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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조명] 화재조사학회, 추계학술대회ㆍ화재감식 포스터 공모전 성황리 개최

화재조사 관련 전문가 140명 참가… 논문 2건, 포스터 7편 발표
박남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장 기조 강연서 “조사기관 협업” 강조
“위험성 큰 흡음재, 규제 강화돼야” 김소정 서울경찰청 경장 발표 눈길

최누리 기자 | 기사입력 2022/11/25 [10:05]

[집중조명] 화재조사학회, 추계학술대회ㆍ화재감식 포스터 공모전 성황리 개최

화재조사 관련 전문가 140명 참가… 논문 2건, 포스터 7편 발표
박남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장 기조 강연서 “조사기관 협업” 강조
“위험성 큰 흡음재, 규제 강화돼야” 김소정 서울경찰청 경장 발표 눈길

최누리 기자 | 입력 : 2022/11/25 [10:05]

▲ 한국화재보험협회 대강당에서 ‘한국화재조사학회 제42회 추계학술대회 및 제13회 화재감식 포스터 공모전’이 개최됐다.   © 최누리 기자

 

[FPN 최누리 기자] = 화재조사 전문가들이 모여 전문지식을 공유하고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한 학술대회가 열렸다. 

 

한국화재조사학회(회장 김인태, 이하 학회)는 지난 11일 한국화재보험협회 대강당에서 ‘제42회 추계학술대회 및 제13회 화재감식 포스터 공모전’을 개최했다. 

 

개회식에는 김인태 학회장과 이종규 경찰청 총경, 정기신 한국화재소방학회장, 강영구 한국화재보험협회 이사장을 비롯해 140명이 넘는 화재조사 전문가 등이 참석했다. 

 

학술대회에는 9편의 화재조사 관련 논문과 포스터가 발표됐다. 포스터 공모전 수상자와 우수 논문 제출자에 대한 시상도 이어졌다.

 

포스터 공모전 대상은 김정학 경남경찰청 경감, 금상 김소정 서울경찰청 경장, 은상 박정현 한국가스안전공사 과장ㆍ주영근 대구경찰청 경장, 동상 김유원 부산경찰청 경사ㆍ고동명 대전동부소방서 소방위ㆍ김성훈 육군중앙수사단 준위가 수상했다. 논문상은 김만건 이플러스에너지화재연구소장이 받았다.

 

▲ 화재감식 포스터 공모전과 논문상 시상식에서 수상자 등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후 박남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장의 ‘협업과 분업의 화재조사’와 김만건 소장의 ‘아크플래쉬의 보호와 화재조사 분석’, 이의평 전주대학교 교수의 물류창고 화재사고 관련 초청 강연이 진행됐다. 

 

이어 김만건 소장의 ‘선풍기 화재원인과 예방대책’, 김윤회 KHY 에너지안전연구소장의 ‘사례로 본 배터리 충전 중 발화원에 대한 연구’ 논문 발표를 시작으로 소방과 경찰 등 화재조사 전문가들의 포스터 발표가 이어졌다. 

 

김인태 학회장은 인사말에서 “학회는 화재조사와 관련된 학문과 기술을 선도하고 상호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지난 2003년 설립됐다”며 “약 900여 명의 화재조사 전문가가 회원으로 활동하면서 국내 최고의 화재조사 학술단체로서 그 책임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년 설립 20주년을 맞는 학회는 실무에 활동하는 전문가들로 구성돼 학술 활동이 쉽지 않지만 이런 상황에서 회원 여러분의 봉사와 헌신으로 오늘에 이르렀다”면서 “여러분 노고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학술대회가 화재조사 분야의 발전을 위한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지고 유익한 정보를 공유하는 장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학회는 설립 20주년을 맞는 오는 2023년을 ‘새로운 도약의 해’로 정하고 내년 20년사를 발간할 계획이다. 또 국제적인 교류를 통해 학술대회 수준을 높이고 학회 전용 사무실 마련에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가칭 ‘20주년 행사 추진위원회’를 구상하기로 했다.

