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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조명] 배ㆍ분전반 화재 잡는 소공간용 소화용구, 어떤 기술 있나

-패드ㆍ라인 타입부터 가스계소화약제 적용 제품까지 제품 특성도 다양
-마이크로캡슐 기술 소화용구, 간편한 설치에 별도 유지관리 필요 없어
-노벡 등 소화약제 통해 주변 장치 피해↓ 환경, 인체 영향성도 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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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누리 기자 | 기사입력 2020/07/24 [12:35]

[집중조명] 배ㆍ분전반 화재 잡는 소공간용 소화용구, 어떤 기술 있나

-패드ㆍ라인 타입부터 가스계소화약제 적용 제품까지 제품 특성도 다양
-마이크로캡슐 기술 소화용구, 간편한 설치에 별도 유지관리 필요 없어
-노벡 등 소화약제 통해 주변 장치 피해↓ 환경, 인체 영향성도 적어

최누리 기자 | 입력 : 2020/07/24 [12:35]

▲ 서대문구 KT 아현국사 통신구 화재     ©서울소방재난본부 제공

 

[FPN 최누리 기자] = 지난 2018년 11월 서울 서대문구 KT아현지사 통신구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 불로 서울 서북부 5개 구와 경기 고양시 일부 지역에 통신장애가 발생하면서 지하구를 국가기반시설 수준만큼 관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불이 나면 접근이 어려운 지하구는 초기 화재를 진압하지 못하면 그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하지만 당시 KT아현지사 통신구는 특정소방대상물 대상이 아니었다. 50m 이상 공동구나 500m 단독구 등 지하구만 화재탐지설비 등 소방시설을 갖춰야 했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는 지하구 소방시설 설치 범위를 확대하는 등 관련 대책을 내놨다. 지난달 26일에는 ‘연소방지설비의 화재안전기준’과 소방시설 종류별로 정해진 기준을 통합한 ‘지하구의 화재안전기준’을 행정 예고했다.

 

KT지하구 화재의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화재 위험성을 줄이기 위한 여러 내용이 담겼다. 특히 이 기준에선 지하구 내에 설치되는 제어반과 분전반에 별도 소화장치를 갖추도록 했다. 

 

기존 화재안전기준에서 설치 의무를 부여했던 가스나 분말, 고체에어로졸 자동소화장치에 더해 소공간용 소화용구를 허용했다. 소공간용 소화용구는 분전반이나 배전반 등 내부에 설치해 화재를 자동으로 감지하고 불을 끄는 간이소화용구다. 

 

지금까지는 한국소방산업기술원의 자체 인정기준인 KFI인정 기준으로 운영돼 왔지만 소방청은 이 간이소화용구를 형식승인 대상품으로의 분류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소화기구의 한 종류로 ‘소공간용 간이소화용구’를 추가하는 내용의 ‘화재예방, 소방시설 설치ㆍ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을 입법 예고하기도 했다.

 

소공간용 소화용구는 앞으로 제어ㆍ분전반 등에서 활용성이 확대될 전망이다. <FPN/소방방재신문>이 새롭게 떠오르며 관련 시장에 보급되고 있는 대표 소공간용 소화용구의 기술을 살펴봤다. 모두 한국소방산업기술원의 KFI인정(소공간용 소화용구)을 득한 제품들이다.

 

간편 설치ㆍ신속 화재 진압, 소공간용 소화용구 ‘SFEX‘

 

▲ (주)스펙스테크의‘SFEX Line’과 ‘SFEX Pad’  



(주)스펙스테크(대표 박종석)가 KFI인정을 획득한 소공간용 소화용구는 고분자 화합물 자체가 화염과 온도에 스스로 반응해 초기 화재를 진압한다. 

 

‘SFEX Line’과 ‘SFEX Pad’ 등 두 가지 제품이다. 유연한 로프 타입인 ‘SFEX Line’은 발화가 예상되는 좁은 공간에 자유자재로 설치할 수 있는 제품으로 불에 즉시 반응해 초기 화재를 진압한다. 

 

‘SFEX Pad’의 경우 화재 후 온도가 120℃(±5℃)로 높아지면 마이크로캡슐이 터지면서 소화약제를 분사하는 방식으로 불을 끈다. 

