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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중 다이빙 기체관리

서울 중부소방서 한정민 | 기사입력 2021/02/23 [09:40]

수중 다이빙 기체관리

서울 중부소방서 한정민 | 입력 : 2021/02/23 [09:40]


수중 시야는 거의 ZERO에 가까웠다. 수심은 고작 10m밖에 되지 않았지만 하강 라인을 있는 힘껏 쥐지 않으면 떠내려갈 정도의 강한 조류가 흐르고 있었다. 관측 장비를 찾기 위한 탐색 다이빙을 하던 필자는 싱글 탱크를 메고 있었다.

 

탐색을 마치고 상승을 위한 마무리 절차에 들어갈 때쯤 호흡이 원활하지 않아 가진 기체가 고갈됐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물론 계획된 다이빙이었지만 강한 조류 때문이었는지 평소보다 기체소모량이 더 많았던 거다. 다행스럽게도 잘 훈련된 버디와 함께 가스를 공유해 안전하게 상승할 수 있었다. 그날의 실수는 내가 기체관리에 더 신경을 쓰게 된 계기가 됐다.

 

여러분도 필자와 같은 혹은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는가? 그렇다면 기체관리를 어떻게 하고 있는가? 이미 눈치챘겠지만 이번 호에서는 기체관리에 관해 얘기하고자 한다. 앞선 2020년 3월호에서 기술한 ‘아이스 다이빙 스킬과 수색법’을 참고해 읽기를 권한다.


  

기체고갈

스쿠버 다이빙 사고 사례를 보면 가장 높은 빈도로 일어나는 게 기체고갈로 인한 사고다. 더는 숨을 쉴 수 없다는 공포는 다이버를 패닉에 빠지게 만들고 겁에 질린 다이버는 급상승하면서 감압병에 걸린다든지 더 심할 땐 상승조차 하지 못하고 사망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특히 우리가 직면하는 현장에선 수색이나 탐색, 인양 등의 무거운 임무가 추가되며 그 임무에 집중하다 보면 서두의 필자처럼 기체관리에 소홀해지는 경향이 생긴다. 또 다른 의미의 집중도 있다. 민간 다이버 사고 중 해양생물을 불법적으로 채집하는 활동에 집중하다가 본인의 기체관리에 실패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두

 

경우 모두 ‘집중’으로 인해 일어나는 상황인데 같은 ‘집중’으로 봐야 하나 하는 의문도 든다. 여하튼 이런 불상사는 두 경우 모두에서 발생할 수 있기에 우리는 항상 버디와 함께 다이빙해야 하며 기체관리를 철저해야만 한다.

 

▲ 수중 수색 전 구조대원들

 

기체관리의 세 가지 법칙

스쿠버 다이빙에서 기체는 세 가지로 관리할 수 있다. 가진 기체를 전부 사용하는 모두 사용 법칙과 반만 사용하는 1/2 법칙, 삼등분으로 나눠 사용하는 1/3 법칙이다. 단, 비상상황에 대비해 남겨두는 기체(각 다이빙 협회마다 기준은 다르겠지만 보통 50bar)는 제외하고 적용해야 한다.

 

즉 기체를 모두 사용하는 법칙을 적용한다면 200bar로 충전된 탱크는 최소한의 기체 50bar를 제외하고 150bar만 사용할 수 있다는 거다. 물론 1/2과 1/3 법칙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이 법칙들은 어디에 적용해야 할까? 기체를 모두 사용하는 경우엔 수중에서 특정한 위치를 찾아갔다가 돌아와야만 하는 상황이 필요 없거나 조류를 이용하는 드리프트 다이빙처럼 한 방향으로만 진행하다가 어디서나 상승하면 되는 다이빙에서 사용한다.

 

1/2 법칙은 비치 또는 보트 다이빙을 할 때 반드시 입수지점으로 다시 돌아와야 하는 건 아니지만 입수지점으로 오면 좀 더 안전해지는 다이빙에서 쓸 수 있다.

 

1/3 법칙은 반드시 입수지점으로 돌아와야만 하는 경우에 적용된다. 이는 천장이 막힌 오버헤드(overhead) 환경인 아이스 다이빙이나 동굴 다이빙에서 적용되는데 안전라인이 있거나 사전에 다른 방향으로 출수할 수 있는 출입구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선 이 법칙을 써야만 한다.

 

기체관리의 법칙 활용

이제 이 법칙들을 우리가 활동하는 현장으로 가져와 보자.

