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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드론 이야기] 소방드론과 비행금지구역 “그것이 알고 싶다” Ⅷ

소방드론 긴급비행 3

서울 서대문소방서 허창식 | 기사입력 2020/05/20 [15:10]

[소방드론 이야기] 소방드론과 비행금지구역 “그것이 알고 싶다” Ⅷ

소방드론 긴급비행 3

서울 서대문소방서 허창식 | 입력 : 2020/05/20 [15:10]

소방드론을 운용하기에 최악의 조건인 수도권 주변 공역

2015년 3월 소방드론 도입이 최종 결정된 후 재난현장에서 운용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절차는 바로 공역사용 협의였다. 공역사용이 자유롭지 못한 관할 소방서의 드론 운용은 항공 관련법을 적용받고 있어 아무리 관공서라고 해도 마음대로 사용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수도권 공역은 중심에 위치한 P73A, P73B(비행금지구역)와 R75(비행제한구역) 외에도 북쪽으로는 P518, 외각 서쪽과 동쪽에는 김포공항과 서울공항 관제권까지 각각 위치해 있다. 관할 행정기관의 비행 승인 없이 드론을 띄울 수 없는 관제권과 비행금지구역은 물론이고 최대이륙중량 25㎏ 이하인 기체로 지상 고도 150m 미만까지 비행할 수 있는 R75 공역(비행제한구역) 조차 수도권에서는 비행금지구역과 동일하게 규제할 정도로 수도권의 공역 규제는 다른 공역보다 한층 더 높았다.

 

이처럼 다양한 국가보안 시설이 밀집돼 규제가 비교적 높은 수도권에서 공역 협의가 어려울 거라는 외부전문가들의 의견은 괜한 말이 아니었다.

 

▲ 수도권 주변의 공역이 표기된 지도다. 한눈에 봐도 관제권과 비행금지구역이 서로 겹쳐 있어 소방드론을 출동현장에서 띄울 수 있는 공간은 거의 없었다는 걸 알 수 있다(http://aim.koca.go.kr/xNotam/?type=map). 공역 관련 자세한 설명은 <119플러스> 2019년 10월호와 11월호 참조. 

 

소방드론의 P73A(B), R75 공역 협의 과정

1. 긴급비행 협의를 위해 먼저 항공 관련 법령을 살펴봤다

소방은 항공대에서 이미 소방헬기를 운용하고 있어 공역사용에 대한 절차가 필요하다는 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소방드론 도입 결정 이후 기술심의회 개최와 업체선정, 구매계약, 그밖에 운용방안 관련 계획 등 신속히 진행해야 할 업무가 많았다. 그래서 수도권 공역을 사용하기 위한 협의는 잠시 뒤로 미뤄졌다. 드론은 손으로 들 수 있을 만큼 기체 크기도 작고 30~100m 이하의 낮은 높이에서 운용하므로 굳이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여겼다. 그러나 소방드론 도입과 관련한 업무 추진과정 중 조언을 해준 많은 외부전문가의 의견은 냉정하고 조심스러웠다. 아무리 작은 드론이라 하더라도 긴급비행으로 공역에 들어오는 건 여러 항공 관련 법령과 관할행정기관의 내부지침을 모두 만족해야 할 만큼 조건이 까다롭고 절차가 복잡해 쉽지 않다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어느 순간 사전에 제대로 준비하지 않으면 공역 협의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걸 직감했다. 그때까지 뒷순위로 밀렸던 공역 협의를 최우선 해결 과제로 급히 변경해 추진해야만 했다.

 

서울소방에서는 재난현장에서 긴급히 소방드론을 운용하기 위한 공역 협의가 쉽지 않다는 현실을 인지한 직후에도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감을 잡기가 어려웠다. 그나마 할 수 있는 일은 해결방안을 찾기 위해 항공법을 꼼꼼히 살펴보는 것뿐이었다. 당시 항공 관련 용어와 관례에 익숙하지 않아 외부전문가의 도움을 받았지만 그래도 항공법에서 드론의 긴급비행에 대한 방법을 찾는 일은 결코 쉽지 않았다.

 

※1961년 제정된 항공법은 2017년 3월 30일에 폐지되고 항공안전법과 항공사업법, 공항시설법 등 3개의 항공 관련법으로 새롭게 나눠 제정됐다. 서울소방에서 드론 도입을 준비할 당시에는(2015년 초) 항공법의 적용을 받았다.

