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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드론 이야기] 소방드론과 비행금지구역 “그것이 알고 싶다” Ⅶ

소방드론 긴급비행 2

서울 서대문소방서 허창식 | 기사입력 2020/04/20 [10:00]

[소방드론 이야기] 소방드론과 비행금지구역 “그것이 알고 싶다” Ⅶ

소방드론 긴급비행 2

서울 서대문소방서 허창식 | 입력 : 2020/04/20 [10:00]

<지난 호에서 연결되는 내용입니다.>

 

4. 공역사용에 대한 협의(긴급비행)

소방자동차는 도로교통법 제22조에 의거 긴급자동차로 분류돼 긴급출동 중에는 다음과 같이 도로사용을 보장받을 수 있다. 전용차가 아니면 통행할 수 없는 전용차로 진입부터 긴급자동차에 대한 진로 양보 의무, 도로의 갓길이나 중앙ㆍ좌측 부분 통행, 도로횡단ㆍ후진, 과속, 앞지르기, 끼어들기, 휴대전화 사용, 고속도로 주차까지 평소에는 할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소방드론은 소방자동차와 같이 긴급사항 발생 즉시 공역의 사용을 보장받을 수 있는 명확한 법적 근거가 없었다. 수도권과 같이 제한된 공역에서는 아무리 긴급한 목적이라도 공역 진입 시 기존의 사전 비행 승인 절차준수 의무를 동일하게 따라야 했다.


언제, 어디서 일어날지 모르는 재난 상황에 소방드론이 긴급비행을 할 수 없다면 소방드론의 도입과 존재가치는 무의미하다.

 

서울소방에서는 재난용 소방드론을 활용하기 위해 수도권 공역을 담당하는 관제기관, 통제기관과 협의를 시도했다. 서울소방에서 원한 건 바로 수도권 관할지역 내 발생한 재난현장에서 필요하면 언제든 간소화된 절차로 즉시 공역을 사용할 수 있는 긴급비행이었다.

 

관할기관과의 협의를 준비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이를 바탕으로 재난현장에서 소방드론의 필요성에 대한 의견을 명확하게 제기할 수 있었고 협의 끝에 긴급 상황 시 유선으로만 승인받아 운용할 수 있게 됐다.


아마 별다른 허가 없이 공역을 사용할 수 있는 지역을 관할하거나 공역사용에 대해 각 관할 행정기관과 직접 협의해보지 않았다면 필자의 글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공감하지 못할 수 있다. 하지만 당시 분위기에는 소방이 수도권에서의 긴급비행을 협의할 수 있을 거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전문가가 거의 없을 정도로 당연한 일은 아니었다.

 

5. 소방드론을 통한 재난현장 영상 실시간 송출

드론 도입 전부터 전국 소방에서는 이미 지상에서 재난현장 영상을 각 시ㆍ도본부 또는 방재센터에 송출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다. 특히 서울의 경우 MLBS라는 영상송출장비를 캠코더 또는 액션캠에 연결해 종합재난관리시스템의 소방안전지도에 영상을 실시간으로 전송했다.

 

드론 역시 도입이 결정되고 활용 방안을 연구하게 되면서 드론을 통한 실시간 영상송출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현장의 영상을 실시간으로 송출해줌으로써 현장 상황을 정확하고 빠르게 전파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였다.


다행히 서울소방 드론의 영상송출 시도는 기존의 MLBS 영상송출 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미 호환 가능한 플랫폼이 갖춰진 상태였기 때문에 영상 단자와 드론의 시스템설정을 응용하는 것으로도 충분히 해결할 수 있었다.

 

▲ MLBS(Mobile Live Broadcasting System) 이동식 실시간 영상송출 시스템 


6. 맞춤형 소방드론 전용기체 도입

군사용을 제외한 드론 시장에서는 중국기업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중국 D 사의 드론은 점유율이 무려 70%에 달한다. 전 세계적으로 이 D 사의 드론을 사용하지 않는 도시가 거의 없을 정도다.

 

D 사 드론은 타사 드론에 비교해 가성비가 좋고 NDVI, 3D Modeling, Mapping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도 적극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만큼 활용성도 높았다. 그런 이유로 서울소방 역시 첫 번째 소방드론으로 중국 D 사의 기체를 선택했다.


2015년 처음 도입을 추진할 당시만 해도 국내에서는 D 사 만큼 눈에 띄는 기술력을 가진 개발업체가 없었다. 만약 기술력이 있다 해도 가격경쟁력에서 따라가기 어려운 환경이었다. 하지만 2016년 이후부터 국내에서도 많은 업체가 본격적으로 드론 연구ㆍ개발에 뛰어들었고 국가 차원에서도 4차산업의 핵심기술 개발 선점 등 국가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정책으로 국산 드론 사용이 대두되기 시작했다.

 

게다가 서울시에서도 공공기관이 선도적으로 국산 드론을 사용하면 산업기술 발전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분위기가 형성돼 두 번째 드론 도입사업으로 국산 드론 도입이 추진됐다.


