구 등의 수색ㆍ구조ㆍ구난과 구조된 사람ㆍ선박 등 및 물건의 보호ㆍ관리ㆍ사후처리에 관한 업무를 말한다. ‘구조’란 조난을 당한 사람을 구출하여 응급초지 또는 그 밖의 필요한 것을 제공하고 안전한 장소로 인도하기 위한 활동을 말한다(수상에서의 수색ㆍ구조 등에 관한 법률).

 

위의 법령들에서 알 수 있듯이 ‘수중’이란 단어는 법률상 약칭 ‘수중레저법’을 제외한 곳에선 찾아보기 힘들다. 법령만 따지고 본다면 ‘수난구조’는 수상에서의 활동으로 한정된다. 하지만 해경이나 우리 소방의 구조활동은 수상뿐 아니라 수중에서의 활동도 포함한다.

 

따라서 우리가 현재 사용하는 단어인 ‘수난구조’는 수상이나 수중에서 일어나는 재난 또는 사고에 대해 수색ㆍ구조를 하는 활동이라고 표현하는 게 더 맞을 것 같다. 수상에서의 수색ㆍ구조 등에 관한 법률 약칭 ‘수상구조법’을 보면 소방의 수상 관할은 ‘내수면’이다.

 

내수면의 밑, 즉 수중도 소방의 관할임을 알 수 있다. 우리 관할이 ‘내수면’이라는 걸 강조하는 이유는 해수면보다 더 다양하고 복잡한 데다가 어려운 환경에서 구조해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소방관이라면 도시탐색구조(Urban Search and Rescue)라는 단어를 한 번쯤은 들어봤을 거다. 도시탐색구조를 단순하게 붕괴건물 구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실은 모든 재난을 포함하고 있다. 

 

수난구조도 도시탐색구조의 한 부분이다. 이 때문에 수난구조를 하기 위해서 많은 기술을 습득해야 한다. 또 이 기술들은 서로 상호 보완적이어야 한다.

 

▲ 2009년 제주 용천동굴 탐사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과연 테크니컬 다이빙이 무엇이길래 열풍이 식지 않는 걸까? Technical diving(Tec diving or tech diving)이라는 용어는 1990년 초 현재는 폐간된 Aquacorps 잡지의 편집자인 Michael Menduno에 의해 처음 사용됐다. 당시 잡지에서는 레크리에이션 다이빙의 한계를 벗어난 다이빙을 테크니컬 다이빙이라고 했다.¹⁾ 

 

테크니컬 다이빙이라는 용어의 역사는 30여 년에 불과하지만 사실 그 전부터 행해져 왔다. 각 민간 다이빙 협회에서는 테크니컬 다이빙을 조금씩 다르게 정의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개방 회로나 재호흡 잠수장비를 사용하는 다이빙에 있어 물리적이든 가상이든 위가 막혀있는 곳에서의 다이빙이라고 정의하고 싶다.

 

재호흡기에 대해서는 기회가 된다면 차후에 언급하겠지만 필자는 재호흡기가 무조건 테크니컬 다이빙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난파선 침투나 수중 동굴 속으로의 다이빙은 물리적으로 막힌 곳에서의 다이빙이다. 대부분 단체는 이런 다이빙 방식을 두고 테크니컬 다이빙이라 칭한다. 하지만 필자는 어떤 기체를 사용하든 감압 다이빙을 하는 경우도 테크니컬 다이빙이라고 본다.

 

감압 다이빙은 잠수병을 방지하기 위해 계획된 수심이나 컴퓨터가 알려주는 수심에서 일정 시간 있으며 안전하게 다이빙을 할 수 있는 방법이다. 몸 안에 잔류 질소를 배출해주기 때문에 잠수병 예방에도 탁월하다. 감압하는 동안에는 위로 상승하지 못하기 때문에 물리적으로 위가 막혀있는 게 아니더라도 가상의 천장이 있다고 여겨야 한다. 그래서 감압 다이빙을 하는 경우에도 테크니컬 다이빙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필자는 1998년 수난구조 특채로 서울소방에 입문했다. 뚝섬수난구조대를 시작으로 중앙119구조본부를 거치면서 소방생활 중 대부분을 수상구조 업무를 했다. 

 

사실 테크니컬 다이빙에 빠져 여기저기 교육도 많이 받았고 지금도 테크니컬 다이버(Technical diver)라고 불러 주는 걸 좋아하는 사람 중 한 명이다.

 

중앙119구조본부에서 근무할 때 재호흡기를 구매한 후 좋은 기회가 생겼다. 2004년 11월 12일부터 30일까지 플로리다 일대에서 NATO 해군이 수중 폭발물 처리에 사용하는 비자성체 재호흡 잠수장비 제작사 현지 교육이었다.

 

교육의 최종 목표는 80m까지 잠수다. 내수면과 바다에서 진행된 교육은 중간중간 수색 교육까지 병행됐다. 교육 담당 교관은 영국 SBS(United Kingdom Royal Navy Special Boat Service) 소령 출신 재호흡기 전문가 Steve였다. 그는 전 세계 특수부대 재호흡기 교관으로 정평 난 사람이었다.   

 

군 출신이라 그런지 이론보다는 실전에 더욱 집중해 교육했다. 그러니 이론적으로 궁금한 점에 대한 갈증이 생겼다.

