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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내전- Ⅻ

아파트 화재 실전 전략과 전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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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북부소방재난본부 김남휘 | 기사입력 2023/02/20 [10:30]

소방내전- Ⅻ

아파트 화재 실전 전략과 전술

경기북부소방재난본부 김남휘 | 입력 : 2023/02/20 [10:30]

대한민국의 주거형태 중 아파트는 압도적으로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 필자도 아파트에 살지만 대한민국에서 아파트만큼의 편리함과 쾌적함을 주는 주거형태는 아직 등장하지 않은 듯하다. 그 편리함이 주는 이점 때문에 선호도 또한 높다. 예상컨대 그 선호도는 계속해서 높아질 전망이다. 

 

몇 년 전 호주에 방문한 적이 있다. 호주 아파트 외관은 우리나라에 비해 디자인이 현저하게 뛰어나고 마감이 견고해 감탄이 절로 나왔다. 고급아파트 단지였는지는 몰라도 호주에 새로 지어지는 거의 모든 아파트는 외장재로 외벽 마감을 한 기억이 있다.

 

그때 당시도 소방관 아니랄까 봐 일행에게 “저게 보기엔 좋지만 불이 붙으면 건물 전체가 순식간의 화염에 휩싸인다고~” 라고 얘기했었다. 이런 직업병이 정신건강엔 좋지 않은 것 같다. 

 

물론 불연재를 사용했으리라 생각되지만 불연재도 어느 정도의 열을 축적하면 그 의미를 상실하고 타들어 간다. 따라서 단지 시간을 지연시키는 효과가 있을 뿐 근본적으로 화재를 막진 못하는 것 같다. 

 

우리나라 외벽은 콘크리트의 페인트칠이다. 소방관 입장에서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모른다. 물론 일부 예외 대상도 있지만 말이다. 만약 오른쪽 사진의 런던 그렌펠 타워 화재처럼 외벽에 외장재가 들어갔다면 우린 아주 빈번하게 대형화재를 목격했을 거다.

 

소방관으로서 ‘외벽에 페인트칠’은 축복이다. 그렌펠 타워 화재는 발생 5분 만에 전 층으로 급격하게 연소가 확대됐으며 사망자 79명과 부상자 80명을 발생시킨 사건이다. 

 

▲ 2017년 영국 런던 그렌펠 타워 화재(출처 www.youtube.com/watch?v=XVRrSTpPePE)

 

그렌펠 타워의 외장재가 가연성 알루미늄 패널이라 15분 만에 화재 최성기에 다다를 만큼 급격한 연소가 진행됐다. 이는 다수 사상자를 일으킨 원인이 됐다.

 

런던 소방이 따로 손 쓸 틈도 없이 건물이 전소해 재난 앞에서 인간의 무기력함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현장이었다. 전지적 소방관 시점으로 볼 때 우리나라 아파트의 ‘외벽 페인트칠 마감’을 극찬하지 않을 수 없다.

 

아파트 화재진압 point

1. 출동 중 차량에서 대책회의(방수포 사용 or 옥내소화전 점령 and 고가차 방수) 진압방법 선택

2. 현장 도착 주민대피

3. 옥내소화전 점령(예비로 옥내외 수관 전개)

4. 인명검색

5. 고가차 전개ㆍ방수

6. 수원(소화전ㆍ물탱크차 로테이션 시스템)확보

7. 응급의료소 운영, 인명피해 현황 파악

8. 언론브리핑(다수 사상자 발생 시)

 

일련의 화재진압 포인트들은 일사불란하고 유연하게 진행돼야 한다. 이 흐름은 현장에 출동한 소방관이라면 모두가 하나처럼 같은 생각을 지녀야 현장이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다. 

 

1. 출동 중 차량에서 대책회의

출동 중 차량에서 하는 대책회의는 출동 차량에 탑승하면서부터 시작된다. 선착대장은 이동 중 가벼운 대화로 진압방법을 논의한다. 차량에서의 대화를 시뮬레이션으로 표현해 보겠다.

 

선착대장: “현장에 도착했는데 외부로 출화가 발생하면 방수포를 사용하도록 하자. 2명은 올라가서 옥내소화전 먼저 점령해. 1명은 펌프차에서 방수포를 사용하자고”(10층 이하 건물일 경우)

 

관창수: “네. 알겠습니다. 방수포 발사가 끝나면 진입하도록 하겠습니다. 무전으로 ‘방수포 방수 완료’만 날려주세요. ‘방수포 방수 완료’되면 ‘옥내소화전 점령 내부 진입’이라고 무전하고 진입하겠습니다” 

 

관창보조: “추가로 고가차 전개시키고 방수포 방수를 후착대에 요청하는 게 좋을 듯합니다”

 

2. 현장 도착 주민대피

현장에 도착해서 선착대는 주민대피 상황을 살펴야 한다. 아파트 화재에서 선착대는 주민대피보단 화재진압에 좀 더 높은 비중을 둬야 한다. 주민대피는 후착대에게 맡기는 게 긴급성과 효율성 측면에서 얻을 수 있는 이점이 더 많기에 선착대는 화재진압에 집중하는 게 좋다.

