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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 현장 대원의 소방장비 ‘REAL’ 사용기] “두 손을 자유롭게”… 무전 통신기기 ‘SAVO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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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소방서 천상욱 | 기사입력 2023/02/20 [10:30]

[천상 현장 대원의 소방장비 ‘REAL’ 사용기] “두 손을 자유롭게”… 무전 통신기기 ‘SAVOX’

서울 강남소방서 천상욱 | 입력 : 2023/02/20 [10:30]

“목소리는 크게! 귀는 열고!” 화재 교육 시 교수요원들이 목이 쉬어라 교육생들에게 전하는 말이다. 도대체 왜? 무슨 이유로 화재 교육장에선 이를 강조하는 걸까? 

 

화재 현장에서 공기호흡기를 멘 대원들은 양압으로 호흡을 유지하는 데다가 소방차량 펌프 등 기계 작동에 의한 소음 때문에 의사소통이 어렵다. 무전기는 현장에서의 의사소통 문제를 조금이나마 해소해주는 장비다. 

 

실제로 현장 대원들은 무전을 통해 의사를 소통한다. 하지만 화재 현장에선 무전기에 주먹마이크가 달려 있지 않으면 연기 등으로 시야가 가려져 PTT(Push to talk) 버튼을 찾는 게 어렵다. 

 

보통 무전기는 공기호흡기 D링에 걸어두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무전을 송신하기 힘들뿐더러 수신된 무전도 기타 소음 등으로 듣지 못하곤 한다. 더욱이 면체를 착용하고 있다 보니 무전기를 얼굴 가까이 갖고 와야 무전을 할 수 있다.

 

주먹마이크가 달린 무전기를 사용하면 그나마 상황은 조금 나아지지만 그래도 소음 등으로 무전을 놓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이번 호에 리뷰하는 무전 통신기기 ‘SAVOX’는 이런 문제를 최소화해 줄 수 있는 장비다.

 

▲ SAVOX’ 대표 이미지(출처 ‘SAVOX’ 홈페이지)

 

▲ 출처 ‘SAVOX’ 홈페이지

‘SAVOX’는 기본적인 주먹마이크 역할을 하는 본체와 연결 헤드셋으로 구성된다. 본체는 두 가지 모델로 나뉘는데 첫 번째 모델은 본체에 스피커와 마이크가 달려있어 본체만으로 무전 송수신과 PTT 역할을 할 수 있다. 

 

두 번째 모델은 본체에 스피커와 마이크가 없어 PTT 역할만 한다. 헤드셋을 별도로 연결해야 하는데 기본적으로 흔하게 볼 수 있는 이어마이크 형태다.

 

눈여겨볼 점은 면체 착용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마이크 부분이 뒤로 젖혀진다. 이 때 정수리 부분에 있는 장치가 눌리면서 골전도 방식으로 마이크가 전환된다.

 


당연히 두 가지 본체 중 선호도가 높은 건 스피커와 마이크가 달린 모델이다. 아무래도 필자는 진압대원이다 보니 헤드셋을 진압 헬멧 내부에 설치한 채로 지낸다. ‘SAVOX’의 기본적인 설명은 이 정도로 끝내고 장단점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다.

 


1. 장점

‘SAVOX’를 사용하면 화재 현장에서 일단 두 손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주먹마이크가 달린 무전기를 사용하더라도 무전을 송신하려면 울대 가까이 갖고 와야 한다.

 

하지만 ‘SAVOX’를 사용하면 기본적으로 입이나 울대 가까이 마이크가 위치하기 때문에 본체의 PTT 버튼만 누르고 편하게 무전을 송신할 수 있다. 

 

또 본체의 PTT 버튼이 상당히 큰 크기고 본체를 쥐었을 때 엄지와 검지가 위치하는 부분에 바로 있어 사용이 편리하다. 

 

▲ 손으로 잡았을 때

 

더 큰 장점은 헤드셋 착용 시 소음이 발생해도 수신되는 무전을 놓치지 않을 수 있다는 거다. 주먹마이크가 달린 무전기는 일반 무전기보다 대원 귀에 마이크가 가까이 있어 무전을 놓치지 않을 확률이 높다. 그런데도 다른 소음 등에 무전이 묻힐 가능성이 크다. 

 

‘SAVOX’ 헤드셋을 사용하면 스피커가 착용자 귀에 바로 위치한다. 그만큼 무전을 놓칠 가능성이 적어지는 셈이다. 

 

▲ 현장 착용 모습 *면체 착용 시 마이크를 1단 꺾임 부분에 두면 마이크가 울대 부분에 자연스레 위치한다.

 

또 면체를 착용한 채 헤드셋을 통해 송신하는 무전의 품질도 상당히 좋다. 이는 실제로 테스트를 통해 경험했다. 

 

물론 면체를 쓰지 않았을 때보단 무전의 명료성이 떨어진다. 하지만 면체를 착용한 채로 주먹마이크를 사용하거나 일반 무전기를 사용할 때보단 훨씬 명료했다. 

 

다시 말해 현장 대원이 중요한 무전을 놓치지 않게 하고 필요한 무전을 확실하게 송신해줄 수 있도록 귀와 입이 돼준다. 헤드셋 없이 본체만 사용했을 때도 상당히 편했다. 

