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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관 여행기] 치앙마이에 살어리랏다-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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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관 안지원 | 기사입력 2020/05/20 [15:10]

[소방관 여행기] 치앙마이에 살어리랏다-Ⅱ

소방관 안지원 | 입력 : 2020/05/20 [15:10]

가족과 들러볼 만한 곳

1. 코끼리 보호센터 체험 

태국을 상징하는 동물 코끼리. 예전에는 코끼리 등에 올라타는 라이딩이나 서커스 쇼 관람 같은 투어가 주를 이뤘으나 최근에는 동물 학대 등의 이유로 코끼리 보호센터에 방문하는 투어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그곳에 방문하면 자연 속에서 코끼리에게 먹이를 주거나 목욕을 시키며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다. 태국의 소수민족인 카렌족 옷을 입고 코끼리와 물장난을 치면서 정신없이 놀다 보면 코끼리가 얼마나 영리하고 사랑스러운 동물인지 알게 된다. 또 인간과 동물이 자연 속에서 공생하는 게 얼마나 가치 있고 중요한 일인지도 어렴풋이 느낄 수 있게 된다. 코끼리 보호센터 체험은 치앙마이 한달살기에서 가장 즐거웠던 기억으로 남아있다.

▲ 코끼리 먹이 주기, 목욕시키기 등을 통해 느끼는 코끼리와의 교감은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이다. 

 

2. 그랜드 캐니언 워터파크 

치앙마이의 아쉬운 점 중 하나가 가까운 곳에 바다가 없다는 거다. 아이들을 동반할 경우 여행지 선정의 제약사항이 되기도 한다. 이런 아쉬움을 달래줄 만한 게 야외 수영장인데  대표적인 곳이 바로 이 ‘그랜드 캐니언 워터파크’다. 치앙마이 시내에서 외곽으로 차를 이용하면 30분 정도 걸리는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다. 규모도 제법 크고 갖가지 에어바운스가 많아 아이들뿐만 아니라 성인도 재미있게 즐길 만하다. 물론 미국의 그랜드 캐니언을 상상해서는 곤란하다. 빗물을 받아 운영하고 있어 수질이 아주 좋진 않다. 건기가 지속되는 3~4월에 방문할 예정이라면 수질에 대한 정보를 미리 확인하자. 성인의 키를 넘어설 만큼 생각보다 수심이 깊지만 친절한 안전요원이 곳곳에 배치돼 있어 아이가 많은 가정이라도 안심할 수 있다. 짚라인도 탈 수 있는 패키지권을 미리 투어사이트에서 예매하면 좀 더 저렴하게 즐길 수 있다.

▲ 제법 큰 규모의 워터파크. 준비운동과 구명조끼는 필수

▲ 짚라인 체험도 할 수 있다.




 

 

 

 

 

 

 

 


3. 쿠킹 클래스 

쿠킹 클래스는 반일 혹은 종일로 선택이 가능하다. 각자 원하는 태국식 음식 3~5가지를 만들어 보고 만든 음식으로 한 끼 식사까지 할 수 있다. 현지 시장에서 장을 보는 걸 시작으로 각각의 재료를 소개한 후 재료 손질을 한다. 손질된 재료로 강사의 실연을 따라 직접 만들어 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요리 난도가 그리 높지 않아 아이들도 쉽고 즐겁게 따라 할 수 있다. 앞으로 먹게 될 타이 음식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줘 장기체류하는 여행객이라면 꼭 한번 해보길 권장한다. 실제로 쿠킹 클래스를 다녀온 후 아이들이 태국 음식을 대하는 태도가 많이 달라진 걸 볼 수 있었다.

 

▲ 태국식 음식을 만들어 보고 만든 음식으로 식사까지 할 수 있는 쿠킹 클래스

▲ 제법 근사한 결과물이 나왔다. 직접 만든 똠얌꿍과 팟타이






 

 

 

 

 

 

 

4. 싼캄팽 온천  

치앙마이 시내에서 1시간 정도 떨어진 온천. 태국 관광청에서 직접 관리하는 국립공원 온천이며 현지인들도 많이 찾는 명소다. 비록 시설은 오래돼 낡았으나 관리에 신경을 쓴 흔적이 느껴진다. 이곳의 백미는 온천수에 직접 삶아 먹는 계란과 족욕. 

85℃의 온천수에 달걀 바구니를 15분 정도 넣어 두면 완숙 달걀을 맛볼 수 있다. 일행들끼리 도란도란 모여 앉아 족욕을 하며 삶아 먹는 달걀 맛이 일품이다. 일정에 여유가 좀 있다면 한번 방문해 볼 만하다.

 

▲ 싼캄팽 온천 매점에서 파는 계란 바구니를 걸어두고 15분이 지나면 완숙 달걀을 맛볼 수 있다.


