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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 상식] 화재진압 중 부상을 당해 동료에게 수혈을 받은 후 간암에 걸려 극단적 선택을 한 소방공무원, ‘위험직무순직공무원’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

1심 : 서울행정법원 2020. 7. 23. 선고 2019구합90463 판결
2심 : 서울고등법원 2020. 12. 9. 선고 2020누51589 판결
3심 : 대법원 2021. 9. 30. 선고 2021두30600 판결

변호사 한주현 법률사무소 한주현 | 기사입력 2022/01/20 [10:00]

[법률 상식] 화재진압 중 부상을 당해 동료에게 수혈을 받은 후 간암에 걸려 극단적 선택을 한 소방공무원, ‘위험직무순직공무원’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

1심 : 서울행정법원 2020. 7. 23. 선고 2019구합90463 판결
2심 : 서울고등법원 2020. 12. 9. 선고 2020누51589 판결
3심 : 대법원 2021. 9. 30. 선고 2021두30600 판결

변호사 한주현 법률사무소 한주현 | 입력 : 2022/01/20 [10:00]

이 사건의 사실관계

소방공무원인 망인은 1984년께 화재를 진압하던 중 전기에 감전돼 쓰러지면서 유리 파편이 우측대퇴부에 관통되는 부상을 입었다(이하 ‘본 건 부상’).

 

망인은 부상을 치료하기 위한 수술 과정에서 동료 소방관으로부터 혈액을 수혈받았는데 이후 그 동료 소방관은 B형 간염바이러스 보균자인 게 밝혀져 2000년께 간암 진단을 받은 후 2003년께 사망했다.

 

망인 역시 2011년께 간암 진단을 받고(이하 ‘본 건 질병’) 치료를 받던 중 증상이 악화돼 2013년 6월 3일 퇴직했고 같은 해 6월 26일 극단적 선택에 이르게 됐다.

 

공무원연금공단은 망인의 사망과 공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하여 유족보상금부지급결정처분을 했다. 이에 망인의 유족은 공무원연금공단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망인의 사망이 공무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공무상 재해임을 인정받았다(서울행정법원 2015구합11790 판결).

 

하지만 망인의 유족은 더 나아가 ‘망인은 순직을 넘어 위험직무순직에 해당한다’며 위험직무순직유족급여를 청구했는데 인사혁신처는 망인이 화재 진압 수행 중 입은 재해가 ‘직접적인 원인’이 돼 사망한 건 아니라고 하면서 망인을 ‘위험직무순직공무원’이 아니라고 보아 위험직무순직유족급여청구부지급결정처분을 했다. 망인의 유족은 인사혁신처장을 상대로 다시 한번 소송을 제기했다.

 

위험직무순직공무원의 요건

‘위험직무순직공무원’이란 ‘생명과 신체에 대한 고도의 위험을 무릅쓰고 직무를 수행하다가 재해를 입고 그 재해가 직접적인 원인이 돼 사망한 공무원’을 말한다.

 

위험직무순직공무원의 요건에 해당하는 재해는 ‘소방공무원이 재난·재해 현장에서 화재 진압, 인명구조·구급 작업 또는 이를 위한 지원 활동(그 업무 수행을 위한 긴급한 출동·복귀 및 부수 활동 포함)’ 등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다만 망인은 ‘공무원 재해보상법’이 제정·시행되기 이전에 사망했으므로 구 ‘공무원연금법’(2013. 7. 16. 법률 제1189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의 적용을 받는다. ‘위험직무순직공무원’에 관한 법령의 주된 내용은 같다).

 

공무원 재해보상법

 

제3조(정의) ①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4. “위험직무순직공무원”이란 생명과 신체에 대한 고도의 위험을 무릅쓰고 직무를 수행하다가 재해(災害)를 입고 그 재해가 직접적인 원인이 되어 사망한 공무원을 말한다.

 

제5조(위험직무순직공무원의 요건에 해당하는 재해) 위험직무순직공무원의 요건에 해당하는 재해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재해를 말한다.

 

2. 소방공무원이 다음 각 목의 직무를 수행하다가 입은 재해

가. 재난ㆍ재해 현장에서의 화재진압, 인명구조ㆍ구급작업 또는 이를 위한 지원활동(그 업무수행을 위한 긴급한 출동ㆍ복귀 및 부수활동을 포함한다)

나. 위험 제거를 위한 생활안전활동

 

법원의 판단

1. 이 사건의 쟁점

이 사건의 쟁점은 망인이 본 건 부상으로 인해 본 건 질병을 입고 이로 인해 극단적 선택에 이르게 된 게 위험직무를 수행하다가 입은 재해가 ‘직접적인 원인’이 돼 사망한 것에 해당하는지다.