 

“화재조사 기관별 협업은 곧 국민 권익 보호”

초청 강연 - 박남규 원장 

▲ 박남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장이 ‘협업과 분업의 화재조사’를 주제로 초청 강연을 하고 있다.   © 최누리 기자

 

“소방 등 각 기관이 현장에서나 보고서를 통해 협업하면 최상의 화재조사가 이뤄지고 그 결과는 국민에게 돌아간다. 결국 정확한 화재조사 결과가 전달될 때 국민 권익이 보장된다”

 

박남규 원장은 소방과 경찰, 검찰, 보험, 공공, 개인 등 분야별 화재조사 역할과 기능을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소방의 화재조사에 대해선 “예방 관련 법제ㆍ감독ㆍ취약 구조물 분석과 대책을 구체화해 국회에서 법제화 시 기본 자료로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처방이 나오려면 원인 분석이 정확해야 한다는 게 박 원장의 설명이다.  

 

괄목할 만한 성과로는 국립소방연구원의 확대 개편을 꼽았다. 박 원장은 “국민으로선 화재 이후 첫 번째 행정 처리에 직면하는 게 화재 증명”이라며 “화재 경과와 일시, 원인 등 조사는 소방이 진행하는데 여기부터 국민 권리 구제가 시작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소방에선 화재 예방정책과 소방시설 개선을 위해 화재 현장과 감정물에 관한 감정이 확대돼야 한다”며 “이 자리를 빌려 국립소방연구원 확대 개편과 화재조사 연구ㆍ감정 등을 응원한다. 소방의 화재조사 역량이 커짐에 따라 국민의 피해 또는 배상 등의 권리 구제가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박 원장은 화재조사에서의 협업을 창의적 결과물을 만드는 작업으로 정의했다. 다만 상호 전문성을 존중하고 다름을 인정하는 걸 전제로 삼았다. 

 

그는 “관련 지식과 경험을 갖춘 기관 또는 개인의 전문성을 존중하고 서로 동종업무에 임한다는 전제가 필요하다”며 “기관별 기능과 화재조사 목적이 조금씩 다르기에 다양성을 인정해야 한다. 이런 요소가 모였을 때 창의적인 결과가 도출된다”고 말했다. 

 

협업의 핵심 요소로는 조사기관 기능과 조사관, 조사 목적을 꼽았다. 핵심 요소를 통해 접근하면 서로를 이해하고 다양성을 인정할 수 있다는 게 박 원장의 진단이다. 방해 요소로는 오만과 배척, 마찰, 충돌, 혼돈을 제시했다.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기관 또는 조사관의 화재조사 기능만 고집한다면 창의적 결과 도출은 어렵기 때문이다. 

 

그 예로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보험 간 협업을 들었다. 박 원장은 “경찰은 기본적인 증거 관리를 위해 과학수사에서 우선권을 갖고 수사를 수행한다”며 “하지만 보험사기나 ‘제조물 책임법’에 의한 구제 등의 결론을 내리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나 전문기관, 보험사 등의 협조를 받고 있다”고 했다. 

 

박 원장은 언론 간 협업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화재조사는 배상과 보상, 예방정책 등에 활용되지만 국민에게 이를 알리는 건 언론”이라며 “언론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기에 이들 간 공생 문제도 협업의 공감대로선 중요하다”고 전했다. 

 

또 “화재조사 인력에 대한 부분을 뒷받침하는 건 교육과 연구”라며 “대학에서 후진 양성을 위해 힘쓰는 교수가 있어야만 좋은 인력과 학술적 연구 성과가 나오고 이는 화재조사 인프라를 강화시키는 데 중요한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선 “기관의 화재조사 관련 정보를 감추거나 적기에 공개하지 않아 국민 공감대 형성에 차질을 빚고 예방대책도 제대로 수립되지 못하는 문제를 어떻게 보는지”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이에 박 원장은 “방화 등 범죄 수사를 제외하면 공개하지 않을 이유는 없다”며 “이슈가 끝난 뒤 관련 내용을 발표하면 효과는 미비할 수 있다. 화재 관련 사안이 주목받을 때 해당 결과가 발표되고 예방대책이 나와야 국민에게 좋은 효과로 작용한다”고 강조했다.