 

3. 옥내소화전 점령(예비로 옥내외 수관 전개)

옥내소화전을 점령한 선착대는 옥내소화전으로부터 해당 화재 발생 지점 입구까지 수관을 전개하고 옥내소화전을 틀어 물이 나오는지 확인해야 한다. 수관에 물이 가득 차면 이때도 무전을 날려주면 좋다. 

 

“옥내소화전 점령 완료”

 

매우 듣기 좋은 무전 메시지가 아닐 수 없다. 이때 혹시나 옥내소화전에서 물이 안 나올 수도 있다. 이를 대비해 옥내소화전 점령조는 수관과 관창을 보조로 들고 진입해야 한다. 옥내소화전 물이 안 나온다면 들고 간 수관을 옥외로 떨어뜨려 1층의 소방차에 연결해 파이프라인을 완성시켜야 한다. 

 

4. 인명검색

아파트 화재 현장에서의 인명검색은 일차적으로 방송을 통해 이뤄진다고 할 수 있다. 119상황실 단계에서 아파트 관리사무소와 연락해 화재 발생 동의 모든 주민을 대피시켜 주면 좋다.

 

이 단계가 선행되면 출동대는 현장에 도착한 후 후착대를 나눠 인명검색에 투입하면 된다. 이때 투입한 인력에 대해선 반드시 ‘임무 부여-임무 완료’ 보고의 절차를 준수해야만 한다. 그래야 효율적인 자원관리가 가능해진다. 

 

5. 고가차 전개ㆍ방수

고가차 전개는 이점이 많다. 인명구조용으로 활용할 수도, 고립된 소방관을 구조해 낼 수도 있고 방수포를 사용한다면 훌륭한 화재진압 수단이 된다. 따라서 될 수 있으면 아파트 전ㆍ후면 양쪽으로 고가차를 전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떤 방법으로 활용될진 모르는 일이기 때문이다.

 

고가차량 특성상 전개 시간이 10분 정도 소요되지만 일단 전개된 고가차는 스윙만으로도 다양하게 이용할 수 있기에 반드시 전개해야 한다.

 

6. 수원(소화전ㆍ물탱크차 로테이션 시스템)확보

수원확보는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다. 앞서 계속해서 화재진압의 핵심인 수원확보는 출동과 동시에 담당자가 지정돼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또 소화전점령, 물탱크차 로테이션 시스템 등 수많은 방법을 제시했다. 아파트 단지에는 사설 소화전이 설치된 장소가 많으므로 이를 활용하는 것도 좋다.

 

단 차량 배치에 있어 꼬리물기의 폐해에 대해 계속 강조했기에 꼬리물기 부서를 경계하며 수원확보 가능성을 설계해야 한다. 수원확보는 반드시 담당자를 지정해 임무를 부여하고 수시로 수원확보 상황에 대해 지휘관에게 보고하는 체계가 자리잡혀야 한다.

 

7. 응급의료소 운영

아파트 화재는 다수 사상자가 발생하기 쉬운 대상물이다. 응급의료소를 운영해 환자 분류와 대피 현황을 파악하고 수시로 보고 받을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놔야 한다.

 

이는 임무로 이뤄져야 한다. 따로 지시하지 않더라도 현장에서의 선착 구급대가 임시 응급의료소 운영 책임을 갖고 긴급구조통제단이 설치되기 전까지 그 임무를 다하도록 체계를 잡아야 한다. 또 현장에서 이송되는 환자에 대해선 반드시 응급의료소 관리하에 이송토록 해야 한다.

 

8. 언론브리핑

개인 미디어가 발달하면서 이제 화재 현장도 유튜브 라이브로 볼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실제로 화재 현장을 생중계하는 유튜버도 종종 있다. 언론브리핑에 대해선 앞서 다수 사상자가 발생하면 필수이기에 인지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설명했다.

 

실제 화재 현장 사례를 살펴보자.

