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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드론대회서 드론의 날개를 펴다-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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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대문소방서 진진호 | 기사입력 2023/01/20 [10:00]

소방드론대회서 드론의 날개를 펴다-Ⅰ

서울 서대문소방서 진진호 | 입력 : 2023/01/20 [10:00]

현재 소방드론은 화재를 포함한 여러 재난관리(예방, 대비, 대응, 관리) 업무에서 활용되고 있다. 재난관리 업무 중 필자는 주로 재난 발생 시 소방드론을 활용해 현장의 정보를 즉각적으로 취득하는 대응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필자가 담당하는 재난 대응 업무 환경은 고층 건물에 빼곡히 둘러싸여 매우 복잡한 서울 도심 환경이다. 이에 따라 서울 도심 재난 현장에서의 드론 운용은 조종자의 조종 실력과 경험이 함께 겸비돼 있어야 한다.

 

소방에서는 드론의 다양한 활용 방안과 더불어 소방드론 운용자의 능력 향상을 위해 매년 드론대회를 개최한다. 공식적으로 전국에서 모든 시도가 참여하기까지 이제 갓 2회 정도밖에 안 되지만 각 시도 참가자에게는 터득한 비결과 전문지식을 충분히 공유할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

 

필자가 처음 드론에 입문한 건 2019년 봄쯤이다. 동료 직원이 구매해 보여준 드론으로 인해 관심을 두게 됐다.

 

단순 장난감으로만 여겼던 그 작은 드론에 입문한 계기는 동료가 여행 중 촬영한 항공 영상을 본 게 시작이 됐다. 여행지에서 지금까지와 전혀 다른 방법의 항공촬영으로 추억을 남겨준 드론은 묘한 매력으로 다가왔다.

 

첫 입문한 드론은 DJI의 매빅 에어2다. 항공촬영에 특화된 소형 센서형 드론으로 가족과의 추억을 기록하고 더불어 조종 실력을 쌓기까지 가장 큰 역할을 했다. 이후 본격적으로 드론 조종과 교육을 신청해 공부하면서 FPV(1인칭) 드론에 빠지게 됐다.

 

이후 본격적으로 심화 과정을 훈련하면서 안정적이고 원활한 비행 기술을 터득하게 됐다. 때마침 소방서에 도입된 드론으로 재난 현장에 사용 가능한 전문적인 드론 운용 기술을 접하게 됐다.

 

소방서에서 재난 대응 현장 외 드론으로 처음 이룬 성과는 같은 서 이웅희 대원과 함께 참가한 2021년 제1회 서울소방본부장배 드론 경진대회에서다.

 

드론에 처음 관심을 두게 해준 동료와 함께한 대회에서 2위를 수상해 아쉬웠지만 이때부터 취미와 소방드론 관련 업무를 목표로 드론 교육에 더 지원하고 즐겼던 것 같다.

 

▲ 출처 연합뉴스


서울 소방드론 대표 선수가 되기까지

한 해가 지나고 2022년 9월 제2회 서울 소방드론 경진대회 날짜가 공문으로 시달됐다. 함께 재도전을 약속했던 이웅희 대원과 다시 한번 2인 1조 한 팀으로 참가 신청을 했다.

 

경진대회에 대비해 주거지 근처 가까운 공원에서 비행 훈련을 했다. 하지만 경진대회 방식의 훈련 경험이 없었던지라 체계적인 훈련 계획도, 목표도 없이 무작정 드론 비행시간에만 몰두해 훈련했다. 그런 훈련은 대회 날까지 이어졌다.

 

제2회 드론 경진대회 지형 탐색 평가는 각 시설을 특징별 세 가지 구역으로 나눠 진행됐다. 도심과 산악, 건물, 실내 등 다양한 비행 환경을 극복하며 제한된 시간 안에 공개된 표적 4개와 숨겨진 표적 3개를 빠르게 식별하면서 추락과 같은 위험요소를 잘 극복하고 부조종자에게 식별한 표적에 적힌 문자를 전달한 후 복귀하는 게 임무다.

 

이를 수행하는 시간순으로 순위를 결정하는 방식이었다. 별개로 조종자의 조종능력은 시뮬레이션을 통해 측정하는 이벤트 경기도 치러졌다.

