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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르는 소방관 순직에 소방노조들 “현장 지휘체계 개선해라”

공상추정법 도입ㆍ노동조합조사단 구성ㆍ대응 매뉴얼 개선 등 촉구

최누리 기자 | 기사입력 2022/01/10 [22:56]

잇따르는 소방관 순직에 소방노조들 “현장 지휘체계 개선해라”

공상추정법 도입ㆍ노동조합조사단 구성ㆍ대응 매뉴얼 개선 등 촉구

최누리 기자 | 입력 : 2022/01/10 [22:56]

▲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가 소방청 앞에서 평택 냉동창고 소방관 순직 관련 추모제ㆍ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 제공

 

[FPN 최누리 기자] = 이천 쿠팡 물류센터 화재로 소방관 1명이 순직한 지 반년이 안돼 평택 냉동창고 신축 공사장에서 소방관 3명이 순직했다. 이를 두고 소방노조들이 무리한 진압 명령으로 소방관들이 희생당했다며 철저한 진상규명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화재는 지난 5일 오후 11시 46분께 경기도 평택시 청북읍 고렴리 냉동창고 신축 공사장에서 발생했다. 소방은 신고 접수 14분 만에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진화에 나서 이튿날 오전 6시 32분 초진을 선언하고 7시 10분쯤 대응단계를 해제했다.

 

그러나 공사장 내부에 설치된 보온재와 우레탄폼 등으로 급격하게 불이 다시 번지기 시작했고 오전 9시 21분께 대응 2단계로 상향해 진화 작업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건물 2층에 투입됐던 소방관 5명이 고립됐다. 2명은 자력으로 탈출했지만 나머지 3명은 결국 끝내 숨진 채 발견됐다. 

 

이에 소방노조들은 “현장경험이 없는 지휘관이 빚은 참사”라며 현장 지휘체계 개선을 촉구했다. 소방청장 등을 파면하고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라는 집회까지 열기도 했다. 

 

소방을사랑하는공무원노동조합(위원장 박일권, 이하 소사공노)은 지난 7일 성명을 내고 “반복되는 무리한 진압 명령으로 우리는 동료를 잃었다”며 “소방관의 죽음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고 철저한 대비책을 강구하라”고 요구했다.

 

소사공노는 “쿠팡 화재 이후 그간 어떤 대책이 마련됐는가”며 “내부에 사람이 있는가, 위험물이 있는가, 왜 우리 동료는 목숨을 잃어야 하나”고 반문했다.

 

특히 “지휘부에선 재발 방지를 노력하겠다면서 위기를 모면해 왔다”며 “더 이상 ‘어쩔 수 없는 사고였다’는 주장은 하지 말고 무리한 화재진압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휘관 역량 강화를 위한 강도 높은 교육을 현장 지휘관 임용 전 필수적으로 이수토록 하고 화재진압 매뉴얼을 현장 상황에 맞게 개정해야 한다”며 “시대 변화를 반영해 화재진압 로봇을 도입하는 등 국민과 소방관의 안전을 동시에 지켜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노총 국가공무원노동조합 소방청지부(위원장 정은애, 이하 공노총 소방노조)는 이번 화재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를 위해 노동조합이 참여하는 노동조합조사단을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노총 소방노조는 10일 성명을 통해 “소방관이 희생당했을 때 사업주나 소방조직 지휘관에게 그 책임을 물었던 적은 단 한 차례도 없다”며 “소방관 희생에 대한 진상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현장 대원이 참여한 진상조사조차 단 한 차례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쿠팡 물류센터 화재와 판박이 재난 형태로 소방관이 순직했지만 정부나 소방 지휘부는 영결식에 찾아와 고개를 숙이는 게 고작이고 반복되는 소방관의 희생에 무대응, 대책 없이 일관하고 있다”며 “책임 있는 자에 대한 엄정한 조치를 요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소방관의 희생에 걸맞은 대우와 안전 확보를 위해 ▲온전한 국가 소방조직 구성 ▲소방행정과 현장 대원 분리 채용 등 조직 구조 개편 ▲퇴직 후 즉시 퇴직연금 지급 ▲공상추정법 도입 ▲교대근무체계 개선 등을 요구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본부장 박해근, 이하 전공노 소방노조)는 같은 날 소방청에서 평택 냉동창고 순직 관련 추모제ㆍ집회를 열고 철저한 진상규명과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전공노 소방본부는 “화재 잔불 정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구조대상자가 없는 현장에 구조대를 무리하게 투입한, 현장 경험이 없는 지휘관이 빚은 대참사”라며 “책임자의 현장 경험이 얼마나 중요한지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고 했다.

 

이어 “현재 소방조직은 현장 경험보단 계급에 의한 지휘가 이뤄지고 있다”며 “현장 경험이 없는 지휘는 계급장만 번지르르해 정작 중요한 알맹이가 없어 항상 위험이 따를 뿐이다. 현장 지휘관은 불구경 온 사람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소방청의 대처방안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공노 소방노조는 “최소 20년 이상 현장경험이 있는 책임자를 배치하고 현장 지휘체계를 개편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우리 소방관의 고귀한 목숨이 화마 앞에 쓰러져 가는 순직행렬을 멈출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와 함께 송탄소방서장ㆍ경기소방본부장ㆍ소방청장 파면과 간부후보생제도 폐지, 현장 중심 소방력 기준 개정, 단일호봉제 도입 등을 요구했다. 

 

한국노총 공무원노동조합연맹(이하 공무원연맹)은 애도문을 내고 순직 소방관들의 명복을 빌기도 했다.

 

공무원연맹은 “또다시 일어나지 말아야 할 비극이 발생했다”며 “세 소방관은 국민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한다는 투철한 사명감과 자긍심으로 위험한 현장을 마다하지 않고 뛰어들다가 귀중한 생명을 바쳤다”고 말했다.

 

이어 “작년 이천 물류센터 화재 비극이 아직 생생함에도 또다시 소방관들의 희생을 부른 참사는 우리 사회의 책임”이라며 “국가직 공무원으로 전환됐으나 소방관의 처우는 과거와 달라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공무원 재해보상법’에 공상추정제도 도입 근거를 마련하는 등 관련법을 개정해야 한다”며 “공무원연맹은 순직ㆍ공상자에 대한 예우 강화와 위험직무 순직 보상금 상향 등 소방활동 중 불의의 사고로 다치거나 순직한 소방관들이 합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 개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최누리 기자 nuri@fpn119.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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