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광고
광고

[119TalkTalk] “복합ㆍ다양화하는 재난, 효과적 대응 위해선 교육 내실화 필요”

인터뷰 진용만 부산소방학교장

광고
박준호 기자 | 기사입력 2022/11/21 [09:00]

[119TalkTalk] “복합ㆍ다양화하는 재난, 효과적 대응 위해선 교육 내실화 필요”

인터뷰 진용만 부산소방학교장

박준호 기자 | 입력 : 2022/11/21 [09:00]

신임 교육생ㆍ전국 소방대원 교육… 동남권 최고 소방인재 양성 요람

전국 최초 수난구조 특성화 기관, 생존수영 등 다양한 커리큘럼 마련 

지휘역량강화센터ㆍ야외훈련장, 내후년 완공… “양질 교육서비스 기대”

구조ㆍ구급 등 직무별 상호 연계 커리큘럼 진행, 교육생 호응도 높아

국내 물동량 1위 부산항… 선박화재 대응 등 지역 특성 따른 교육 추진

 


“소방공무원은 재난 현장에서 스스로 안전을 지키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한다. 그러려면 체력과 기술 모두 필요하다. 신임 소방공무원을 하나부터 열까지 가르치는 게 소방학교의 임무이자 과제다. 다양한 능력을 갖춘 소방공무원 육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진용만 부산소방학교장은 1989년 충남소방 소속 소방사 공채로 소방에 입직했다. 충남 논산소방서장과 소방청 상황담당관, 소방청 119구급과장, 중앙119구조본부 기획협력과장, 중앙119구조본부 영남119특수구조대장을 거쳐 지난해 10월 부산소방학교장에 부임했다.

 

지금으로부터 약 3년 전, 전 세계의 눈과 귀가 한 곳으로 쏠렸다. 2019년 11월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발견됐기 때문이다. 감염병 중에서도 전파속도가 상당한 코로나19는 중국을 넘어 금세 주변 국가를 집어삼켰다.

 

우리나라는 2020년 1월 20일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2월 중순엔 하루에 수백 명이 양성판정을 받았다. 이에 소방청은 감염병 사상 최초로 구급차 동원령을 발령하고 24시간 응급의료상담 서비스를 시행하는 등 코로나19 확산 저지를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이 같은 초기 코로나19 대응에 고군분투한 인물이 진용만 학교장이다. 당시 소방청 119구급과장으로 근무했다.

 

“2015년 메르스를 한 번 겪었기 때문에 코로나19도 금방 지나갈 줄 알았다. 그런데 짧은 시간에 전국으로 퍼져 굉장히 당황했다. 구급대원과 구급차는 한정적인데 환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구급차 동원령을 발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코로나19 감염 예방 대응에 성공적이었단 평가를 받은 소방청 119구급과는 2020 정부혁신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일사불란 전국 119구급차 동원’이란 주제 발표로 대통령상을 받기도 했다.

 

“당시는 소방공무원 국가직 전환 전이라 전국적인 소방력 동원에 관한 시스템 자체가 없었다. 상을 받은 것도 기뻤지만 소방에 동원령 매뉴얼을 정립했다는 자부심이 무엇보다 크다. 아직 코로나19가 종식된 건 아니라 조심스럽지만 모든 소방대원과 국민의 노력 덕분에 큰 고비는 넘긴 것 같아 뿌듯하다”

 

2015년 충청소방학교에 이어 두 번째로 교육기관 수장을 맡은 진 학교장. 그가 생각하는 소방학교는 신임 소방공무원을 키워내는 ‘어머니’ 같은 존재다.