 

제2회 서울 소방드론 경진대회는 총 7곳의 소방서에서 출전했다. 2021년 대회 참가자와는 다르게 새로이 출시된 기체가 많이 보였다. 공원ㆍ챌린지 시설 수색은 장애물이 많고 강풍이 부는 지역에서의 비행 능력, 지하건축물ㆍ지하철시설 수색은 도심지의 실내 비행을 평가하는 방식이었다.

 

충분히 실제 현장에서 비행할 수 있는 조건이었다. 대회를 진행하면서 발생하는 새로운 갖가지 변수를 해결하는 방법에 대해 생각하며 안전하게 비행했다. 이로 인해 대회를 진행하며 스스로 발전하고 있단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조종자인 필자는 경사진 도로의 경계석과 계단, 우거진 숲의 나무 그리고 챌린지 시설ㆍ지하철의 실내 비행에서 화면 중심부를 기준으로 표적 수색을 시작했다. 부조종자는 차분히 현재 드론의 위치와 조종자가 볼 수 없는 음영 공간에 대한 표적을 확인해 주며 놓치기 쉬운 사각 지역을 함께 수색했다.

 

결과는 공원 수색 5분 30초(1등), 지하철수색 6분 25초(3등)로 총 99.6점을 득해 우승했다. 이로써 소방청장배 드론 경진대회 출전 자격을 얻게 됐다.

 

서울소방본부장배 드론 대회가 우리에게 남긴 것

우선 대회 일정이 촉박하고 준비 기간이 너무 부족했다. 전국 소방드론 대회에 참가할 서울소방대표 선수를 뽑기 위한 대회라 갑자기 진행됐다. 필자는 다행히 2021년 대회 경험이 있었던지라 다른 참가자들에 비해 원활하게 진행할 수가 있지 않았나 싶다.

 

하지만 다른 참가자들에게 준비할 시간이 충분했는진 의문이다. 추후 대회는 참가자들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개최 일정을 여유 있게 알려줬으면 한다. 또 충분히 훈련하고 참가할 수 있게끔 배려해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번 서울 소방드론 경진대회는 공원과 지하건축물을 대상으로 대회를 진행해 충분히 실제와 같은 현장감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듬성듬성한 구조물로 인해 비행이 단순하고 임무 완료 시간이 배점 기준이라 속도에만 신경 쓰면 된다는 게 아쉬웠다. 실제 재난 현장과 같이 좀 더 다양하고 복잡한 구조물이 배치됐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 순위별 임무완수 시간의 간격과 상관없이 배점은 각 순위 간 0.2점 차이밖에 안 나는 게 아쉬웠다. 1등 기록 시간에서 기준 초과시간을 정해 점수를 차감하는 게 참가자들의 경쟁심리를 더 자극할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대회를 통해 여러 지형과 상황에서 어떻게 비행 계획을 세우고 실행해야 하는지를 고민할 수 있는 경험을 선사해준 점은 충분히 소방드론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여긴다.

 

소방청장배 드론 경진대회 준비 시작!

서울 소방드론 경진대회가 마무리되고 한 달 남짓 남은 전국 소방드론 대회를 준비했다. 서울대회와 마찬가지로 개활지 공원 수색과 붕괴건물 실내 비행이 평가 항목이라 서울대회와 다른 소형화된 기체가 필요했다.

 

고민 결과 때마침 새로 출시된 DJI 사의 아바타 드론이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서울 소방드론 경진대회 상금에 개인 돈을 보태 전국 대회를 위한 새로운 드론을 구매했다.

 

하지만 2주 정도밖에 얼마 남지 않은 대회 일정에 최대한의 효율을 내서 훈련하려면 드론 기체 외 훈련장소와 기체 정비비용, 여분의 배터리와 프로펠러 등 필요한 게 한둘이 아니었다. 심지어 배터리는 구매할 수도 없어 다른 직원의 배터리를 빌려야만 했다.

 

다행히도 서울소방재난본부 재난대응과에서 여러 방면으로 지원해 준 덕분에 체계적인 훈련과 상황에 맞는 여러 가지 비행 기술을 전문적으로 교육받을 수 있었다.

