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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물질 기도폐쇄의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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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수원남부소방서 박윤택 | 기사입력 2020/04/20 [10:00]

이물질 기도폐쇄의 대응

경기 수원남부소방서 박윤택 | 입력 : 2020/04/20 [10:00]

지난해 두 건의 기도폐쇄 출동을 경험했다. 식당에서 식사 중이던 어린아이는 119 상황 관리사의 응급처치 지도를 받은 아버지에 의해 이물질이 빠져 다행히 아무런 처치 없이 상태를 회복했다.

 

하지만 식사 중 기도가 막힌 어르신은 구급대원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이미 심정지 상태였고 적극적인 응급처치에도 결국 사망하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 기도폐쇄 상황에서 적절한 응급처치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말해 주는 사건이다.

 

우리나라 급성심정지 조사통계(국가통계 포털 2017년)에 따르면 전체 심정지 2만9262명 중 2.6%(753건)이 질식사고인 것으로 나타났다.

 

▲ [표 1] 최근 3년간 심정지와 기도폐쇄에 의한 이송 건(소방청)

질식사고의 심정지 병원 전 회복률은 13.5%(102건)으로 전체 병원 전 심정지 회복률 8.7%에 비하면 4.8%로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

 

특히 이물질로 인한 사망 대부분이 5세 미만에서 나타났는데 그중 65%가 영아여서 더욱 안타깝다.

 

 

기도폐쇄 처치의 아버지 헨리 하임리히 박사

심정지와 기도폐쇄는 최초 발견자의 응급처치가 생사를 가르는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미국 신시네티의 어느 병원 흉부외과 전문의였던 헨리 하임리히 박사(1920-2016)는 매년 수많은 사람이 이물질 때문에 질식사한다는 걸 알고 기존의 등 두드리기 외에 추가적인 방법(복부 밀치기)을 고안해 냈다.

 

▲ 그림 1] 하임리히 박사(출처 웹페이지 ESTADAO)

 

그가 1974년에 미국 의학 저널인 JAMA에 ‘anti-choking’ 기법을 발표하면서 ‘Heimlich Maneuver’라고 부르게 됐다.

 

연구에 따르면 하임리히법을 초기에 시행하면 70~85% 성공률을 보인다. 성공한 사례 중 50% 환자는 등 두드리기와 흉부 압박이 병행된 경우다1).

 

미국적십자에서는 2006년 하임리히법을 복부 밀치기법으로 명칭을 변경하면서 ‘Step 2 Method’라는 이름으로 교육하고 있다. Step 1은 복부 밀치기, Step 2는 등 두드리기법이다.

 

2015년 유럽소생위원회 가이드라인은 성인의 심각한 기도폐쇄에서 등 두르기법 5회, 복부 밀어내기 5회를 교대로 시행할 수 있다고 언급하고 있다2).

 

하지만 우리나라는 AHA Guideline을 바탕으로 가이드라인을 사용하기 때문에 등 두드리기를 권고하지는 않는데 아마도 복부 밀치기를 하고 등 두드리기로 돌아가는데 상당한 시간과 처치 중 의식이 저하되는 경우 2차 사고 발생을 방지하고자 함이 아닌가 생각된다.

 

현장에서 하는 기도폐쇄 처치

현장에 도착한 대원은 이물질이 수보요원(전화상담요원) 상담 지도에 의해서나 하임리히법에 의해 제거된 모습을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물질이 남았을 때는 대원이 직접 제거해야 하며 제거에 실패한 경우 보다 전문적인 술기를 통해 문제를 직접 해결해야 한다는 걸 알아야 한다.

 

병원 전 단계나 병원 단계 모두 1차 처치법으로 하임리히법이 사용된다. 하임리히법은 복부를 밀칠 때 발생하는 압력에 의해 폐 속에 있는 공기가 몸 밖으로 뿜어져 나가면서 이물질을 움직이게 하는 원리다. 

 

우선 기도폐쇄 유형이 완전폐쇄인지 불완전폐쇄인지 확인한다.

 

완전기도폐쇄일 경우 의식이 있는 사람에겐 복부 밀치기(하임리히법)를 해 이물질 제거를 시도한다. 

 

불완전폐쇄는 대부분 말을 할 수 있거나 소리를 내는 정도의 상태를 보인다. 강하게 뱉어내도록 지도하면서 등 두드리기를 강하게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다만 임산부는 태아로 인해 가슴 밀치기법을 시행하고 고도 비만의 경우는 처치자가 복부를 효과적으로 감쌀 수 없으므로 가슴압박을 한다. 특히 소아의 경우는 압박에 의한 간 손상 우려가 있어 복부 밀치기를 하지 않는 게 좋다. 

 

▲ [그림 2] 성인과 소아의 하임리히법(소방청)


만약 응급처치 중 의식이 없어진다면 후두경이나 비디오 후두경으로 직접 이물질 제거를 시도하고 가슴 압박법을 시행한다. 그런데도 심정지 징후가 보일 

 

▲ [표 2] 기도폐쇄 유형의 비교


영아 기도폐쇄 처치법의 추천

의식이 있는 성인과 소아는 일반적인 복부 밀치기나 가슴 압박의 방법으로 이물질을 제거할 수 있으나 영아(1세 미만)는 간 손상의 위험이 있어 권장하지 않는다. 영아의 경우 아이를 샌드위치법과 가슴 압박법을 각각 5회씩 수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샌드위치법으로 감싼 영아의 가슴을 단단한 곳(대개 넓적다리)에 고정하고 견갑골 사이를 타격하면 압력이 발생하면서 폐에 있던 공기가 압축돼 이물질을 밀어내는 원리다.

 

보다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넓적다리에 영아 가슴이 단단히 고정돼야 하며 타격할 때 영아가 흔들거리게 되면 떨어뜨릴 수 있어 [그림 3]과 같은 방법을 추천한다.