▲ 출처 www.youtube.com/watch?v=RMtE1hKpxD0

 

위 사진은 어느 아파트 화재 현장이다. 매우 훌륭하게 화재진압을 해낸 우리 주변의 평범한 영웅들이 평온한 일상을 온몸으로 지켜냈다. 완벽하게도 옥내소화전과 고가차를 활용해 화재진압을 완료했다. 우수사례로 제시한다. 시간이 허락된다면 유튜브 주소를 따라 들어가서 한번 보는 걸 권유 드린다.

 

①번 사진은 아파트 13층에서 화재가 출화된 모습이다. 이때 현장 소방관들은 무엇부터 해야 할까? 당연히 주민을 가장 먼저 대피시켜야 한다. 혹시 영유아나 몸이 불편한 환자가 있을 수 있으므로 화세가 아직 미치지 않은 상층부라도 인명검색을 우선해야 한다.

 

그리고 저 정도 출화된 화재 현장은 실내에 사람이 있었다면 생명이 유지되긴 힘든 조건이다. 현장 지휘관이라면 냉철한 판단을 해야 하는 순간이라고 할 수 있다. 

 

②번 사진을 보면 다행히도 고가사다리차를 활용해 주수하고 있다. 이로써 상층부로 옮겨가는 불길은 막을 수 있을 거다. 그러나 고가사다리차를 이용한 주수에 대해선 아직 일반적이지 않다.

 

일부에서는 고가차의 방수포 사용을 경계하기도 한다. 소방관이 진입한 반대편 방향으로 불길이 역화되기 때문이다.

 

맞는 말이다. 여기에 얼마나 많은 역화가 발생할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이 생긴다. 유튜브를 검색하다 아주 훌륭한 자료가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서울소방재난본부에서 진행한 방수포 역화 실험 영상이다.

 

실험은 화재가 발생한 주택에 방수포를 발사하고 반대편 입구에서 열화상카메라와 마네킹을 세워둔 후 그 역화로부터 발생 가능한 피해 정도를 측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아주 우수한 실험이 아닐 수 없다.

 

역화를 시각적으로 증명해냈고 유의미한 수치를 도출해내면서 화재진압 전술 발전에 매우 많은 이바지를 하는 영상이라고 생각된다. 

 

▲ 서울소방재난본부 방수포 역화 실험(출처 www.youtube.com/watch?v=6p4ZMcWIBE0)

 

①번 사진은 방수포를 발사하는 장면이다. ②번은 반대편 입구 쪽에 마네킹을 세워두고 역화의 피해 정도를 측정하는 장면이다. 사진에서도 볼 수 있듯이 마네킹 얼굴 쪽으로 다량의 화염이 분출됨을 알 수 있다. 

 

▲ 역화 장면을 열화상 카메라로 촬영한 모습(출처 www.youtube.com/watch?v=6p4ZMcWIBE0)

 

방수포 방수 즉시 반대편 출입구에서 2.2초 만에 52.3℃였던 안면부 온도가 203.3℃로 급격하게 상승했다. 마네킹 실험이 아니라 실제 화재 현장이었다면 출입구로 진입한 소방관은 안면부에 심한 화상을 입었을 확률이 높다. 여기서 메타인지가 필요하다. 메타인지는 문제를 정확히 파악한다는 심리학적 개념이다.

 

여기에서 문제는 뭘까? 역화가 발생하므로 절대 방수포를 사용해선 안 된다는 결론을 내리는 게 실험의 목표는 아니었을 거다.

 

여기서 소방관들이 해야 할 말과 연구할 분야는 역화 때의 방어법이다. 역화 때문에 주수를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결론에 동의하는 소방관은 없을 거로 믿고 싶다. 우린 그렇게 방법을 찾고 길을 찾아가며 불과 기나긴 싸움을 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테니까. 

 

그렇다면 ‘방수포 역화 방어법’을 연구해 보자. 첫 번째 방법이다. 간단하다. 시간차 공격이다. 외부에서 고가사다리차를 이용해 주수하는 동안 반대편 입구로 진입한 소방관들은 개구부를 개방해 둔 채 입구 쪽으로 철수하고 방어 주수를 한다. 양쪽에서 주수를 하면 기압대가 어느 정도 유지돼 중간 점에 머무른다.

 

이때 잊지 말아야 할 전술적 목표는 상층부로 화염의 확산을 막는 거란 점이다. 이 정도의 화세에서 화점 내부의 인명구조보다 앞서 화재 확산 방지에 목적을 둬야 한다는 말이다.

 

두 번째 방법이다. 새로운 전술인 도어 컨트롤(Door Control)을 소개하고자 한다. 아래 사진은 미국 어느 폐주택에서 소방관들이 전술 테스트 중인 것으로 보인다. 소방관 한 명이 문을 여닫으며 공기를 제어해 화재를 진압하는 영상이다.

