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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7만 명 육박하는 소방조직 흔든 소방청장 인사 비리의 내막

검찰 공소장에 적힌 그들의 범행, 노골적인 돈 요구에 ‘경악’
신열우 “국회고 지X이고 필요없고 청와대와 청장이 다 결정”
인사 비리 저지른 뒤에도 차장 보임 후 부정 지시 일삼아
비공개 정보 외부로 빼준 뒤 퇴직 후에도 이익 챙긴 신열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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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 기자 | 기사입력 2023/06/20 [10:00]

[ISSUE] 7만 명 육박하는 소방조직 흔든 소방청장 인사 비리의 내막

검찰 공소장에 적힌 그들의 범행, 노골적인 돈 요구에 ‘경악’
신열우 “국회고 지X이고 필요없고 청와대와 청장이 다 결정”
인사 비리 저지른 뒤에도 차장 보임 후 부정 지시 일삼아
비공개 정보 외부로 빼준 뒤 퇴직 후에도 이익 챙긴 신열우

최영 기자 | 입력 : 2023/06/20 [10:00]


지금까지 이런 일은 없었다. 대한민국 소방 역사상 가장 낯 뜨거운 일이다.

7만 명에 육박하는 소방공무원 조직을 송두리째 흔들어버린 초유의 사태. 

 

소방 최고위직의 인사 비리…

 

그것도 소방정감 진급을 빌미로 돈이 오갔다. 인사권을 손에 쥔 자들은 노골적으로 돈을 요구했다. 여기에 더해 소방청장은 지위를 이용해 소방만이 가진 정보를 빼내 외부로 유출했다. 빼돌려진 정보는 그가 퇴직 후 호주머니를 채우는 도구로 쓰였다.

 

소방청 독립과 신분의 국가직 전환 등 소방의 비약적 발전에 응원을 보내준 국민은 실망을 넘어 분노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일선에서 현장을 누비는 수많은 소방공무원은 창피함에 얼굴을 들기조차 힘들다. 속된말로 ‘개망신’이 아닐 수 없다.

 

전국 단 네 자리뿐인 소방정감 계급이 몇백만원에 거래가 됐다. 일각에선 “별 달기 참 쉽네”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온다.

 

처음 국립소방병원의 입찰 공모 비리를 수사하던 검찰은 최병일 전 차장의 휴대전화에서 이들의 인사 비리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진다. 오랜 기간 본인과 통화한 모든 사람의 통화 녹취파일을 모두 자동으로 저장했다고 전해진다. 그의 ‘휴대전화’가 판도라의 상자였던 셈이다.

 

▲ 사건을 수사한 청주지방검찰청

 

과연 이들은 무슨 일을 벌였던 걸까. <FPN/119플러스>가 입수한 검찰 공소장에는 인사 비리를 저지른 신열우 전 청장과 최병일 전 차장, 전 청와대 행정비서관 등의 범행이 적나라하게 적혀있다.

 

신열우 전 청장의 혐의는 ‘수뢰후부정처사’, ‘뇌물요구’, ‘청탁금지법위반’, ‘사후수뢰’ 등이다. 전 청와대 행정관이었던 A 씨는 ‘뇌물수수’, 최병일 전 차장은 ‘뇌물공여’죄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의 밝힌 주요 공소사실 요지

[신열우 전 소방청장 - 수뢰후부정처사, 뇌물요구, 청탁금지법위반, 사후수뢰 등] 

- 2021년 2~3월경 소방정감 승진을 희망하던 최병일 본부장으로부터 2회에 걸쳐 합계 590만원 상당을 수수한 후 A 청와대 행정관 등에게 최병일 본부장의 ‘청와대 인사검증 문제 해결’을 청탁하고 최병일 본부장을 임명 제청해 소방정감으로 승진시킴.

 

- 2021년 6~10월경 최병일 본부장을 통해 소방청 산하단체장에게 뇌물을 요구하고 지역 소방본부에 외부 인사청탁 전달

 

- 2021년 6~7월경 지인에게 특정 화재사건의 발화지점 등 비공개 정보와 위험물 제조소 단속결과를 알려주고 그 대가로 퇴임 후 2023년 1월경까지 렌트 차량을 인수ㆍ운행함으로써 렌트비용 합계 1600만원 상당 수수

 

 

[청와대 행정관 A 씨 - 뇌물수수] 

- 2021년 2, 8월경 소방정감 승진을 희망하던 최병일 본부장으로부터 인사검증 통과 명목으로 2회에 걸쳐 합계 500만원 수수

 

[최병일 전 소방청 차장 - 뇌물공여] 

신열우 전 소방청장과 A 청와대 행정관에게 각 뇌물 교부

 

<FPN/119플러스>가 검찰 공소장에 기록된 내용을 토대로 신열우 전 청장과 최병일 전 차장 등 고위 소방공무원들의 만행을 들여다봤다.