 

40 Fathom Grotto에서 진행된 재호흡기 교육 중 빨간색 윙(BC)에 더블탱크를 메고 스테이지 탱크를 양손에 들고 가는 키가 작은 여성 다이버를 봤다. 너무 힘겨워 보여 스테이지 탱크를 내가 옮겨 주겠다고 하니 단번에 거절하고는 “I’m technical diver”라고 말했다. 당시 그 자부심에 굉장한 충격을 받았다. 그래서인지 아직까지도 생생히 기억에 남는다.

 

‘도대체 테크니컬 다이빙이 뭐길래 저리도 자부심이 강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잠수 이론에 목말랐던 나는 테크니컬 다이빙을 제대로 배워보고 싶다는 욕구가 강하게 생겼다. 과연 우리 소방에 접목할 수 있는지도 알고 싶었다.

 

국내로 복귀하자마자 당시 국내에서 테크니컬 다이빙으로 유명한 두 단체와 접촉했다. 사실 한 단체는 우리가 미국에 가기 전 사전교육을 받았던 곳이어서 이왕이면 다른 단체의 교육도 접해보자는 마음으로 그 단체를 선택했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만만치 않은 금액을 들여 장비를 구매하고 기초도 없는 상태에서 필리핀 수빅으로 갔다. 아시아에서 테크니컬 다이빙으로 유명했던 Alex Santos에게 받은 난파선 교육이 내 첫 테크니컬 다이빙 교육이다. 

 

▲ 2009년 삼척 대금굴 탐사

 

▲ 2007년 필리핀 트라이믹스 다이빙

미국으로 가기 전에도 테크니컬 다이빙 이론 교육을 받았지만 새로운 교육을 받으면 받을수록 더 알고 싶단 욕구와 레벨 업의 욕구가 강해졌다. 그때 테크니컬 다이빙 장비를 소방에 도입하고 기술을 숙달해 사용한다면 수중 수색 때 굉장한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테크니컬 다이빙을 하기 위해선 일반 레크리에이션 다이빙을 할 때 보다 정밀한 중성 부력과 킥을 요구한다. 군이나 뚝섬수난구조대에서 근무할 때 수중 수색을 하면 원형탐색법²⁾이나 잭스테이탐색법³⁾을 많이 사용했다. 대부분 시야 확보가 어려워 부력은 생각하지 않고 수중 바닥을 손으로 더듬으면서 수색했다.

 

그러다 보면 부유물이 시야를 완전히 가려 암흑으로 만드는 경우가 다반사라 수색에 방해가 되는 경우도 많았다. 장비도 일반 레크리에이션 장비를 사용하다 보면 보조호흡기나 기타 장비가 수중바닥에 끌리고 암반에 부딪혀 손상이 적지 않았다. 그때 테크니컬 다이빙에서 중요시하는 장비와 장비 세팅, 정밀한 중성 부력, 부유물을 발생시키지 않는 킥을 도입하면 수중 수색이 좀 더 나아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무슨 용기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2006년께 소방교였던 나는 대책 없이 직원들을 모아놓고 테크니컬 다이빙과 장비를 설명하면서 도입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어필했다. 앞으로 중앙119구조본부 수난구조가 타 시ㆍ도와 차별화될 수 있으려면 테크니컬 다이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행히도 잘 받아들여져 장비가 도입됐고 중앙119구조본부가 테크니컬 다이빙을 타 시ㆍ도보다 빨리 접해 교육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 (위) 2010년 스쿠터 훈련 (아래) 2006년 크라사오 Deep divex 훈련

분명 테크니컬 다이빙이 수난구조에 있어 도움이 되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테크니컬 다이빙이 수난구조 중 수중구조의 전부는 아니다. 따라서 테크니컬 다이빙으로만 치우쳐 있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앞에서 언급했지만 우리 소방이 관할하는 ‘내수면’은 훨씬 복잡하고 다양한 장소가 많고 건물 내에서, 2013년에 발생한 노량진 수몰사고처럼 배수지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그러므로 장비 선택이나 그에 따른 기술들이 바뀌어야 한다.

 

급류사고의 경우도 수중수색을 병행하거나 인양해야 하기 때문에 다양한 구조기술을 구사해야 한다. 테크니컬 다이빙만으로는 제대로 된 구조를 할 수 없다는 얘기다. 우리가 수상구조를 함에 있어 활용할 수 있는 하나의 다이빙 방법이 테크니컬 다이빙이지 절대적인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119플러스>를 통해 독자들과 수상구조에 관한 다양한 얘기를 나누고 싶다. 사건ㆍ사례 위주로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자 한다. 만일 수상구조 방법에 관해 궁금한 점이 있다면 e-mail : sdvteam@naver.com, facebook : facebook.com/chongmin.han으로 연락해 주길 바란다.

 


1) Wikipedia

2) 구조대원이 어느 한 지점(주로 실종자의 최종 목격 위치나 상류 지점)에 추, 앵커 등을 이용해 로프를 고정하고 로프의 다른 쪽 끝을 잡고 점차 길이를 늘여가면서 돌며 수색하는 방법.

3) 수색 영역 바깥에 두 개의 상ㆍ하강 라인을 평행하게 설치하고 그 라인에 수직이 되도록 수색줄을 설치한다. 수색줄을 따라 구조대원이 이동하며 수색을 한 뒤 끝에 도달하면 상ㆍ하강 라인의 앵커를 이동시킨 후 다시 수색줄을 타고 반대 방향으로 수색하는 방법.


 

서울 중부소방서_ 한정민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0년 1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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