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광고
광고
광고

구조대원의 또 다른 동료 ‘119인명구조견’

광고
중앙119구조본부 이민균 | 기사입력 2020/07/20 [10:00]

구조대원의 또 다른 동료 ‘119인명구조견’

중앙119구조본부 이민균 | 입력 : 2020/07/20 [10:00]

인명구조견 육성ㆍ운용의 중심엔 

중앙119구조본부가 있다!

소방청 중앙119구조본부는 소방 국가직 전환과 재난 안전에 대한 책임성 강화에 발맞춰 인명구조견 운용체계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특수재난 사고에 대비해 재난 유형별 맞춤형 특수목적견(화재탐지견, 수난구조견 등)을 양성하고 최상급 인명구조견 양성ㆍ보급 확대를 통해 현장대응능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그간 시ㆍ도 별로 이원화돼 운용된 인명구조견 체계를 보완한다. 중앙119구조본부 4개 권역대를 중심으로 운영체계를 구축하고 권역별 광역 출동체계 구축 등 효율적인 체제로의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또 인명구조견센터 조직 특성과 전문성 등 인프라를 활용해 대내ㆍ외적 역할 기반을 확대하고 전문성을 높이는 등 주도적으로 특수목적견을 양성하고 운용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초동 현장대응능력을 극대화함으로써 귀중한 국민의 생명을 구조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그 역할을 강화할 예정이다.

 

인명구조견이란?

인명구조견(Search&Rescue Dog)은 특수임무를 위해 고도로 훈련된 개(犬)다. 선진국에선 이미 오래전부터 구조대의 탐색 장비 일부로 활용하고 있다. 구조견은 발달된 후각능력을 바탕으로 각종 재난사고 현장에서 실종자 위치를 탐색해 귀중한 인명을 구조하는 데 도움을 준다. 분야별 임무 유형에 따라 산악구조견, 재난구조견, 수난구조견, 사체탐지견 등 네 종류로 분류된다.

 

•산악구조견 : 산악현장에서 실종된 요구조자의 냄새를 인지해 요구조자의 위치를 찾는 견

•재난구조견 : 붕괴현장 지면에서 매몰된 요구조자의 냄새를 인지해 요구조자의 위치를 찾는 견

•수난구조견 : 수난사고 현장에서 수면 위의 부유취를 통해 수중의 요구조자의 위치를 찾거나 익사 직전의 요구조자를 다른 도구를 이용해 안전한 곳으로 유도하는 견

•사체탐지견 : 사망이 확실시되는 요구조자의 위치를 찾는 견

 

인명구조견들은 사람과 비교해 최소 1만배 이상의 후각능력과 약 50배 이상의 청각능력을 갖추고 있다. 산악실종사고나 건물붕괴, 매몰사고 등 기상악화에 따른 첨단구조장비로 탐색하기 곤란한 상황에서도 충실히 그 구조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모든 품종의 개(犬)가 대상이 되는 건 아니다. 후보견 선별 과정부터 양성ㆍ훈련과정, 공인인증평가 단계까지 많은 훈련시간과 시행착오를 거쳐 양성된다.

 

우리나라에서 주로 운용되는 구조견의 품종은 만능 사역견으로 알려진 독일산 세퍼트(German Shepherd)와 래브라도 리트리버(Labrador Retriever), 벨지움 마리노이즈(Belgian Malinois), 보더콜리(Border Collie), 잉글리쉬 스프링거 스파니엘(English Springer Spaniel) 등 다섯 가지다. 그 이유는 우리나라 지형 여건과 날씨 등 환경적 요인에 잘 맞는 체형과 더불어 좋은 성품의 개체가 많이 번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 2011년 4월 국가 주도 구조견 양성 후 최초 소방구조견(왼쪽부터 인명구조견 수호, 번개, 천둥, 수성)


인명구조견, 어떻게 훈련하나?

먼저 인명구조견의 초석이 되는 훈련견 후보군 선발은 개체의 성품이나 체력, 훈련소질 등 기본적인 자질을 바탕으로 엄격한 선별 평가를 거쳐 소수정예만 엄선한다.