 

 

“신임 소방공무원은 소방에 관한 이론 지식은 있을지 몰라도 현장 경험이 전무하기 때문에 소방활동 스킬에 있어선 그야말로 백지상태로 봐도 무방하다. 자식을 키우는 어머니처럼 소방학교는 신임 소방공무원에게 모든 노하우를 전수해야 한다”

 

진 학교장에 따르면 최근 2만명 충원 등으로 소방공무원의 수는 6만5천명을 넘어섰다. 문제는 10년 내 입직한 소방공무원이 전체 중 절반을 차지하고 이들의 공ㆍ사상 사고 또한 늘고 있다는 점이다. 신임자들의 안전을 위해선 소방학교에서 가르치는 기초교육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게 그의 신념이다. 

 

“국민은 소방공무원을 만능 슈퍼맨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소방공무원도 인간인지라 모든 현장에서 성공적인 결과를 만들 순 없다. 소방공무원이 안타깝게 순직했단 소식을 들을 때마다 가슴이 너무 아프다. 체력과 기술 등 기초 역량을 잘 갖추고 있으면 사고가 크게 줄어들 거라고 확신한다. 경력이 짧은 소방공무원이 많은 요즘, 소방학교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갈수록 재난의 양상이 복합ㆍ다양화하는 상황에서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선 전문교육 강화 등 교육의 내실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게 그가 부산소방학교장으로서 가장 강조하는 부분이다.

 

해수면은 해경, 내수면은 소방이 담당하지만 바다에 인접한 부산 특성상 부산소방학교가 어느 곳에도 없는 특화된 ‘수난구조 교육’을 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119플러스>가 부산과 울산, 경남에 소속된 신임 소방공무원 교육을 책임지는 진용만 부산소방학교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부산소방학교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린다.

부산소방학교의 시초는 부산소방본부 교육대로 1987년 1월 19일 발대했다. 2000년 이후 각종 재난이 복합ㆍ대형화하는 등 소방환경 변화로 소방조직에 대한 국민 기대가 커졌다.

 

지역 여건에 적합한 소방교육환경 조성과 체계적인 교육 훈련을 통한 전문 소방인재 양성에 대한 목소리가 나오면서 교육대에서 지방 소방학교로 승격을 추진했다. 그 결과 소방방재청으로부터 설치 승인을 받아 2006년 9월 11일 정식 개교했다. 

 

부산소방학교는 부산과 울산, 경남 소속 신임 소방공무원과 전문지식을 함양하고자 하는 전국 소방대원들을 교육한다. 전 교직원 노력에 힘입어 동남권 최고의 소방인재 양성 요람으로 자리매김했다.

 

 

부산소방학교가 올해 추진 또는 진행 예정인 중점 업무가 궁금하다.

2022년 부산소방학교의 중점 시책은 현장과 소통하는 생동감 있는 교육, 재난 현장 실무 연계형 교육훈련시설 확충 등 두 가지다.

 

기존 소방학교 커리큘럼은 화재와 구조, 구급 등의 전문가를 양성하는 데 중점을 뒀지만 부산소방학교는 직무 분야별 경계를 벗어난 복합적 응용 교육을 운영하고 있다. 

 

또 최상의 교육 서비스 제공을 위해 여러 훈련시설 구축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각종 재난 현장이 구현된 가상공간에서 훈련할 수 있는 지휘역량강화센터는 내년, 산악구조훈련이 가능한 야외훈련장은 2024년 완공될 예정이다. 이런 시설이 갖춰지면 교육생에게 더욱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거로 생각한다.

 

 

부산소방학교의 시설이 궁금하다.

부산은 우리나라 제2의 도시이자 동북아 지역의 수도다. 부산소방학교는 그 위상에 걸맞은 훈련시설과 소방교육 훈련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시설은 크게 본관동과 소방전술관, 국제수상구조훈련센터로 구성된다. 본관동엔 감염관리실과 기본ㆍ전문ㆍ종합 응급실습실, 대강의실, 학교장실, 대강당 등이 들어섰다.

 

소방전술관엔 소방시설실습실(전기ㆍ기계ㆍ가스), 종합구조ㆍ농연ㆍ로프훈련장, 레펠ㆍ실화재훈련장을 구축했다.