 

특히 이들 제품은 소화약제가 분사돼도 주변 장치에 영향이 없고 발화원을 냉각시켜 재발화를 방지한다는 게 스펙스테크 설명이다. 

 

간편한 설치도 강점이다. 배선(‘SFEX Line’)이나 판넬 내부 상단(‘SFEX Pad’)에 부착하면 설치가 완료된다. 별도 센서나 전원이 필요 없고 제품 운영에 따라 유지ㆍ보수 비용도 발생하지 않는 게 장점이다. 

 

스펙스테크 관계자는 “‘SFEX Pad’의 마이크로캡슐에는 무색 액체 상태인 친환경 소화약제가 적용됐다”며 “방사된 소화약제가 기화하면서 인체에 무해하고 환경에 영향을 거의 미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스펙스테크는 올해 국방기술품질원의 전력지원체계인 ‘국방 강소벤처(Tech-Fi Net)’에 등록을 완료했다. ‘2018 안전 신기술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하는 등 기술력도 인정받았다.

 

현재 이 제품들은 삼성전자와 GS칼텍스, 한국남동발전, 한국수력원자력 등 다양한 시설에 적용되고 있다. 

 

박종석 대표는 “전기화재 발화점 완전정복이란 목표 아래 전기화재 유형별 맞춤 솔루션과 기술을 지속해서 개발해 나갈 것”이라며 “개선된 기술을 통해 해외 시장을 개척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마이크로캡슐 소공간용 소화용구 ‘이지스’

▲ (주)지에프아이가 개발한 마이크로캡슐 ‘이지스’ 


(주)지에프아이(대표 이상섭)가 개발한 소공간용 소화용구 ‘이지스’는 패드와 와이어 등으로 구성된다.

 

에너지저장장치(ESS)나 배전반, 분전반 등에서 불이 나 일정 온도에 도달하면 마이크로캡슐이 스스로 반응해 소화약제를 동시 분출하면서 불을 끈다.

 

이지스에 적용된 마이크로캡슐에는 할로겐화합물 가스소화약제로 알려진 3M사의 노벡(Novec 1230)이 적용됐다. 이 소화약제는 물보다 50배 빨리 기화돼 열을 낮추고 연쇄반응을 차단한다.

 

지에프아이 관계자는 “전기 절연성뿐 아니라 문서 훼손 등 피해를 예방하고 해당 대상에는 잔여물이 남지 않아 일명 ‘젖지 않는 물’로 불린다”며 “이 때문에 데이터 저장실 등 짧은 정전에도 막대한 손실이 예상되는 곳에 활용성이 높다”고 말했다.

 

또 “소화약제 저장을 위한 축압 용기와 분사 장치, 감지기가 없어 오작동할 가능성을 차단하고 작은 공간만 있으면 어떤 설비나 장비 없이도 설치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지에프아이에 따르면 노벡 소화약제는 ▲오존파괴지수(ODP) 0 ▲지구온난화지수(GWP) 1 ▲대기잔류년수(ALT) 0.014 등으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 

 

지에프아이의 강점은 균일한 성능을 지닌 마이크로캡슐 개발 능력과 생산 공정이다. 지에프아이 관계자는 “노벡의 끓는점은 49.2°C로 낮은 온도에서 빨리 기화돼 원액 그대로 유지하는 기술이 중요하다”면서 “견고성 등을 지닌 마이크로캡슐을 대량 생산하는 기술을 갖췄다”고 전했다.

 

KFI인정과 ISO인증, 재난안전제품인증, 우수기술기업인증을 획득한 지에프아이는 화학ㆍ안전부문 우수특허대상과 대한민국 안전기술대상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캡슐 관련 특허(진행 중인 특허 포함)도 7개에 달한다.

 

지에프아이 관계자는 “마이크로캡슐의 모양ㆍ크기ㆍ외피 두께 등을 주사전자현미경(SEM)으로 확인하면서 품질관리에 힘쓰고 있다”며 “화재 예방 백신으로 세계인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고 미래 안전산업발전에도 필요한 기술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1초 이내 소화약제 90% 방출하는 소화캡슐 ‘스틱’

▲ 노벡 소화약제를 분사해 화재를 진압하는 파이어킴(주)의 ‘스틱’  

 

파이어킴(주)(대표 김병일)의 ‘스틱(STICK)’은 화재 시 105℃(±5℃) 이상이 되면 소화캡슐이 스스로 작동하며 노벡 소화약제를 분사해 화재를 진압하는 소공간용 소화용구다. 1초 이내 90% 이상 소화약제를 방출할 만큼 반응속도가 빠르다. 