 

도입평가는 일회성 시험이 아닌 훈련견이 성장해 구조견이 될 때까지 앞으로 개발해야 할 모든 능력ㆍ훈련내용과 연관이 있기에 매우 중요하다. 인명구조견이 되기 위해선 선천적인 성품과 건강이 강조된다. 온화한 성품과 더불어 자신감과 호기심이 많고 신체적인 결함이 없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평가과정을 통과한 훈련견들은 비로소 본격적인 인명구조견으로서의 자질과 역량을 갖추기 위해 약 2년 정도의 양성과정에 입문하게 된다. 제일 중요한 양성단계에서는 환경적응, 사회화, 친화 훈련 같은 기초단계부터 산악ㆍ붕괴 수색, 헬기출동, 산악 레펠 응용 훈련 등 공인구조견 완성단계까지 힘든 훈련과정을 거친다. 실제 현장에서 나타날 수 있는 다양한 응용 훈련을 받는 것이다.

 

인명구조라는 숭고한 임무 수행을 하기 위해선 구조견에게도 현장 안전이 최우선시되며 다양한 응용 훈련과 많은 현장경험이 축적돼야 한다. 특히 어떤 상황에서도 요구조자에게 공격성을 나타내선 안 되기 때문에 이 훈련은 기간이 가장 길고 힘들다. 

 

 

▲ 산악출동사고 대비 레펠 훈련을 받는 구조견


인명구조견이 되기까지는 훈련견으로 도입 후 정형화된 훈련 매뉴얼과 일정표에 따라 매일 반복적으로 훈련하게 된다. 재난사고는 언제 어떻게 일어날지 모르기에 혹한기 또는 혹서기와 같은 악천후 날씨에도 똑같이 훈련한다. 이런 환경적 요인과 훈련 한계를 극복하고 뛰어넘는 훈련견만이 각종 재난사고 현장에서 활동할 수 있는 구조견으로서의 역량과 능력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긴 여정의 양성훈련 단계 과정을 마치면 마지막 단계인 공인인증평가가 이어진다. 인명구조견의 공인인증평가는 산악ㆍ재난분야 1급과 2급 평가로 구분된다. 공정성을 갖추기 위해 내ㆍ외부 유관기관 또는 민간단체의 전문 평가위원을 위촉해 평가가 진행된다. 합격 기준은 산악ㆍ재난수색능력과 종합전술(복종ㆍ장애물)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분야별 70% 이상 점수를 취득해야만 공식적인 인명구조견이 된다.

▲ 인명구조견 공인인증평가 합격 기준


세부 항목별로 보면 수색 분야의 경우 수색능력(후각사용능력, 환경 극복력, 방향 통제력, 수색 의욕)ㆍ요구조자 발견 후 행동(경보 능력, 접촉 횟수) 등의 순으로 평가된다. 종합전술의 경우 복종능력ㆍ장애물 통과 능력으로 구분돼 평가된다. 


인명구조견의 역사

2011년 4월 당시 소방방재청 중앙119구조단에서 국가 차원의 인명구조견 양성을 기점으로 체계적인 훈련과정과 전문인력 증원 등 현재 시점에서의 인명구조견 양성률은 80%에 육박한다. 다양한 형태의 특수재난사고를 대비하기 위해 수난구조견, 화재탐지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 또는 시범 양성하고 있다. 국내ㆍ외 특수목적견 운용기관과 비교해 볼 때 인프라는 높은 수준이다.

 

우리나라에서 실질적인 인명구조견의 시작은 타 정부 기관에서 운영하는 군견이나 경찰견 또는 탐지견과 비교해 역사가 오래되지 않았다.

 


•소 방 청  :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후 강원소방본부 원주소방서 구조견 운용 시초

•공ㆍ육군 : 1950년 6.25 전쟁 시 미군정찰견 운용부대의 군견사용 시초

•경 찰 청  : 1986년 아시안게임, 1988년 올림픽 대비 폭발물 탐지견 운용 시초

•관 세 청  : 1987년 국제공항, 항만, 폭발물 테러사고 대비 탐지견 도입 계기

•검 역 원  : 2000년 동ㆍ식물 전염병 유입차단을 위한 검역탐지견 운용


▲ 정부 특수목적견 기관별 도입 연도

 

▲ 소방구조견 운용 현황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사고가 발생하면서 특수재난사고 대비 중앙119구조대가 창설되고 다양한 첨단구조장비와 현장대응체계가 형성됐다. 인명구조견 도입의 필요성도 시사됐다.

 

이를 계기로 특정 민간기업에서 국내 인명구조견 사업의 표준기준 정립 등 활성화가 시작됐다. 2004년에는 국제구조견협회(Internarional Rescue Dog Organization) 주관 심포지엄을 국내에서 개최하는 등 동북아시아 지역 내 재난사고 대비 인명구조견을 활용한 구조문화의 진행 기반을 형성했다.