 

▲ 출처 www.youtube.com/watch?v=0MBTTVSzaGA

 

①번은 문을 열기 전 사진이다. ②번 사진을 보면 문을 열고 앉아서 잠깐 주수한다. ③번은 관창만 집어넣고 있다. 그리고 아예 문을 닫아 둔다. 공기 유입을 차단하는 거다. ④번 사진에서 보면 화세가 확연하게 줄어든 걸 알 수 있다.

 

세상 거의 모든 것들은 세력을 형성한다. 불꽃이 모이면 화세를 형성하고 모인 화세는 세력을 형성하기에 그 세력은 대류나 복사 같은 다양한 화재효과를 수반한다.

 

세상 거의 모든 것들이 물리적 법칙에 따라 움직인다는 사실이 새삼 재미있게도 느껴진다. 이렇게 형성된 화세를 우리 소방관들은 수세(水勢)를 형성해 대응한다. 결국 화재진압도 화세와 수세 간 세력 충돌인 셈이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말하자면 고층 아파트에서 화염이 외부로 분출하면 확산을 막는 게 가장 큰 전술적 목표가 돼야 한다. 소방관의 안전이 위협받기 때문에 외부에서 주수를 하지 않는 게 아니라 외부에서 주수할 경우 역화를 어떻게 방어할 건가에 대한 해답을 찾는 게 소방관이 할 일이 아닐까.

 

다음으로 아파트 화재 현장에서 거주민이 화재를 피해 난간에 매달려 있는 상황에 관한 사례를 살펴보자. 아파트 화재에서는 이러한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 소방으로서는 가장 난감하고 시급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 안전을 확보하면서 동시에 매달려 있는 구조대상자를 안전하게 구조해야 하는 미션이다. 상황에 대한 정답은 없고 변수는 다양하다. 한 치의 실수는 소방관과 구조대상자 둘 다 생명을 잃을 수 있는 위험한 결과를 가져온다.

 

국민은 이런 상황에서 에어매트를 필수적인 장비로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119플러스>를 읽는 독자들은 알아주길 바란다. 고층에서 뛰어내려 에어매트로 안착하기도 어렵고 안착한다 해도 에어매트의 한계로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

 

출동해서 에어매트에 공기를 불어 넣고 완전한 상태로 에어매트를 전개하기까지는 상당 시간이 소요된다.

 

소방서와 화재 현장과의 거리에 따른 시간뿐 아니라 에어매트에 공기를 다 넣기까지의 시간도 10~15분을 잡아야 한다. 그렇다면 매달려 있는 구조대상자가 버텨야 하는 시간은 30분이 넘어가게 된다. 이게 물리적 한계다. 

 

▲ 출처 youtu.be/n122PNbhehQ

 

이런 현장에서 간단하게 해결할 방법을 번외로 제시해 보고자 한다. 아파트 화재 현장에서 화점 층 대피는 직하층으로 하는 게 가장 효율적이고 적시적이다. 한 개 층만 대피하면 된다.

 

숙박 시설에는 완강기라는 설비가 설치돼 있으나 완강기를 타고 대피하기엔 사자의 심장이 필요하다. 9층에서 완강기를 양팔 사이에 끼운 후 완강기가 완벽하게 작동한다는 믿음을 갖고 내 몸을 던지기란 나도 무서워서 못할 것 같다. 대안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간단한 장비를 소개한다. 

 

 

간단한 앵커볼트와 와이어 줄 그리고 카라비너다. 설명하자면 아파트 측벽에 앵커볼트를 설치한다. 이 앵커볼트의 중량은 200㎏ 이상을 견딜 수준이면 된다.

 

200㎏의 기준은 어차피 콘크리트 벽에 박는 거라 튼튼한 걸 박아서 2명까지 충분히 커버할 수 있는 내구성을 확보하고자 함이다. 그리고 와이어는 위와 같은 강철 와이어 끝에 카라비너를 연결한 형태면 될 듯하다. 추가적인 장비가 또 한 가지 있다. 바로 하네스다.

 

▲ 출처 www.youtube.com/watch?v=RLiyr8OzJQE

 

아파트 베란다 또는 대피공간에 하네스를 갖추고 화재가 발생해 대피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베란다 또는 대피공간에 구비된 하네스 장비를 꺼낸 후 측벽에 설치된 앵커볼트에 강철 와이어 카라비너를 건다.

 

그다음 하네스를 착용하고 하네스에 강철 와이어 반대편 카라비너를 건다. 그런 후 아래층으로 탈출한다. 이게 아마도 완강기보다는 더 안전하고 간편하지 않을까 싶다.