 

구조 환경에 따라서 달라지겠지만 수심이 얕고 변형된 잭스테이(Jackstay) 방식으로 수색한다면 기체를 모두 사용하는 게 효과적이다. 수심이 깊고 원탐색을 하는 경우라면 1/2 법칙을 적용한다. 이 법칙을 사용해 다시 입수지점으로 돌아오면 생각 외로 기체가 많이 남을 거다.

 

필자는 1/2 법칙을 적용하는 걸 권한다. 그 이유는 수색라인을 정리하는 시간이 필요하고 복귀 과정에 비상상황이 발생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한겨울 얼음으로 뒤덮인 곳을 수색한다면 1/3 법칙을 적용하는 게 맞다. 

 

수중작업은 보통 시야가 거의 확보되지 않는 곳에서 양손을 모두 사용하는 경우가 많고 집중도가 매우 높다. 수색에 집중하는 것만큼이나 일정 간격마다 다이빙 시간과 기체 잔량을 동시에 확인하는 건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현장 활동을 하다 보면 이를 놓치는 경우가 발생한다. 이때는 본인의 기체소모량을 활용하면 기체 잔량을 어림짐작할 수 있다.

 

기체소모량은 개인의 폐활량과 그날그날의 활동성에 따라서 변하지만 DIR(Doing It Right) 방식을 적용하면 큰 오차 없이 보편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 지난 ‘아이스 다이빙 스킬과 수색법’에서도 언급했듯이 DIR 방식의 수면공기소모율은 움직이지 않거나 감압할 때 15ℓ/min, 일반 다이빙 시 20ℓ/min, 위험상황이 발생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시 30ℓ/min을 적용한다.

 

수색작업은 활동성이 많고 위험요소가 도사리고 있으며 그에 따른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경우라 분당 공기소모율은 30ℓ로 적용하는 게 좋다. 

 

10m에서의 수색작업을 예로 들어보자. 수면에서 분당 30ℓ를 사용한다면 10m에선 분당 60ℓ를 사용하게 된다(보일의 법칙). 잔압 게이지로 확인하려면 압력 단위인 ‘bar’로 환산해줘야 하는데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싱글 탱크의 부피 11ℓ로 나눠주면 분당 약 5.5bar가 된다. 분당 5.5bar보단 기억하기 쉽고 보수적인 값인 분당 6bar로 계산한다. 즉 우리는 10m의 수심에서 분당 6bar를 소모한다는 걸 알 수 있다.

 

▲ 구조대상자를 인양 중인 구조대원들

 

이제 이를 바탕으로 기체관리를 해주면 된다. 수색을 시작한 지 10분이 지났다면 60bar를 사용해 120bar가 남아있을 거다. 20분이 지났다면 120bar를 사용해 60bar가 남아있을 거다. 정확하진 않겠지만 이런 방법으로 기체의 잔량을 어림짐작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앞서 말한 세 가지의 법칙까지 적용할 수 있다. 200bar가 완충된 탱크라면 비상기체 50bar를 제외하고 150bar로, 모두 사용 법칙은 25분간 수색 후 상승하면 된다.

 

1/2 법칙은 약 12분간 수색한 뒤 약 12분간 복귀한다. 1/3 법칙을 적용하면 약 8분 동안 수색, 약 8분 동안 복귀하면 된다. 처음엔 복잡해 보일 수 있으나 이는 수학이 아닌 단순 산수에 그친다는 걸 알 수 있다.

 

“물속에선 복잡한 것보단 단순한 게 좋다”고 언급한 적이 있다. 익숙해질 때까지 단 몇 번만 반복해 본다면 우리가 활동하는 데 있어 분명히 도움 될 거로 생각된다.

 

▲ 상승라인을 이용해서 상승 중인 구조대원들

 

지금까지 기체관리에 관한 내용을 설명했다. 앞서 얘기한 필자의 아찔했던 경험을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은 겪지 않길 바란다. 대기 환경에서의 공기는 마치 나에게 필요 없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흔하지만 수중환경에선 단 한 모금의 공기도 소중해질 때가 있다.

 

완벽한 기체관리를 통해 언제나 안전하게 활동하길 바란다. 다이빙을 계획하고 계획대로 다이빙하라! PLAN YOUR DIVE, DIVE YOUR PLAN!

 


독자들과 수난구조에 관한 다양한 얘기를 나누고 싶다. 사건ㆍ사례 위주로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자 한다. 만일 수난구조 방법에 관해 궁금한 점이 있다면

e-mail : sdvteam@naver.com facebook : facebook.com/chongmin.han로 연락하면 된다.

 

서울 중부소방서_ 한정민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1년 2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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