 

2. 넓은 해석이 가능했던 항공 관련법 조문

당시 항공법에 드론이 관제공역과 통제 공역에서 즉시 긴급비행을 할 수 있다는 명확한 근거를 찾기 어려웠다. 초경량비행장치가 비행제한공역에서 비행하려면 항공법 시행규칙 제66조에 따라 지방항공청장 등 관할 행정기관장에게 비행 승인 신청서를 제출해야 했다. 또 긴급비행에 관련된 조문은 항공법 시행규칙 제198조와 199조에 항공기만 대상으로 명시하고 있었다.

 

다만 항공법 제38조의2 제2항에서 국토교통부 장관이 정하는 비행방식이나 절차에 따라 비행하는 경우엔 가능하다는 넓은 범위의 조문을 발견할 수 있었다. 비록 항공기만을 대상으로 명시했지만 통제구역에서 공역사용은 국토교통부 장관 또는 위탁받은 행정기관이 권한을 갖고 있다는 걸 명확하게 알 수 있는 조문이었다. 게다가 초경량비행장치인 드론은 조문에 명시된 항공기보다 비행 제한이 엄격하지 않을 것이란 주관적인 생각이 협의에 앞서 실낱같은 희망으로 느껴졌다.

 

항공법

[시행 2015. 1. 16] [법률 제12817호, 2014. 10. 15, 일부개정]

제38조의2(비행제한 등) ① 제38조제2항에 따른 비관제공역 또는 주의공역에서 비행하는 항공기는 그 공역에 대하여 국토교통부장관이 정하여 공고하는 비행의 방식 및 절차에 따라야 한다. <개정 2013. 3. 23.>

② 항공기는 제38조제2항에 따른 통제공역에서 비행하여서는 아니 된다. 다만, 국토교통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국토교통부장관의 허가를 받아 그 공역에 대하여 토교통부장관이 정하는 비행의 방식 및 절차에 따라 비행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개정 2013. 3. 23.> [전문개정 2009. 6. 9.]

 

항공법 시행규칙

[시행 2015. 1. 1] [국토교통부령 제169호, 2014. 12. 31, 타법개정]

제66조(초경량비행장치의 비행승인) ①법 제23조제2항 본문에서 “동력비행장치 등 국토교통부령으로 정하는 초경량비행장치”란 제14조에 따른 초경량비행장치를 말한다. 다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초경량비행장치는 제외한다. <개정 2013. 3. 23., 2014. 7. 15.>

1. 영 제14조제1호(동력비행장치)부터 제6호(무인비행장치)까지의 규정에 해당하는 초경량비행장치

- 생략 -

② 제1항에 따른 초경량비행장치를 사용하여 비행제한공역을 비행하려는 사람은 법 제23조제2항 본문에 따라 별지 제32호서식의 초경량비행장치 비행승인 신청서를 지방항공청장에게 제출하여야 한다. 이 경우 비행승인 신청서는 서류, 팩스 또는 정보통신망을 이용하여 제출할 수 있다. <개정 2014. 7. 15.>

 

3. 명확한 법적 근거보다 해결 가능한 방법을 찾기 위한 노력

앞서 희망 같았던 항공법 제38조의2 제2항 조문을 내부 검토한 결과 아전인수와 같은 무리한 확대해석일 수도 있다는 의견이 많았다. 법령 해석은 각 부처에 따라 이견이 있을 수 있고 특히 항공법에 명시돼 있다 해도 또 다른 관계 법령에 제한을 받거나 관례상 조문대로 시도해 본 적이 없는 경우가 많다는 이유였다. 그리고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허가 권한이 있다 해도 전례가 없는 일을 오랜 검토 없이 쉽게 해줄 리 만무하다는 시각이었다. 그래서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넓은 범위의 법령 조문보다 실질적 해결 가능한 비행방식과 절차를 찾아보기로 했다.

 

앞서 언급했듯이 무인비행장치인 드론이 재난현장 사용을 목적으로 긴급비행 승인을 받은 전례가 없었다. 그래서 우선 관심을 둔 건 소방항공기의 긴급비행 절차였다. 법령으로 보장된 소방항공기 긴급비행의 승인 권한과 세부적인 절차가 궁금했다. 이에 소방항공기를 기준으로 이와 관련된 현행법령과 자치법규, 행정규칙 등을 면밀하게 검토한 결과 각 공역사용에 대한 권한은 국토교통부 장관이 공역사용 목적에 따라 각 관제기관, 통제기관, 관리기관으로 나눠 관리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다음으로 수도권 주변 공역을 담당하는 행정기관을 알아봐야 했다. 수도권은 공항 관제권과 군사기지, 군사시설 등 국가보안 시설이 다양해 관제기관, 통제기관, 관리기관 등 여러 행정기관이 나눠 담당하고 있었다. 수도권의 모든 공역에서 소방드론이 긴급비행을 하려면 한곳이 아닌 모든 관할 행정기관에서 협의가 필요했다. 전례와 명확한 근거도 없는 상황에서 해결 절차를 알아볼수록 협의해야 할 행정기관이 점점 늘어나 머리가 복잡해졌다.

