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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관 여행기] 치앙마이에 살어리랏다-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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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관 안지원 | 기사입력 2020/04/20 [10:00]

[소방관 여행기] 치앙마이에 살어리랏다-Ⅰ

소방관 안지원 | 입력 : 2020/04/20 [10:00]

 

한국에 불고 있는 ‘한달살기’ 열풍

몇 년 사이 한국에서는 ‘한달살기’ 열풍이 뜨겁다. 요즘은 해외여행이 대중화되고 각종 인터넷과 여행 커뮤니티, 애플리케이션 등을 통한 정보 접근이 쉬워졌다. 또 기존의 여행사를 통한 패키지 투어보다 직접 발품을 팔아 다양하고 깊이 있는 경험을 원하는 자유 여행객들의 요구가 늘어나고 있어 한달살기 열풍은 오히려 당연해 보이기도 한다.

 

이미 서구권의 여행객들에겐 현지 장기체류 같은 여행문화가 보편화돼 있지만 OECD 국가 중 노동시간이 길고 휴가가 적은 우리나라 현실을 고려할 때 한달이란 시간은 현실적으로 타협할 수 있는 기간의 마지노선일지도 모른다.


이미 한달살기로 주목받는 국내의 제주, 인도네시아 발리, 필리핀 세부 등지와 함께 손꼽히는 도시로 태국의 치앙마이가 있다. 최근 십수 년 동안 세계 디지털 노마드의 인기 여행지 순위 중 상위권에 늘 꼽히는 도시. 일 년 내내 단ㆍ장기 여행객들이 끊이지 않으며 여행자와 현지인이 일상적으로 어우러져 사는 도시.

 

이 도시가 주는 매력이 무엇이기에 이렇게 세계 여행자들로부터 오랫동안 사랑받는 건지 직접 경험해 보고자 육아휴직을 기회 삼아 아이들과 치앙마이 한달살기를 시작했다.

 


 

왜 치앙마이인가

치앙마이는 태국 제2의 도시이며 과거 란나 왕국의 수도였다. 태국의 북부에 위치해 동남아에서 보기 드문 쾌적하고 시원한 날씨를 자랑한다. 치앙마이의 성수기이자 건기인 11월~2월에는 아침 기온이 20℃ 이하로 내려가는 날도 적지 않다.


너무 크지도 작지도 않은 도시 규모, 외국인에게 우호적이며 간단한 영어가 가능한 현지인들과 빠른 인터넷망 같은 관광 인프라가 일찍부터 발달해 왔다. 카페 등 공용 작업공간이 즐비해 많은 디지털노마드의 장기체류지로 손꼽는 곳이다.


같은 나라여도 서울과 부산, 또는 뉴욕과 LA의 삶의 속도나 분위기가 다르듯이 이곳 역시 방콕과는 다른 도시다. 한층 여유 있고 느릿한 분위기가 치열하고 바쁜 일상을 벗어난 여행객들에게 심적 안정을 준다.

 

1. 저렴한 물가  

최근 태국 환율은 강세를 보인다. 2018년 초만 해도 1밧당 33~34원 하던 환율은 최근 40원까지도 오르내린다. 그런데도 전반적으로 태국의 저렴한 물가는 여전히 매력적이다. 로컬 기준으로 한 끼 식사에 드는 비용은 50~100밧(2천~4천원) 정도며 잘 갖춰진 레스토랑 음식으로 분위기를 낸다고 해도 한국의 50~70% 비용으로 즐길 수 있다. 단 주류는 생활 물가에 비해 싸지 않으니 애주가라면 다소 아쉬울 수 있다.

 

2. 세계 4대 음식 중 하나인 태국 음식 

똠얌꿍, 팟타이로 대표되는 태국 음식은 고수, 레몬그라스나 태국 바질 등 향신료가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호불호가 강한 편이다. 국내에서 잘 사용하지 않는 향신료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은 거부감을 가질 수도 있으나 모든 음식이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마치 한국의 음식이 김치나 된장찌개가 전부는 아니듯이…


▲ 태국 북부의 대표적인 음식 까오소이

▲ 알싸한 매운맛과 피쉬소스가 한국의 김치를 떠올리게 하는 파파야 샐러드 솜땀 

▲ 타이스타일 쌀국수. 고수 특유의 향이 싫다면 “마이싸이팍치”라고 말하면 된다.








