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 현장 대원의 소방장비 ‘REAL’ 사용기] Teledyne FLIR 열화상카메라 ‘K53’한 치 앞도 안 보이는 깜깜한 밤. 특수부대원들은 지형지물을 파악하고 적의 위치를 확인하기 위해 성능 좋은 야간투시경을 사용한다.
소방관들도 마찬가지다. 연기가 가득 차 한 치 앞이 보이지 않는 화재 현장에서 지형지물을 파악하고 ‘화점’의 위치를 확인하기 위해 열화상카메라를 활용한다.
몇 달 전 텔레다인플리어 사의 열화상카메라 ‘K1’을 리뷰한 바 있다. 장비가 너무나 궁금했기에 개인적으로 사비를 들여 구매한 모델이기도 하다.
이번에 리뷰하는 열화상카메라 역시 텔레다인플리어 사 제품으로 ‘K1’보다 성능이 좋은 ‘K53’이란 모델이다.
‘K1’이 단순 상황 판단을 위한,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의 보급형이라면 ‘K53’은 고성능의 고급형 모델이다. 물론 가격도 고가다.
개인적으로 ‘K1’ 등 보급형 열화상카메라는 현장대원별로 1대, ‘K53’ 등 고성능 열화상카메라는 각 팀별 1대씩 지급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특정 제품이 아닌 같은 급의 모든 열화상카메라를 통칭한다).
‘K53’은 고성능의 제품이다 보니 특별히 단점을 찾기 힘들었다. 다만 모드 변경 시 FLIR TOOL이라는 소프트웨어를 통해야 한다는 점은 다소 아쉬웠다. 고가의 제품인 만큼 카메라 자체에서 모드를 변경할 수 있었으면 했는데 더 상위 모델에 그 기능이 탑재돼 있기 때문에 따로 할 말은 없다.
단점이라고 느낄 수 있는 부분은 충전 젠더다. 요즘 대부분의 전자기기들은 USB-C 타입의 충전용 젠더를 사용하는 편이다. 하지만 ‘K53’은 텔레다인플리어 사의 전용 젠더를 사용해야 한다.
현장 활동 시간이 길어지거나 젠더 등이 고장 날 경우 난감한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 다만 하이엔드 모델인 만큼 동영상 촬영 기능은 탑재돼 있었다.
‘K1’의 무게는 0.4㎏에 불과하다. 열화상카메라로써 아주 기본적인 기능만 탑재하고 있어 그만큼 무게도 가볍게 제작됐을 거로 생각한다. 반면 ‘K53’의 무게는 1㎏이 넘는다.
아래 사진은 열화상카메라를 동봉된 리트랙터에 설치한 모습이다. 리트랙터 와이어가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조금 늘어져 있는 걸 볼 수 있다.
무게가 무게인 만큼 좋은 리트랙터를 따로 제작했으면 더 나았을 것 같다. 물론 현장 활동 중 덜렁거리거나 흔들리는 걸 싫어하는 필자 개인의 호불호일 수도 있다.
사진에서 보듯이 열화상카메라를 지지하는 곳이 LCD 창 양쪽에 끈으로 돼 있다. 사용 중에 이 끈이 풀리는 경우가 있었다. ‘손잡이 부분이나 다른 곳에 고리를 넣을 수 있는 구멍 등이 있었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능적인 측면에서는 크게 할 말이 없다. 고가의 제품이고 그만한 값어치를 하기 때문이다. ‘K53’의 리뷰를 준비하면서 박스 등 적치물이 많은 화재 현장에 출동한 적이 있다.
이 현장에서 역시 ‘K53’을 사용해 어렵지 않게 지형지물을 파악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현장 활동에 집중하다 보니 열화상 사진을 찍진 못했다.
현장 사진은 아니지만 아래 비교 사진을 보면 카메라 간 화질 비교와 측정 온도의 정확성 등을 파악할 수 있다.
농연을 투과해서 소방관들의 시야를 확보해주고 가연물인 연기의 온도를 파악할 수 있게 해주는 장비가 바로 열화상카메라다. 그리고 고성능의 열화상카메라는 단순한 상황 판단뿐 아니라 구조대상자를 더욱 빠르게 확인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K53’은 정말 비싸다. 그런데 위 두 가지 기능을 모두 충실히 수행하는 아주 좋은 열화상카메라다. 값어치를 충분히 하는 장비라고 생각한다.
서울 강남소방서_ 천상욱 : peter0429@naver.com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2년 5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FPN(소방방재신문사ㆍ119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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