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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 정립도 안 됐는데… 고체에어로졸 엉터리 법규 해석 논란

“스프링클러 면제 가능” 허위 법규 해석하는 황당한 문건 등장

최영 기자 | 기사입력 2020/05/11 [11:43]

법 정립도 안 됐는데… 고체에어로졸 엉터리 법규 해석 논란

“스프링클러 면제 가능” 허위 법규 해석하는 황당한 문건 등장

최영 기자 | 입력 : 2020/05/11 [11:43]

▲ 최근 소화설비 적용 검토 수요처에 제시된 문건에는 고체에어로졸 자동소화장치가 법 규정이 완벽히 정립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당장 설비의 개념으로 설치가 가능하다는 식의 해석을 내리고 있다.  © 최영 기자


[FPN 최영 기자] = 고체에어로졸 소화설비와 관련한 법규 해석을 엉터리로 한 문건이 논란을 낳고 있다. 고체에어로졸 자동소화장치의 소화설비 도입을 위한 법 개정이 추진되는 시점에서 마치 모든 법규 정비가 완료된 것처럼 꾸며진 허위 해석 문건이 나돌고 있어서다. 

 

최근 소화설비 설치 검토를 진행하는 기술자들 사이에서 돌아다니는 이 문건은 지난해 물분무등 소화설비 종류에 고체에어로졸 소화설비가 추가된 것에 대한 법규 검토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현행법상 소방대상물에 물분무등 소화설비의 한 종류를 설치할 경우 스프링클러 설비가 면제된다. 고체에어로졸의 경우 지난해 8월 물분무등 소화설비 중 하나로 새롭게 도입됐다. 하지만 소화설비 개념의 확대 도입에 따른 소화 성능 검증을 위한 기술기준과 구체적인 설치 방법을 규정하는 화재안전기준이 아직 정립되지 못했다.

 

그런데 논란이 된 이 문건에는 마치 현재 모든 법규 정비가 완료된 것처럼 꾸며져 있다. 소화설비 도입에 있어 반드시 필요한 추가 기준이 정립되지 않은 상황에서 기존 소화장치 개념으로 분류된 고체에어로졸 자동소화장치 기준에 맞춰 그대로 설치하면 된다는 식이다.

 

문건에선 ”고체에어로졸소화설비가 물분무등 소화설비에 해당됨에 따라 설치 장소에는 스프링클러 설비를 제외할 수 있다”며 면제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또 ”고체에어로졸은 한국소방산업기술원에서 소화 형식승인을 소공간자동소화장치로 받기 때문에 설치 기준은 소화기구 및 화재안전기준(NFSC 101) 4. 가스, 분말, 고체에어로졸 자동소화장치 기준에 따라 설치하시기 바란다”는 내용까지 적혀 있다.

 

아직 완벽히 정비되지 못한 고체에어로졸 소화설비에 관한 법규를 기존 소규모 공간에 설치할 수 있는 소화장치 기준을 제시하며 당장이라도 설치하면 스프링클러를 면제받을 수 있다 식으로 엉터리 해석을 하고 있는 셈이다. 게다가 해당 문건에는 소방 관련법의 최근 개정 내용들까지 포함시켜 마치 법규에 관한 전문 해석처럼 꾸며 놨다.

 

소방청은 지난해 고체에어로졸 소화설비를 물분무등 소화설비의 하나로 분류하는 법 개정을 완료한 뒤 현재 화재안전기준과 기술기준 정립을 위한 후속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는 지금까지 피트공간 등 작은 공간에만 제한적으로 적용돼 오던 고체에어로졸 소화장치 전역 소화설비 개념으로 도입하기 위한 필수 작업이다.

 

화재안전기준에는 관련 시설의 정의부터 안전조건, 설치방법, 화재감지기 조건, 소화약제량 산정, 기동방식, 제어반, 비상전원 등과 같은 세부적인 기준이 담기게 된다. 또 기술기준에선 소화시험 방법과 제한 사항 등 성능 검증을 위한 기준이 정립될 예정이다.

 

이 두 가지 기준이 정비되지 않으면 관련 법인 화재예방, 소방시설 설치ㆍ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서 물분무등 소화설비 중 하나로 분류가 이뤄졌더라도 설비 개념으로는 설치가 불가능하다.

 

해당 문건을 작성한 사람이 누군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고체에어로졸 자동소화장치 제조사나 영업 대리점 등인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금융권 시설에 적용하는 소화설비 채택 과정에서 고체에어로졸을 취급하는 업체가 보낸 문건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체에어로졸 자동소화장치를 판매하는 제조사들이 무리한 영업을 하고 있다는 쓴소리가 나온다. 소방기술자 A 씨는 “법규 정비도 제대로 안 된 소화설비를 설치하면 스프링클러설비를 면제해 준다는 식의 문건이 돌아다니면서 진위 여부에 대한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며 “자칫 소화설비를 설치하는 수요기관 등이 이 문건을 믿고 설치했다가 또 다른 소화설비를 추가 갖춰야 하는 피해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 사실을 인지한 소방청도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소방청 관계자는 “물분무등 소화설비로 구분되면서 소화설비에 준하는 기술기준과 화재안전기준이 정립돼야만 소화설비로 인정을 받을 수 있다”며 “해당 문건에 제시된 내용은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최영 기자 young@fpn119.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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