 

국제수상구조훈련센터엔 수난구조훈련장과 헬기비상탈출훈련장, 강의실 등이 있다. 모두 2010년 이후 완공한 최신식 건물이다.

 

 

부산소방학교의 대표적인 커리큘럼엔 어떤 게 있나.

부산소방학교는 2006년 전국 소방학교 최초로 수난구조 특성화 교육기관으로 지정됐다. 해난구조 과정을 시작으로 동력수상 레저기구 조종면허, 119구조잠수, 119생존수영, 헬기EMS생환훈련, 수상구조사 양성과정 등 수난구조 특성화 교육을 20년 가까이 진행하고 있다.

 

특히 커리큘럼은 교육생 수준에 맞춰 초ㆍ중ㆍ고급 과정으로 나눠 운영하고 있다. 이런 교육과정으로 부산소방학교는 수난구조 전문가를 끊임없이 육성하는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최고의 수난구조 특성화 교육기관으로 위상을 공고히 하고 있다.

 

 

수난사고와 구조를 위한 구체적인 교육은 어떤건가.

부산엔 우리나라 대표 피서지인 해운대와 광안리 해수욕장이 있다. 이곳엔 여름철마다 수백만명의 관광객이 찾는 만큼 수난사고도 자주 발생한다. 119구조대원의 수난구조 전문성이 요구되는 이유다.

 

이에 부산소방은 1990년대부터 여름철 해수욕장 안전관리 대책을 추진했다. 부산소방학교도 2008년 6월부터 전국 최초로 119시민수상구조대 운영역량과 연계된 해양 특수사고 대응 교육 훈련인 해난구조 과정을 개설했다.

 

또 해양경찰청의 도움을 받아 공공기관 최초로 동력수상 레저기구 조종면허시험 면제 교육기관으로 지정됐다. 부산소방학교는 동력수상 레저기구 조종면허 과정을 운영해 일정 시간 교육 후 자체 면허시험에 합격한 교육생들에게 조종면허를 발급하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부산소방학교는 2006년 전국 최초로 수난구조 특성화 교육기관으로 지정된 바 있다. 수난구조 특성화 과정은 수상구조와 수중구조, 수난특수구조 분야로 구분한다.

 

수상구조는 119생존수영ㆍ구조수영(초급 수영ㆍ중급 강사과정ㆍ고급 교관양성), 수난구조(잠수 초ㆍ중ㆍ고급 교관양성), 특수 수난구조(헬기ㆍ보트ㆍ급류ㆍ얼음물 구조)로 구분해 매년 240명을 교육하고 있다. 지금까지 부산소방학교에서 교육을 수료한 대원은 약 3천여 명에 달한다.

 

올해부턴 해난구조ㆍ구급 과정도 신설해 교육하고 있다. 이 과정은 수난구조 활동 시 구조와 동시에 구급활동을 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커리큘럼으로 신속한 구조부터 응급처치, 병원이송까지 일체화된 복합 시나리오 형태로 운영 중이다. 이 교육과정은 구조대원뿐 아니라 구급대원도 함께 참여해 교육생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

 

 

부산항과 울산항은 물동량 자체가 많은 데다가 선박엔 화재와 폭발을 일으킬 수 있는 위험물이 다수 실려있다. 선박 화재 사고에 대비한 교육도 진행하고 있나.

항구 도시인 부산엔 외국 선박과 수출 선박이 굉장히 많이 오간다. 이 때문에 선박사고나 다양한 선박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 선박사고는 한 번 발생하면 대형사고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 이에 부산소방학교는 2024년부터 선박사고 대응 과정을 신설해 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다.

 

교육은 이론과 현장실습으로 구성할 계획이다. 이론에선 선박의 내부 구조와 특성, 선박 내 소방시설 작동 원리, 선박 도면과 도식, 선박 내 적재 위험물질 파악ㆍ대응방법, 화재성상 등을 배운다.

