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광고
광고
광고

[플러스 칼럼] 처음 열린 소방장비 시연회, 제대로 굴러가야 한다

광고
119플러스 | 기사입력 2020/04/20 [10:00]

[플러스 칼럼] 처음 열린 소방장비 시연회, 제대로 굴러가야 한다

119플러스 | 입력 : 2020/04/20 [10:00]

많은 국민은 소방관의 업무를 두고 “언제 어디서든 위험에서 도움을 주는 일을 한다”고 인식한다. 과거 대다수 국민이 ‘불 끄는 일’이라고 말하던 시절과는 크게 변화된 모습이다.

 

실제 소방은 화재 진압과 구조ㆍ구급에 이어 생활안전까지 업무 범위가 나날이 확대되고 있다. 이런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많은 장비가 필요하다. 늘어나는 업무만큼이나 장비의 종류 역시 다양해졌고 첨단화가 이뤄지고 있다.

 

적정한 소방장비 구매를 위한 소방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대표적인 변화가 바로 ‘소방장비 품평회’다. 품평회는 소방관들이 업체로부터 제품의 성능과 편의성, 디자인 등의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공식적인 자리다. 과거 단순한 정보만으로 규격을 정하고 입찰을 거쳐 구매하던 소방장비 예산 집행 실태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의 산물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소방장비 선택의 장으로 자리 잡으며 장비 구매 결정의 척도가 되고 있다.

 

지난 2월 4일에는 소방 역사상 처음으로 소방청 주관의 ‘제1회 중앙 소방장비 시연회’가 열렸다.  이는 그간 시ㆍ도 소방본부가 주관해 산발적으로 열리는 품평회의 일원화를 향한 첫 신호탄이다.

 

사실 각 시ㆍ도 소방본부 품평회 뒤에는 잡음이 많다. 참가업체가 그때그때 달라 장비 비교가 쉽지 않고 품평회를 준비하는 소방관들의 애로도 적지 않다. 참가업체 입장에선 지자체별로 각각 이뤄지는 품평회를 위해 전국을 돌아야만 한다. 지자체마다 다르게 운영되는 품평회 방식은 잦은 혼란과 논란을 낳기도 한다.

 

특히 최근에는 아직 임관조차 안 한 소방학교 교육생들을 품평회에 참여시켜 장비를 평가하는 황당한 일까지 발생했다. 업계의 불만은 터져 나왔고 객관적인 평가로 소방장비를 구매하겠다는 본래 품평회 취지를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소방청이 주관한 ‘중앙 소방장비 시연회’는 이런 문제의 해소방안으로 꼽힌다. 처음 열린 이번 행사에선 업체와 소방관 대다수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다양한 장비를 한 자리에서 접하는 기회이자 각개전투를 벌이던 품평회가 체계화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는 이유에서다.

 

앞으로의 숙제는 내실화와 체계화다. 새로운 장비의 화려함이나 업체의 현란한 영업력에 감탄하는 모습만으로 소방장비를 평가해선 안 된다. 

 

각종 장비를 이용해 화재 진압과 구조, 구급활동 등을 수행하는 소방관은 현장에 있어 사람을 살리는 전문가다. 그러나 시시각각 변하는 장비의 사양과 기능, 사용법 등을 모두 통달한 전문가는 아니다. 따라서 업체 정보에 따른 의존도는 클 수밖에 없다.

 

시ㆍ도별 이뤄지는 품평회에 이어 이번 시연회에서도 이런 모습은 어김없이 연출됐다. 공인기관의 승인조차 없는 장비를 들고나와 제품을 홍보하는 업체가 있었고 해당 장비를 구매하고 싶다는 소방관도 등장했다. 업체 제공 정보에 의존하는 품평회나 시연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다.

 

소방장비 시연회나 품평회의 목적은 단순하다. 소방관에게 좋은 장비를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고 업체 간 경쟁을 자연스럽게 유도해 소방장비 수준을 더욱 높이는 데 있다. 그런 의미에서 품평회는 나무랄 데 없는 제도다. 취지만 제대로 살린다면 말이다.

 

시연회 정착을 위해선 원칙과 신뢰가 밑바탕이 돼야 한다. 시연회를 통한 장비 품목은 물론  참가업체의 명확한 기준과 절차, 시행 등을 위한 체계화된 매뉴얼이 정립돼야 한다. 시연회 참여 업체 역시 원칙을 지키기 위한 노력과 공정 경쟁의 자세가 기본이 돼야 한다.

 

소방장비 평가자의 자질 향상을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최소한 지역 소방을 대표해 장비를 평가ㆍ구매하는 소방관이라면 ‘현장에서 진정 원하는 장비인지’, ‘이 장비가 규격과 기준에 맞는지’, ‘효율적인 사용과 관리는 가능한지’ 정도는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자질을 갖춰야 한다.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0년 4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플러스 칼럼 관련기사목록
[인터뷰]
[인터뷰] “다양한 경험ㆍ조직 이해 바탕으로 새로운 변화 물결 만들겠다”
1/5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