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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현장 피해자의 심리상태와 소방관의 심신 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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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남양주소방서 박승균 | 기사입력 2020/05/20 [15:10]

재난현장 피해자의 심리상태와 소방관의 심신 건강

경기 남양주소방서 박승균 | 입력 : 2020/05/20 [15:10]

“고맙습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2020년 2월 21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소방청이 동원령을 내렸다. 이에 따라 전국 구급차의 9.3%(147대)가 대구ㆍ경북 지역에 파견돼 구급대원 294명이 코로나19 환자 이송 임무를 수행했다.

 

지난 4월 2일 대구에 집결했던 전국 구급대원ㆍ구급차가 41일 만에 해단식을 했다. 해단식에 참석한 대구시민들이 그동안 수고한 구급대원들에게 “고맙습니다.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말을 전했다.

 

소방관은 재난현장 중심에서 활동하면서 망연자실한 피해자들을 접하게 된다. 힘들어하고 때론 불평과불만을 제기하는 피해자들을 돕기 위해 출동한 소방관들은 어떤 태도로 피해자에게 다가가야 하고 어떻게 위로해줘야 할까? 또 소방관의 재난현장 스트레스 해소는 어떻게 해야 할까? 재난 발생에 따른 재난피해자의 심리상태와 소방관의 심신 건강에 대해 알아보자.


 

재난이란?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서는 ‘재난’을 국민의 생명ㆍ신체ㆍ재산과 국가 전체에 피해를 주거나 줄수 있는 것으로 정의한다. 자연 현상으로 인해 피해가 발생하거나 예상되는 경우를 자연재난이라 한다. 홍수ㆍ호우ㆍ강풍ㆍ태풍ㆍ풍랑ㆍ해일ㆍ대설ㆍ낙뢰ㆍ가뭄ㆍ지진ㆍ황사ㆍ적조가 이에 해당한다. 인간이 일으킨 대형 사고와 국가 인프라에 장애가 발생하거나 전염병 확산도 사회재난에 해당한다. 전자를 인적 재난, 후자를 사회적 재난으로 정의했으나 최근 구분이 어려워져 사회재난으로 통합했다. 인적 재난에는 화재ㆍ붕괴ㆍ폭발ㆍ교통사고ㆍ화생방사고ㆍ환경오염사고 등이 포함된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태안 앞바다일대에서 터진 삼성 1호-허베이 스피릿호 원유 유출 사고가 있다. 사회적 재난에 해당하는 건 에너지ㆍ통

신ㆍ교통ㆍ금융ㆍ의료ㆍ수도 등 인프라의 마비나 전염병이다. 전자의 대표적 사례가 9.15 정전 사태고 후자의 대표적인 사례가 구제역, 신종플루, 메르스, 코로나19이다.

 

재난 노출에 대한 일반적 반응

재난이 발생하면 사람들은 갑작스러운 재난으로 인해 심리적 변화를 경험하게 된다. 재난을 경험하거나 목격하게 되면 많은 사람이 잠을 이루지 못하거나 긴장 상태가 지속되는 등 극심한 스트레스 반응을 경험한다. 하지만 이런 반응은 스트레스 사건을 접할 때 나타나는 자연스럽고 정상적인 반응이다. 자신이 이상해지는 것 같은 느낌에 두려워하거나 우울해할 필요는 없다. 대부분의 사람은 1~6개월 사이 회복해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 따라서 재난을 경험한 후 어떠한 반응이 나타날 수 있는지 미리 알고 있는 게 중요하다.

 

재난 노출의 일반적 반응 구체적인 반응
신체적 반응

· 심박수 증가

· 과호흡

· 소화불량

. 구토감

· 설사

· 변비

· 근육의 긴장이나 통증

· 피로감

· 두통

· 수면 장애

· 깜짝 놀람

인지적 반응

· 사건에 대한 집착이나 몰두

· 집중의 어려움

· 기억력의 감퇴

· 의사결정의 어려움

· 죄책감

· 행동의 결과를 이해할 수 없음

정서적 반응

· 불안

· 우울

· 초조함

· 과민성

· 분노

· 적대감

· 기분의 두드러진 변화

· 애도감

행동적 반응

· 알코올ㆍ약물 사용의 증가

· 과도한 섭식(또는 식사량의 감소)

