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국민 안전 도모하기 위한 혁신을 이어 나가겠다”우리나라 소방안전의 첨병, 한국소방안전원 우재봉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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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재봉 제2대 한국소방안전원장 |
[FPN 유은영 기자] = “우리 안전원에는 혁신을 이어가는 정신이 필요하다. 그러려면 국민 안전을 도모할 수 있는 새로운 아이템을 개발해 내야 한다. 소방청과 공감대 형성도 필요하다. 입법화를 통해 수행 기관으로서 지속해서 발전할 수 있는 안전원이 되도록 원장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
소방청 차장과 부산소방재난본부장 등을 역임하고 퇴직한 후 지난 2021년 제2대 한국소방안전원장으로 자리한 우재봉 원장.
그는 소방위 시절 한국소방안전원(이하 안전원)의 전신인 한국소방안전협회의 업무를 담당하며 안전원과 인연을 맺었다.
당시 안전원의 위신 제고를 위해 누구보다 앞장선 결과 소방안전관리자의 체계적인 교육시스템과 시공능력평가제도 도입을 이뤄내는 등 여러 성과를 거뒀다. 그래서인지 안전원에 대한 애정은 그때부터 남달랐다.
“40여 년의 성장 과정을 지켜보며 안전원장으로 왔을 때 첫 느낌은 엄청난 양적 성장을 이뤄냈다는 거였다. 이젠 질적으로도 성장해야 한다. 전 직원 모두 보유 능력의 120%를 발휘해야 할 때라고 본다. 나보단 조직의 미래를 위해 합심해주길 바란다”
최근 우재봉 원장은 ‘다중이용시설 화재’에 주목하고 있다. 화재로 인한 인명피해가 큰 만큼 이에 대한 대비책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다.
“이미 시설 면에선 어느 정도 갖춰져 있다. 하지만 시설을 아무리 잘해놔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관계자나 종사자들이 소방시설을 잘 관리하고 안전의식을 높일 수 있도록 반드시 실질적인 교육이 뒷받침돼야 한다”
건물에 설치된 시설을 제대로 알지 못하면 아무리 좋은 시설이더라도 의미가 없다. 우 원장에겐 시설 관리방법 등을 체계적으로 교육해야 시설과 사람의 조화 속에서 다중이용업소의 안전이 확보될 거란 믿음이 있다.
현재 안전원에서는 소방 관계인에 대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의무사항이긴 하지만 무상교육인 데다가 법정 제재도 없어 효과가 낮다는 게 우재봉 원장의 분석이다.
“화재가 발생하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한 교육이 사이버뿐 아니라 실무와 함께 구성돼야 효과가 올라갈 거로 판단한다. 건축물 안전관리자가 강습받고 자격을 딴 후 2년마다 실무교육을 수료하듯이 다중이용업소도 이에 준하는 시스템 마련이 필요하다”
2002년 영업이익 2조원을 넘어선 삼성의 이건희 회장은 사장들을 불러모아 ‘잘 나갈 때 위기를 준비하라’고 강조했다. 우 원장은 늘 이 말이 주는 울림을 품고 산다. 위기는 언제든 찾아올 수 있으니 자만하지 않으면서 겸손하게 더 나은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고 되새기면서….
“안거위사(安居危思)의 태도를 견지해 미래의 불확실성에 빈틈없이 대비해야 한다. 우리가 모두 각종 재해로부터 안전을 영위할 수 있도록 혁신과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고 나아가겠다”는 우재봉 원장을 <FPN/소방방재신문>이 직접 만났다.
![]() ▲ 우재봉 원장은 안전원의 발전하려면 혁신을 이어가는 정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
Q. 안전원장으로 부임한 이후 거둔 성과에 대해 자체적으로 어떻게 평가하고 있나.
교육 분야에서 공공성과 전문성을 크게 확장한 점을 뜻깊게 생각한다. 우선 신규 소방안전교육 시스템을 강화해 국민 중심의 안전사회 구축에 이바지했다고 판단한다.
소방 현장의 체계적인 화재안전관리를 위해 업무대행 감독과 더불어 건설 현장 특성에 적합한 소방안전관리자 양성 강습교육과정을 새롭게 도입하면서 기존 5→7개 과정으로 확대했다.
