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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소방 이야기가 아니다. 16. 우리나라 하루평균 자살자는 38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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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천안서북소방서 조이상 | 기사입력 2022/09/20 [10:00]

이 글은 소방 이야기가 아니다. 16. 우리나라 하루평균 자살자는 38명입니다

충남 천안서북소방서 조이상 | 입력 : 2022/09/20 [10:00]

한 남성이 운전석에 누워있다. 구조대원은 차문을 개방했다. 구급대원은 맥박 촉지에 실패했고 턱을 만져보니 턱이 움직이지 않았다. 심전도를 측정해봤으나 무수축. 집도의에게 연결해보니 사망 판정을 내렸다.

 

우리의 일은 끝났다. 20대 남성, 연탄불을 이용해 자살했다. 한국에서는 통계상으로 하루에 38명씩 자살을 한다고 한다. 이런 상황의 원인을 알고 싶었다. 근무를 마치고 집 근처에 자살예방센터로 방문했다.

 

자살예방센터 직원분에게 우울증은 자살로 이어지는지, 우리나라는 왜 자살공화국이 되었는지를 여쭤봤다.

 

첫 번째 질문에 돌아온 대답은 이랬다. 우울감은 누구나 있을 수 있고 우울감이 2주 이상 지속되면 우울증이다. 우울증의 여러 증상 중 죽고 싶다는 마음이 있을 수 있는데 신경학적으로 접근하면 도파민 분비가 약해지는 것이 원인이라고 한다. 햇볕을 쬐는 것도 좋은 방법 중 하나다.

 

우울감은 여러 압력이나 돈 문제 때문에 발생한다. 치료를 위해서는 상담도 중요하지만 약이 중요하다. 약에 중독된다는 말도 있지만 약은 그런 우울증을 완화시켜준다고 한다. 그래서 약을 먹으면 자살 확률이 줄어든다.  

 

우리나라가 자살공화국이 된 이유에 대해선 세 가지 정도로 원인을 찾을 수 있는데 첫째로 돈이 문제인 것 같다고 한다. 성적으로 인한 자살이나 중년의 사업 실패도 결국에는 돈이 문제라고 볼 수 있고 성적도 결국에는 거칠게 말하자면 돈이 목적인 것이 문제라는 말이다.  

 

둘째로는 중독이다. 알코올 중독, 도박중독, 결국 내 뇌가 내 것이 아니고 내 뇌는 알코올의 소유가 되고 도박의 소유가 된다. 그들에게 빼앗기고 결국 목숨까지 빼앗긴다.

 

셋째로는 자살방지 시스템의 부족함도 원인이 될 수 있다(나는 부차적이라고 생각한다). 선진국만 하더라도 누군가 자살을 하려고 하면 돈과 인력을 투자해서 자살하지 않게끔 도와준다고 한다.

 

소방관들은 떨어지는 사람의 손을 잡아주는 역할을 할 뿐이다. 절벽으로 걸어오지 않게 해야 하는데 도대체 어떻게 해야 될까? 서점의 수많은 괜찮아! 책들을 읽으면 해결해줄까? 머리가 아프다.

 

버릇처럼 유튜브를 켰다. 즐겨 찾는 채널에서 도올 김용옥 선생님이 강의를 하고 있다. 바로 노자 이야기이다. 윤리 책에서 봤던가? 맞다. 무위자연의 노자! 그 노자다. 도올 선생님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한마디로 요약해보면 ‘결대로 살자’다. 국어사전을 빌리자면 ‘나무, 돌, 살갗 따위에서 조직의 굳고 무른 부분이 모여 일정하게 켜를 지으면서 짜인 바탕의 상태나 무늬’이다. 물을 부으면 흘러가는 그런 곳이 바로 결이다.

 

조금은 거칠게 말하면 훌륭한 사람이 되지 말자는 것이다. 너무 잘 되려고, 너무 강한 쾌락을 얻으려고, 좋은 대학 가려고 하다가 자살공화국이 된 게 아닌가 싶다. 내 결대로  한 뼘, 한 뼘 자라면 된다.

 

충남 천안서북소방서_ 조이상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2년 9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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