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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APS ESS 화재ㆍ폭발 사고로 알아보는 ESS 화재 대책- Ⅰ

APS ESS 화재ㆍ폭발 사고와 관련한 국제적 사고분석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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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소방재난본부 김흥환 | 기사입력 2022/10/20 [11:00]

미국 APS ESS 화재ㆍ폭발 사고로 알아보는 ESS 화재 대책- Ⅰ

APS ESS 화재ㆍ폭발 사고와 관련한 국제적 사고분석 결과

경기소방재난본부 김흥환 | 입력 : 2022/10/20 [11:00]

필자는 지난해 말 ‘ESS 등 리튬이온배터리 화재로 인한 불화수소(HF) 발생’에 관한 분석보고서를 소개한 이후 많은 소방기관과 언론사, 공공기관, 관련 사업체로부터 여러 가지 추가 문의를 받았다. 

 

‘전기자동차ㆍESS와 같은 첨단 분야의 예방ㆍ현장대응(안전)’에 대한 현재진행형의 관심과 연구 진행 등은 가히 폭발적이다. 무엇보다도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가 그 중심에 있다는 걸 많은 자료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소방조직 내부의 반응은 크지 않았지만 조직 외부의 반응은 놀라운 수준이었다. 전 세계의 ‘ESG1) 트렌드’에 힘입은 리튬이온배터리 기반 ‘ESSㆍ전기차 등의 안전 분야’ 발전에 대한 학습 동기와 소방관이 이런 현장에서 다치는 경우만큼은 꼭 막기 위한 사명감은 더욱 강해졌다.

 

이번 호에서는 ‘BESS2) 화재ㆍ폭발 사고’와 관련해 국제적으로 빼놓을 수 없는 대표적인 사건을 소개ㆍ분석하고자 한다. 

 

바로 소방이 현장에 도착한 후 2차 폭발로까지 이어져 소방관 8명과 경찰관 4명이 다쳐 전 세계적으로 충격을 안겨준 미국 애리조나주 변전소의 ‘APS ESS 화재ㆍ폭발사고’다. 전 세계 안전 분야를 선도하는 DNV(기존 DNV-GL) 등 국제적인 시각에서 ESS 화재ㆍ폭발사고에 대한 보고서 내용을 주로 다뤄보겠다.

 

미국 애리조나 주 APS 사 ESS 화재ㆍ폭발 사고

우선 안전에 관해선 그간 불모지에 가까웠던 한국의 사정을 떠나(다시 한번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환영한다.) 국제적인 시각에서의 ‘ESS 화재ㆍ폭발 대책’에 대해 얘기하려고 한다.

 

그러려면 2019년 4월 19일 미국 애리조나(Arizona)주 APS 사가 운영하던 변전소 ESS 설비에서 발생한 화재이자 연이은 2차 폭발로 이어진 이 사건을 꼭 알아둘 필요가 있다.

 

이 사건이 중요한 이유는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 ‘고정 ESS 설비’의 화재 위험성에서 더 나아가 ‘폭발(Explosion) 위험성과 초동대응요원(소방관)의 사상자 발생 위험’을 인식시켜준 대표성을 갖는 상징적인 사건이기 때문이다(아마도 미국 소방 초기의 백드래프트(Backdraft) 급 충격인 듯하다).

 

최초 화재 발생 전 상황은 다음과 같다.

 

· 리튬이온배터리(구 LG화학): 378개 모듈(module)

· 공기조화시스템(HVAC3)) 설비: 8기(unit)

· 연기감지기(Smoke Detection): 설치됨

· 스프링클러(Sprinkler): 없음

· 배기 설비(Ventilation System): 없음

· 폭발 배기(Deflagration Venting): 없음

· 운영사ㆍ운영 기간: APS(Arizona Public Service) 사, 2017년 설치 후 약 2년 후 사고 발생

※ 화재ㆍ폭발 시 피해 인원: 소방관 8명(4명은 화상병원 이송, 그 중 한 명은 매우 위독(약 23m가량 폭발로 날려짐)), 경찰관 4명

 

당시 사고 전개 과정을 살펴보자.