· 사회적 철수와 고립

· 충동적인 행동

· 재난을 상기시키는 것을 의도적으로 피함

· 보상적인 성행위

영적 반응

· 신에 대한 분노

· 신앙 공동체에서 철수

· 삶에 대한 의미 발견

· 신앙의 위기

▲ [표 1] 재난 노출의 일반적인 반응 1)

 

재난 반응단계

미국 정신보건원(2002)에서는 심각한 재난이나 외상적 사건에 노출된 사람들이 대개 다음과 같은 반응단계를 거친다고 보고 있으며 각 단계에 맞는 초기 개입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2)

 

1. 사고 전

이 시기의 목표는 사고에 대한 예방 차원으로 교육을 제공하고 사고에 대한 준비가 포함된다. 교육을 통해 사고시 일어날 수 있는 긴급 상황에 대한 대처법을 향상시킬 수 있다. 관련자들의 역할에는 훈련ㆍ교육 준비하기와 훈련하기, 관련 지식 얻기 등이 있다.

 

참고로 이 시기에 사람들은 두 가지 형태로 반응한다. 사고가 자신한테도 일어날 수 있다고 여기고 훈련과 교육에 열심히 임하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자신에게는 사고가 일어나지 않을 거로 생각해 훈련이나 교육을 부정하는 사람들이 있다.

 

2. 충격(0~48시간)

이 시기는 우선 피해자들의 생존율을 최대한 높이는 게 목표다. 피해자들과 빠르고 정확하게 의사소통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사고가 막 일어난 직후기 때문에 피해자들에겐 기본적인 욕구 충족이 가장 큰 관건이다. 기본적인 욕구에는 안전감, 보안, 생존감 확인, 음식과 거처 확보 등이 포함된다. 이런 기본적인 욕구가 충족되지 않았을 때 피해자들에겐 충격, 두려움, 경직됨, 포기 등과 같은 심리적인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이 시기에 중요한 건 신체적 부상에 대한 치료나 신체의 안보를 위한 지원뿐 아니라 심리적인 응급처치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 이때 서비스 제공자들의 역할은 한마디로 ‘구조’와 ‘보호’다.

 

3. 구조(0~1주간)

이 시기에는 피해자들이 변화된 신체ㆍ정신적 상황에 적응하도록 돕는 게 가장 중요한 목표다. 일부 피해자들은 재해 후 자신에게 발생한 신체적 혹은 정신적인 피해를 수용하지 않고 거부할 수 있다. 이때 이들이 자신의 상황을 적절히 수용하고 적극적인 치료에 임하게 되면 외상으로 부터의 회복력을 얻지만 그렇지 않고 계속해서 자신의 상황을 부정하거나 자신에 대해 후회하는 것으로 시간을 보내는 경우 스스로 회복할 수 있는 능력이 고갈될 수 있다. 

 

이 시기에 전문가의 역할은 크게 세 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 피해자들의 상태를 평가하고 서비스가 이들의 욕구에 맞게 얼마나 적절하게 제공됐는지를 평가한다. 둘째, 부상자들을 선별해서 고위험자를 가려내고 이들에게 적합한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연계한다. 셋째, 피해자들에게 정보를 전달하고 찾아가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때 서비스 제공자들의 역할은 피해자에 대한 세밀한 욕구를 판단하고 적절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있다.

 

4. 회복(1~4주간)

이 시기의 목표는 서비스나 자원이 제공된 걸 평가하고 모니터링하는 데 있다. 이 기간 피해자들은 사건에 대한 애도 반응을 보이고 외상적 사건을 재평가하기도 한다. 또 다시금 사건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며 비합리적인 사고를 하기도 한다(예 ‘내 친구가 죽은 건 나 때문이야’). 이 단계에서 모든 서비스 제공자는 피해자들을 민감하게 돌봐야 하고 피해자가 회복력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5. 일상으로의 회복(2주~2년)

개인과 상황에 따라 재통합에 걸리는 기간이 다르다. 이 단계는 외상적 사건을 피해자 자신의 삶에 통합하고 일상 생활로 돌아가는 단계다. 계속 지원해 피해자들의 증상을 감소시키고 기능 증진을 도와야 한다. 필요한 경우 추후 관리를 받도록 의뢰해야 한다. 추후 관리는 심각한 사건에 노출돼 발달 적응적인 문제의 위험이 큰 개인이나 집단에 제공돼야 한다.

