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립식 수조로 전기차 화재진압… 국내 첫 실물화재 실험유독성 증기 최소화… 전기차 화재진압 소요 시간 단축
[FPN 최누리 기자] = 조립식 수조를 활용해 전기차 화재를 진압하는 실험이 국내 최초로 진행됐다.
일산소방서(서장 권용한)는 지난 27일부터 이틀간 고양시 킨텍스 주차장에서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 국립소방연구원과 ‘전기차 실물화재 실험’을 진행했다고 지난 28일 밝혔다.
이번 실험은 최근 전기차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전기차 화재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효율적인 진압대책을 연구하기 위해 추진됐다.
전기차는 내연기관 차량과 달리 리튬이온배터리가 설치돼 있어 화재 시 전소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 이 때문에 소방은 ‘현장활동 대응 매뉴얼’에 따라 배터리가 전소된 이후에도 1시간 이상 냉각상태와 연기 발생 여부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이날 실험은 리튬이온배터리가 설치된 전기차에 불을 붙인 뒤 물을 뿌려 화재를 진압하고 이후 크레인으로 들어 올려 조립식 수조에 침수시키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일산소방서에 따르면 차량에 불을 붙인 후 배터리 온도가 1100℃까지 치솟자 열 폭주 현상이 발생하기 시작해 물을 뿌려 화재를 진압했다. 하지만 40℃까지 떨어졌던 배터리 온도는 2~3분 뒤 다시 200℃까지 상승했다.
이후 크레인을 이용해 전기차를 물이 담긴 조립식 수조에 넣고 약 51분간 냉각시키며 배터리 등의 상태를 지켜보는 과정을 거쳤다. 연기 등이 발생하지 않자 실험은 최종적으로 마무리됐다.
소방서 관계자는 “조립식 수조를 활용한 진압 방법은 리튬이온배터리 화재 시 발생하는 황화수소 등 유독성 증기 확산을 방지해 탄소배출을 최대한 줄일 수 있다”며 “수조 내 오염된 소화수를 폐수차로 전량 회수한 뒤 정화할 수 있어 친환경적인 요소도 갖췄다”고 말했다.
이어 “조립식 수조는 운반과 보관도 간편해 현장에 투입되는 소방력과 장비, 용수, 활동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는 진압 장비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소방서는 이 실험을 통해 전기차 화재 특징과 온도 변화, 최성기 소요 시간, 수온 변화 등을 분석한 이후 전기차 화재진압을 위한 기초자료를 확보하고 현장 활동 대응 매뉴얼로 활용할 계획이다.
또 리튬이온배터리를 안전하게 제조ㆍ저장ㆍ운송할 수 있도록 관련법 정비를 소방청에 건의하고 화재 시 발생하는 오염물질을 정화하는 방법을 모색할 방침이다.
권용한 서장은 “전기차 시대가 본격화됨에 따라 화재도 급격히 늘어날 것”이라며 “전문적인 화재 대응 능력을 높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누리 기자 nuri@fpn119.co.kr <저작권자 ⓒ FPN(소방방재신문사ㆍ119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