 

당시 단번에 각 공역을 담당하는 모든 행정기관과 협의하는 건 불가능했다. 그래서 사용 비중이 높은 공역부터 하나씩 해결해 나가기로 했다. 공역 협의의 우선순위는 비교적 외곽에 있는 관제권보다 중심부에 있는 통제 공역이었다. 통제 공역의 경우 행정위임위탁규정(약칭) 제41조에 따라 국방부 장관이 국토부 장관에게 공역의 행정 권한을 위탁받아 초경량비행장치 비행계획 승인과 비행 허가를 담당하고 있었다.

 

공역관리규정

[시행 2015. 2. 27.] [국토교통부고시 제2015-119호, 2015. 2. 27., 일부개정.]

제6조(공역 등의 지정)① 국토교통부장관은 「항공안전법」제78조에 따라 공역을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다음 각 호의 공역으로 구분하여 지정할 수 있다.

1. 관제공역 : 항공교통의 안전을 위하여 항공기의 비행 순서·시기 및 방법 등에 관하여 국토교통부장관의 지시를 받아야 할 필요가 있는 공역

2. 비관제공역 : 관제공역 외의 공역으로서 항공기에 탑승하고 있는 조종사에게 비행에 필요한 조언이나ㆍ비행정보 등을 제공하는 공역

3. 통제공역 : 항공교통의 안전을 위하여 항공기의 비행을 금지하거나 제한할 필요가 있는 공역

4. 주의공역 : 항공기의 비행 시 조종사의 특별한 주의ㆍ경계ㆍ식별 등이 필요한 공역

③ 국토교통부장관은 제2항에 따라 공역을 지정할 경우 관제권ㆍ관제구는 항공교통업무기관(이하 “관제기관”이라 한다.)을, 비행금지구역ㆍ비행제한구역은 통제기관을, 훈련구역ㆍ군작전구역은 관리기관을 정하여야 한다.

 

행정권한의 위임 및 위탁에 관한 규정 ( 약칭 : 행정위임위탁규정 )

[시행 2015. 4. 21] [대통령령 제26201호, 2015. 4. 20, 타법개정]

제41조(국토교통부 소관)

⑥ 국토교통부장관은 「항공법」(이하 이 항에서 “법”이라 한다)에 따른 권한 중 국방부장관이 관할하는공역(空域)에서의 다음 각 호의 사항에 관한 권한을 국방부장관에게 위탁한다. <개정 2013. 3. 23.>

1. 법 제23조제2항에 따른 초경량비행장치 비행계획의 승인

2. 법 제38조의2제2항에 따른 통제공역에서의 비행 허가

 

4. 긴급비행 협의 시도… 무인비행장치의 항공정보시스템의 부재

수도권 주변의 통제 공역에서 소방드론의 긴급비행 협의를 위해 법령에 명시된 대로 국방부에 가장 먼저 문의했다. 문의한 결과 수도권의 통제 공역인 P73, R75의 경우 합참공역관리 규정에 따라 수도방위사령관에게 행정 권한을 위임하고 있었다. 항공 관련 모든 법령에 초경량비행장치 긴급비행에 대한 명확한 조문은 없었으나 근본이 되는 법령을 찾아 절차대로 문제를 해결하려다 보니 수도권 통제 공역의 사용 승인 최종 권한이 있는 관할 행정기관까지 찾아가게 됐다. 소방은 재난현장에서 드론의 사용 목적과 운용절차, 기타 활용 방안 등 협의를 위한 자료를 준비해 수도방위사령부와 소방드론의 긴급비행 협의를 시작했다. 협의는 먼저 유선 문의 후 공문으로 소방드론 운용 관련 검토를 의뢰하는 방식이었다.

 

소방드론의 긴급비행 협의 검토요청은 신중할 수밖에 없었다. 항공 관련법에 대해 사전에 파악했다 해도 공역 관련 관례나 내부규칙의 세부절차 등 모르는 부분이 더 많았기 때문이다. 짐작한 대로 협의 과정 중 예상치 못한 곳에 난관이 있었다. 소방은 재난현장에서 긴급비행의 조건으로 좁은 반경과 낮은 고도에서의 운용을 강조했으나 통제기관의 입장은 전혀 달랐다. 소방드론의 운용반경이나 비행고도보다 항공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는 항공정보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은 걸 소방드론 운용의 가장 치명적인 문제로 지적했다.