 

추후 관리대상자들

외상으로부터 발생한 급성 스트레스 장애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또는 다른 임상적으로 중요한 증상을 가진 사람들

유족이나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사람들

정신장애의 병력이 있는 사람들

정신과 의사에게 의뢰가 필요하며 투약이나 수술이 필요한 사람들

사고에 대한 노출이 특별하게 강하고 긴 기간 지속된 사람들

 

재난현장 피해자를 대하는 소방관의 태도(말과 행동)

재난이 발생해 인명이나 재산피해를 본 사람을 재난피해자라고 한다. 이들은 재난피해뿐 아니라 재난으로 인해 심리적인 충격을 받기도 한다. 또 재난피해자로서 국가나 사회에 많은 지원을 요청하게 된다. 게다가 공무원들에게 재난을 당한 자신들의 하소연이나 불평을 하기도 한다. 재난현장에 출동한 소방관도 피해자들로부터 불만이나 불평을 듣는 일이 생긴다. 피해자 일부는 종종 ‘소방관의 태도나 말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등 소방 활동에 불만을 제기할 수 있다. 이러한 경험을 하면 소방관으로서 회의감이 들 수도 있다. 이는 소방관의 스트레스를 증가시켜 결국 소방관 심신 건강에 악영향을 가져올 수 있다. 따라서 소방관들은 현장 피해자들의 불평과 불만에 대한 지식을 갖고 있어야 한다. 불만이 가득한 피해자들 앞에서 말과 행동을 신중하게 함으로써 재난피해자로부터 받을 스트레스를 예방하는 게 필요하다.

 

1. 재난피해자의 말과 불평3)

재난현장에서 재난피해자들은 주로 자기 하소연과 도움 요청, 불안감 해소 등 세 가지 말을 많이 한다. ‘망했다’, ‘이제 어떻게 사나’, ‘내가 죽어야지’ 등의 말은 자포자기 심정에서 나오는 하소연의 말투다. 누구에게 들으라고 하는 말이라기보다 자기도 모르게 툭 튀어나오는 거라고 볼 수 있다. ‘도와주세요’, ‘우리도 봐주세요’, ‘A가 피해를 봤으니 지원해주세요’, ‘빠른 복구’, ‘지원금은 얼마 나오나’ 등은 도움을 요청하는 말로 상대방이 필요한 발화다. 불편함을 호소하거나 주위 돌아가는 상황을 알려달라고 하는 건 현재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시도하는 대화로 볼 수 있다.

 

재난현장에서 피해자가 자주 하는 불평 1순위는 ‘국가에 대한 맹목적인 피해보상’이다. 공무원이나 기관 관계자로 보이는 사람이 있기만 하면 비슷한 호소와 불평을 하곤 한다. 이와 비슷한 불평으로는 ‘다 책임져라’, ‘큰 것도 아닌데 우리도 해주세요’, ‘난 피해자이니 정부가 다 책임져줘야죠’, ‘모든 걸 다 해결해 주세요’ 등이다. 2순위로 꼽은 불평은 ‘정부의 지원 부족’이다. ‘지원이 적다’, ‘왜 지원금이 이것밖에 되지 않는가’, ‘왜 지원대상이 아닌가’ 등이 있다. 3순위로는 ‘복구비용’에 대한 불만을 꼽았다. 피해보상비용과 피해복구비용에 대한 불만 내용이다. 4순위 이후로는 ‘정부의 잘못이다’, ‘이건 인재다’, ‘욕설’ 등이다. 재난피해자들의 불평은 모두 정부에 기대려는 마음과 그에 따른 더 큰 보상을 요구하는 걸로 볼 수 있다. 

 

2. 재난 피해자를 만나면 어떻게 대해야 할까?

