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대원은 화재현장에서 진압이나 구조 활동 시 자욱한 연기와 암흑으로 인해 시야 확보에 많은 어려움이 있다. 근거리 시야 확보를 위한 연기투시 랜턴이나 원거리 시야 확보를 위한 휴대용 탐조등을 사용해도 시야 확보에는 한계가 있는 게 사실이다. 실제 화재현장 건물 내부에서 시야 확보가 어려운 소방관들은 소방호스나 라이프 라인에 의지한 채 활동한다.
열화상 카메라를 병행해 사용하지만 열화상 카메라는 건물 내 장애물에 의한 열감지 방해와 낮은 해상도로 인해 원거리에서의 인명이나 발화지점 탐색이 어렵다. 산불 관제 시에는 기상 조건이나 화재 유형에 따라 연기가 광범위하게 확산할 때도 있어 화점 탐색에 더 어려움을 겪는다. 야간에 화재를 진압할 때 화재현장 관제와 피해 확산을 지속해서 모니터링해야 하는 경우 저조도 때문에 주변 위험 시설 등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려운 점도 있다.
이는 화재현장에서 신속한 상황 분석이나 관제가 불가해 진압, 구조활동에 한계점이 있음을 나타낸다.
시야 확보… 방법이 없을까? 화재나 재난현장에서 신속한 화재 진압과 인명구조ㆍ구급활동을 위해선 ICT와 영상 기술을 융합한 최적의 영상정보를 제공하는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섰다. 이에 따라 한국전기연구원과 협업으로 한국전기연구원에서 보유한 영상처리기술을 산불ㆍ화재 영상에 적용해 향후 화재현장에서 실제로 사용할 경우 실효성이 있는지 검토하는 선행 연구(Pilot study)를 진행하고 있다. 영상처리기술이란 화재나 재난 현장의 기존 시야 혹은 영상에서 확인하기 어렵고 은닉된 시각정보의 시인성을 효과적으로 증진해 주는 기술을 의미한다.
원래 이 기술은 한국전기연구원의 원천기술이다. 의료분야에서 내시경 시술을 할 경우 선명하게 시술 부위를 확인할 수 있도록 사용돼 왔으며 이를 소방분야에 확장해 응용했다.
이 기술을 적용하면서 중점적으로 고려한 부분은 ‘연기ㆍ안개 제거’와 암흑 상황을 고려한 ‘저조도 시야 확보’, 화점 탐색이나 인명구조를 위한 ‘관심 대상 강조’다.
이 연구의 최종 목적은 소방시각 강화시스템(EFVS, Enhanced Fire Vision System)을 개발해 화재현장에서 실시간으로 사용 가능한 장비를 개발하는 거다. 지금까지는 국립소방연구원에서 보유한 화재실험 영상이나 일선 서에서 제공한 영상에 적용해 실효성을 검토하는 선행 연구단계에 불과했다. 현재 기술은 짙은 연기가 가득해 물체가 식별되지 않을 때는 영상처리가 미진하다는 한계점이 있었다.
앞으로는 이런 한계점을 극복하고 화재현장에서 실시간으로 시야 확보가 가능한 장비를 개발해 소방현장에 더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국립소방연구원_ 신영민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0년 9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FPN(소방방재신문사ㆍ119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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