 

항공기 운항 체계는 항공기의 위치 고도 등 각종 항공정보를 실시간 관리하는 항공교통업무가 수반됐다. 소방항공기의 긴급비행이 가능했던 건 이러한 체계적인 항공교통업무 시스템이 갖춰져 있기 때문이었다. 반면 초경량비행장치인 소방드론에 항공기와 같은 항공교통정보 시스템을 갖추기란 쉽지 않았다. 만약 유ㆍ무선으로 대체해 항공교통정보를 공유한다 해도 조종자 혼자 운용해야 했기 때문에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는 항공정보는 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다. 이처럼 실시간으로 통제가 어려운 비행장치를 공역에서 긴급으로 사용한다고 하니 아무리 재난현장에서 공공의 목적으로 드론을 운용한다 해도 관할 행정기관으로서는 많은 고민이 있었을 것이다.

 

결국 협의 과정에서 소방드론은 긴급비행에 필요한 여러 중요한 조건들을 갖추지 못한 걸 알게 됐다. 준비가 미흡했던 게 아니라 당시 드론 운용환경의 한계였다. 아마 당시에는 군사용 드론 정도의 규모가 아니라면 소방뿐 아니라 어디라도 마찬가지였을 거다. 그래서 우리가 제기할 수 있는 의견은 비영리 목적으로 공공의 안전,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사용한다는 원론적인 명분뿐이었다.

 

5. 소방드론을 소방항공기와 같은 눈높이에 맞추다

긴급비행에 대한 명확한 법적 근거는 항공기에만 해당됐다. 그리고 공역사용의 거의 모든 권한은 관할 행정기관에 있었다. 소방드론이 긴급비행할 방법은 오로지 관할 행정기관과의 협의뿐이었다. 관할 행정기관에서 주변 환경을 포함한 여러 이유로 긴급비행을 허가해 주지 않는다면 불가능했다. 만약 협의가 안 된다면 소방 자체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방법은 없었을 거다.

 

하지만 얼마 후 수도방위사령부에서 긍정적인 검토 결과를 통보했다. 재난현장에서 소방드론의 긴급비행 승인을 해줄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검토 결과의 붙임 문서 중 관할 통제기관에서 협의해 준 근거 자료에 따르면 항공법에는 최소 4일 전 비행 요청을 하는 게 원칙이나 P73 인근 지역 비행지침에 의거 유인 헬기인 소방항공기의 경우 긴급한 구조 활동과 화재진화 등으로 수도방위사령부 승인하에 긴급비행이 가능하다. 이런 점을 고려해 긴급재난 발생 시 골든타임 내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무인비행장치의 긴급비행 또한 유ㆍ무선만으로 비행 승인을 보장해주겠다는 내용이었다. 당시 항공법이나 관련 지침 어디에도 무인비행장치의 긴급비행은 분명하게 명시돼 있지 않았다. 하지만 재난현장에서 활용 가치와 중요성을 염두에 두고 소방드론을 소방항공기와 같은 눈높이에 맞춰준 파격적인 협의였다.

 

▲ 서울소방과 수도방위사령부의 협의로 2015년 8월부터 수도권 야간 긴급비행도 가능했다. 당시 일반인에게 협의 내용이 공개가 안 됐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이 사실을 모르고 있어 불법 비행 신고가 들어오기도 했다.

  

P73인근지역 비행지침

제4조 ⑥ 재난ㆍ재해로 수색구조, 산불 및 화재진화 등 구조활동, 공익목적의 긴급한 경우 야간비행도 가능

제7조 ① 유인헬기는 긴급한 경우와 군사작전의 경우 사유발생 즉시 최단기간 내 서면 또는 유ㆍ무선으로 비행요청, 관할 기관의 승인을 받아 비행이 가능하다

 

6. 누구나 불가능을 예상했던 협의, 전국 공역 협의에 마중물 역할을 하다

비행 금지구역인 수도권 통제 공역에서 수도방위사령부와 긴급비행 협의 후 2년 넘게 전국 어디에서도 관할 행정기관과 정례적으로 긴급비행 협의를 맺은 사례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행정기관 대부분에서는 관련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초경량비행장치(무인비행장치)의 긴급비행을 협의해 주지 않았다. 서울소방재난본부 또한 수도방위사령부와 협의하지 못했더라면 재난현장에서 소방드론을 사용할 수 없었다. 그렇다면 아마 소방드론이 현재까지 오는 데 더 많은 시일이 걸렸을지도 모른다.