 

2019년 4월 19일, 미국 애리조나주 APS가 운영하는 한 변전소의 ESS 설비 화재

① 16:54 = 전압 강하(voltage drop)로 열폭주(Thermal Runaway) 시작(데이터상 BMS는 모듈 수준에 대한 감시에 실패)

② 16:55 = 청정소화약제(Clean Agent; ‘Novec123’ 제품) 분사

③ 17:12 = APS(운영사) 측에서 현장 요원 출동(급파)

④ 17:40 = 119(지역 관할 소방서)에 화재(fire) 신고

⑤ 17:48 = 소방서의 ‘HazMat Team’ 도착(폭발 위험성을 고려한 특수재난대응팀)

… (소방 현장 평가(Size-up) 실시 → 외부 화재징후 없음, Fire Line 구축)

⑥ 20:02 = 소방관(HazMat Team)에 의한 설비 문 개방

⑦ 20:04 = 폭발(Explosion)ㆍ화구(Fireball) 발생(소방관 8, 경찰 4명 피해 발생)

 

화재ㆍ폭발 사고로 인한 피해 상황

▲ [그림 1] 출처 NERC Reliability and Security Technical Commuttee(RSTC) 정기회의 발표자료(Anthony Natale & Con Edison/2020.11.15.-16.)


[그림 1]을 보면 왼쪽에 출입구 문이 날아간 모습을 볼 수 있다. ESS 설비의 폭발압력을 올바른 방향(천장 방향 ↑)으로 내어주지 않았기 때문에(폭발패널(방폭구; Explosion Panel; Deflagration Panel) 설치 이유) 폭발압력으로 ESS 출입문이 날아가면서 관창수(소방호스 끝부분인 관창을 들고 있는 소방관을 지칭)를 쳐서 심한 부상을 입혔다.

 

폭발 원인은 내부의 가연성ㆍ폭발성 기체들의 집합체인 연기가 문이 열린 이후 적절한 폭발 범위(Explosion Range)에 도달하면서 발생했다. 이러한 점은 미국 소방관들에게 큰 충격과 함께 폭발에 대한 강력한 대비책의 필요성을 일깨워줬다.

 

▲ [그림 2] 출처 NERC Reliability and Security Technical Commuttee(RSTC) 정기회의 발표자료(Anthony Natale & Con Edison/2020.11.15.-16.)

 

[그림 2]를 보면 ESS 2차 폭발(Secondary Explosion) 당시 폭발 반경이 엄청 넓었다는 걸 알 수 있다. 일반적으로 소방관들이 화재를 진압할 때 현장 근처에 밀집하는 점을 고려하면 얼마나 많은 소방관이 다칠 수 있는지도 상상이 가능하다.

 

따라서 미국 소방서는 애초에 일반 화재진압대가 아닌 폭발성(Explosive)ㆍ독성(Toxic) 등 특수재난 대응에 특화된 특수재난팀(HazMat Team)에게 현장에 접근하고 대응할 권한을 줬다.

 

이렇듯 우리와 달리 미국은 계급이 아닌 전문성에 기초해 현장대응이 이뤄지도록 탄탄한 체계가 잡혀있음에도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해 큰 충격을 안겼다.

 

▲ [그림 3] 출처 NERC Reliability and Security Technical Commuttee(RSTC) 정기회의 발표자료(Anthony Natale & Con Edison/2020.11.15.-16.)

▲ [그림 4] 출처 NERC Reliability and Security Technical Commuttee(RSTC) 정기회의 발표자료(Anthony Natale & Con Edison/2020.11.15.-16.)


[그림 3, 4]는 폭발 발생 당시 한 명의 소방관이 폭발로 인해 약 23m(75ft)가량 날아간 현장 모습이다. 소방장비를 풀세트로 착용한 건장한 남성을 이만큼 날려버릴 수 있는 폭발 현장의 참혹함을 그대로 보여준다.