재난현장에 출동한 소방관은 인명이나 재산피해를 본 사람을 만나게 된다. 재난피해자들을 접할 때 소방관들은 어떤 말과 표정 그리고 행동을 해야 할까? 재난현장에서는 말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를 조심해야 한다. 다음은 현장에서 재난피해자를 만났을 때 필수 태도와 삼갈 태도다.4)

 

필수 태도(말투ㆍ표정ㆍ행동) 삼갈 태도 

■긍정적인 마인드(비관적인 마인드를 버려라)

■확신을 주는 말투와 행동(불안한 피해자들에게 희망의 말과 행동)

■차분한 표정ㆍ말투ㆍ행동(피해자들의 분노와 흥분된 감정을 가라앉혀줌)

■절제된 행동(주어진 업무와 규칙에 맞춰 행동)

■친절한 설명(피해자의 궁금한 점을 정확하게 설명해 줌)


■억압적인 태도(고집, 권위적인 행위, 강압적 통제적 태도로 대하지 말아야)

■지나친 위로(피해자들이 거북해할 수 있음)

■지나친 업무파악(반복적이고 개인적인 질문은 사생활을 침해할 수 있음)

■욕설

■짜증 내는 태도(피해자들은 민감한 상태로 조심해야)

■비신사적인 행위로 신뢰를 잃는 행동

■웃는 태도(재난피해자들에게 비웃고 있다는 인상을 줌)

■특정인과의 친밀감(차별대우를 받는다고 느끼게 함)

■갈팡질팡한 태도(불안감을 주는 태도)

■수다(필요 없는 정보나 개인적인 의견 등이 전달돼 오해를 살 소지가 있음)

 

재난현장에서 소방관이 가져야 할 필수적인 태도는 ‘침착성’과 ‘배려심’이다. 상처를 받은 이들을 상대하는 태도에는 기본적으로 배려심이 녹아있기 마련이다. 이 가운데 침착성이 빠진다면 배려가 지나쳐 상대방에게 상처를 줄 수도 있다. 침착성과 배려심을 기본으로 긍정적인 마인드, 확신을 주는 말투와 행동, 차분한 표정ㆍ말투ㆍ행동, 절제된 행동, 친절한 설명 등을 보여야 한다. 

 

재난현장에서 소방관이 자주 경험하는 위기상황 스트레스

소방관은 재난현장에 직접 투입돼 인명구조 활동을 한다. 구조 작업을 하면서 피해자나 부상자 또는 사망자들을 보면서 좀 더 잘했어야 한다는 자책감과 죄책감을 느끼기도 한다. 구조 활동 시 종종 피해자가 자신의 가족이나 친구와 비슷한 또래일 때 동일시하면서 심리적 고통을 경험하기도 한다. 미첼과 에벌리(Mitchell&Everly)는 소방관이 재난현장에서 자주 경험하는 스트레스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5) 

 

소방관의 위기상황 스트레스

■동료의 죽음

■순직

■심각한 업무상 재해

■재난 또는 대량 사상사고

■일상적인 활동에서의 부상이나 사망 또는 자신이 속한 곳에서 심각한 위협이 되는 사건

■아동이 포함된 사건

■친척 또는 지인이 피해자

■상실과 관련된 장기적인 사건

■지나치게 미디어의 관심을 받는 사건

■기타 의미 있는 사건들

 

 

스트레스 체크 목록

* 활동 중ㆍ종료 후에 체크해 보세요. 


 □현장의 광경이 갑자기 눈에 선하다.

□ 눈물이 자주 난다. 

□ 수면 리듬이 깨진다. 

□ 흥분하거나 계속 긴장하고 있다. 

□ 악몽을 본다. 도중에 깨어난다. 

□ 짜증 나고 신경질적으로 된다. 

□ 식욕 부진, 위 상태가 좋지 않다. 

□ 자신이 위대한 것처럼 생각된다. 

□ 나른함, 강한 피로감이 몰려온다. 

□ 동료와 리더를 신뢰할 수 없다. 

□ 우울해지고 기분이 다운된다. 

□ 사람을 비난하고 싶어진다. 

□ 강한 무력감과 억울함을 느낀다. 

□ 사람과 만나고 싶지 않아진다. 

□ 강한 죄책감과 자책감을 느낀다. 

□ 휴식을 취하는 것에 위축과 미안함을 느낀다.


  

현장지휘관은 재난현장 소방관들의 스트레스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 다음은 재난현장 출동 소방관을 위한 효과적으로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방법6) 이다.

 

1. 휴식하기 

2시간마다 10~15분 휴식이 적절하며 더 긴 시간의 휴식이 필요할 수도 있다. 잠시 동안 현장에서 벗어나 있어라. 긴장을 늦출 수 있는 조용한 장소를 찾거나 나가서 다른 장소에 있는 것도 좋다.

