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 클라이밍을 하면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도대체 저 나무 꼭대기에 어떻게 로프를 설치했어요?”다.
알고 보면 과학적인 방법이 숨어 있는데 일반인은 물론 나무병원이나 조경업체 종사자들조차도 그 숨어 있는(?) 과학에 대한 호기심보다 그저 나무꼭대기에 로프가 걸려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 모양이다. 우리가 이 호기심에 신비함을 더해주기 위해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모를 것이다.
우리는 지난 호에 소개된 매듭들을 숙지하고 적재적소에 사용해야만 한다.
드로우 라인(Throw line)의 한쪽 끝에 볼이 잘 풀리면서도 드로우 볼을 나무 위로 던져올렸을 때 절대 풀리지 않는 매듭(Running Overhand Slipped, Clove hitch&double half hitch, Girth hitch)을 사용해 묶고 드로우 라인엔 그립 낫트(Grip knot)를 사용해 오른쪽 그림과 같이 수목 수관 위로 힘껏 던져 올린다(40m 정도).
드로우 볼이 수목의 가지를 지나 미끄러져 내려올 때 로프를 묶고 반대편 드로우 라인을 당겨 올리면 수목의 높은 곳에 로프가 설치된다.
엉킨 드로우 라인 풀기 드로우 라인 엉킴은 흔히 일어나는 일이다. 그러나 처음부터 일어나지 않게 예방하거나 일어났을 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많다. 드로우 라인에 걸릴 가능성이 있는 잔가지나 쓰레기가 있는 주변 바닥을 정리하고 드로윙하기 전 타프(tarp)에 밧줄과 라인백, 버킷(bucket) 그리고 상자(cube)에 라인을 보관하면 엉킴을 예방할 수 있다.
엉킨 드로우 라인 푸는 방법 작업자가 선행해야 할 작업이 있다면 주변 동료에게 줄을 풀어달라고 도움을 청하라. 하지만 스스로 풀어야 하는 상황이라면 아래의 3단계를 참고하자.
1. 드로우 라인의 한쪽 끝을 찾아내고 엉킨 곳으로부터 잡아당겨라. 세게 당기지 말아라. 그렇지 않으면 엉킴이 더욱 심해질 것이다. 이것을 할 때 라인에 큰 고리를 만든다면 엉킴은 더 쉽게 풀어질 것이다.
2. 줄을 라인백(Linebag), 로프백, 버킷, 그리고 상자 안으로 넣어라. 매듭이 엄청나게 엉켰다면 라인의 전체 길이를 폴더형 큐브백에 넣어라.
3. 제일 짧은 끝을 처음 것에 꿰면서 드로우 라인의 양쪽 끝에서 작업해라.
만약 드로우 라인이 나무에 넓고 U자 형태인 크로치(crotch) 너머로 설치되면 로프에 고정하는 가장 빠른 방법은 드로우백에 부착된 채로 두고 로프를 백(bag)의 고리를 통과해서 넣는 것이다. 그 후 백의 고리 말고 로프 자체에 오버핸드 낫트(overhand knot)를 묶는다.
대부분 문제는 이렇게 해결할 수 있다. 그런데도 이는 현명한 선택으로 보긴 어려워 첫 번째 단계에서 백을 제거하고 로프에 드로우 라인을 직접 고정하는 방법을 사용하게 된다.
작업 능률을 높이면 드로우 라인ㆍ로프 조합이 좁은 크로치를 통과하는 걸 쉽게 해준다. 이는 로프 끝 드로우 라인에 연속적인 부착 매듭을 묶음으로써 이뤄진다.
