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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 취지 못 살린 소방관진입창 규정 재검토 시급”

나승천 동해공영 전무이사 “배강도유리 사용 제한하고 강화유리 비산방지필름 붙여야”

최누리 기자 | 기사입력 2022/05/10 [12:46]

“법 취지 못 살린 소방관진입창 규정 재검토 시급”

나승천 동해공영 전무이사 “배강도유리 사용 제한하고 강화유리 비산방지필름 붙여야”

최누리 기자 | 입력 : 2022/05/10 [12:46]

▲ 나승천 동해공영 전무이사가 소방관진입창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최누리 기자

 

[FPN 최누리 기자] = “소방관이 신속하고 안전하게 유리창을 깨고 건물에 진입할 수 있도록 소방관진입창 규정이 생긴 만큼 법 취지를 살려 규정을 재검토해야 한다”

 

나승천 동해공영 전무이사는 <FPN/소방방재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건물에 설치되는 소방관진입창은 대부분 역삼각형 스티커와 타격지점만 붙여질 뿐 사용되는 유리는 법 개정 이전과 별다른 차이가 없다”며 법규 개정 필요성을 강조했다.

 

29명이 숨진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당시 가장 많은 희생자가 나온 곳은 건물 2층 여성 사우나였다. 이곳에는 비상구가 각종 물품으로 막혀있었고 창문은 통유리 구조였다. 희생자들은 화재 직후 이 유리를 깨고 탈출하려 했지만 두꺼운 유리를 깰 수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5~6㎜에 달하는 두 겹의 배강도유리 사이에 12㎜ 공기층까지 형성된 통유리라 현장에 출동한 소방관들조차 창문을 파괴하기가 쉽지 않았다.

 

이 사고 이후 2층 이상, 11층 이하 건물에는 소방관진입창을 설치하도록 ‘건축법’ 등 관련 규정이 개선됐다. 2019년 4월 23일 이후부터 건축허가를 받는 곳에는 이 법과 하위법령 규정에 맞춰 소방관진입창을 반드시 설치해야 한다.

 

관련 규정에선 진입창 유리를 ▲두께 6㎜ 이하 플로트판유리 ▲5㎜ 이하 강화유리 또는 배강도유리 ▲두께 6㎜ 이하 플로트판유리ㆍ5㎜ 이하 강화유리 또는 배강도유리로 구성된 두께 24㎜ 이하 이중유리로 사용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창문 가운데에는 지름 20㎝ 이상 역삼각형을 야간에도 알아볼 수 있도록 빛 반사 등의 붉은색으로, 창문 한쪽 모서리에 타격지점을 3㎝ 이상 원형으로 표시해야 한다.

 

나승천 전무이사에 따르면 대부분 2층 이상 건물 외벽의 유리는 팥알 크기로 폭발하듯이 파괴되는 강화유리 대신 깨진 부위를 제외한 유리가 창틀에 남는 배강도유리를 사용한다. 유리 낙하로 인한 인명피해를 막기 위해서다. 

 

나승천 전무이사는 “플로트판유리는 날카롭게, 강화유리는 폭발하듯 깨져 소방관이 유리를 깨고 지나갈 때 다칠 우려가 있다”며 “배강도유리는 깨기 힘들고 깨더라도 갈라지듯 파손돼 소방관이 건물 내부로 쉽게 진입할 수 없고 건물 진입을 위해 창틀에 남은 유리를 제거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다치거나 인명구조가 늦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효율적인 인명구조 활동을 위해 소방관진입창 관련 규정이 만들어졌지만 플로트판유리와 강화유리, 배강도유리 모두 사용이 허용됐다”며 “소방관진입창 적용 유리의 성능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법 취지와 달리 소방관의 신속ㆍ정확한 건물 진입에 전혀 도움 되지 않는 법으로 전락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플로트판유리는 파괴 시 신체 손상이 우려되고 배강도유리의 경우 깨기 힘든 만큼 소방관진입창 유리로 사용을 제한해야 한다”며 “강화유리에는 비산방지필름을 부착한 유리만 사용하도록 관련 규정을 개선해야 소방관들이 소방관진입창을 깨고 안전하게 건물에 진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나승천 전무이사가 속한 동해공영은 ‘소방관 안전 진입창’을 개발해 지난해 행정안전부로부터 재난안전제품 인증을 득했다. 파괴 시 일반 강화유리보다 파편 수가 많고 비산방지필름을 부착해 날카로운 파편 잔해가 창문틀에 남지 않는 한편 한 장으로 탈착되는 게 특징이다. 

 

또 진입창의 창틀이나 복층유리에 적용된 유리타격장치인 크러쉬 버튼을 누르면 별도 도구 없이 손쉽게 유리를 깨뜨리는 기능을 갖췄다. 소방관이 안전하고 신속하게 진입할 수 있도록 고안한 특수 창문으로 단열성까지 겸비했지만 느슨한 법 규정 탓에 사용이 미흡한 실정이다. 

 

나승천 전무이사가 소방관진입창 관련 규정의 개선 필요성을 주장하는 배경은 자사 제품의 활성화만을 위한 건 아니다. 소방관과 구조대상자인 국민의 안전을 생각해 만들어진 관련 법규가 제 역할을 못 한다는 안타까움이 더 커서다.

 

그는 “소방관진입창은 결국 화재 등 재난 발생 시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마련된 법규지만 이를 운용하고 현장에 진입해야 하는 소방관들을 위한 배려는 부족하다”며 “법규가 도입 취지를 살리는 것에 더해 소방관의 안전까지 고려될 수 있어야만 그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누리 기자 nuri@fpn119.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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