 

 

조금만 둘러봐도 각종 덮밥과 볶음밥, 족발 요리, 갈비 국수 등 한국인 입맛에 잘 맞는 음식을 금세 찾아낼 수 있다. 야시장에서 각종 바비큐와 맥주를 함께 즐기고 미니파인애플, 망고 같은 열대과일로 입가심하는 걸 권한다.

 

치앙마이 곳곳에는 수준급의 세계 음식점들이 즐비하다. 현지 물가보다 저렴하진 않지만 가끔 고급 레스토랑에서 한 끼를 즐기는 것도 추천해 본다. 양질의 세계 각국 음식을 맛볼 수 있으면서도 한국보다는 값이 무조건 저렴하기 때문이다.

 

▲ 현지식뿐 아니라 세계 음식도 수준급 레스토랑이 즐비하다.

▲ 한국 물가로 8천원도 하지 않았던 야시장 스테이크




 

 

 

 

 

 

 

 

 

▲ 늦잠을 자고 일어나 졸린 눈으로 커피 한잔으로 시작하는 하루는 치앙마이가 주는 소확행 중 하나. 맛과 분위기가 괜찮은 카페들이 주변에 널려 있다. 물론 가격도 싸다.


3. 항공ㆍ숙소, 교통 

한국에서 5시간 30분~6시간이 소요되는 치앙마이는 유일하게 대한항공 직항편만 운항하다가 최근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에서 잇따라 취항했다. 아시아나항공에서도 3월 비정기편을 운행할 계획이었다.

 

안타깝게도 현재 코로나19 사태로 모두 운항이 중지됐으나 사태가 진정되면 재개항할 것으로 보인다. 에어아시아는 방콕 경유 편으로 가장 저렴한 요금을 제공하고 있어 일정이 여유로울 경우 방콕여행까지 겸하는 것도 추천할 만하다.

숙소는 일 1만원대 게스트하우스와 호스텔부터 월 단위로 계약하는 100만원대 콘도까지 매우 다양하다. 일 5만원대의 호텔만 해도 가성비가 무척 뛰어나다. 에어비앤비는 28일 이상 장기숙박일 경우 요금 할인 폭이 커 많은 사람이 이용하지만 조심해야 할 부분이 많다. 현지에도 다양한 숙소들이 있으므로 가성비 좋은 호텔 등을 이용하다가 본인에게 맞는 숙소를 정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한국인이 주로 묵는 지역은 생활 여건이 좋은 님만해민 쪽과 저렴한 숙소가 많은 싼티탐 쪽이 꼽힌다. 현지에는 숙소나 콘도 계약을 도와주는 한인 프로모터들이 많아 도움받을 수도 있다. 필자는 세 아이와 함께 생활할 공간으로 수영장이 딸린 방 2개짜리 고급콘도를 월 120만원에 임대해 생활했다.

 

▲ 원 없이 즐긴 콘도 수영장. 처음엔 물이 차가워 들어가기가 힘들었다.


대중교통이 발달하지 않은 치앙마이에서 여행객들에게 가장 합리적인 교통수단은 그랩이다. 동남아의 우버 역할을 하는 그랩은 프로모션 코드를 사용할 경우 더욱 저렴하게 사용할 수 있다. 처음 사용자를 대상으로 TRYGRAB 코드를 입력하면 10회에 한해 50%를 할인해 준다. 간혹 호텔이나 숙박지와 연계된 프로모션 코드도 있으니 확인해 보면 좋다.

 

1인이 이동할 경우 썽태우도 이용할 만하다. 썽태우의 썽은 태국어로 숫자 2를 뜻하며 두 줄로 타는 버스란 뜻이다. 목적지와 금액을 기사와 흥정해서 이용하면 되는데 최근엔 인당 30밧 정액제로 자리 잡은 듯하다. 도이수텝이나 싼캄팽 같은 관광지에 가기 위해 단체로 이동할 때도 썽태우를 이용하면 저렴하게 갈 수 있다.

 

최근 여행자가 많이 찾는 님만해민이나 올드타운 중심으로 버스노선이 개설돼 공항과 도심 간 운행을 하고 있으므로 숙소가 버스노선 근처라면 이용해 볼 만하다. 툭툭 같은 3륜 오토바이 택시는 주로 관광용이며 가격이 합리적이진 않지만 한 번쯤 경험해 보면 나름의 재미가 있다.