많이 이용되는 매듭조합 세 가지 ① 파일 히치(Pile hitch), 하프 히치(half hitch), 클로브 히치(Clove hitch) ② 클로브 히치, 하프 히치, 클로브 히치 ③ 거스 히치된 보우 라인 낫트(Girth hitched bowline knot), 하프 히치, 클로브 히치
각 매듭이 묶이는 순서대로 제시한 조합이다. 예를 들어 나열된 매듭의 첫 번째 조합에서 파일 히치는 로프의 약 1ft에 묶이고 그다음으로 하프 히치는 중간지점에, 로프의 맨 끝부분은 클로브 히치로 마무리된다. 마지막 매듭이 묶일 땐 로프 끝에 가까울수록 더 좋다. 이는 로프의 길이를 최소화 할 수 있어 편리하다(엔드라인(End line) 낫트로써 하프 히치가 묶일 수 있지만 클로브 히치보다 안전하지 않다).
나열된 다른 두 가지 매듭조합은 각각 같은 순서와 방식으로 묶인다. 위의 매듭을 묶는 게 무척 번거롭지만 로프 설치 시 좌절(?)을 최소화하며 로프를 설치하고 싶다면 이는 매우 값진 경험이라고 할 수 있다.
드로우 낫트(Throw knot) 나무에서 줄을 설치하는 가장 빠른 방법은 큰 나뭇가지(Limb) 너머로 로프를 던지는 거다. 로프를 던지는 가장 쉬운 방법은 라인 끝에 드로잉 낫트를 만드는 거다. 이 매듭법을 사용할 때 단점은 드로우 라인을 사용할 때보다 던지는 범위가 제한된다는 점이다. 그런데도 이 매듭법은 나무 아래에서 줄을 설치할 때나 클라이머가 고소작업을 할 때, 클라이밍 라인을 재설치(Recrotching)할 때 큰 역할을 한다.
드로잉 낫트 종류 중 하나는 라인 끝에 던짐 무게를 잡는데 사용할 수 있다(어떤 이들은 원숭이 주먹(Monkey's fis)이라 부른다). 필자는 매듭법 중 가스켓 히치(Gasket hitch)와 행맨 낫트(Hangman's knot)를 상황에 따라 번갈아 사용한다.
가스켓 히치(Gasket hitch)는 쉽게 묶을 수 있고 적용할 수 있는 범위도 다양하다. 만약 첫 던짐에 바로 성공할 수 있다면 필자는 이 히치의 오픈 형태를 사용할 것이다. 이 매듭의 장점은 매듭이 가지 너머로 넘어가자마자 클라이머에게 깔끔하게 내려온다는 점이다.
크로치에 로프가 적절하게 설치되도록 하는 라인 플리핑(Line flipping) 후 클라이머는 클라이밍 라인에 묶일 준비가 된다. 물론 클라이머가 던짐에 실패한다면 드로잉 낫트는 새로 만들어야 한다.
만약 더 도전적인 던짐을 시도할 땐 매듭의 클로즈 폼(Closed form)을 사용함으로써 가스켓 히치를 ‘Lock off’ 하면 된다. 이 매듭은 던짐 후 풀림을 방지하고 클라이머가 던짐을 성공할 때까지 던질 수 있다. 안타깝게도 매듭이 너무 커 쉽게 가지에 걸릴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행맨 낫트(Hangman's knot)는 가스켓 히치 두 형태의 최고 특징들을 결합한 드로잉 낫트다. 가스켓 히치의 오픈 형태처럼 반복 던짐을 위해 매듭이 결합된다. 하지만 닫힌 형태와는 다르게 크로치에 걸렸을 때 단순히 로프의 끝을 잘 잡아당기면 풀리는 특이한 이점을 갖고 있다. 이 매듭의 형태는 매우 단순하고 총알 같아서 정확한 던짐을 가능하게 한다. 다만 가스켓 히치의 두 버전에 비교했을 때 묶는 시간이 더 오래 걸린다.
최고의 클라이밍 실행 방법 ‘더블로프기술(Double Rope Technic)’ 트리 워크(Tree work)에서는 트리 클라이밍보다 매듭의 사용이나 새로운 매듭 개발이 더 큰 관심을 받아왔다. 이 매듭법을 활용하고 개발되는 대부분은 주로 더블로프테크닉(DRT, Double Rope Technic)에 맞춰져 왔다. 이 기술이 나무에서 일할 때 가장 흔히 사용되기 때문이다.
