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명 숨진 경기 이천 건물 화재, 전형적인 인재였다안전조치 없이 철거작업 진행해 화재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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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명이 숨지고 43명이 다친 경기도 이천 상가 건물 © 최누리 기자 |
[FPN 박준호 기자] = 5명이 숨지고 43명이 다친 경기도 이천 상가 건물 화재는 부실시공과 안전조치 불이행 등으로 발생한 전형적인 인재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남부경찰청(청장 박지영, 이하 경찰)은 지난 13일 약 한 달 동안 진행된 이천 상가 건물 화재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경찰에 따르면 불은 철거 작업이 이뤄지던 3층 스크린 골프장에서 최초 시작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관계기관 합동 감식 결과 스크린 골프장 1번 방 좌측 벽면에 설치된 선풍기와 에어컨 배수펌프 전원코드에서 단락흔이 발견됐다.
이를 토대로 경찰은 당시 철거 작업 중이던 공사 인부와 시공 관계자 등을 수사했다. 그 결과 관계자 등은 전원 차단 등 안전조치를 전혀 취하지 않고 오히려 날씨가 덥다는 이유로 선풍기와 에어컨 등 냉방기기를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전기적 요인으로 인해 화재가 발생했다는 게 경찰 설명이다.
위층인 신장 투석 전문의원에서 다수의 인명피해가 발생한 이유로는 건물의 부적절한 시공과 공사 관계자의 미흡한 조치를 꼽았다.
경찰에 따르면 철거업체 관계자 등은 화재 직후 스크린 골프장 방화문을 개방한 채 대피해 4층으로 연기가 확산했다.
또 경찰 조사 결과 해당 건물 신축(2003년) 당시 3층 창문과 천정보 사이엔 이격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3층과 4층을 완전히 분리하는 방화구획을 설정하기 위해 기둥부위(철골 H빔)를 벽돌과 모르타르로 채워야 했는데도 외장재만 붙여 준공해 연기가 기둥부위를 타고 위로 올라간 것으로 파악했다.
철거 작업 중 안전조치 불이행과 개방해둔 방화문, 건물의 부실시공 등으로 인해 다수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는 게 경찰 분석이다.
경찰은 철거업체 관계자 1명을 구속하고 스크린 골프장 업주와 관리소장 등 6명을 업무상과실치사상 등으로 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수사를 통해 확인된 형식적 감리, 안전을 도외시한 공사 관행 등에 대한 제도개선책을 관계기관에 통보해 유사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이번 사건과 같은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소규모 공사 시에도 전기와 가스 등을 차단한 후 공사하도록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박준호 기자 parkjh@fpn119.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