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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PANY+] “아보리스트 기술로 소방관 구조 역량 다진다” 수목보호관리연구소

우리나라 수목 특성 반영한 소방관 심화 교육과정 개발ㆍ운영
국내 최고 강사진 구축… 실습에 최적화 된 자체 교육센터 보유
“수목관리는 과학이다” 소방관 사이에서 입소문 탄 No. 1 교육
김병모 소장 “수목으로 인한 재난은 인재, 예방 기술 전파에 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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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섭 기자 | 기사입력 2022/03/21 [10:30]

[COMPANY+] “아보리스트 기술로 소방관 구조 역량 다진다” 수목보호관리연구소

우리나라 수목 특성 반영한 소방관 심화 교육과정 개발ㆍ운영
국내 최고 강사진 구축… 실습에 최적화 된 자체 교육센터 보유
“수목관리는 과학이다” 소방관 사이에서 입소문 탄 No. 1 교육
김병모 소장 “수목으로 인한 재난은 인재, 예방 기술 전파에 최선”

신희섭 기자 | 입력 : 2022/03/21 [10:30]

 

사고로 인해 훼손된 차량이나 붕괴된 건축물 등 여러 사고 현장에선 유압장비를 이용해 구조업무를 수행하는 일이 많다. 그런데 종종 엔진톱을 들고 현장으로 출동하는 소방관의 모습도 보게 된다. 

 

‘엔진톱은 어디에 쓰려고 하지?’라며 궁금해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유압장비만큼이나 구조 현장에서 유용하게 사용되는 장비가 바로 엔진톱이다.

 

누구나 한 번쯤은 멀쩡히 서 있던 가로수가 쓰러져 도로를 주행 중이던 차량을 덮쳤다거나 태풍 같은 재해로 인해 수목이 부러져 주변 건축물에 피해를 줬다는 뉴스를 접해본 경험이 있을 거다. 

 

실제로 수목 사고는 매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119구조대원들이 엔진톱 사용법을 숙지하기 위해 꾸준히 교육받고 훈련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수목보호관리연구소(이하 연구소)는 사람과 수목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조화로운 삶과 안전 실현을 목적으로 지난 2016년 6월 설립됐다. 현재 이곳에선 소방관을 대상으로 엔진톱과 아보리스트 기술이 융합된 전문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아보리스트(Arborist)란?

아보리스트의 사전적 의미는 수목 재배가, 교목 전문가다. 15m 이상 높이 솟은 수목에 올라 병해충목을 관리하고 위험 수목 제거ㆍ종자 채취 등을 하는 수목관리 전문가를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접근이 불가능한 높은 곳에서 작업하기 위해 로프와 도르래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로프 악세스(ROPE ACCESS)와 비슷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아보리스트는 등하강을 위해 디바이스를 하나만 사용하고 ‘MRS(Moving Rope System)’를 활용한다. 로프 악세스와의 차이다.

 

아보리스트들은 그간 문화재적 가치가 높은 보호수 관리에 주로 투입돼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휴양, 산림 레포츠 분야에서 수목과 관련된 다양한 프로그램이 개발되면서 활동 범위가 점점 확대되고 있다. 119구조대의 출동 횟수가 늘어나게 된 배경이기도 하다. 

 

 

기술의 핵심은 엔진톱과 로프 그리고 도르래

아보리스트의 가장 큰 매력은 혼자 힘으로 수백 ㎏의 하중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는 점이다. 기술의 핵심이 되는 장비는 엔진톱과 로프, 도르래다. 장비의 합을 얼마만큼 잘 맞추느냐에 따라 작업자 안전은 물론 수목관리에 대한 결과치가 판가름 난다.

 

 

연구소에 따르면 현대 수목관리는 작업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한다. 그렇기에 작업할 위치에 정확하게 자리 잡고 양손을 모두 사용해 장비를 운용하는 게 중요하다.

 

이를 위해 연구소에선 항상 두 곳 이상의 안전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작업할 수목의 구조와 무게를 고려해 물리량을 계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도록 교육생들에게 강조한다.