 

노골적으로 ‘돈’ 요구한 신열우 전 청장

▲ 신열우 전 청장

검찰의 공소장에 따르면 신열우 청장은 최병일 전 차장(당시 중앙119구조본부장)의 소방정감 진급을 돕는 과정에서 계속해서 노골적으로  돈을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신 청장은 “뇌물을 공여하면 소방정감 승진을 조력해 줄 것”이라는 취지의 의사를 부하 직원을 통해 전달하며 뇌물 희망 의사를 나타냈다.

 

“그냥 (소방청장실로) 왔다 가면 다른 사람들 눈치가 있으니까,

무슨 핑계를 대서든지 다음 주에 업무보고 거리를 만들어 가지고 와라. 

내가 본인한테 얘기를 하겠다. 최병일에게 잘 전달하라”

 

이튿날 이 부하 직원은 최병일 본부장에게 또 전화를 걸었다.

 

“청장님, 돈 좋아하십니다. 이거 힌트를 드리는 겁니다. 

청장님이 최병일 본부장(당시 중앙119구조본부장)님네 잘 산다면서?

그런 말씀을 하시는데 그 뉘앙스가 좀 그런 느낌이 들었습니다. 베팅을 해보시죠. 

살릴 수 있다면 패를 살려야 되지 않겠습니까? 

패를 살리려면 최후의 보루로 그거라도 디미시는 게 어떨까?”

 

이후 최병일 본부장은 신열우 청장이 근무하던 세종시 소방청장실로 찾아가 소방정감으로 승진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부탁을 했다. 이 자리에서 최 본부장은 신열우 청장에게 5만원 짜리 현금 200만원이 든 봉투를 뇌물로 건넸다. 

 

▲ 최병일 전 차장

최병일 본부장의 청와대 인사검증이 문제였다. 2020년 12월 소방정감 승진 인사에서 한 차례 탈락한 전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최 전 차장은 박사학위 취득에 필요한 대학원 수업 출석 일수를 채우지 않고 학위를 받은 것으로 확인돼 승진 심사를 통과하지 못했다.

 

신열우 청장은 최 본부장의 청와대 인사검증 문제 해결 방안으로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인사검증 업무를 담당하던 A 행정관에게 부탁을 해야 한다는 방법을 제시했다. 

 

이후 신 청장은 최 본부장에게 전화를 걸어 다시 한번 조력을 약속했다.

 

“본부장님(최병일), 돈은 있잖아. 그래서 명예를 가질라면 어떻게 하고. 

그러면 그 다음까지 해결되잖아. 그거(인사검증)만 통과되면 

내가 손들어 줄 수 있냐고 내한테 물었잖아. 내가 하겠다고 했잖아. 아무 국회고 지랄이고 필요없다. 

청와대 인사담당관 하나하고 청장이 다 결정한다” 

 

3주 뒤에는 자신의 노력을 최 본부장에 티내며 또다시 뇌물을 또 요구했다.

 

“일단은 청와대 인사검증 문제가 잘 풀릴 것 같고 A 행정관도 알아서 해줘야 되지만 

나도 좀 알아서 해주십시오. 내가 뭐, 씨 빚내서 왔다는 거 알잖아. 

이것만 되면은 청장까지 바로 밀어버릴게요. 거의 95%는 풀려나가고 있습니다”

 

2주 뒤 신 청장은 최병일 본부장의 승진과 인사고과를 챙겼음을 밝히면서 성과급을 요구하기도 했다.

 

“성과급도 S(등급) 한 명이더라구요. 

S 한 명 해놨으니까 A(등급)하고 (성과급) 차액은 가져오세요.

내가 요즘 힘듭니다. 진짜, 솔직히 말해서 여기는 10원도 없고 나는 돈을 써야되잖아. 