 

수도방위사령부와 긴급비행 협의는 전국 다른 지역의 무인비행장치 긴급비행 협의 과정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당시 전국 관할행정기관과 공역사용 협의를 위해 긴급비행에 관한 절차를 문의하거나 관련 공문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았고 실제 각 지역의 공역 협의 과정에서 수도방위사령부의 공역 협의 사례가 자주 언급됐다. 비록 수도권이 아닌 전국의 각 관할 행정기관에서 긴급비행 승인을 받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2015년 7월 수도방위사령부의 시대를 앞서간 판단은 전국의 무인비행장치 긴급비행 협의에 대표적인 사례로 마중물 역할을 톡톡히 했다.

 

7. 그러나 재난현장에서만 가능했던 소방드론의 긴급비행

수도방위사령부와의 협의로 소방드론은 도입 즉시 재난현장에서 운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모든 상황에서 자유롭게 공역을 사용할 수 있는 건 아니었다. 소방드론의 긴급비행은 재난현장 발생 시에만 유효하다는 게 협의 조건이었고 비행 전ㆍ후 실시간 유선 보고는 필수였다. 소방드론 긴급비행은 명확한 근거가 없는 상황에서 재난현장 대응 목적으로만 절제된 승인을 해준 것이기 때문에 이유가 뭐든 재난현장이 아닌 그 밖에 목적으로 비행 시에는 사전 비행 승인을 꼭 받아야 했다. 그러나 이런 내용을 자세히 아는 내부 직원은 많지 않았다. 이는 곧 소방드론 활용에 작은 오해를 수시로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소방드론을 재난현장 외 목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최소 4일 전 승인을 받아야 하고 촬영까지 하려면 최소 7일 전에 항공촬영허가 신청을 해야 하는 게 항공 관련법의 절차다. 그런데 대부분 2~3일 전이나 전날에 항공촬영 요청이 들어오는 경우가 많았다. 항공촬영은 최소 7일 전 허가가 없으면 불가능하다. 그러나 직원 대부분은 드론을 장난감이라고만 생각해 비행절차에 대한 이해와 공감대가 부족했다. 아무리 자세하게 설명해도 드론을 띄워주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경우도 적지 않았다. 허가 없이 비행하거나 촬영하면 불법으로 처벌받을 수 있고 허가받지 못하는 드론 비행을 요구하는 건 허가 없이 소방헬기를 띄우라는 것과 다를 바 없다. 항공기와의 비교가 과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공역을 담당하는 관할 행정기관에서 소방헬기와 소방드론의 법령 기준을 거의 동일하게 적용했다.

 

소방드론 도입의 주목적은 재난현장에서의 정보획득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훈련이나 안전점검, 홍보 촬영까지 점차 활용도가 높아져 재난현장 외 일반적인 항공촬영 요청이 쇄도했다. 비행 목적과 상관없이 최소 2주 전부터 일정을 조율한 경우 아무런 문제가 없었지만 갑작스러운 일정으로 비행 승인을 받을 수 없는 경우에는 요청을 거부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지속해서 요청이 왔고 공역사용에 대한 공감대가 없는 상황에서 계속 거부하기도 쉽지 않았다. 그래서 결국 수도방위사령부 공역 담당자와 긴급비행 운용 범위를 넓히기 위해 또다시 협의를 시도했다.

 

재협의 결과 예상대로 관할 행정기관에서는 재난 상황이 아닌 경우 기존 협의 절차대로 해주길 원했다. 재난현장이 아닌 비응급 상황까지는 항공기도 불가능하며 관련 법령과 지침을 아무리 넓게 해석해도 긴급비행 조건 성립이 되지 않아 해줄 수 없다는 완강한 입장이었다.

 

※수도권 통제 공역에서 소방드론의 긴급비행이 필요한 경우 재난 발생 장소, 운용반경 그리고 이ㆍ착륙할 때마다 장소를 유ㆍ무선으로 보고를 하는 게 원칙이다. 만약 1시간 동안 배터리 2개를 사용해 비행할 경우 배터리 교체를 하기 위한 이ㆍ착륙을 포함해 총 4번의 보고를 해야 한다(최초 비행 승인 시 1분에서 3분 정도 소요된다).

 

서울 서대문소방서_ 허창식

(감수) 서울119특수구조단_ 이용희

서울소방재난본부_ 박진호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0년 5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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