 

2종 소형 면허가 있다면 현지에서 바이크를 저렴한 가격으로 빌릴 수 있다. 바이크만 있어도 동선이 확연히 넓어지고 수월해진다. 단 우리나라와는 달리 차선이 반대라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 바이크로 도로주행이 익숙해졌다면 이번엔 차량을 빌려 교외로 나가보는 건 어떨까? 소형차급은 일일 4만원 정도로 빌릴 수 있다.

 


 

치앙마이 어떻게 즐겨볼까?

란나 왕국 특유의 문화적 색채로 인해 볼거리와 즐길 거리도 많지만 여유롭고 느릿하게 때론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멍하니 있기만 해도 좋은 도시가 치앙마이다.

 

거리마다 카페와 펍, 저렴한 현지 로컬 음식점들이 즐비하고 저녁이면 곳곳에서 야시장이 열린다. 태국에서도 유명한 란나스타일 북부식 마사지는 여행의 필수 코스다. 캠핑을 좋아하고 차량 운전이 가능하다면 도시 외곽으로 눈길을 돌려 드넓은 자연을 경험하는 것도 좋다.

 

치앙마이에서 생활하며 짧은 일정으로 인근 도시에 다녀오는 프로그램도 인기를 얻고 있다. 최근 뜨고 있는 치앙라이와 히피들의 천국이라는 빠이를 짧은 일정으로 다녀오는 코스도 여행자들 사이에서 인기 있다.

 

치앙마이에서는 요가 클래스도 인기인데 님만해민의 원님만 쇼핑몰 광장에서는 화ㆍ목요일 정기 무료 요가 클래스가 열린다. 요가 매트가 준비돼 있지만 상태가 좋지 않아 지속해서 할 사람이라면 새로 사는 편이 낫다.

 

보통 오전 9시 반에 시작하지만 워낙 많은 사람이 모이기 때문에 9시에는 가야 자리를 잡을 수 있다. 숙련자도 있지만 초보자들도 많으므로 몸치라고 걱정 말고 도전해 보자! 그 밖에 무에타이 클래스나 마사지 스쿨 클래스도 많은 사람이 찾는다.

 


1. 북부의 자연과 함께 

① 도이수텝 

치앙마이의 수많은 사원 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사원이다. 사원 관람은 호불호가 많이 나뉘는데 그 이유 중 하나로 태국의 더운 날씨가 꼽힌다. 이에 비해 도이수텝 사원은 해발 1천m 고지에 위치해 다른 사원에 비해 쾌적한 날씨 속에서 관람을 할 수 있는 데다가 치앙마이 시내 전경을 내려다 볼 수 있다. 오후 늦게 가서 사원을 미리 둘러 보고 석양에 물드는 황금탑의 멋진 광경과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치앙마이의 야경을 함께 감상할 것을 권한다. 

 

▲ 도이수텝의 황금탑은 저녁이 되면 더 찬란한 빛을 발한다.


치앙마이대학교 후문에서 썽태우를 이용하면 인당 편도 40~50밧으로 갈 수 있다. 산을 오르는 길은 굴곡이 심해 멀미가 심한 사람이라면 미리 멀미약을 준비하거나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하길 권한다. 바이크를 이용해 다녀오는 것도 추천한다.

 

② 도이인타논 국립공원

히말라야산맥 끝자락 해발 2565m로 치앙마이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겨울이면 기온이 0℃ 가까이 떨어지기도 한다. 한국인들은 주로 하루짜리 투어 프로그램을 이용해 다녀오곤 하는데 현지인들은 캠핑도 많이 즐긴다고 한다. 국내에선 볼 수 없는 식물과 희귀 조류가 많이 서식하고 있으며 여러 폭포가 연출하는 이색적인 자연경관을 즐기는 트래킹 역시 좋은 추억이 될 것이다.

 

2. 야시장의 천국 치앙마이 

치앙마이에서는 요일에 따라 혹은 아침, 저녁으로 다르게 다양한 마켓이 열린다. 란나 왕국 시절부터 특산품으로 목공과 직물 등의 수공예품이 유명했던 곳이고 태국의 타지역과 세계에서 몰려드는 작가들 덕에 안목만 좋다면 좋은 예술품들을 구할 수 있는 곳이 이곳 치앙마이다. 곳곳에 서 열리는 그 많은 마켓을 모두 소개할 수는 없지만 대표적인 야시장과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몇 곳을 소개해 본다. 