누구 만나거나 차비도 줘야하는데…”

 

사흘 뒤 두 사람은 세종의 한 음식점에서 만났다. 최병일 차장은 이때 신열우 청장에게 300만원이 든 봉투와 시가 90만원 상당의 루이비통 지갑이 든 쇼핑백을 건넸다. 이로써 신열우 청장이 최병일 본부장으로부터 받은 돈 액수는 590만원.

 

인사검증 통과 위해 전 청와대 행정관도 개입

최병일 본부장의 인사검증 문제 해결을 위해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에게 청탁 방법을 제시한 신열우 청장은 구체적인 방법까지 최 본부장에게 일러줬다.

 

최병일 본부장으로부터 청와대 A 행정관을 만나기로 약속했다는 말을 들은 신열우 청장은 이렇게 말했다.

 

“그러면 술 한잔 하면서 A 행정관에게 일단 차비만 그날은 주고, 

‘제가 은혜를 잊지 않겠다’고 말하십시오. 제가 밀어줄 테니까. 

그런데 비밀은 내가 보냈다는 얘기는 A 행정관에게 해도 되는데, 

다른 사람한테 우리 관계를 손톱만큼도 얘기하면 큰일 납니다. 

그러면 A 행정관이 위험해지거든요”

 

8일 뒤… 신열우 전 청장은 최병일 본부장에게 청탁 방법을 세세하게 알려주며 단도리를 쳤다. 그는 생색도 잊지 않았다.

 

“A 행정관과 이야기했거든. 

‘시간이 짧다’고 자기도 불안해하더라고. ‘6개월이면 해결할 수 있는데, 

너무나 2~3개월에 해결하기가 힘들다’ 이야기는 하더라고. 

본부장님(최병일 전 차장)은 돈이 있잖아. 

명예를 이제 갖는 거지. 그래서 일단 미끼는 약속하세요. 

내, A 행정관하고 죽을 때까지 같이 가야 되고…”

 

신열우 청장의 코치를 받은 최병일 본부장은 그다음 날 서울 종로구에 있는 한정식집에서 A 행정관을 만나 식사를 했다.

 

이 자리에서 최병일 본부장은 A 행정관에게 “직전 소방정감 승진 인사에서 ‘박사학위 취득에 필요한 대학원 수업 출석 일수를 채우지 못한 것’이 청와대 인사검증 과정에서 문제가 돼 탈락했고 이를 해결해 소방정감으로 승진할 수 있게 해 달라”고 부탁했다.

 

A 행정관에게는 5만원 권으로 300만원이 담긴 봉투를 전했다.

 

승진 발표가 있기 하루 전까지 신열우 청장의 뇌물 요구도 계속됐다. 2021년 6월 24일 신 청장은 내부 인사 정보인 소방정감 승진 사실을 최병일 본부장에게 미리 알려주며 자신의 노력을 재차 강조했다.

 

“안 해주려고 하더라고. 내가 청와대 인사비서관 B에게

‘제가 영원히 은혜 안 잊도록 이야기할 테니 좀 살려달라’고 사정했습니다. 

그 사람(B 인사비서관)은 꼭 한번 찾아뵈세요. 

내가 B(인사비서관)에게 최 본부장 승진을 싹싹 빌었습니다.

나한테 알아서 좀 해주시고…”

 

인사검증 해결해 준 청와대 행정관, 500만원 수수

최병일 본부장은 자신의 소방정감 승진 심사 시 한 차례 문제가 됐던 ‘대학원 출석 일수 미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실 산하 민정비서관실의 행정관으로 일하던 A 씨에게 모두 두 차례에 걸쳐 500만원의 뇌물을 준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A 행정관은 민정비서관실에 근무하면서 국정 관련 여론 수렴과 민심 동향을 파악하고 대통령 친인척 등 주변 인사에 대한 관리업무, 경찰 등 사정기관의 고위공무원 인사 업무, 그 외 국가기관의 고위직 인사 대상자에 대한 세평을 수집ㆍ관리하는 등 인사검증 업무를 담당했다.

 

소방감 계급으로 중앙119구조본부장을 역임하던 최병일 본부장은 2021년 1월 20일 ‘다시 한번 기회를 주기를 간곡히 부탁한다’는 취지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A 행정관에게 발송했다. 하지만 아무런 응답을 받지 못했다.

 

그러다 신열우 청장이 최병일 본부장으로부터 200만원의 뇌물을 받은 뒤 조력하면서 A 행정관과의 식사 자리가 성사됐다. A 행정관은 이 자리에서 인사검증 과정의 문제 해결을 부탁받았다. 

