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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원주중앙시장 화재 숨은 영웅 “화재알림시설”

소방법 준수해 설치한 화재감지시설, 제 역할 톡톡

최영 기자 | 기사입력 2021/01/11 [09:22]

강원도 원주중앙시장 화재 숨은 영웅 “화재알림시설”

소방법 준수해 설치한 화재감지시설, 제 역할 톡톡

최영 기자 | 입력 : 2021/01/11 [09:22]

▲ 원주중앙시장에 무선 방식의 화재알림시설이 설치돼 있다. 이 무선 화재알림시설은 한 점포에 연기감지기와 열감지기 등 두 종류의 감지기가 설치되며 한 가지 감지기가 작동했을 땐 자체 경보와 문자 메시지를 전송한다. 두 종류의 감지기가 모두 작동했을 땐 소방서에 자동으로 신고하는 속보 기능을 갖췄다. 한국소방산업기술원으로부터 형식승인을 받은 제품으로 (주)리더스테크에서 개발한 제품이다.   ©최영 기자

 

[FPN 최영 기자] = “○○식당, 화재가 발생하였습니다”

 

크리스마스 연휴를 앞두고 장사가 한창이던 지난달 20일 오후 12시. 요란한 비상벨 소리와 함께 원주 중앙시장 상인들에게 문자 메시지가 날아왔다. 인근 상점에서 불이 났다는 내용이었다.

 

시장 상인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문자에 찍힌 식당으로 소화기를 들고 모여들었다. 수백m 떨어진 점주들까지 소화기를 들고 달려왔다. 다행히 큰 피해 없이 식당 주방 내부 16㎡ 남짓과 외부 간판 정도만 태우고 10여 분 만에 불을 끌 수 있었다. 17대의 소화기로 초기진화에 성공하면서 자칫 대형화재로 번질뻔한 아찔한 상황을 피했다.

 

상인들의 발 빠른 대처가 결정적인 역할을 해 일 년 전 40여 점포를 태우고 40억원 넘는 피해를 입힌 화재 공포를 피할 수 있었다. 원주소방서는 화재 당시 초기 대처에 활약한 상인 김명자 씨와 정대영 씨에게 표창을 수여했다.

 

이런 상인들의 노력 뒤에는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낸 ‘화재알림시설’이 있었다. 4개월 전 원주중앙시장에 설치한 ‘화재알림시설’은 국고와 지자체 예산으로 설치된 소방시설이다. 설치비 70%는 정부가 지원하고 30%는 지자체 또는 상인이 부담하는 방식의 정부 지원사업이다. 

 

시장 내 각 점포에 설치된 무선식 화재감지기에 화재 신호가 발생하면 자동으로 소방서에 신고하고 시장 관계자와 상인에겐 문자 메시지로 화재 사실을 통보한다. 원주 중앙시장에서 상인들이 즉시 화재 사실을 인지할 수 있었던 건 이 화재알림시설의 비상경보와 문자메시지 덕이었다.

 

백귀현 원주중앙시장번영회장은 “화재 당일 가까이 있던 상인들이 불이 난 사실을 알림시설로 알게 돼 17대 소화기로 진압할 수 있었다”며 “화재알림시설이 상인들에게 바로바로 대처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줬다”고 말했다.

 

지난해 7월 구축이 완료된 원주중앙시장 화재알림시설은 339개 점포에 설치됐다. 한 점포에 연기감지기와 열감지기를 1대씩 설치하고 복도엔 일정 간격마다 무선중계기와 비상경보설비가 함께 적용됐다. 단순히 화재감지 신호를 소방서에 속보해주거나 문자 발송만 해주는 게 아니라 시설에 경보까지 울릴 수 있는 방식이다. 모두 소방관련법 규정에 맞춰 승인을 획득한 인증품으로 설치됐다.

 

제 역할을 해낸 화재알림시설이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원주소방서의 역할이 컸다. 소방법에 따라 형식승인 받은 제품과 기준을 준수하도록 지도했고 하지 않아도 될 소방시설 착공신고도 받았다. 공사가 끝난 뒤에는 시장에 직접 나가 시설의 적정성과 성능을 확인하는 노력도 아끼지 않았다.

 

남동희 원주소방서 민원지도계장은 “화재알림시설은 소방법에 따라 설치되는 게 아니라 착공신고 대상은 아니지만 안전성 확보를 위해 소방법을 따르도록 했다”며 “다행히 원주시와 시장 번영회 차원에서도 적극 협조해주면서 성공적으로 사업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자칫 시설이 잘못되면 책임을 짊어지거나 민원에 시달릴 수도 있는 상황에서 화재알림시설의 설계부터 공사, 준공에 이르기까지 사업 전반에 적극 행정을 펼친 셈이다.

 

시장 상인들 입장에서도 화재알림시설은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일반적인 유선 방식의 화재감지시설은 인테리어를 훼손할 수 있고 설치 과정이 복잡하다. 하지만 무선방식으로 간편하게 시공할 수 있는 장점 때문에 화재알림시설에 대한 상인들의 거부감을 줄일 수 있었다는 게 백귀현 번영회장의 설명이다.

 

백 회장은 “원주중앙시장은 화재알림시설 설치 이후 상인들이 화재 위험을 빨리 인식하고 대처할 수 있는 시간이 서너 배는 빨라졌다”면서 “다른 전통시장들도 화재알림시설 사업을 통해 화재안전을 확보했으면 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화재알림시설 설치 사업에 대한 아쉬움도 표했다. 백 회장은 “정부에서 충분한 지원으로 화재안전시설을 갖출 수 있게 됐지만 앞으로 관리에 대한 걱정도 있다”며 “정부와 지자체가 사후관리가 잘 될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해 신뢰성을 지속할 수 있도록 해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최영 기자 young@fpn119.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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