 

▲ [그림 3] 영아 기도폐쇄 등 두드리기의 추천 자세

 

기도폐쇄 심정지 환자의 생존율에 관여하는 요소

이물질 기도폐쇄에 대한 연구가 많지 않지만 ‘Sakai et al. scandinavian journal of trauma, resuscitation et emergency medicine’이라는 학술지에 ‘Effectiveness of prehospital Magil forceps use for OHCA d/t foreign body airway obstruction in Osaka City’ 연구는 다음과 같다.

 

일본 오사카시 소방대가 2000년도에 이송한 전체 심정지 2354명 중 기도폐쇄로 인한 심정지 환자에게 Magil forcep을 활용한 건수가 16.3%(383명)였고 이중 Good CPC는 1.21%로 나타났다.

 

기도 이물질은 구강 내 15.0, 후두 또는 인두 64.8, 기관 또는 기관지에서 20.2%가 발견됐다. 주요 호흡기계 증상은 정상 호흡 52.3, 호흡곤란 17.2, 호흡 어려움 9.4, 호흡 정지 1.4, 심폐 정지 19.8%를 보였고 병원 전 마질 겸자 사용은 16.3%가 수행됐다.

 

하임리히법의 성공률이 70~85%지만 실패했을 경우 무조건적인 SGA나 BVM을 활용한 방법보다는 Magil forcep을 활용한 방법이 매우 중요함을 보여주고 있다.

 

이 연구에서는 이물질 폐쇄환자 중 병원 전 심정지가 발생(20%)했고 그들의 2/3에서 구강이나 후두에 이물질이 있었다. 마질 겸자 사용(사용비율 16.3%)에서 SGA나 BVM만 사용한 그룹에 비해 신경학적으로 유리한 생존율을 나타냈다.

 

▲ [표 3] 이물질 기도폐쇄에서 마질 겸자를 사용한 그룹과 비사용 그룹 간의 결과 비교3)


마질 겸자의 사용

마질 겸자는 현장에서 부분기도폐쇄 처치에 실패해 기도폐쇄가 확실시되고 구역 반사를 소실한 경우 또는 도착 시부터 완전기도폐쇄를 보이는 경우에 시행한다. 

 

집게 형식의 겸자(forcep), 클립(clip) 등을 이용해 이물질을 직접 눈으로 보고 잡아서 제거하는 상황을 말하는데 방법은 생각보다 쉬우나 현장 경험이 없는 대원들을 위해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기도폐쇄로 의식을 잃은 환자는 심각한 저산소증에 빠지는 경우가 많으므로 되도록 코인두 기도기와 비강 캐뉼러를 통한 산소공급을 추천한다. 때로는 코인두 기도유지기 두 개를 삽입해서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다음으로 최소한의 기도유지와 산소공급 조치를 했다면 후두경으로 입안을 직접 관찰하면서 이물질을 제거하게 되는데 이때 다음과 같은 도구들을 활용할 수 있다.

 

119구급대에서 사용 중인 도구는 마질 겸자를 활용하지만 이물질의 종류나 위치에 따라서 유사한 집게 또는 클립을 활용하기도 한다. 

 


 

마질 겸자(Magil forcep)

마질 겸자는 두 번 각도가 굴곡진 형태로 입안 확인 시 시야 확보에 용이하다. 끝이 타원형 형태로 미끄럼 방지홈이 파여있고 그 가운데 원형의 구멍이 있는 기구로 기도폐쇄의 이물질 제거뿐 아니라 기관 내 삽관 시에도 사용될 수 있다. 또 각도(첫 번째 각 20°, 두 번째 각 40°)가 꺾여 있어 시야를 확보하기가 용이하다.

 


당기개(tenaculum)

끝이 갈고리 모양으로 돼 있어 마질 겸자로 잡을 수 없는 이물질을 찔러넣거나 잡을 때, 긁어낼 때 사용하며 사용 시 입 안에 상처를 입힐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왼쪽)타월 클립(towel clip)

당기개와 비슷하게 생겼으나 짧은 형태로 원래 용도는 타월을 서로 연결하거나 고정할 때 사용되지만 이물질을 제거할 때도 사용된다. 

 

(오른쪽)악어 겸자(alligator forcep)

권총 모양의 겸자로 끝이 악어 머리 모양과 비슷하다고 해서 앨리게이터 포셉이라고 명칭이 붙었다. 얇고 길기 때문에 작은 이물질을 잡는 데 용이하다. 

 


▲ [그림 4] 이물질 제거를 위해 고려할 수 있는 기구들

 

▲ [그림 5] 마질 겸자를 이용한 이물질 제거법

 

만약 성공하더라도 빠른 시간에 해결되지 못할 때는 저산소혈증에 의한 뇌 손상(Hypoxia brain damage) 같은 후유증을 남기기도 한다. 만약 실패했다면 심폐소생술과 함께 가까운 응급의료기관 이상급 병원으로 이송하는 걸 원칙으로 한다.

 

“절대 술기를 위해 환자를 저산소증에 추가로 노출되지 않도록 빠른 판단과 정확한 손기술이 필요하다”

 


1)Hoffman JR: Treatment of Foreign Body Obstruction of the Upper Airway. West J Med 136:11-22, Jan 1982

2)2015 심폐소생술 가이드라인(보건의료인판), 보건복지부/질병관리본부/대한심폐소생협회  60p

3)Tomohiko Sakai1 et al. Effectiveness of prehospital Magill forceps use for out-of-hospital cardiac arrest due to foreign body airway obstruction in Osaka City, Scandinavian Journal of Trauma resucitation et emergency medicin 2014,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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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수원남부소방서_ 박윤택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0년 4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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