 

전국 대회를 위한 체계적인 훈련에 돌입하다

 

1. 붕괴건물 비행 훈련

가장 먼저 시행한 훈련은 붕괴건물 수색이다. 붕괴건물 수색을 위해 내부에 장애물을 조성하고 좁게 만들어 비행 숙달 훈련을 했다. 부족한 점은 하나하나 적어 보완해 나갔다.

 

일반인이 쉽게 접하거나 일선 소방서에서 보유한 기체는 실내와 같이 협소한 공간을 비행하기 위해 설계돼 있지 않다. 비행하더라도 그 크기로 인해 활동에 제한이 많았고 무엇보다 건물 실내 비행은 생각보다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았다.

 

실내 특성상 장애물과 벽으로 인해 조종기와 기체의 영상수신감도가 위치마다 달랐다. 조종자가 드론 방향에 따라 조종 위치와 수신기 안테나 방향을 맞춰줘야 했다.

 

게다가 GPS 기능을 사용할 수 없어 흘러가는 기체의 위치와 자세도 계속해서 제어해야 했다. 비좁은 공간을 비행할 때는 발생하는 기류의 영향으로 기체 흔들림이 심해져 조종에 더 신경 써야 했다.

 

센서 문제도 있었다. 장애물이나 낮고 좁은 지형 수색이 필요한 실내 비행에서 기체가 가진 여러 방향의 센서는 오히려 수색에 방해되는 요소였다.

 

많은 훈련과 경험을 통해 아직 새로운 기체에 적응하지 못한 상태에서 실내 비행을 통해 기체의 크기와 특징, 비행성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다. 또 기체가 가진 한계를 조종자가 극복하며 비행을 연습한 게 비행 훈련 전반에 많은 도움이 됐다.

 

 

2. 공원 수색 비행 훈련

붕괴건물 수색을 위해 좁은 실내에서 정밀하고 섬세한 조종이 주된 훈련이었다면 실외 공원 수색 비행에서는 주로 속도와 위치 확인에 대한 훈련을 계획했다.

 

실외 비행도 마찬가지로 만만치 않았다. 아무래도 넓고 개방된 공간과 생김새가 비슷한 장애물(나무, 화단)이 많아 기체에서 보내오는 화면만으로는 비행에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당시 부조종자에게 많이 의지했고 조종자가 수색에 집중했을 때 부조종자가 기체의 위치나 주변 장애물의 위험을 직관해 알려줘 그에 맞는 비행경로를 빠르게 정해줬다.

 

실외 비행은 급변하는 자연 현상에 대한 준비도 필요했다. 비행에 가장 큰 문제가 되는 바람과 일광에 적응해야 했고 이로 인해 훈련장소는 계속해서 바뀌었다.

 

도심지 공원에서는 인파가 많아 원활한 비행이 불가능해 점점 외곽의 한적한 공원으로 훈련장소를 옮기면서 장거리 이동과 낯선 환경으로 인한 피로가 누적됐다. 대회 당일에도 장거리 이동과 낯선 환경에서 비행해야 했기에 컨디션과 환경적응에 대한 중요함도 자연스럽게 터득할 수 있었다. 

 

3. FPV 레이싱 시뮬레이터

시뮬레이션 연습을 시작할 때 대회까지 대략 2주 정도 남아있었다. 시뮬레이터 준비 과정을 포함하면 실제 준비한 기간은 1주일이 조금 넘었던 것 같다.

 

시뮬레이터는 FPV 모드로 빠른시간 안에 정해진 코스를 완주해야 했기 때문에 코스에 대한 이해와 최단 경로를 숙지해야 했다. 바람이나 일광 등 변수가 없어 기체를 완벽하게 조종할 수 있어야 했다. 그나마 다행인 건 그동안 취미로 했던 FPV 드론이 도움이 됐다는 점이다.

 

하지만 시뮬레이션은 실제 비행과 매우 달랐다. 말 그대로 컴퓨터 게임이기 때문에 오랜 기간 연습할수록 유리했고 일주일이란 시간으로는 턱없이 부족했다. 그래도 밤낮을 안 가리며 일주일간 틈만 나면 연습했고 24초대의 기록까지 끌어올려 대회에 출전했다.

 

서울 서대문소방서_ 진진호 : jingoom91@seoul.go.kr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3년 1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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