 

기작활동을 방해하지 않고 수목관리에 도움이 되는 방법과 작업자의 안전을 위한 연구에 늘 몰두한다. 국제규격의 안전 수칙을 준수하고 새로운 기량이나 기술의 습득, 장비의 유지관리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연구소는 교육생이 아보리스트 자격을 취득한 뒤에도 사후 교육을 이행하고 있다. 2년에 두 번 이상 보수교육을 의무적으로 실시하고 교육 기간엔 자격 취득자들이 언제든지 찾아와 복습할 기회를 제공한다.

 

오직 소방관만을 위한 ‘특별 심화 교육과정’

수목 사고 현장에 투입되는 소방관이라면 우선 체인톱의 기능과 사용법, 수목의 기본 구조와 특성, 안전하고 과학적으로 절단하는 방법을 알고 있어야 한다.

 

이를 이해해야만 육안으로 수목의 위험한 부위를 판단하는 능력을 갖출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소에선 현재 소방관을 대상으로 엔진톱과 아보리스트 기술이 융합된 교육과정을 운영 중이다. 소방관이 수목과 관련된 재난 현장에서 보다 효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교육이다.

 

1주일간 진행되는 이 과정은 ▲체인톱 안전 ▲체인톱 유지관리 ▲수구(Notches)ㆍ파괴층(Hinges)ㆍ찔러베기(Bore cut)ㆍ추구(Back cuts) ▲벌도 기술(Felling Techniques) ▲넘어진 나무 가지 제거 방법(Limbing) ▲수목 줄기 조재(Bucking) ▲응용 벌도 등 총 7개 과목으로 구성된다.

 

교육에 참여하면 가장 먼저 체인톱에 대해 배우게 된다. 체인톱을 사용하기 위해선 반드시 착용해야 하는 개인안전장비가 있는데 장비를 왜 착용해야 하는지, 소재는 무엇인지를 상세히 알 수 있다. 이 교육이 끝나면 곧바로 유지관리 교육이 이어진다. 체인톱의 구성 요소와 작동 방식을 배울 수 있는 과정이다.

 

이후에는 본격적인 나무베기 실습에 돌입한다. 엔진톱을 이용해 나무를 베는 가장 기본 기술은 수구와 파괴층, 찔러베기, 추구 등이다.

 

벌도는 조금 더 고급 과정의 기술이다. 벌도를 하기 전 단계별로 지켜야 할 의무사항을 배운다. 반드시 파악해야 할 위험 요소 역시 교육과정을 통해 습득할 수 있다.

 

넘어진 나뭇가지 제거 방법과 수목 줄기 조재는 교육 3~4일 차에 진행된다. 119구조대원이 현장에서 가장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이기도 하다. 

 

연구소에 따르면 넘어진 나무의 가지를 제거하거나 수목 줄기를 조재하는 방법에도 모두 순서가 정해져 있다. 이는 신속한 작업과 작업자의 안전사고 등 2차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반드시 숙지해야 할 내용들이다.

 

교육 마지막날에는 응용 벌도를 교육받게 된다. 벌도 대상 나무에 로프 걸기와 벌도 방향 유도 방법, 도르래 시스템을 활용한 줄 당기기, 줄기가 갈라지거나 공동이 생긴 나무 벌도 방법, 다른 나무에 걸린 위험목 제거 방법 등을 배울 수 있다.

 

“수목으로 인한 재난은 인재, 

예방 기술을 지속해서 개발ㆍ전파하는 게 목표”

[인터뷰] 김병모 수목보호관리연구소장 

 

 

“우리 주변에 존재하는 모든 수목은 실제로 썩어가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가로수가 갑자기 쓰러진다거나 무분별하게 설치된 전기줄과 나뭇가지의 마찰로 화재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되는 일이 부지기수 입니다. 이런 현상은 모두 수목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결국 인재인 셈이죠”

 

김병모 소장은 우리나라 최초의 아보리스트다. ‘나무는 사람을 살린다’는 신념으로 매일같이 나무에 오르는 그는 수목관리만 제대로 하면 다수의 재난으로부터 인명과 재산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믿는다.

