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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 칼럼] 소방공사 감리 배치기준, 조정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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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재 한국소방기술사회 성능설계 기술위원 | 기사입력 2021/05/11 [10:00]

[엔지니어 칼럼] 소방공사 감리 배치기준, 조정 필요하다

김윤재 한국소방기술사회 성능설계 기술위원 | 입력 : 2021/05/11 [10:00]

▲ 김윤재 한국소방기술사회 성능설계 기술위원  

한 지자체의 특별사법경찰단은 지난해 7월부터 석 달 동안 완공허가를 신청한 건물 33곳을 점검했다. 그 결과 절반에 달하는 17곳에서 소방시설을 제대로 설치하지 않았거나 허위로 감리 경과 보고서를 내는 등 소방시설법을 위반했다고 발표했다. 

 

왜 이런 위반행위가 발생하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 현재 소방감리 배치기준은 상주감리와 일반감리(비상주감리) 등 두 가지로 나뉜다. 상주감리는 연면적 3만㎡ 이상의 건축물 시공 현장에 배치되고 있다. 일반감리는 3만㎡ 미만의 건축물 시공 현장에 일주일에 한 번 방문해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최대 5개의 건설 현장까지 배치된다. 

 

일반감리의 일과는 현장을 일주일 내내 방문해 업무를 보는 거다. 그런데 만약 지방의 먼 거리에 현장이 있으면 감리업무에 현장 출ㆍ퇴근까지 최대 6~7시간이 소요된다.

 

일반감리의 주 업무를 살펴보면 우선 발주처에서 매주 주관하는 공정회의에 참석해야 한다. 이후 각종 승인서류 검토와 자재 검수, 현장의 시공 상황에 대해 한 주간의 검측을 제반 업무와 함께 처리해야 한다.

 

또 설계도면과 각종 시방서ㆍ부하계산서 등을 포함한 설계도서를 검토한 뒤 문제점을 파악해야 하고 시공업체의 시공 상세도까지 시공 상황의 진행과 공정척도에 맞춰 검토해야 한다. 

 

발주처의 요구가 있으면 기성에 대한 검토와 설계변경 업무까지도 도맡아야 하는 실정이다. 이 모든 걸 일주일에 한 번 현장을 방문해 살피고 검토한 뒤 완벽히 처리한다는 건 신이 아니고는 할 수 없는 영역이다.

 

이런 와중에도 일주일에 하루는 본사를 방문한다. 현장의 진행 상황을 보고하고 공정회의에도 참석하는 경우가 많다. 현장 준공이 다가올 때는 준공과 관련된 제반의 구비서류에 대한 검토ㆍ작성과 준공을 위한 건물 전체 시스템의 시운전테스트까지 도맡아 하게 된다.

 

일반감리가 실제 감리업무도 제대로 처리하기 힘든 일정 가운데 준공에 대한 여러 가지 업무까지 도맡아 처리하고 있는 셈이다. 

 

5개 현장을 담당하는 일반감리는 말도 안 되는 시간 쪼개기를 해야만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이렇게 해야 현행 법 제도하에서 업무를 수행할 수 있으니 어려울 지경이 아닐 수 없다.

 

이런 현실을 보면 왜 준공 현장에서 위반행위가 발생하는 지 그 원인을 명백하게 알 수 있을 거다. 덧붙여 일반감리의 경우 용역비가 천차만별이다. 50만원 이하의 현장도 있다고 한다. 

 

건축물 건설 현장의 규모가 아무리 작다 해도 골조 과정을 거쳐 마감까지 시공될 경우 소방시설이 설치된 특정소방대상물이라면 최소한 2달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주 1회 2달이면 8번 현장을 방문해야 하는데 터무니없는 금액이라 할 수 있다. 

 

이런 현행 법 제도하에서는 앞으로도 위반행위가 지속될 거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상주감리나 일반감리의 배치기준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판단된다. 

 

일반감리 현장은 연면적이 3만㎡ 미만인데 건축물 1개 층을 1천㎡라 가정할 경우 30개 층이 된다. 하루 근무하는 일반감리에게는 무척이나 부담스러운 면적일 수밖에 없다. 

 

이제는 일반감리 현장의 연면적 기준을 낮춰 제대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개선돼야 한다. 배치 현장에 대한 개수도 실정에 맞춰 줄여야 한다. 그리고 상주감리 현장의 경우도 일반감리 현장과 같이 연면적에 대한 기준을 완화토록 해야 한다. 

 

최근 한국소방기술사회에서도 현장에서 발생되는 이 같은 문제점에 대해 개선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그나마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소방이 발전하고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선 기본법도 중요하지만 감리원이나 기타 종사자에 대한 처우와 제도 개선이 먼저 시행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것들이 우선돼야 높은 품질과 안전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김윤재 한국소방기술사회 성능설계 기술위원

[인터뷰]
[인터뷰] “다양한 경험ㆍ조직 이해 바탕으로 새로운 변화 물결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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