솔직히 필자는 당시 국산 드론 도입에 긍정적이지 않았다. 소방드론 운용자로서 기체에 대한 정보가 많고 검증된 기체를 사용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하지만 국산 드론 도입 추진과정에서 생각이 조금씩 변해갔다.

 

기존의 중국산 드론 또한 재난현장에서 운용에 제한적인 부분도 있었기 때문에 이러한 중국산의 단점을 재난현장에 맞춰 새롭게 보완한다면 활용성은 더 다양해질 거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에 따라 2차 국산 드론의 도입은 기존 중국 D 사 드론의 부족한 부분을 집중적으로 보완하려 노력했고 기존 드론에 없던 성능과 기능을 개선해 국내 최초 맞춤형 소방드론 전용기체가 탄생했다.

 

※ 중국 D 사의 드론과 국산 드론의 자세한 비교 내용을 알고 싶다면 <119플러스> 7월호 Vol.3 다양한 기체를 활용하는 소방드론Ⅱ ‘기성품과 맞춤 제작 소방드론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의 연재 내용을 참고하자.

7. 소방드론 송수신 전용 주파수 사용 허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드론과 조종기 간 송수신에 필요한 주파수는 대부분 ISM 밴드(band)를 사용한다. ISM 밴드란 Industrial Scientific and Medical Band의 약자로 국제전기통신연합(ITU-R)에서 무선통신 이외의 산업, 과학, 의료용 기기 등에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지정하고 있는 주파수다.

 

ISM 밴드의 주파수는 단일 대역 주파수가 아닌 여러 구간을 걸쳐 골고루 분포된 주파수를 사용한다. 지역별 환경에 따라 국가별 사용 대역이 조금씩 차이가 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주파수는 900MHz(RFID/USN), 2.4GHz(무선 LAN), 5GHz(무선 LAN/국가별 상이) 등이다.


ISM 밴드는 비면허 대역으로 무선국 허가 없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그래서 와이파이나 블루투스, 비콘 등 소출력 무선기기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다.

 

반면 ISM 밴드를 사용하는 통신장비는 ISM 밴드를 사용하는 기기들과 동일 대역을 사용하는 통신장비 간에 간섭을 용인한다는 조건을 고려해야 한다. 이러한 ISM 밴드는 비교적 사용이 자유로워 드론을 대중화할 수 있도록 많은 역할을 했으나 사용자가 많아지면서 전파간섭과 감쇄에 의한 불편도 함께 증가했다.


소방드론으로 사용하고 있는 기성품 드론 역시 ISM 밴드(2.4~2.48GHz, 5.725~5.875GHz)를 사용하고 있다. 그로 인해 기성품 드론의 경우 소방현장에서 운용 시 주변의 ISM 밴드 대역에 의한 전파간섭과 감쇄로 운용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

 

특히 도심일수록 ISM 밴드를 사용하는 다양한 기기가 많다. 필자의 현장 운용 경험으로 볼 때 초기 이륙 장소에 따라 전파 감도가 외곽에 있는 개활지에 비해 최소 1/3에서 최대 1/50 이하까지 운용 가능 거리가 줄었다.


재난현장에서 소방드론의 운용은 운용자의 조종능력이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서울의 소방드론 사고사례를 보면 총 64건 중 11건(17.2%)을 차지할 만큼 기상상태, 전파간섭 등과 같은 외부환경요인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

 

재난현장의 전파간섭 등 외부운용환경 또한 소방드론 운용에 대한 부담을 더욱 증폭시킨 요인이었다. 서울소방에서는 이러한 문제점을 도입 초기부터 관심 있게 지켜본 대책 방안으로 국산 드론 도입 시 전용 주파수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함께 추진했다.

 

▲ 처음 열린 무인항공기 주파수 연구반 회의에서 검토한 결과 서울소방의 드론 전용 주파수 사용 허가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불허했다. 하지만 재난현장 인명구조와 안전한 통신환경을 위해 서울소방재난본부에서는 3~4개월간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였고 그 결과 받아들여졌다. 

 ▲ 2016년 12월 6일부로 허가받은 5091~5150MHz 주파수 무선허가증이다. 허가 기간은 영구적으로 사용하는 게 아닌 LTE 등 대체장비가 나올 때까지 6개월 또는 1년마다 갱신해야 한다. 비록 매년 허가를 연장해야 하는 임시주파수 대역이지만 국내 유일 소방드론 전용으로 사용하는 주파수다.  





 

 

 

 

 

 

 

 

 

 

 

 

 

 

 

 

 

 

※ 소방드론 전용 주파수 사용 시 ISM 밴드와는 주파수대역뿐만 아니라 안테나 이득이나 출력이 달라 직접 비교는 어렵다. 다만 서울에서 소방드론으로 사용하고 있는 기체 간 동일거리 비행성능 비교 점검 결과 동일 환경에서 영상 끊김 현상은 기존 ISM 밴드를 사용하는 기체에 비해 20% 이하로 현저히 줄었다.