 

“난연 처리 흡음재 사용 강제 규정 마련해야” 

포스터 발표 - 김소정 경장 

▲ 김소정 서울경찰청 경장이 ‘흡음재의 역설’을 주제로 포스터 발표를 하고 있다.   © 최누리 기자

 

이날 화재감식 포스터 발표에선 폴리우레탄 흡음재 특성을 고려해 난연으로 처리된 흡음재 사용을 강제 규정하고 분진 방지를 위해 환기시설을 설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소정 경장은 ‘흡음재의 역설’이라는 주제의 포스터 발표에서 실제 사례를 통한 흡음재의 화재 취약성과 함께 대책 마련 필요성을 강조했다.

 

보통 음악 연습실과 사격장, 기계식 주차장 등에서 소음 방지를 위해 흡음재를 사용한다. 특히 도심지역에선 주차 공간 부족으로 기계식 주차장 설치가 증가하면서 흡음재 시공 역시 늘고 있다는 게 김 경장 설명이다.

 

김 경장에 따르면 소음과 진동을 흡수하는 흡음재는 일반ㆍ난연 재질로 나뉜다. 일반 재질의 흡음재는 불이 붙는 동시에 급격한 연소가 진행된다. 난연 재질 흡음재일지라도 불이 붙는 동시에 소화가 되긴 하나 착화 시간이 길어지면 연소가 진행된다. 

 

김 경장은 “폴리우레탄 또는 스펀지형 흡음재가 설치된 밀폐 장소에서 불이 나면 폭발에 준하는 연소가 가능하다”며 “스펀지형 흡음재 설치 장소는 수초 이내 공간 전체로 격렬한 연소가 진행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2009년 11월 16명의 사상자를 낸 부산 실내사격장 화재의 경우 사격 시 불꽃이나 유탄ㆍ파편에 의한 불씨가 잔류 화약 또는 폴리우레탄 재질의 다공성 흡음재 등에 옮겨붙으면서 불이 난 것으로 알려졌다. 2016년 경기 안산 실용음악학원 화재는 방화로 연습실에 설치된 흡음재가 타면서 급격한 연소와 함께 유독가스를 발생했다. 이 불로 2명이 숨지고 7명이 다쳤다. 

 

김 경장은 실제 감식 사례를 소개하며 위험성을 설명했다. 김 경장에 따르면 지난 6월 29일 서울의 한 오피스텔 건물 기계식 주차장에서 폭발을 동반한 화재로 주변 차량이 불타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 이 기계식 주차장 1층은 벽면과 천장에 흡음재가 부착됐고 차량 진입공간 내부에는 출입문 조작 리프터 제어반과 유도등, LED 등기구 6개가 설치됐다. 

 

김 경장은 “현장 상황ㆍ관계인 조사와 CCTV 감정 등 결과를 종합하면 발화부는 차량 진입공간 내부로 한정됐고 발화 원인은 LED 등기구의 전기적 특이점 형성 과정에서 최초 발화됐다”며 “벽면에 부착된 흡음재에 불이 붙고 급격한 연소 과정에서 밀폐공간에 축적된 연소 가스에 의해 폭발이 발생했다고 결론 내렸다”고 말했다. 

 

이어 “보온과 방음 목적으로 기계식 주차장 내부에 흡음재를 많이 시공하는데 폴리우레탄 계열의 흡음재는 화재 시 급격한 연소와 유독가스를 내뿜어 인명ㆍ재산피해 규모 예측이 불가능하다”고 했다. 

 

또 “이번 사례와 부산 사격장ㆍ안산 실용음악학원 화재의 공통점은 폴리우레탄 재질의 흡음재 시공, 밀폐공간, 분진 흡착”이라며 “흡음재에 의한 화재는 탄화 정도가 약하고 빨리 소화된다는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흡음재는 폴리우레탄 특성과 함께 밀폐 구조에 사용되고 분진이 부착되면 연소를 촉진시키는 문제점이 있다”며 “난연 처리된 흡음재 사용을 강제 규정으로 마련하고 분진 부착을 방지하기 위한 환기시설을 설치하는 등의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누리 기자 nuri@fpn119.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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