 

인사혁신처 측은 본 건 부상과 본 건 질병, 그리고 망인의 극단적 선택 간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건 인정했으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보는 건 다퉜다.

 

2. 관련 법리

‘국가유공자법’ 역시 직무수행이 ‘직접적인 원인’이 돼 발생한 사고나 재해로 사망한 순직 군경 등의 경우에만 국가유공자로 인정하고 있는데 이때의 ‘직접적인 원인’이란 단순히 직무수행과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사망이 직무수행을 직접적인 주된 원인으로 해 발생한 걸 의미한다.

 

즉, 사망이 전적으로 본인의 과실 또는 사적인 사정에 기인한 것이거나 과실 또는 사적인 사정이 상당한 정도로 경합한 경우 등에는 직무수행이 사망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보지 않고(대법원 2016. 8. 18. 선고 2014두42896 판결) 사망에 직무수행이 일부 영향을 미쳤더라도 그것이 주로 본인의 체질적 소인이나 생

활습관에 기인한 경우 또는 기존의 질병이 직무수행으로 인해 일부 악화된 것에 불과한 경우 등에도 직무수행이 사망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보지 않는다(대법원 2016. 7. 27. 선고 2015두 46994 판결).

 

3. 망인의 사망(극단적 선택)이 직무수행을 ‘직접적인 원인’으로 하는 것인지에 관해 법원은 망인이 본 건 부상 치료 과정에서 본 건 질병을 얻은 후 극심한 심신의 고통을 받다가 이를 견디지 못하고 정상적인 인식능력이나 행위선택능력, 정신적 억제능력이 결여되거나 현저히 저하돼 합리적인 판단을 기대할 수 없을 정도의 상황에 이르러 극단적 선택을 했다고 봤다.

 

또 위 사정 외에는 망인이 극단적 선택을 할 다른 사정도 전혀 없다고 보아 망인의 사망은 위험직무 수행 중 입은 위해가 ‘직접적인 원인’이 돼 발생한 거라고 판단했다.

 

특히 법원은 망인이 본 건 질병이 악화돼 2013년 6월 3일 퇴직하고 2013년 6월 13일부터 24일까지 입원 치료를 받았으나 차도가 없어 호스피스 권유를 받기까지 한 점, 당시 망인의 최대 생존 기간은 2~3개월 정도였던 점, 망인은 사망 약 10일 전부터 본건 질병으로 인한 극도의 통증을 호소하며 비관적 심리상태를 보였던 점 등을 주목하면서 결국 본 건 부상으로 인한 본 건 질병이 ‘직접적인 원인’이 돼 2013년 6월 26일 극단적 선택에 이르게 됐다고 봤다.

 

결어

이 사건에 대한 법원의 판단은 타당하나 피고인 인사혁신처 측의 대응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 사건은 1심에서부터 원고가 승소했다. 즉 1심 법원은 망인이 위험직무를 수행하다가 그것이 ‘직접적인 원인’이 돼 사망에 이르렀다는 걸 인정했다. 하지만 인사혁신처는 이에 항소했고 항소심에서도 원고가 승소하자 다시 상고해 사건이 대법원에서까지 이어지도록 했다(대법원 역시 피고의 상고를 기각하며 원고

승소 판결을 했다).

 

망인은 본 건 질병이 악화돼 퇴직하기 전 동료 소방공무원들에게 아래와 같은 글을 남겼다고 한다. 각종 재난·재해 현장을 누비며 늘 위험한 상황에 노출된 소방공무원들이 조금이나마 편안한 마음으로 현장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공상 관련 업무를 수행하는 공무원들의 유연한 법 해석이 필요하다.

 


“건강상태가 악화되어 어쩔 수 없이 퇴직신청을 하니 비참함을 느낀다.

B형 간염은 치료되지 않고 만성간염으로 진행되어

지금까지 저를 처참하게 괴롭히고 있다.

의사 권유에 따라 질병 관리를 위해

술을 끊고 식사도 제한하다 보니 주변과 소원해졌다.

육체적인 고통보다 더 괴로운 것이

소외감을 느끼는 외로움이며

사람과의 관계가 깨지는 것이었다.

젊은 시절 소방현장에서 공상을 입어 장애를 갖고

남모르게 눈물 흘리면서 살아가는 공상 소방공무원의 비애를

조금이라도 알아 달라”


 


 

한주현 변호사

사회적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의 조사관으로 근무하며(2018-2020) 재난ㆍ안전 분야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현재는 변호사 한주현 법률사무소의 대표변호사로 보험이나 손해배상 등의 민사사건을 주로 담당하고 있다.

 


 

법률사무소 청원_ 한주현 : attorney.jhhan@gmail.com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2년 1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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