 

2. 잘 먹고 마시고 운동하기 

건강하고 균형 잡힌 식사와 짧은 산책은 심한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능력을 향상할 수 있다. 카페인과 술을 경계하라. 이들은 당신의 업무능력을 손상시킬 수 있다. 만일 당신이 심한 긴장감 속에서 작업을 지속하는 데 카페인을 필요로 한다면 충분하게 잠을 못 자고 있다는 의미일 수 있다. 패스트푸드를 너무 많이 먹지 않도록 해라. 설탕을 너무 많이 섭취하면 기분 고조나 흥분이 유발될 수 있다. 몸이 건강해야 결국 마음도 건강해진다.

 

3. 동료나 가족으로부터 지지받기 

팀 동료들과 재난 구호 이외의 것을 얘기하라. 집에 있는 가족과 대화하라. 당신이 겪는 일을 이해하는 동료에게 전화해라. 인정해주고 긍정적인 강화를 주는 건 당신이 하는 일에 대한 열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4. 교대 시간 준수하기 

스케줄이 분명하게 정해지지 않는 첫날이나 둘째 날을 제외하고는 업무 시작과 끝나는 교대 시간을 확실하게 준수해라. 과로하지 않는다면 더 효율적으로 일하게 된다.

 

5. 휴가 시간 갖기

당신이 장기간의 재난구호작업을 하게 된다면 적절하게 휴가를 보내는 것에 대해 감독자와 의논해라. 대규모 재난은 강렬하고 스트레스가 심해서 소진이나 공감 피로를 피하기 위해서는 더 빈번한 휴식과 짧은 교대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다.

 

6. 깊이 숨쉬기

사람들은 긴장하면 숨을 참는 경향이 있다. 깊이 숨 쉬는 건 몸이 이완되는 데 도움을 준다.

 

몇 달 전 팀장인 내게 한 통의 항의성 민원전화가 걸려왔다. ‘재난피해자인데 재난현장 출동한 소방관이 자신에게 비웃는 태도로 말해서 불쾌했다’는 전화였다. 정중히 사과의 말을 전했더니 민원인은 ‘다신 그런 일 없게 하세요’라고 말하며 전화를 끊었다. 그 후배는 평소 명랑하고 쾌활한 성격으로 잘 웃으며 말하는 성실한 소방관이다. 그는 재난현장에 출동해 열심히 일했는데도 재난피해자에게 민원성 전화가 걸려와 매우 침울해했다. 지금까지 소방관으로서 열정적으로 일한 공든 탑이 무너지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고 했다. 왜 민원이 제기됐을까? 출동해서 평소처럼 친절하게 웃으며 얘기한 게 비웃는 태도로 오해를 받아서다. 바로 현장 민원인의 시각과 소방관의 시각이 달랐기 때문이다. 앞서 봤듯이 재난피해자의 심리는 매우 불안한 상태다. 현장에서 소방관이 어떤 태도로 말하느냐에 따라 재난피해자의 심리는 요동치거나 잔잔해질 수 있다. 퇴근하면서 후배와 술을 한잔했다. 재난현장에 출동해 소방관이기 때문에 참아야 하고 견뎌야만 했던 후배의 마음을 위로해줬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쌓아두지 말고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게 하루를 보내고 다음 날 출근했더니 책상 위에 “선배님 어제 고마웠어요”라는 쪽지와 음료수가 놓여 있었다. 

 


1) 육성필, 이윤호. 재난의 이해와 개입, 재난현장에서의 위기개입 워크북. 박영사. 2019. P25~26

2) 중앙정신보건사업지원단. 진도해상선박재난피해자 심리지원 매뉴얼. 2014. P32~33.

3) 재난안전연구소(2018). 재난 이후 회복력 제고를 위한 심리지원 방안연구. P123~124

4) 재난안전연구소(2018). 재난 이후 회복력 제고를 위한 심리지원 방안연구. P117~121

5) 육성필, 이윤호. 재난의 이해와 개입, 재난현장에서의 위기개입워크북. 박영사. 2019. P53

6)  J. Halpern M. Rramontin 저/최윤경 외 11명 역, 재난정신건강 이론과 실제. 피앤씨미디어. 2018. P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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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남양주소방서_ 박승균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0년 5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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