 

그러자 A 행정관은 “본부장님 고생한 것 잘 알고 있다. 청와대 인사검증 문제를 풀어주겠다”고 답했다. 최 본부장은 그 대가로 현금 300만원을 건넸다.

 

최 본부장의 진급 확정 전까지 지속적으로 인사검증 통과 청탁을 받은 A 행정관은 최병일 본부장과 당시 소방청 운영지원과장 등에게 인사검증 진행 상황을 전화나 구두로 알려줬다.

 

최병일 본부장은 소방정감 진급 확정 직후 A 행정관에게 감사 인사를 하기 위해 전화를 걸었지만 의심을 받지 않으려고 일부러 통화를 피하기도했다. 진급 확정 다음 날 최병일 차장에게 전화한 A 행정관은 이렇게 말했다.

 

“어제 같은 날 내가 전화 일부러 안 받았어요. 

받으면 의심사잖아. 하여튼 나는 내가 할 거 다 했습니다”

 

소방정감으로 진급한 최병일 본부장은 A 행정관이 인사검증에 있어 실질적인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는 걸 알게 된 뒤 소방청장 승진까지 노려볼 수 있다는 생각에 추가로 뇌물을 공여하기도 했다.

 

검찰 조사에서 최병일 차장은 진급 확정 이후 약 2달 정도가 흐른 2021년 8월 서울 광화문 인근 식당에서 A 행정관과 만나 200만원을 준 것으로 파악됐다.

 

신열우, 차장 보임한 뒤에는 부정 지시 일삼아…


최병일 본부장은 결국 청와대 인사검증을 통과해 소방정감으로 진급했다. 신열우 청장은 최병일 본부장을 직속 하급자인 소방청 차장으로 보임했다.

 

그 이후 최 차장을 통해 입직경로가 같은 소방간부후보생 출신 소방공무원에게 인사 뇌물을 요구하거나 부정청탁 내용을 전달하도록 지시하는 등 만행을 이어갔다.

 

이 같은 뇌물 요구는 소방조직 내부를 넘어 산하기관의 수장에게까지 이어졌다. 산하기관 임명 권한을 가졌던 신 청장은 모 기관장으로 임명된 소방고위직 출신 원장에게 최병일 차장을 통해 뇌물을 요구하기도 했다. 당시 신 청장은 최 차장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 원장이 되고 나더니 술 한잔 안 산다, 동기 아니냐, 

나에게 인사를 좀 하라고 해라”

 

최 차장은 산하기관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2일 날 저기데? 그 많이 했으니까, 대빵(신열우 청장) 좀 인사 좀 해. 

그날 좀 일찍 와서 인사나 한번 해. 저기(신열우 청장)한테…”

 

검찰은 이 통화 내용이 소방청에서 임명장을 받을 때 조금 일찍 와 신열우 청장에게 뇌물을 교부하라는 취지였다고 보고 있다.

 

그런데 임명장이 수여된 당일 신열우 청장은 뇌물을 받지 못했다. 그러자 최병일 차장에게 또다시 같은 취지의 요구를 했다. 최 차장은 10월 중순 산하기관장에게 또다시 전화를 했다.

 

“21일 날 하자고 그러데, 나하고 셋이만 저녁 먹자는데 뭐 밥은 청장이 산대…”

 

이렇게 뇌물 교부를 암시했고 이를 알아챈 기관장은 이렇게 답했다.

 

“그러면 내가 다른 것 사야되겠지, 그럼”

 

그러자 최병일 전 차장은

 

“그거 알아서 해”

 

하지만 해당 산하기관장은 신 청장의 이 같은 뇌물 요구에 응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비공개 정보 유출해 자신 호주머니 채운 신열우 전 청장

검찰 조사에선 신열우 청장이 자신의 대학교 동기인 모 사업체 C 대표에게 화재 원인과 단속 정보 등을 빼주며 개인의 이득을 취한 사실도 확인됐다.

 

 

신 청장은 2021년 5월 지인인 C 대표로부터 “경기 평택시에서 지인이 운영하는 회사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는데 이에 대해 알아봐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소방청 화재조사 업무 담당자로부터 해당 화재 경위를 보고 받은 신 청장은 이틀 뒤 C 대표로부터 화재 관련 발화지점을 검토해달라는 부탁을 또 받고 조사 진행 중인 화재 경위 등 관련 정보를 알려줬다. 