 

[그림 4]는 해당 소방관의 개인보호장비(PPE)들이 모두 벗겨지고 날려져 흩어진 걸 모은 사진이다. 폭발에 날아간 소방관은 개인보호장비를 착용했더라도 현재로서는 사람이 감당하지 못할 수준으로 폭발에 대한 방호가 불가능한 수준이다. 결국 애초에 폭발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만이 방법이다.

 

따라서 미국은 ESS 설비에 대해 화재보다도 폭발이 발생하지 않는 것에 주안점을 두고 예방규정과 현장대응 원칙을 적용한다. 바로 이 점을 이번 호 전반에서 강조하고자 한다.

사고를 분석해 보자

사고에 대한 분석은 국제적으로 저명한 안전 관련 주요 기관들의 보고서에서 다시 설명하겠다. 다만 사고에서 핵심 요소인 ‘2차 폭발’이 발생한 경위에 대해 추가로 분석한 상세 내용이 있어 기술해 보고자 한다.

 

현장에 소방관이 도착했을 당시 ESS 주변은 외부로 보이는 화재 없이 하얗게 깔린 청정소화 약제가 자욱하게 있었다.

 

그런데도 소화약제는 리튬이온배터리 열폭주 발생 이후엔 전혀 소화에 효과가 없어 화재로 인한 엄청난 양의 연기가 발생했다. 게다가 이를 배출할 설비가 전혀 없어 내부엔 가연성ㆍ인화성ㆍ폭발성의 연기가 매우 높은 농도로 가득 차 있었다.

 

▲ [그림 5] 출처 ESS 및 전기차 배터리 화재 예방과 대응방안 세미나 발표자료(2022.7.19./KIEI 주최/이주광 화재예방솔루션 전문가)

▲ [그림 6] 출처 ESS 및 전기차 배터리 화재 예방과 대응방안 세미나 발표자료(2022.7.19./KIEI/이주광 화재예방솔루션 전문가)

 

[그림 5]에 따르면 소화약제가 오히려 내부 공간을 채워 연기(가연성ㆍ폭발성 기체)가 더 높은 농도를 형성하게끔 도와줬다. 소방관들이 폭발을 막기 위해 배연을 하면서 문을 연 게 오히려 매우 높았던 농도를 폭발범위에 맞게 낮추는 형상이 되면서 문을 열고 2분이 지난 후 폭발이 발생한 걸 설명한 그림이다.

 

[그림 6]은 폭발이라는 게 너무 농도가 높아도, 낮아도 안 되고 기체에 따른 적절한 범위에 도달한 경우에만 폭발한다는 걸 시각적으로 잘 설명해준다.

 

현장에 진정한 전문가가 필요한 이유를 설명해 주는 사진들로 실제 현장에서 폭발을 막는 게 얼마나 어렵고 리튬이온배터리 화재 시 얼마나 많은 가연성ㆍ폭발성 기체가 발생하는지 보여준다.

 

 


1) ESG : ‘Environment’, ‘Social’, ‘Governance’의 머리글자를 딴 단어로 기업 활동에 친환경, 사회적 책임 경영, 지배구조 개선 등 투명 경영을 고려해야 지속 가능한 발전을 할 수 있다는 철학을 담고 있다. ESG는 개별 기업을 넘어 자본시장과 한 국가의 성패를 가를 키워드로 부상하고 있다(출처 매일경제). 

2) BESS : ESS 앞에 배터리(Battery)를 추가한 표현으로 ESS(에너지저장시설) 중에 배터리(특히 리튬이온배터리)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분류의 용어로 국제적으로 많이 쓰이고 있다. 

3) HVAC(Heating, Ventilation & Air Conditioning): 공기조화기술(空氣調和技術)이라고도 한다. 난방ㆍ환기ㆍ냉방, 즉 이들을 통합해 실내와 자동차 환경의 안락을 위해 쓰이는 기술을 말한다. HVAC 시스템 설계는 열역학과 유체역학, 열전달에 기초해 주요 기계공학의 한 분야다(출처 위키백과).

 

 

경기소방재난본부_ 김흥환 : squalkk@naver.com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2년 10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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