위험물운반 분야에서는 강습교육 과정을 추가해 운반 차량의 현장안전관리 역량을 증진했다. 소방안전관리자가 실무능력과 안전관리 체계를 갖출 수 있도록 업무 중심의 평가 시스템인 실무능력평가제도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우수 소방안전관리자를 선발ㆍ포상해 자긍심을 고취하기 위한 참여형 안전문화 행사인 ‘제1회 소방안전관리 실무능력 경연대회’를 최초 개최했다. 현장 적용성 강화를 위해 소방안전관리대상물 용도별 화재위험요인 등의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신규 소방계획서를 보급하기도 했다.
Q. 안전원에서 올해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시책이 궁금하다.
양질의 소방안전관리자를 양성하는 게 곧 국민의 생명을 지킬 수 있다는 소신으로 교육 분야의 최전방에서 진력하고 있는 교수역량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교수진의 경쟁력을 확보하고자 신임교수와 겸임교수, 전임교수 등 등급별 연수를 운영 중이다. 신임교수는 지난 5월 기본역량 강화를 위해 중앙소방학교 위탁교육에 참여했다. 겸임교수는 현장 연계형 교육과 견학, 특강을 통해 직무역량을 향상했다.
전임교수의 경우 체계적인 교수설계와 교안 기획, 소방기술전문화 등으로 기술 역량을 증진했다. 응급처치분야 강의개발지원과 소방관서 합동훈련 참관 등 현장 경험을 통해 교육ㆍ훈련 내실화를 도모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Q. 소방안전관리자 자격수첩이 ‘소방안전관리자 자격증’으로 변경되면서 자격의 위상이 크게 높아졌다. 소방안전관리자 실무역량 강화를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나.
체계적인 실습ㆍ평가를 통해 소방안전관리자의 업무수행능력을 향상할 수 있도록 교육제도를 개선했다.
우선 소방안전관리자의 업무범위(7→9가지)와 소방안전관리자 자격 취득을 위한 교육시간(특급 10일(80시간)→20일(160시간), 1급 5일(40시간)→10일(80시간), 2급 4일(32시간)→5일(40시간))이 확대됐다.
확대된 업무와 소방안전관리자의 역량 강화를 위해 이론과 실무, 실습(평가) 등 세 개 영역에서 교과목을 신설(13과목)하고 실무능력향상을 위한 실무ㆍ실습(평가) 시간을 대폭 확대(특급 54→119시간, 1급 34→62시간, 2급 27→32시간)했다.
또 실무교육 시 필수 실무역량을 정기적으로 평가해 일정 수준 이상의 업무수행능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실무능력평가 제도(소방계획서 등 서식작성, 소방설비 운용 평가)를 도입했다. 소방안전관리자 업무를 중심으로 수행능력을 체계적ㆍ종합적으로 평가하면서 소방안전관리자 직무역량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 건설 현장 관련 업체 소방기술사나 건축사사무소 기술사를 초빙해 교수요원 전문화 교육을 운영하는 등 교수요원 전문성 확보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Q. 코로나19 이후 소방안전관리자에 대한 사이버교육이 활성화됐고 4차 산업혁명에 발맞춰 교육에 다양한 변화를 꾀하신 거로 알고 있다.
시간과 공간에 구애받지 않는 디지털 실습 기자재를 준비하고 있다. 소방시설은 실습 시 소음이나 안전사고 우려 때문에 교육생들이 소극적으로 실습에 임하곤 한다.
이를 고려해 원하는 시간에 언제든지 개인 스마트기기를 활용해 소방시설을 직접 실습할 수 있는 AR실감형 콘텐츠와 반응형 디지털 실습 콘텐츠를 개발 중이다. 소방안전 분야 최초로 시도하고 있으며 교육생뿐 아니라 일반인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애플리케이션으로 제작하고 있다.
의용소방대 교육에는 블렌디드 러닝 방식을 도입한 사이버교육을 신설해 디지털 기반의 자기 주도형 학습 체계를 마련했다. 직무능력 강화를 위해선 플랫폼과 지속적인 콘텐츠를 제작ㆍ배포해 상시학습이 가능한 체계를 새롭게 구축했다.
Q. ‘화재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정에 따라 특별관리시설물의 화재예방안전진단이 의무화됐다.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나.
화재예방안전진단은 ‘화재의 예방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화재예방법)’ 시행에 따라 올해 새롭게 도입됐다. 소방ㆍ전기ㆍ가스ㆍ화학ㆍ위험물 등 각 분야 전문 인력이 화재 발생 시 사회ㆍ경제적 피해가 큰 시설에 대해 화재위험요인을 조사하고 위험성을 평가해 개선대책을 수립하는 제도다.