뭐라도 배우며 지내보기 

사실 한 달이라는 시간 동안 마음껏 명소를 찾아다니고 맛집을 찾아다니는 것만 해도 시간이 그리 넉넉지 않을 수 있다. 다만 그렇게 하면 체력 소모와 금전 지출이 너무 커 금세 지쳐 버리게 된다. 현지인처럼 그곳을 느끼며 생활해보고자 하는 한달살기의 취지와도 맞지 않는 듯한 느낌이 든다. 그렇다고 아무것도 안 하고 한 달을 보내기란 시간이 너무 아깝다. 현지 체험 삼아 국내에서는 여건상 하기 어려운 뭔가를 하나 정해 배워보는 건 어떨까? 짧게나마 현지에서 뭔가를 배우고 남긴다면 그 여행을 기억할 때마다 적잖은 보람과 기쁨을 만끽하게 될 것이다. 

 

1. 무에타이 

태국의 전통 격투기이며 세계적으로 인기가 높은 스포츠다. 태국의 무에타이는 남녀노소가 모두 즐기는 대중적인 스포츠로 태국 여행자들이 꼭 한 번쯤 체험해봐야 할 1순위로 꼽힌다. 많은 해외 격투기 선수들이 무에타이 수련을 하기 위해 태국을 방문하고 있으며 선수급의 수준 높은 트레이닝부터 가족 단위 또는 아이들 체험까지 다양한 수업들이 준비돼 있다. 무에타이 체육관은 한국의 태권도장만큼이나 지역 곳곳에 많아 구글맵이나 블로그 등 온라인 정보를 통해 자신과 맞는 체육관을 선택하면 된다. 무에타이를 처음 접해보는 초보자라면 개인 레슨으로 먼저 기본기를 갖추길 권한다. 보통 1시간 30분 수업에 약 500밧(한화 1만8천~1만9천원)정도다. 단체로 수업할 경우 할인 되는 곳도 많다. 

막상 해보면 운동량이 상당하고 체력 소모도 꽤 크다. 하지만 샌드백과 미트를 치다 보면 스트레스도 함께 풀리는 걸 느낄 수 있다. 격한 운동이라고 너무 겁먹거나 주저하지 말자. 우리가 무에타이를 배워서 격투기 선수를 할 건 아니지 않는가? 경험이 많은 현지인 코치들이 친절하게 잘 알려준다. 

 

▲ 작은 링 하나를 갖추고 개인 레슨 위주로 진행하는 작은 체육관부터 대규모 시설에서 선수들과 어울려 운동할 수 있는 곳까지 선택의 폭이 다양하다.


2. 요가 

치앙마이에서 많이 배우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요가다. ‘요가는 인도에서 전해졌는데 왜 치앙마이에서 유명한 것일까?’ 문득 궁금증이 들기도 했지만 별다른 이유는 딱히 없는 듯하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특히 서양인들이 장기체류지로 많이 찾는 도시에는 요가 인프라가 넓게 깔린 것 같다. 히피즘이 유행하던 1960~70년대 사이 서구권에서 유행하기 시작한 요가는 이제 전 세계적으로 많이 대중화됐다. 물론 한국의 요가 인구도 많이 늘어났으나 아직은 주로 여성들이 하는 운동이란 인식이 강한 데 반해(구급활동 중 다친 목과 허리를 위해 처음 요가학원을 등록했을 때 민망함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서양에서는 남녀를 가리지 않고 즐기는 대중화된 운동인 듯하다. 무료요가 클래스에서 요가를 10년은 했을 법한 포스의 꽁지머리를 한 서양 남자가 간단한 기본 동작도 못 해 나와 같이 낑낑대면서도 즐기는 걸 보고 있자니 우리가 요가를 너무 어렵게 접근하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즐기는 운동인 만큼 수업은 대부분 영어로 진행된다. 언어가 능숙하지 않아도 어렵지 않게 따라 할 수 있으니 평소 요가를 즐겨 왔거나 관심이 있었다면 도전해 보길 권한다. 월 단위로 끊지 않아도 일 단위, 시간 단위로 끊을 수 있는 요가원이 많으니 구글 지도에서 가까운 곳을 찾아 후기를 읽어 보고 본인과 맞는 요가원을 선택하면 되겠다. 매주 화, 목에는 님만해민의 원님만 쇼핑몰 광장에서 무료요가를 진행하니 참고해 보자.