트리클라이밍에도 적용되는 싱글 로프 테크닉(SRT, Single Rope Technic)과 시큐어드 풋락 테크닉(SFT, Secured Footlock Technic) 등 몇몇 효과적인 방법이 있다. 그런데도 DRT는 모든 클라이밍 실행을 위한 최고의 방법이다.
기존에 오르는 목적으로만 사용된 SRT나 SFT와 달리 DRT는 등반의 모든 과정(나무를 올라 높은 곳에서 일하는 것부터 안전하게 하강하는 것까지)에 클라이머를 단단하게 매어주고 작업 위치를 잡는 시스템으로써도 역할을 한다. DRT는 나무 수관에 적절한 Tie-in point를 선정해(자연클로치 또는 인공클로치 활용) 로프를 묶는다. 이때 아래 그림처럼 로프의 두 줄을 모두 활용할 수 있다.
따라서 클라이머가 나무 위에서 작업 시 앞서 언급한 방법과 비교했을 때 매우 큰 자유도를 보여준다.
이는 DRT가 SRT, SFT와는 확연히 구분되는 특징이다. 클라이머는 정지된 싱글라인이나 더블라인을 따라 움직이고 내려오게 된다. 반면 DRT는 로프가 클라이머와 함께 움직인다. 이러한 이유로 DRT는 다이나믹 클라이밍 시스템이라 불리고 SRT와 SFT는 고정적 클라이밍 시스템이라 불린다.
다이나믹과 고정적 시스템을 분류하는 또 다른 차이는 ‘무게’를 다루는 방식이다. DRT를 사용할 때 클라이머의 무게는 두 줄에 고루 분배된다. 따라서 클라이밍 히치는 클라이머의 무게를 반만 견디게 된다.
반면에 고정적 시스템에서는 클라이머를 고정하는 히치와 클라이머의 무게가 한 줄에 실린다. 이 차이는 히치 작동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하강 시 추락 방지를 위한 방법으로 활용하지 않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DRT는 기존 클라이밍 시스템과 함께 Split-tail 클라이밍 시스템의 발전으로 인해 지난 20여 년간 상당히 진화해왔다.
기존(클로즈) 클라이밍 시스템 몇몇 사람들이 말하는 기존 방식 혹은 옛날 학교 시스템은 인기 있는 스플리트 테일 클라이밍 시스템이 생겨난 토대다. 따라서 초급 클라이머들은 졸업 전 높은 수준으로 실력을 끌어올리려면 이 시스템을 익히고 능숙해져야만 한다.
물론 기본 라인에 스플리트테일 시스템을 자주 사용하지만 로프를 더블 크로치(Double crotch)할 때는 기존 방식을 사용한다. 작업자가 본인이 사용하는 시스템에 필요한 장비를 모두 갖추고 있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이 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다.
스플리트 테일(Split-Tail) 클라이밍 시스템(개방형)
스플리트 테일 클라이밍 시스템을 운영하는 방식은 기존의 시스템과 같지만 조합되는 방식이 완전히 다르다. 이 시스템은 클라이머의 새들(Saddle)로부터 브릿지를 만들기 위해 독립된 짧은 로프를 사용한다. 이를 스플리트 테일이라 부르며 라인의 스탠딩 파트에 클라이밍 히치를 묶는 데 사용된다.
보기에는 아주 작지만 이 변형은 기존 시스템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나무 위 작업자가 위치를 재선정할 때마다 클라이밍 히치를 반복해서 묶고 푸는 것).
따라서 이 시스템은 클라이밍 라인 끝에 부착된 연결장치를 풀고 로프 위치를 재선정하는 게 가능하다. 또 마무리 고정으로 클라이밍 로프를 다시 설치할 수 있다(랜야드를 이용해 추가로 1pt 확보를 한 후).
수목보호관리연구소_ 김병모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0년 3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FPN(소방방재신문사ㆍ119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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