 

8. 소방드론 보험 가입

모든 지구상의 물체는 중력의 영향을 받는다. 그에 따라 지구에서 모든 물체는 예외 없이 연직 방향으로 떨어진다. 항공기 또한 마찬가지다. 항공기가 중력과 항력을 이겨내고 하늘을 날기 위해선 그 이상의 약력과 추력을 가져야만 가능한 일이다.

 

만약 항공기의 추력과 양력이 항력, 중력보다 낮다면 항공기는 애초부터 하늘을 날 수 없거나 비행 중 실속으로 추락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항공기 추력과 양력은 항상 중력과 항력 이상의 운동에너지를 발휘할 수 있게 설계된다.


하지만 간혹 우리는 예상치 못한 일에 직면해 설계된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상황에 놓이곤 한다. 항공기의 사고확률은 한 해 평균 약 수백만분의 일이다. 2020년 1월 1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2019년 한 해 동안 항공기 사고는 558만분의 1로 작년보다 절반 가까이 크게 준 것으로 나타났다. 아무리 대비해도 확률만 낮출 뿐 하늘을 나는 건 언젠간 떨어질 수도 있다는 걸 그 누구도 부정하기 어렵다.


무인비행장치인 소방드론의 경우 2015년 도입 초기부터 재난 현장출동 운영실적 345회 중 지금까지 9번의 추락사고가 있었다(훈련 시 발생한 사고 제외). 이는 약 100회 현장에서 평균 약 2.6회의 사고다(대부분 도입 초기 발생).

 

물론 항공기 사고보다 인명피해 확률이 낮은 데다가 다행히 아직은 인명피해나 대물 피해가 없었다. 하지만 도입 후 최근까지 결과로만 볼 때 사고 발생 확률은 항공기 사고와 비교하면 매우 높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아직 인명이나 대물 피해가 없었다 해도 안심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1㎏의 중량을 가진 드론은 150m에서 추락 시 이론상 약 2t에 가까운 충격을 가할 수 있어 아무리 작은 드론이더라도 하늘에서 떨어지면 되돌릴 수 없는 치명적인 사고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관련 기사 1㎏짜리 드론 추락하면 2t 충격(www.asiae.co.kr/article/2017032709141969445)).


현재 드론 보험은 서울 소방드론 운영규정 등 각 시ㆍ도의 운용규정과 소방청 행정규칙인 소방무인비행장치 운용규정 제27조에 따라 의무로 가입해야 한다. 운용규정이 없던 도입 초기에는 초경량비행장치를 영리 목적이 아닌 다른 목적으로 사용하는 경우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에 따른 책임보험처럼 의무사항은 아니었다. 게다가 요즘처럼 드론 전용 보험마저 없었다.


하지만 보험 가입 없이 드론이 추락해 피해가 발생하면 소방자동차를 보험 없이 운행하다 사고가 발생한 것과 같은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었다. 드론은 추락을 예방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이 또한 거의 불가능했다. 그래서 만일의 사고에 대비해 보험을 필수 요소로 생각하고 소방드론을 한국지방공제회 영조물 배상 공제에 등록했다.

 

▲ 서울에서 도입한 소방드론은 2015년 9월1일부터 영조물 배상에 등록ㆍ운용해 왔다. 보상한도는 대인 1인당 보상한도 10억, 1사고 당 한도 20억, 대물 1사고 당 한도 10억이다. 


소방드론 도입과정 중 지금까지 가장 해결하기 어려웠던 문제는
바로 ‘전용 주파수 허가’와 ‘공역사용 협의’

앞서 언급한 모든 과정과 같이 사례가 없던 업무를 차례로 추진하다 보니 해결하기까지 오랜 노력과 시일이 걸린 건 사실이다. 그렇지만 그중에서도 소방드론 도입 결정 후 지금까지 추진과정에서 가장 쉽지 않았던 부분은 바로 소방드론 전용 주파수 허가와 공역 협의였다.


소방드론 전용기체 도입이나 소방드론 운용 매뉴얼 정립, 실시간 영상송출, 보험 가입 등의 경우 사례가 없어 쉽지 않았으나 누구든 스스로 하려는 의지가 있었다면 충분히 가능했을 업무였다. 그러나 전용 주파수 허가와 공역 협의는 달랐다. 우리가 하고 싶다고 할 수 있거나 돈이 많다고 살 수 있는 게 아니었다.   

 

 


필자는 전용 주파수 허가와 공역 협의 이 두 가지에 대해 모두 다루고 싶다. 하지만 이 중에서도 주파수를 허가받은 과정까지 자세히 설명하려면 이번 주제에서 벗어날 뿐 아니라 연재 내용까지 너무 길어져 주파수 허가내용은 다음으로 미루도록 하고 이번 연재에서는 소방드론과 비행 금지라는 연재 내용에 맞게 공역 협의에 대해서만 집중적으로 담았다.

 

 

 

  

서울 서대문소방서_ 허창식

(감수) 서울119특수구조단_ 이용희

서울소방재난본부_ 박진호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0년 4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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