 


① 나이트 바자(NIGHT BAZZAR) 

올드시티 동쪽에서 매일 열리는 상설시장이다. 규모가 크고 다양한 상품들이 있으며 인근에 치앙마이 최대의 로컬마켓인 와로롯 마켓이 있다. 핑강을 따라 주변으로 전망 좋은 유명 식당과 펍들이 많아 야시장과 연계해 하루 관광을 즐기기에 충분한 곳이다. 단 주말에는 많은 수의 상인들이 이어 소개할 saturday market & Sunday market에 나가는 관계로 평일에 방문할 것을 권한다.

 

▲ 핑강 근처 경치 좋은 레스토랑에서 저녁 식사를 하고 걸어서 나이트 바자로…


② Saturday market & Sunday market 
치앙마이를 대표하는 야시장 중에서도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특히 타페 게이트를 시작으로 올드타운을 거의 끝까지 관통하는 선데이 마켓(Sunday market)은 치앙마이 야시장의 절정을 보여준다. 야시장의 모든 관광 상품과 길거리 음식, 먹거리들이 총출동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며 매주 엄청난 인파가 몰려든다.

 

치앙마이 야시장 중 꼭 가봐야 할 곳을 한 군데만 꼽으라면 선데이 마켓을 추천한다. 세터데이 마켓(Saturday market)은 선데이 마켓에 비해 규모는 약간 작지만 파는 물건의 종류와 가격대가 비슷하다.

 

▲ 선데이 마켓이 열리는 타페 게이트 앞. 2월이면 꽃 축제가 열린다.

 

▲ 야시장의 각종 먹거리


③ NANA Jungle 

규모 면에서 앞서 얘기한 야시장들에 비해 매우 작지만 여기는 작은 숲속에서 아침에 파는 한정판 빵이라는 독특한 아이템이 있는 곳이다. 매주 토요일 아침 7시께부터 사람들은 대기표를 받아 기다리다가 빵을 가득 실은 차량이 도착하면 줄을 서서 사간다. 인기 좋은 빵은 금세 떨어지므로 대기표를 늦게 받았다간 구경도 못 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

 

빵 맛은 무난히 좋은 편이지만 대단히 훌륭한 뭔가가 있는 건 아니다. 솔직히 이렇게까지 일찍부터 대기표를 받고 줄 서서 살 만큼의 맛인지는 모르겠지만 재미는 있다. 주변으로 작은 플리마켓 상인들이 들어서니 소소하게 간식거리나 수공예품을 사는 재미도 놓치지 말자.

 

▲ 뭐 대단한 빵 맛인지 모르겠지만 어쨌건 재미가 있는 나나 정글

 

▲ 숲속의 작은 프리마켓 구경도 나나 정글이 주는 즐거움 중 하나다.

 

④ RUSTIC Market 

나이트 바자나 선데이 마켓이 저렴하고 이색적인 관광 상품으로 승부를 보는 곳이라면 이곳은 유니크한 예술품들이 주로 모이는 곳이다. 매주 일요일 아침 8시께 오픈하며 장인의 손길이 많이 간 수공예품이 주를 이룬다. 물론 대량생산 제품보다 가격은 높은 편이지만 한국에서 이 정도 물건을 사기 위해서는 훨씬 많은 값을 지불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자. 여행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은 마켓 중 하나다.

 

▲ 특색있는 핸드메이드 제품을 만나볼 수 있다.

 

▲ RUSTIC 마켓에서 꽤 유명한 커피 내려 주는 아저씨. 커피값은 자기가 내고 싶은 만큼만 내면 된다.


⑤ 치앙마이 대학 후문 야시장 

앞서 언급한 야시장들이 주로 여행자들을 위한 야시장이라면 이곳 치앙마이 대학 후문 야시장은 현지인 특히 대학생들이 주로 찾는 야시장이다. 치앙마이대학교는 태국에서도 손꼽히는 명문으로 세계 대학 중에서도 순위가 상당히 높은 편에 속한다. 학생 수가 3만5천명이 넘는 큰 대학이다 보니 대학생들의 소비처로 각종 가성비 좋은 식당과 패션 상점들이 많이 들어서 있다.

 

다른 야시장들이 현지인들은 잘 입지 않는 코끼리 바지 같은 관광 상품을 주로 파는 것에 비해 이곳은 대학생들이 좋아할 만한 상품들이 많아 잠깐이나마 현지인처럼 먹고, 입고, 즐기고 싶다면 이곳 마켓을 추천한다. 

 

소방관_ 안지원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0년 4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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