 

최초 소방에서 인명구조견을 운영하기 시작한 건 1998년 한 민간 기업에서 사회공헌 차원으로 인명구조견 2두를 강원소방본부 원주소방서에 대여견으로 기증한 게 사실상 시초다.

 

2011년 소방청 중앙119구조본부에서 인명구조견 양성사업이 시작됨에 따라 본격적인 인명구조견 양성과 교육체계가 형성됐다. 2024년까지 전국 48마리의 인명구조견을 목표로 재난사고 대비 대응능력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재 전국에 총 28마리의 구조견이 각종 재난 실종사고 대비 출동태세를 갖추고 있다. 2020년 4월 말 기준 전국 시ㆍ도 소방본부에서 운영하는 인명구조견 28두는 총 5934회 출동해 422여 명을 구조하는 성과를 냈다.

 

소방청 중앙119구조본부에서는 매년 세계인명구조견 경진대회에 참가해 인명구조견의 우수성을 알리고 있다. 이를 통해 훈련기술 정보교류 등 국제적 재난사고 대비 현지적응훈련을 통한 구조견 관련 Rescue-Chain 등 대형 재난사고에도 상시 대비하고 있다.

 

구조현장에서 활약하는 ‘인명구조견’

인명구조견은 매년 분기별 또는 반기별로 정해진 교육(정기수준유지, 친화교육, 특별교육 등)을 통해 그 능력을 유지해야 한다. 핸들러(운용자)와의 교감을 형성하면서 현장대응력을 더 높이고 있다. 이 밖에도 긴급 또는 장거리 출동 대비 특별교육을 통해 헬기적응훈련, 호이스트를 이용한 하강훈련 등 어떠한 상황에서라도 주어진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연간 교육훈련계획에 따라 운용된다.

 

인명구조견은 사고현장에서 활동할 때 항시 핸들러(운용자)와 팀을 이뤄 수색한다. 사고현장 상황에 따라 접근 방식이 조금씩 다르다. 하지만 공통적으로 사고현장 도착 시 수집된 정보를 바탕으로 수색계획을 수립하고 정해진 수색지역을 구조견과 함께 팀을 이뤄 전체지역을 수색한다.

 

인명구조견은 요구조자 발견 시 짖음으로써 그 위치를 핸들러에게 알려주는 방식으로 요구조자를 구조한다. 이때 핸들러(운용자)의 현장 운용 노하우나 인명구조견의 현장경험은 횟수를 더 할수록 향상된다.

 

하지만 아직까지 현장에 출동하면 마지막 수단으로 인명구조견을 이용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인명구조견은 초기수색에서부터 활용돼야 그 능력이 우수하다. 구조대원 등 다수의 인력이 수색한 장소는 후각 능력을 이용하는 인명구조견에 있어선 오염된 수색지역과도 같기 때문이다.

 

구조견 문화가 잘 발달한 선진국에서는 초기투입 원칙이 강조돼 수색절차에 따라 철저히 잘 이뤄지고 있는 모습과 대조하면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에 대한 인식전환이 시급하다. 

 

▲ 2013년 필리핀 타클로반 태풍 피해지역 해외구조 활동(인명구조견 케빈, 박해영 핸들러)


우리 모두의 동료 ‘119인명구조견’

인명구조견은 양성과정을 포함해 약 8~10년 정도 각종 재난현장에서 활동한다. 이후 공식적인 은퇴를 통해 일반가정에서 반려견으로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그간 국민에게 헌신한 공로에 대한 보답이기 전에 당연히 지켜져야 할 자연스러운 순리라고 표현하고 싶다.

 

인명구조견으로 살아간다는 건 결코 순탄한 삶은 아니다. 위험에 처한 사람을 구하는 구조장비인 동시에 살아있는 동물인 인명구조견은 도움이 필요한 재난사고 현장이라면 핸들러와 함께 어디든 출동한다.

 

자신의 임무를 묵묵히 수행하는 인명구조견… 우리 소방의 동료이자 우리 모두가 기억해야 할 또 하나의 119구조대원이다. 2년간 힘든 훈련을 이겨내고 인명구조견으로 거듭나 각종 재난현장에서 사람을 위해 헌신하는 그들을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 2019년도 인명구조견 관리전환ㆍ은퇴식

 

중앙119구조본부_ 이민균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0년 7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중앙119구조본부 관련기사목록
[인터뷰]
[인터뷰] “다양한 경험ㆍ조직 이해 바탕으로 새로운 변화 물결 만들겠다”
1/5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