 

간단한 설비로 우리의 생존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이 장비를 활용해 직하층으로만 대피한다 해도 성공이다. 이 방법도 어디까지나 직하층으로 대피할 수 있는 조건이 성립됐을 경우로 한정된다.

 

▲ 출처 youtube.com/shorts/lD99NDWsQ4M?feature=share

 

위 사례는 안타깝게도 아파트 외벽에 매달린 구조대상자가 난간에 매달려 5분을 버티지 못한 채 추락한 현장이다. 이때 하네스를 착용하고 와이어를 맨 다음 매달려 있거나 직하층으로 대피할 수 있었더라면 추락하지 않을 확률을 높일 수 있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더 난감한 상황을 시뮬레이션 해보자 


Case Study 1.

안개가 가득한 어느 날 헬리콥터가 40층 부근에 충돌해 강력한 폭발과 화염이 분출하고 있다. 화재는 순식간에 확대돼 상층부로 올라가고 있다. 41층 창문에 구조대상자 3명이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 화세는 3개 층으로 확대 중이고 진입로도 헬리콥터 항공유의 강력한 화세에 막혀 구조대상자들은 고립됐다. 


 

앞에 언급한 현장 루틴을 적용해 설명해 보겠다.

 

1. 전략적 목표 설정

- 전략 목표는 구조대상자 구조와 상층부로의 연소확대 차단이다.

- 세부 전술: 

1) 하층부 39층에서 옥내소화전을 이용해 화세를 밀어가며 40층으로 진입 시도

 

2) 헬기를 이용해 진압ㆍ구조 대원들과 장비를 옥상에 투입, 42층 부근까지 도보로 진입하고 옥내소화전을 이용해 화세를 밀어가며 41층 직상층 부근 구조대상자가 있는 방향으로 진입

① 41층으로 진입이 불가한 경우: 42층에서 41층의 구조대상자를 로프로 끌어 올린다. 옥상으로 대피해 헬기로 탈출한다.

② 41층으로 진입이 가능한 경우: 안전바를 확보해 40층으로 구조대상자를 안고 내려 계단을 통해 지상층으로 탈출

 

이때의 모든 작전은 압도적인 수원이 공급돼야 한다는 전제 아래서만 가능하다. 상층부와 하층부의 모든 옥내소화전에서의 관창이 토출돼 압도적인 수압과 수량, 즉 샌드위치 방식으로 위아래에서 동시에 화염을 밀어내는 방법도 있다.

 

또 구조대상자가 존재하기 때문에 그쪽을 진압 방향의 최우선으로 잡도록 해야 한다. 구조대상자가 있는 43층의 개구부는 보이는 대로 개방하면서 진입해야 한다. 구조대상자가 있는 난간으로 화염이 분출하는 걸 최대한 줄여야 하기 때문이다.

 

2. 자원관리

1) 최우선으로 현장진입 자원 조 편성

- 상향 3인 1개 조, 총 10개 조 편성(2개 조는 구조담당) /  하향 3인 1개 조, 총 15개 조 편성

- 상향(10개 조): 5개 조씩 2교대 로테이션

- 하향(15개 조): 5개 조씩 2교대 로테이션 / 5개 조는 전진지휘소 상층부 인명검색

 

2) 전진 지휘소 38층과 옥상층 정도에 2개소 설치(휴식ㆍ공기호흡기 교체)

 

3) 현장진입 교대 시간 20분 설정(공기호흡기 교체시간)

 

4) 1층 소방용수 관리 전담팀 설정

- 주변 소화전 확보, 출동 소방차 총 수량 관리

- 45층 이상까지 고압으로 급수해야 하기에 소방차 펌프 회전으로 인한 고열 축적 고려

- 연결송수관별 송수용 물탱크차 3대 확보

- 가압 시 소방차량 펌프차 2대 이상 연결 증폭 가압

 

3. 다수 사상자 관리

1) 필연적으로 사망자 발생 고려

- 층, 호실별 구조대상자 철저히 식별

- 망자 추정 판단은 신중히(현장구조 전원 병원 이송)

- 현장에서 나가는 구급차별 이송병원 파악ㆍ통제

 

2) 비응급환자 관리

 

4. 언론브리핑

1) 초기에 브리핑하라: 처음은 간단하게 하고 ‘정확한 정보는 다음 브리핑 시 다시 브리핑하겠다’고 공표

 

2) 정확한 정보만을 말하고 앞으로 취해질 조치에 대해 브리핑

 

경기북부소방재난본부_ 김남휘 : nami002@gg.go.kr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3년 2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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