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싸고 거창한 기능을 가져야 유용한 장비는 아니다. 이번 호에서 리뷰할 장비는 어찌 보면 장비보단 소모품 성격에 가까운 제품이다.
가격도 그렇고 흔히 우리가 ‘소방장비’라고 생각하면서 떠올릴 수 있는 여타 기능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현장에선 충분히 유용하다. 바로 소영무역이 제작하는 ‘소방호스 손잡이’다.
사실 이 ‘소방호스 손잡이’는 단품이 아니라 소영무역에서 판매하는 수관정리키트 구성품 중 하나다.
다만 필자가 2020년 대구에서 진행된 ‘제1회 중앙통합 소방장비 품평회’에서 본 후 업체에 문의했을 때 이 손잡이만 별도 구매가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사진에서도 볼 수 있듯이 장비라고 하기엔 조금 무색한 외관을 가졌다. 40㎜ 호스 3개 혹은 65㎜ 호스 2개를 결합할 수 있다.
필자가 처음 이 장비에 관심을 두게 된 이유는 ‘현장에서 여유 소방호스를 효율적으로 운반할 방법이 뭐가 있을까?’ 고민하면서부터다.
사람 손은 두 개밖에 없는데 현장에선 한 손에 문 개방 등을 위한 파괴 장비를 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직접 소방호스를 결합하고 현장 활동에 적용해보니 장단점에 대해 모두 알 수 있었다.
이 장비를 사용하면 40㎜ 소방호스를 최대 3개까지 결합해 운반할 수 있다. 현장에서 소방호스를 전개할 때 수관이 짧은 경우가 종종 발생하는데 이 걱정을 덜어준다.
5개 소방호스 세팅을 기준으로 중간 3개 호스를 결합하고 소방호스를 전개했을 때도 운반과 전개 모두 효율적이다.
기존 두 겹 말이 소방호스를 전개할 땐 어쨌든 본인이 전개할 양의 호스를 품 안에 품듯이 들고 전개ㆍ운반해야 했다. 해당 장비를 사용하면 이 과정 없이도 전개와 운반이 가능해진다. 소방호스를 정리할 때도 예쁘게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론 ‘소방호스를 결합하는 두 개의 가로대 간격이 소방호스 몇 줄을 잡는 게 아니라 8~9줄 정도를 잡아줄 수 있으면 좋지 않을까’라고 생각해봤다.
그럼 소방호스 줄 사이가 늘어지거나 가운데 부분이 빠지는 일이 없을 것 같았다. 물론 대원별로 소방호스를 어떻게 마느냐에 따라 그 두께는 다르겠지만 어마무시하게 차이 나진 않는다.
‘고무마개 등으로 마감처리를 했으면 어땠을까’라고도 생각했다. 물론 해당 장비의 장점인 가격이 올라가겠지만 두 가지 중 하나라도 개선된다면 현장에서 더욱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손잡이 부분도 조금 더 깔끔하고 편하게 마감 됐으면 한다. 지금은 PVC 고무파이프가 달려 있다.
장비를 사용하면서 느낀 점은 ‘어느 정도의 힘이 있어야 해당 장비를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겠다’였다. 소방호스 3개도 가벼운 무게가 아닌데 이동이나 전개할 때 기울이지 않고 평행하게 운반해야 하기 때문이다.
모든 장비가 그렇지만 이 장비는 특히나 사용자가 훈련을 하지 않고 현장에 적용했을 때 역효과가 날 가능성이 크다. 해당 장비에 관심이 있다면 현장 적용 전 꼭 팀원끼리 충분한 토의와 연습을 하길 바란다.
본 리뷰는 소방서에서 구매한 보급 장비를 직접 사용한 후 작성된 것으로 리뷰를 작성한 소방공무원은 관련 기업과 일체의 관계가 없음을 밝힙니다.
서울 강남소방서_ 천상욱 : peter0429@naver.com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2년 3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FPN(소방방재신문사ㆍ119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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