관계인이 안전원 또는 소방청이 지정하는 화재예방안전진단 기관에 진단을 신청하면 진단기관은 현장과 자료를 통한 위험요인을 조사하고 그 결과를 관계인과 관할 소방본부장ㆍ서장에게 통보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후 소방본부장ㆍ서장은 관계인에 보수ㆍ보강 조치명령을 발부하고 이행 여부를 확인한다.
안전원은 화재예방진단을 통해 사회적 재난을 선제 예방하고 대응능력을 제고해 대한민국 안전수준을 크게 높여 나가겠다.
Q. 아직 시행 초기지만 현재까지 화재예방안전진단의 수행 실적과 현황, 결과가 궁금하다.
2023년 총 46개소 대상처 중 5월 기준 총 16개소(공항 7, 공동구 9)를 진단 완료했다.
공항으로는 제주공항과 여수공항, 대구공항, 무안공항, 광주공항, 울산공항, 포항경주공항이 진단을 마쳤다. 공동구는 은평공동구와 상암공동구, 개포공동구, 가락공동구, 마곡공동구, 목동공동구, 여의도공동구, 상계동공동구, 매탄공동구가 있다.
올해 12월 31일까지 미완료 30개소를 진단할 예정이다.
Q. 소방안전관리자의 겸직 제한과 건설 현장 소방안전관리자 선임 의무화 등 다양한 변화가 있었다.
건축물의 대형화ㆍ고층화 등으로 특ㆍ1급 소방대상물이 증가함에 따라 소방안전관리자에 대한 역할의 중요성이 높아졌다. 또 겸직으로 인한 안전관리 업무 소홀 등 소방안전관리자의 업무 수행 역량에 대한 사회적 비판이 지속해서 제기됐다. 이에 소방안전관리자의 업무범위와 교육과목 확대를 통해 양ㆍ질적 차원의 전문성 강화를 꾀했다.
‘화재예방법’에 따라 2022년 12월 1일 이후 신축 등(증축ㆍ개축ㆍ재축ㆍ이전ㆍ용도 변경ㆍ대수선) 허가를 신청하거나 신고하는 건설 현장은 건설 현장 소방안전관리자 강습교육을 받은 사람을 의무적으로 선임해야 한다.
이를 위해 신규교육과정인 ‘건설 현장 소방안전관리자 강습교육(3일, 24시간)’을 신설했다. 건설 현장에 설치돼 긴급상황 발생 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임시소방시설 설비 운용과 응급처치, 건설 현장 소방계획서 작성 등 화재 예방을 위해 필요한 서식작성 실습ㆍ평가로 구성해 현장실무에 반영할 수 있도록 했다.
Q. 소방시설점검, 안전진단 등과 함께 전문화된 기술 인력을 지원하고 있다. 이들의 내실을 다지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인력지원 요청 시 외부 공공기관 등을 지원하면서 안전원의 기술지식 수준을 드높이고 있다.
이는 단순하게 일방적으로 지식만을 전수하는 게 아니라 화재 예방 활동을 통해 국민의 생명과 신체ㆍ재산을 보호하고 공공분야의 안전을 확보하는 교두보가 되리라고 생각한다. 또 관련법률개정(안), 제도개선(안) 마련을 위한 기술지원 현장진단으로 경쟁력을 더하고 있다.
![]() ▲ 한국소방안전원 전경 ©한국소방안전원 제공 |
Q.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하다.
안전원은 ‘화재예방법’에 따른 보완 입법으로 소방안전교육 등 위탁업무 위임근거 마련을 위한 법령 개정과 소방안전관리자 제도개선, 신규사업 창출 등을 위한 연구과제 수행 등을 계획하고 있다.
또 소방안전교육 특성상 이론교육 외에 실기ㆍ실습 위주의 현장 체험교육이 필수이므로 전국 어느 지역에서도 수준 높은 소방안전 교육 서비스를 국민 누구나가 동등하게 누릴 수 있도록 거점별 전용 교육장 건립을 위해 적극적으로 투자할 방침이다.
현재의 모습에 안주하지 않고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 일류의 소방안전 전문기관으로 도약하기 위해 시대적 흐름과 요구를 정확히 읽어내고 그에 걸맞은 역량을 키워나가는 안전원이 되겠다.
유은영 기자 fineyoo@fpn119.co.kr