 

화재 현장이나 교통사고 현장에선 지휘부대원들이 UHF와 TRS 무전기를 양손에 들고 무전기를 귀에 가깝게 위치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각종 소음 때문에 무전기의 스피커가 귀에 가깝지 않으면 무전 수신이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SAVOX’가 도입되면 양손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 지휘부대원들은 다른 활동을 하면서 필요한 무전을 송수신할 수 있게 된다. 이는 긴급한 상황에서 양손으로 환자를 돌봐야 하는 구급대 역시 마찬가지다. 

 

무엇보다 소방차량 운전 요원에게는 꼭 필요한 장비다. 화재 현장에 도착한 펌프차나 물탱크차 운전 요원들은 정신없고 바쁜 상황에 직면한다. 현장에 도착해 방화복과 헬멧을 착용하고 차량 고임목을 설치한 뒤 방수 준비를 해야 한다. 

 

이에 더해 펌프차에서 발생하는 펌프 기계음과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현장 소음 등으로 인해 진압대원이나 진압대장의 무전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 

 

운전 요원들에게 ‘SAVOX’가 지급된다면 이 같은 문제는 상당히 해소될 거다. 특수차량이나 고가차, 굴절차 운전 요원들의 경우 소방차량 전개가 시작되면 손이 상당히 바빠진다. 더욱이 차량 유압 장치의 소음도 상당하기에 ‘SAVOX’는 운전 요원들의 업무 효율성을 높여주는 좋은 장비가 될 수 있다.

 

필자는 현재 외래 강사로 실화재 교육에 출강하고 있다. 셀이라고 불리는 컨테이너 훈련장 안에서 교육생들에게 교육 내용을 어떻게 전달해야 할지 매번 고민한다. ‘SAVOX’를 알게 된 이후 교육을 위한 장비로 활용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화재 교육장에선 단순 육성을 통해 교육 내용을 전달하는 게 부담이 클 때가 많다. 훈련장 뒤편에 위치한 교육생들에게 내용 전달이 잘 안 되는 경우도 있다. 

 

‘SAVOX’ 장비를 활용하면 교수요원은 PTT 버튼만 누르고 교육을 진행하면 된다. 교육생 역시 헤드셋을 통해 내용을 정확히 전달받게 된다. 이는 교육 만족도가 높아지는 결과로도 이어질 수 있다. 다만 무전기 거리나 위치에 따라 하울링 등이 발생할 수 있어 테스트 등이 선행돼야 한다.

 

2. 단점

물에 많이 취약하다. 본체의 스피커 부분에 물이 들어가면 무전 품질이 상당히 안 좋아진다. 물이 스피커 사이사이에 차서 먹먹한 소리로 변하는 경우도 있다. 

 

 

본체의 경우 방수ㆍ방진처리가 돼 있지만 헤드셋 연결 부위는 고무마개 외에는 별다른 장치가 없다. 실제로 비 오는 날 반복되는 출동으로 인해 본체의 고무마개를 꼈다 뺐다 한 적이 있다.

 

그런데 한 화재 현장에서 물이 연결 부위에 스며들어서인지 헤드셋을 통해 수신되는 무전이 알아들을 수 없을 정도로 지직거렸던 걸 경험했다.

 

또 한번은 스프링클러가 작동하던 지하 주차장 차량 화재 현장에 출동했을 때였다. 이번엔 본체와 헤드셋을 연결해놓은 상태로 진입해 연결 부위에 물이 유입된 상태는 아니었다. 하지만 스프링클러에서 계속 물이 떨어지고 있다 보니 평소보단 무전 품질이 좋지 않았다.

 

평소 고무마개를 확실히 닫아두거나 물을 많이 맞고 온 현장 출동 후엔 정상 작동 여부 확인 등 정비가 필요하다. 개인적으론 이 연결 부위를 막는 마개가 다른 방식으로 개선되길 바란다.

 

다수의 현장에서 ‘SAVOX’를 테스트했다. 결과적으로 헤드셋의 마이크가 현장 활동이나 면체 착용 후 영향을 끼치진 않았다. 헤드셋의 마이크를 그대로 두거나 1단만 뒤로 젖혀서 사용하는 걸 추천한다. 

 

현장 활동 후 면체와 헬멧을 벗을 때 주의할 점도 있다. 헤드셋이 헬멧 내부에 설치돼 있다 보니 무의식적으로 헬멧을 바닥 등에 내려놓을 때 연결 케이블이 늘어나 안전사고가 발생할 우려가 있었다. 이 역시 사용자의 주의가 필요한 부분이다.

 

3. 리뷰를 마치며…

개인적으론 이 장비가 현장에서 활동하는 모든 대원에게 지급되길 바란다. 무전을 듣지 못해 현장 활동 중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현장 활동 시 소음으로 인해 팀원이 무전을 못 들었음에도 ‘SAVOX’를 장착했던 필자가 그 무전을 놓치지 않아 팀원에게 다시 전달한 상황이 실제로 종종 있었다. 만약 지휘부 등에서 현장에 투입된 대원들에게 안전과 관련한 중요한 내용을 전파하는 데 각종 소음 등으로 인해 무전을 듣지 못한다면 정말 큰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 

 

한줄평

현장 활동의 소음을 이기게 해주고 대원들의 입과 귀가 될 장비다.

 

본 리뷰는 <119플러스>가 (주)써반으로부터 장비를 무상 지원받아 현장 소방공무원에게 대여하여 작성된 것으로 리뷰를 작성한 소방공무원은 관련 기업과 일체의 관계가 없음을 밝힙니다.

 

아울러 리뷰를 마친 무전 통신기기는 써반에 반납하였음을 알립니다.

 

서울 강남소방서_ 천상욱 : peter0429@naver.com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3년 2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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