 

화재원인 등을 알아봐달라는 추가 부탁이 오자 신 청장은 “소방서 원인은 미상으로 돼 있다는 데 국과수 진행 사항을 알 수 있는 데까지 알아보라고 할게”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그러자 C 대표는 “어떻게 유리하게는 힘들까. 혹시 첫 발화지점이 표시될 수 있을지, 지붕 근처에서 시작된 것으로…”라는 부탁을 받았다. 이후 신 청장은 부하 직원을 시켜 비공개 정보인 발화지점과 화재원인 등이 포함된 화재조사 내용을 확인해 알려주기도 했다.

 

또 신 청장은 경기도 화성소방서가 실시한 ‘위험물제조소 전수조사결과’를 알아봐달라는 부탁을 받고 36개의 적발 업체명과 위반내용, 입건 여부 등을 C 대표에게 보내줬다.

 

신 청장과 C 대표와의 관계는 비밀 자료를 받는 데 그치지 않았다. 2021년 10월 말 신 천장은 집무실에서 C 씨에게 “내가 퇴임하면 탈 차량이 없는데 회사에 남는 차가 있으면 이를 사용하게 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동의한 C 씨와 신 청장은 11월 말 차량 출고 시기 등을 조율하기도 했다.

 

12월 4일 퇴직한 신 청장은 13일 뒤 자신의 주거지인 서울 성북구의 한 아파트에서 C 씨 회사 명의로 장기 렌트한 그랜저 승용차를 인수했다. 퇴직 이후 줄곧 이 차를 사용해 온 신열우 청장은 13개월이 지난 올해 1월에서야 자신의 명의로 해당 차량을 인수했다. 

 

이 차량에는 보증금 688만원, 월 대여료 71만5천원이 들어갔고 모두 C 씨 회사가 부담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결과적으로 검찰은 신 청장이 13회에 걸친 대여료 929만5천원과 보증금 688만원 등 1617만5천원 상당의 이익을 수수했다고 판단했다.

 

국회 보좌관 청탁에… 지역 소방본부 인사에도 영향력 행사

검찰 조사에서 드러난 신열우 청장의 만행은 또 있었다. 그는 국회의원 보좌관으로부터 청탁을 받은 뒤 부산지역 소방본부 인사에도 완력을 행사했다. 이 역시 소방청 차장으로 승진 발령한 최병일 차장을 이용했던 것으로 검찰 조사에서 확인됐다.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신열우 청장은 국회의원 보좌관으로부터 부산 내 일선 소방서에서 근무하던 모 직원을 부산소방재난본부 특정 보직으로 전보되게 해달라는 취지의 청탁을 받았다.

 

이후 최병일 차장에게 전화를 한 신 청장은 청탁을 받은 인물의 이름을 전달하며 특정 보직에 전보되도록 영향력 행사를 지시했다.

 

▲ 이영림 청주지검 차장검사가 4월 13일 오전 청부지방검찰청 중회의실에서 소방청 인사, 비리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한번 만들어보십시오. 

이 사람 뒤에 정치적인 백그라운드가 있어서, 

이 사람이 힘이 있는 사람이거든, 실제로요”

 

신 청장의 요구를 받은 최병일 차장은 부산소방재난본부 특정 부서 과장에게 신열우 청장의 부탁임을 설명하며 특정보직 전보를 청탁했다. 그 이후 국회의원 보좌관으로부터 재차 같은 취지의 청탁을 받은 신열우 청장은 최병일 차장에게 또다시 전화했다.

 

“씨X 청탁하는 놈은 또 전화왔어, 3위 안에 들었다고, 오늘 내일 안에 결정나는가 봐요, 

3위 안에 들었으니까 해 줘도 된다고 하세요. 씨, 밀어붙여 보세요. 능력을 보여보세요. 

3위 안에 들었다는데, 한 2위나 되면 밀어붙이면 안 되나? 이러고 뭐 씨, 밀어붙여 보세요”

 

신열우 청장과 전화통화를 마친 최병일 차장은 부산소방본부 담당부서 과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지금 청장 금방 전화 왔어, 나한테, 

아 그러니까 2등 했으면 밀어줘야 되는 거 아니냐고, 나보고 그거 한번 능력을 발휘해 보라고, 

2등 했는데 그거 하나 못 해주면 되겠냐고. 그래 지금 그렇게 전화 왔어”

 

 

 

최영 기자 young@fpn119.co.kr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3년 6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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