 

‘스틱’은 노벡 양에 따라 네 가지로 분류된다. 무게와 크기가 작아 전기시설과 분ㆍ배전반 등 다양한 환경에 적용할 수 있다. 

 

쉬운 설치는 ‘스틱’의 강점이다. 나사와 드라이버만 있으면 바로 설치할 수 있고 별도 장치나 전원이 필요 없다. 또 제품에 부착된 QR코드로 제품 이력을 확인할 수 있고 구매처와 설치 장소 등 정보를 입력해 신속한 사후 서비스(A/S)를 받을 수 있다.

 

또 제품하자로 발생한 피해에 대해 최대 100억원까지 보상하는 ‘생산물배상책임보험’에도 가입돼 있다는 게 파이어킴 측 설명이다.

 

2015년 11월 설립한 파이어킴은 국내는 물론 북미와 유럽, 영국 등에서 11개의 특허를 등록했다. 현재 한국전력공사와 포스코, 삼성엔지니어링, 이마트, SK하이닉스, LG화학, 서울시청, 한국가스공사 등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인도와 사우디아라비아에도 수출 성과를 이뤄냈다.

 

파이어킴 관계자는 “파이어킴은 2014년 소방에 뛰어든 스타트업 기업으로 지난해 8월 미국 시카고에 사무실을 마련해 시장개척을 준비 중”이라며 “독자적인 기술력은 물론 KFI인정을 취득했고 내년 상반기까지 UL인증 획득을 목표로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공간 속 작은 소방관 ‘소공간 자동소화용구’

▲ 육송(주)의 ‘소공간 자동소화용구’  

 

소방용품 전문 제조업체 육송(주)(대표 신경림)가 개발한 ‘소공간 자동소화용구’는 배전반 등 좁은 공간에 특화된 소화장치로 한국소방산업기술원의 KFI인정(소공간용 소화용구)을 받았다.

 

화재 시 주의 온도가 68℃에 이르면 1초 이내 소화약제를 자동으로 분사해 불을 끈다. 설치 장소에 따라 세 가지 타입(40, 120, 360)으로 개발돼 대상물 크기에 따라 0.36m³ 공간까지 방호가 가능하다. 

 

육송에 따르면 튜브형 등 기존 소공간 소화용구 대부분은 불꽃이 일어난 뒤 작동한다. 반면 이 제품은 일정 온도에 도달하면 소화약제를 방출해 불꽃 발생 전인 심부 화재 단계부터 화재 예방이 가능하다.

 

고압 충전으로 방호 체적도 높였다. 육송에 따르면 타입별로 할로겐 화합물(HFC-125) 소화약제를 1.4ℓ에서 최대 12.6ℓ까지 충전할 수 있다.

 

육송 관계자는 “할로겐 화합물 소화약제를 방사한 이후에도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거의 적고 주변 설비에 2차 피해도 없다”며 “점검과 관리가 힘든 장소에 제품을 설치하면 초기 화재를 진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설치방법도 간단하다. 강한 자석이 적용된 제품을 해당 장소의 중앙 상단에 부착하면 설치가 완료된다. 자석이 부착되지 않는 공간은 전용 브라켓으로 설치할 수 있다. 또 추가로 장치나 설비를 설치하지 않아도 되고 사후관리가 필요 없어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게 육송 설명이다.

 

이 시스템은 분전반과 배전반, 전산실 MCC, 태양광 ESS, 가전제품, 전자제품, 전기조작판넬 등 화재 예방을 위한 장소에 적용할 수 있다.

 

육송 관계자는 “WIFI IC 칩을 내장한 컨트롤 박스와 관리자가 실시간으로 관리할 수 있는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개발 중”이라며 “신축 건물의 배전설비와 데이터 관리설비, 전기설비 등이 설치되는 만큼 화재 예방을 위한 제품의 역할도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누리 기자 nuri@fpn119.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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