 

선진 외국에선 아보리스트가 이미 하나의 직업군이다. 특히 미국과 서유럽의 경우 수목원마다 일정 수준의 자격을 갖춘 아보리스트를 채용할 정도로 그 가치와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에선 아직도 아보리스트가 생소한 직업군에 속한다.  

 

 

“일제강점기와 6.25 전쟁을 겪으며 우리나라 산림은 많이 황폐해졌습니다. 이를 복구하기 위해 1970년대부터 나무를 심어 숲을 조성하기 시작했는데 지금은 그 나무들이 자라 대형화됐습니다. 이로 인해 사고 유형도 다양해졌죠”

 

미국에서 아보리스트 기술을 배운 그는 지난 2016년 수목보호관리연구소를 설립했다. 아보리스트의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서다. 우리나라 수목 특성을 고려한 기술과 자신만의 노하우가 담긴 교육 프로그램도 개발했다. 소방관을 위한 특별 심화 교육과정이 그중 하나다.

 

김 소장은 어려서부터 산에 오르는 걸 좋아했지만 처음부터 아보리스트를 목표로 했던 건 아니다. 그는 원래 광고 제작자였다.    

 

아보리스트에 심취하게 된 건 광고촬영을 위해 미국을 방문했을 때다. 노스캐롤라이나 숲에서 아보리스트들이 나무를 타고 작업하는 광경을 우연히 접하게 되면서 그 매력에 빠져들었다.

 

그는 현재 강릉영동대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수목관리학을 가르치는 겸임교수로 활동 중이다. 서울대학교 식물병원 나무의사 양성과정에도 출강하며 수목관리의 중요성을 알리고 있다.

 

“최근 아보리스트에 대해 알고 싶다는 소방관이 많아졌습니다. 수목으로 인한 재난이 늘기도 했지만 다양한 구조 현장에서 기술을 활용해 보고 싶다는 이유에서죠”

 

 

실제로 아보리스트 기술은 119구조 현장에서 다양하게 응용할 수 있다. 예를 들면 강 건너편에 서 있는 나무에 로프를 걸어 구조대나 구조대상자가 강을 건널 수 있는 라인을 확보한다든지, t 단위 중량의 물체를 로프와 도르래만 이용해 무중력 상태로 만들 수 있다.

 

“재난 현장의 모습은 매번 다릅니다. 일정한 형태가 없는 셈이죠. 이에 대응하기 위해선 다양한 구조 기법이 필요합니다. 소방관들이 로프 악세스와 아보리스트 기술을 배우려고 하는 것도 이 때문이겠죠”

 

수목보호관리연구소에선 소방관만을 위한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김 소장이 자신의 노하우와 경험을 토대로 엑기스만을 담아 개발한 과정이다.

 

 

“아보리스트 기술을 익히기 위해선 수목생체역학의 융합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교육에 참여하는 소방관들에게 이를 교육한다는 건 어려운 일입니다. 우선 시간이 너무 부족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가장 핵심이 되는 내용을 추렸고 최대한 많이 체험해 볼 수 있도록 커리큘럼을 구성했습니다”

 

김 소장은 교육에 참여하는 소방관들에게 자격취득이 목표가 돼선 안된다고 당부한다. 기술은 교육을 통해 습득하지만 사용하지 않으면 결국 잊혀지기 마련이기에 꾸준히 유지하고 개발해야만 비로소 자기 것이 된다는 설명이다.

 

“80년대 중반 설악산에서 태풍으로 물난리가 난 적이 있었는데 친구와 둘이서 하루 종일 설악골에 고립된 등산객 600여 명을 구조했습니다. 2006년에는 설악산 한계3리가 형체도 없이 쓸려갔을 때 마을 주민 40여 명을 구조했고 그 무용담이 언론을 타기도 했어요.

 

저는 구조와 남다른 인연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소방관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이 그 어떤 일보다 재밌고 신납니다. 저와 연구소는 언제든 열려 있습니다. 많은 소방관이 자유롭게 교육에 참여하고 또 아보리스트 기술을 실습해 볼 수 있는 공간을 알차게 마련하는 게 제 버킷리스트 중 하나입니다”

 

 

신희섭 기자 ssebi79@fpn119.co.kr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2년 3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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