 

현장실습은 실제 선박에서 선박 주수기법과 전술배연, 화재 시 인명구조 요령 등을 학습하는 방법으로 이뤄진다. 차질 없는 교육으로 선박화재 시 신속하고 효율적인 화재진압과 인명구조가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더 다양한 교육을 위해 야외훈련장을 조성하고 있다고 들었다.

부산소방학교는 부산인재개발원과 부지를 함께 사용하고 있다. 따라서 교육생들은 운동장 등 시설 사용에 많은 제한이 있다. 이에 2018년부터 교육생 전용 야외훈련장 조성계획을 수립했다.

 

이후 9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부지 내 임야 1만3713㎡를 매입했다. 이곳에 야외훈련장을 건립할 계획이다. 야외훈련장은 올해 착공해 오는 2024년 준공될 예정이다.

 

야외훈련장엔 기초체력단련장과 실물화재훈련장, 대응전술훈련장, 소방차 조작훈련장 등이 들어설 계획이다. 이로써 교육생들이 재난 현장 적응 훈련을 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거로 기대하고 있다.

 

교육생들의 현장대응 역량 강화를 위해 직무별 상호 연계한 교육이 눈에 띈다.

부산소방학교는 응급환자 소생률을 높이기 위해 119구조ㆍ구급대원들에게 소방항공기와 구급차를 연계한 헬리-EMS 과정을 교육하고 있다.

 

헬리-EMS는 해수욕장이나 갯바위 등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실제 사고 시나리오를 부여해 교육생들이 현장에서 교육받는 커리큘럼이다. 119구조대원과 구급대원이 함께 구조대상자 구조부터 인양, 현장 응급처치, 헬기 탑승, 환자 이송까지 전 과정을 수행한다.

 

현재까지 전국 구조ㆍ구급대원 26명이 교육받았다. 올해 처음 운영하는 커리큘럼이지만 교육생들의 호응도가 매우 좋다. 앞으로 복합적 사고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현장교육을 확대 운영할 방침이다.

 

 

부산 등 동남권 지역 최고 소방전문교육기관 책임자로서 각오 한 말씀.

최근 10년간 소방활동 중 다친 소방공무원을 직무별로 보면 구급이 가장 많고 화재진압, 구조가 뒤를 이었다. 순직자는 구조, 화재진압, 구급 순이었다. 공ㆍ사상자 중 80% 이상은 소방장 이하다.

 

신임 소방공무원이 일선에 배치되면 가장 먼저 접하는 게 화재ㆍ구조ㆍ구급 등 소방 현장이다. 따라서 소방대원의 현장 안전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소방공무원의 안전이 곧 국민의 안전이다.

 

부산소방학교는 소방공무원 스스로 안전관리를 철저히 할 수 있도록 기초체력은 물론 화재와 구조, 구급활동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소방장비 활용기술과 팀워크 훈련, 소방대원의 안전관리 사항을 중점 교육해 현장에서 불의의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교육 훈련을 강화하겠다. 소방공무원이 현장에서 다치지 않도록 교육하는 것도 부산소방학교의 역할이자 의무다.

 

부산소방학교 직원은 물론 전국의 소방공무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모든 공직자가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소방공무원은 봉사와 헌신, 명예를 중요시하는 조직이다. 국민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소방교육을 내실 있게 추진해 국민에게 지속적인 사랑을 받도록 하겠다.

 

또 2019년 12월 시작된 코로나 펜데믹 상황에서도 감염으로 인한 교육 중단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도와준 부산소방학교 모든 교직원에게 <119플러스> 지면을 빌려 감사하다는 말씀을 다시 한번 드린다.

 

 

 

박준호 기자 parkjh@fpn119.co.kr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2년 11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119TalkTalk 관련기사목록
광고
[인터뷰]
[인터뷰] 변길자 시회장 “소방분야 등록기준, 기계ㆍ전기 아닌 단일 공종으로 구분해야”
1/7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