 


3. 외국어 배우기 

많은 사람이 장기간 외국에 체류할 때 도전해 보는 것 중 하나가 ‘외국어 배우기’다. 요즘은 워낙 번역기 애플리케이션이 발달해 웬만한 의사소통이 가능하지만 짧은 외국어라도 떠듬떠듬해보면 현지 문화에 대한 이해의 폭이 좀 더 넓어지고 여행의 재미는 훨씬 증가한다.
치앙마이는 일찍부터 많은 외국인이 찾는 관광지로 발달한 곳이기 때문에 간단한 영어만으로도 일상생활에 크게 불편함이 없다. 태국이 옆 나라인 필리핀처럼 영어교육 인프라가 많이 발달한 건 아니지만 마음만 먹는다면 현지 어학원을 찾는 건 어렵지 않다. 특히 현지인과 외국인을 가리지 않고 클래스가 운영되는 점을 장점으로 꼽을 수 있다. 보통 시간제로 운영하는데 번화가인 님만해민 쪽의 어학원들을 기준으로 20시간에 약 4천밧(15만원 정도) 정도다. YMCA나 치앙마이 대학교 어학당은 이보다 저렴하니 시간과 교과 편성을 참고해 선택하면 된다. 

태국에 자주 가는 여행자라면 이참에 태국어를 배워 보는 것도 추천할 만하다. 우리 눈에는 당최 다 비슷해 보이는 태국 문자를 배우는 건 결코 쉬워 보이지 않으나 태국어 자체는 기초 문법이 어렵지 않아 조금만 배워도 현지에서 쉽게 사용할 수 있다고 하니 여행의 또 다른 즐거움을 줄 것이다. 

어학원에서 다양한 국적의 친구들을 사귀는 건 덤으로 얻게 되는 즐거움이다. 참고로 태국어 수업엔 주로 서양인들이, 영어 수업엔 아시아인들이 많이 참여한다. 영어 수업 때 사귀었던 중국인, 일본인 친구들과는 지금도 종종 연락하고 있는데 나중에 서로의 나라에 방문해 다시 만나자고 한 약속이 실현되길 기대하고 있다. 

 

 

마냥 좋을 순 없다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도시라고 해서 물론 단점이 없는 건 아니다. 아무리 다른 사람들이 좋다고 해도 나와 맞지 않으면 소용없는 일. 

 

미세먼지 치앙마이 여행의 성수기는 11~2월이지만 1월부터 시작되는 근교 화전 농업의 영향으로 치앙마이 시내의 미세먼지 수치는 매우 높은 편이다. 동남아 국가의 특성 중 하나인 바이크 매연과 더불어 미세먼지는 세계 대도시들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정도다. 호흡기가 좋지 못하거나 대기질에 민감한 사람이라면 다소 괴로울 수 있다.

더운 날씨와 곤충 친구들 시원한 날씨를 자랑한다고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다른 동남아 지역’에 비해 시원하다는 거지 한낮의 기온은 절대 무시할 게 못 된다. 열대지방이니 당연하게 여러 곤충과 작은 동물류(?)를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더운 날씨로 인한 음식의 위생 문제 역시 늘 조심해야 할 부분이다.

바다가 없다?! 우리가 동남아 여행을 생각할 때 흔히 시원한 바다와 각종 수상레저를 쉽게 떠올리지만 북부 내륙에 자리한 치앙마이에는 그런 걸 즐길 바다가 없다. 어른들이 즐길 건 차고 넘치지만 어린아이들과 함께 하는 경우 반드시 미리 고려해야 한다.

 

앞서 얘기한 몇 가지 단점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치앙마이는 세계 여행자들로부터 뜨겁게 사랑받는 도시다. 이 단점들을 상쇄하는, 앞서 말한 다양한 매력이 존재하는 한 그 입지는 오랫동안 흔들리지 않을 거라고 확신한다.

 

여행을 출발하기 직전쯤 발병한 코로나19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됨에 따라 이런 시국에 여행을 하고 여행기를 쓴다는 게 심적으로 부담이 컸던 게 사실이다.

우린 코로나19로 생활의 많은 부분에 제약을 받고 있다. 특히 근무마다 수시로 방호복을 입고 벗어야 하는 구급대의 고충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해외여행은 물론 국내 여행도 크게 위축돼 관련 종사자와 자영업자의 대규모 실직, 파산 사태도 크게 염려되고 있다. 사회적 거리 두기 등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지금은 여행이나 모임을 자제하는 정부 시책에 적극적으로 따라야 마땅하다. 

시간이 흐른 뒤 사태가 진정된다면 그동안 고생한 분들 자신을 위한 힐링 여행을 계획해 보는 건 어떨까. 

마스크 없이 자유롭게 외출하고 여행도 했던 일상이 그토록 소중한 줄 몰랐던 그 시간을 그리워하며 또 언젠가는 종식될 이 코로나19 사태 이후의 새로운 여행을 꿈꾸며 이번 여행기를 마무리해 본다.

 

소방관_ 안지원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0년 5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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